퀵바

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의 악마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7.07.07 04:30
최근연재일 :
2018.03.22 01: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29,910
추천수 :
1,100
글자수 :
456,949

작성
18.02.25 00:00
조회
135
추천
3
글자
9쪽

Phase 10. 1+1=1 - 1

DUMMY

“여기서 뭐하고 계십니까?”

“산책.”

“팔자 좋으십니다. 누구는 존나 구르고 있는데.”

“말에 뼈가 있네.”

“뼈뿐입니까. 칼도 있는데.”

“......”


지구방위군 수도방위사단 2경비단 3대대 1중대장 한정민 대위는 간만에 얻은 휴식을 방해하는, 자기 중대의 1소대 1간부분대장 유대성 중사를 째려보았다. 대성은 예의 사람 좋은 미소로 웃어 넘겼다. 그는 정민의 옆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앉아있었다. 조금 어색했는지 정민은 품에서 막대사탕 하나를 꺼내 대성에게 건넸다.


“먹을래?”

“그거 쓴맛 사탕이지 않습니까.”

“쓴맛이라니. 건강 사탕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이 사탕엔 엄청나게 많은 약재가...”

“많이 쳐드십시오.”

“뭐?”

“뭐 말입니까?”

“......”


본전도 못 건진 정민은 대성에게 주려던 막대사탕을 자신의 입 안에 집어넣었다. 대성은 벤치에 기대어 허공에 던지듯이 말했다.


“뭐랄까, 엄청 평화롭습니다.”

“지랄하네.”

“저번 일에 비하면 충분히 평화로운 거 아닙니까?”

“너 지금 나 약 올리는 거지?”

“어라? 들켰네.”

“......”


정민은 그 사건 이후로 여태까지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홀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전장은 책상, 적군은 막대한 물량의 서류였다.

전사자들의 확인과 통보부터 시작해서 보상 문제, 부모들의 탄원서, 인원 감축으로 인한 부대 재정비 등 여러 가지 내용이 다채롭게 들어있는 서류들을 오늘에서야 간신히 끝마치고 이렇게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좀 쉬고 싶으니까 꺼져 줄래?”

“음, 그럴까. 잘 쉬십시오.”


털레털레 자리를 뜨는 대성을 보며 정민이 말했다.


“...대체 뭐하러 여기까지 온 거냐?”


그 말에 대성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맞다. 중대장님 찾으러 온 거였는데.”

“날? 왜?”


대성의 미소가 조금 사악해 보인다고 느낀 순간, 정민의 등에 한줄기 식은땀이 흘렀다.


“아까 전에 갑작스럽게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손님들?”

“저희 사단장님이랑... 별 세 갠가 네 개인가 달고 계신 분이 같이 오시고... 아, 경찰도 왔던데.”

“별... 뭐?”

“찾으신지 한 30분은 된 거 같은데...”

“......”

“대대장실로 가보시...”


정민은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대성을 뒤로 하고 바로 막사 안으로 달려갔다.




Phase 10. 결성




“부대 안에 없었던 모양이군.”

“죄, 죄송합니다!”


정민은 대대장실로 달려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대성을 죽일 방법을 대략 11가지 정도 생각해냈다. 물론 그가 이곳에서 살아 돌아가야 실행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현재 그의 앞에는 얼마 전 수도방위사단장으로 부임한 주효민 중장과 육군참모총장인 서문환 대장, 그리고 남구현 경찰청장이 있었다. 갓 소령으로 진급한 그가 제대로 숨이라도 쉴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자리였다. 서문환 대장이 자리를 권했다.


“일단 앉지.”

“알겠습니다!”


평소 설렁설렁하던 태도와 달리 아주 제대로 각이 잡힌 자세로 자리에 앉은 정민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세 사람들을 보며 식은땀을 폭포수처럼 흘렸다.


“긴장하지 말게. 이야기나 좀 하려고 온 거니까.”

“알겠습니다!”

“허허, 이 친구.”


서문환 대장은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그에 앞에 놓여 있던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그 서류에는 정민에 대한 신상이 적혀 있었다.


“이름 한정민, 15세에 하사관으로 임관, 허나 18세에 전역하고 소위로 임관. 현재 24세 대위. 한 달 전 신정지회 사건에서 공을 인정받아 소령으로 1계급 특진, 소령으로써 현재 부재중인 대대장을 대신해 임시로 3대대를 지휘 중.”


정민은 그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몹시 궁금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었다.


“다 때려치우게.”

“예?”


그는 자리를 잊고 멍청한 목소리로 반문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야. 자네가 듣기에도 많이 황당한 소리였겠지.”

“아닙니다!”

“허허허... 걱정하지 말게. 자네를 실직자로 만들겠다는 얘기는 아니야.”


서문환은 서류를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얼마 전 신정지회 사건을 아직 기억하고 있겠지.”


그로썬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 군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할 우리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말았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었지. 그 결과가 어땠는지 아나?”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하네. 우리 지구방위군은, 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는 거야!”


서문환이 갑자기 언성을 높이자 정민은 깜짝 놀랐지만 간신히 억눌러 티를 내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문환은 계속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신정지회란 곳에서 무슨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놈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 하나도 알지 못했네! 그랬기 때문에 우리 군은 그 사건이 터지자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지금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네.”

“......”

“게다가 그 사건에 초반부터 개입했고, 신정지회가 어떤 곳인지 알아냈으며, 놈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선사한 것이 바로 악마사냥꾼이라는 사실! 나는 그 사실을 알아내고 도무지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더군.”

“예.”


사실 악마를 상대한다는 입장에서, 지구방위군과 악마사냥꾼들은 상당히 껄끄러운 사이였다. 지구방위군이 맡아서 하기 어려운 일을 악마사냥꾼이 처리하거나, 악마사냥꾼이 하기 힘든 일을 지구방위군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애초에 그 구분이 모호했기 때문에 일이 겹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게다가 지구방위군은 권력집단인 것에 반해 악마사냥꾼은 반정부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부딪힐 일이 많았다. 그런 갈등들이 쌓이고 쌓여 현재에 이르러서는 마치 한국이 일본에게 지면 안 되듯, 서로가 서로에게 지는 일 따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난 그 해답을 악마사냥꾼들에게서 찾았지. 그들은 자유롭게 움직이네. 복잡한 체계 따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움직여서 악마를 찾고, 해결하지. 우리 군에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그렇다는 건...”

“자네가 그 팀을 하나 만들어줬으면 하네.”


정민은 자신의 심장이 맨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성층권으로 치솟아 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어째서 저를 추천하시는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자네가 신정지회 사건에서 마비된 지휘부를 대신해 군을 통솔했다고 들었네.”

“예... 하,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군법에 의거...”

“현장에는 자네보다 높은 직급들이 아직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자네의 통제를 따랐다고 하지.”

“......”

“내가 원하는 그런 팀을 만들려면 결단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이 필요하네. 바로 지휘관의 자질이지. 자네는 그것이 충분해.”

“...단 한 번의 일로 제게 그런 평가는...”

“내가 사람 보는 눈은 꽤 정확하거든.”

“......”


서문환은 옆에 앉아 있던 주효민 사단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일을 수락하면 자네는 지금 소속을 떠나 수도방위사단 예하의 신설 부대로 편성이 될 거야. 다만 자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나와 여기 주효민 중장밖에 없네. 나머지는 자네 자유야. 어디로 가든지, 누구를 쫒든지, 어떤 사건을 해결하든지. 지원 또한 이유가 충분하다면 수도방위사단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부대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네. 내 허가가 있어야겠지만.”


그는 이어서 남구현 경찰청장을 가리켰다.


“물론 경찰과의 합동 조사도 허가되네. 이미 총장님과의 얘기는 끝났어. 악마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사건은 이제 모두 이쪽에서 담당하게 될 거야. 경찰 쪽에서도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네.”

“......”

“해보겠나?”


정민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잠시 고민했다. 매우 좋은 기회였다. 진급에 목말라하던 그로써는 단번에 장군의 눈에 뜨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하게.”


정민은 의욕으로 활활 불타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팀원은 제가 짜도 되겠습니까?”


작가의말



새로운 에피소드로 왔습니다. 주인공 체인지... 랄까요.


추천과 선작,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늘의 악마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내용 수정 안내문 18.03.05 115 0 -
115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6 18.03.22 182 4 10쪽
114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5 18.03.19 98 2 8쪽
113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4 18.03.16 144 3 10쪽
112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3 18.03.15 116 2 7쪽
111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18.03.13 97 3 9쪽
110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1 18.03.12 127 3 12쪽
109 Phase 10. 1+1=1 - 9 18.03.09 132 2 10쪽
108 Phase 10. 1+1=1 - 8 18.03.07 115 3 8쪽
107 Phase 10. 1+1=1 - 7 18.03.05 153 3 15쪽
106 Phase 10. 1+1=1 - 6 18.03.04 127 3 13쪽
105 Phase 10. 1+1=1 - 5 18.03.02 108 2 15쪽
104 Phase 10. 1+1=1 - 4 18.03.02 155 2 9쪽
103 Phase 10. 1+1=1 - 3 18.02.28 142 1 10쪽
102 Phase 10. 1+1=1 - 2 18.02.26 132 3 9쪽
» Phase 10. 1+1=1 - 1 +1 18.02.25 136 3 9쪽
100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3 18.02.23 129 3 15쪽
99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2 +2 18.02.18 265 7 7쪽
98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1 +1 18.02.18 164 7 12쪽
9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2 18.02.17 154 8 16쪽
96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1 18.02.15 128 7 13쪽
95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0 18.02.14 157 7 10쪽
94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9 18.02.11 132 5 10쪽
93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8 18.02.11 305 5 13쪽
92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7 18.02.07 187 5 8쪽
91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6 18.02.03 139 6 8쪽
90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5 18.01.31 138 4 9쪽
89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4 18.01.28 157 6 7쪽
88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3 18.01.25 155 7 12쪽
8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2 18.01.21 225 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