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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창공의 왕좌 : The wyver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9.20 02: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2:3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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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49

작성
16.10.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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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펠스팅스 3

DUMMY

기본적으로 펠스팅스 공작가의 영지, 와일리아 지방 사람들은 본디 루나레린 왕국 출신들이 많다보니 제국 황제에 대한 충성심은 약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루나레린 왕국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가자면 이 땅은 그다지 비옥하지 못한데다가 와이번들이 워낙 많이 살고 있던 지역이라 외면받는 땅이었다.

게다가 동쪽 일부와 남쪽은 죽음의 바다, 실렌 해(海)와 맞닿아 있어 어업마저 불가능한 버려진 땅.

그러다가 100년 전 쯤, 루나레린 왕국의 자랑인 '창공의 왕' 카슈안 시대부터 이 땅은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대륙 서쪽의 변방국가였던 루나레린이 와이번을 군대에 도입한 카슈안 왕 이후로 대륙의 주요 세력으로 급부상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와일리아 지방의 가치가 높아졌다 한들 와일리아 사람들이 살기 좋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노역과 와이번 포획에 강제로 징집되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니까.

기본적으로 루나레린 왕국 출신이라는 관념 자체가 약하기에 전쟁 이후 세틸리온 제국에서도 와일리아 사람들을 쉽게 포용한 것이다.


와일리아 지방 사람들의 황금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전쟁 이후 펠스팅스 공작이 이 곳을 통치하게 된 이후라고 할 수 있다.

공작은 와이번 육성과 관리를 체계적으로 만들어 수많은 와일리아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경제적 풍요를 안겨주었다.

아무나 와이번 목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아니지만, 와이번이 무서운 존재가 아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시켜 준 것도 공작이다.

그래서 이 지방 사람들은 펠스팅스 공작을 좋아한다. 어느날 귀족은 질린다고 그냥 왕 하겠다고하면 왕 같은거 하지 말고 황제나 하라고 등떠밀 정도로.

그건 전쟁을 좋아할 사람이야 있겠냐만 공작이 전쟁을 하겠다고 하면 너도나도 자원할 정도로 공작을 따른다는 말이다.


공작이면서 황후의 오빠라는 신분, 그리고 황제의 절대적 신임을 사고 있는데다 본인 스스로 뛰어난 무인.

게다가 흔히 고위귀족들에게서 볼 수 있는 망나니 아들조차 없는 이 완벽에 가까운 남자.

장남은 영지를 지키는 펠스팅스 기사단의 단장으로, 아버지를 빼닮은 강직한 성품으로 '작은 공작님' 으로 불리며 영지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차남은 본디 책을 사랑하고 문관을 꿈꿨지만 영지민들을 지키겠다고 창을 쥐었으니 펠스팅스 공작가를 어찌 영지민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차남의 별명은 조금 남사스럽긴 하지만 '아기 공작님'

그런 아기 공작님이 마법사 나부랭이한테 크게 다쳤다는 소문은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퍼졌다.


"휘다인이 창술 연습을 하더라고?"

"네. 아기 공작님의 복수를 직접 갚겠다네요."


벨리언은 게이먼 와이번 목장에 들렀다가 넥슨의 아버지인 휘다인이 와이번에 올라타 창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었던 것을 본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목장의 일과를 끝마치고 거실에 둘러앉은 가족들과의 오랜만의 시간.

일디온은 그 말을 듣고 큭큭대며 웃기 시작했고, 헬레유는 그런 일디온에게 눈을 흘기고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진짜 전쟁이라도 나는거 아닌가 몰라."

"전쟁나면 와이번 타고 다 같이 도망가죠 뭐."


벨리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자 일디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암. 그게 엘드리퍼 가문의 자세지. 많이 성장했구나 벨리언. 우리는 전쟁이 나면 당장 와이번들을 죄다 데리고 타서랜드로··· 읍읍!"


헬레유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타서랜드는 무슨···' 이라고 중얼거리며 남편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가만히 지켜보던 갈리언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뭐라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아버지도 와이번 라이더셨다면서요. 혹시 모르니 저한테도 와이번 전투술을 좀 가르쳐 주세요."

"네 뜻이 정 그렇다면 하늘의 제왕으로 불렸던 이 아버지가 엘드리퍼식 공중전투술을··· 후우. 너무도 위험해서 봉인해두었건만···."

"제왕은 무슨···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와이번들 축사에 넣고 축사 점검이나 하고 와요! 오늘 새벽에 비올것 같으니까."

"갈리언, 오늘 새벽에 비 올것 같으니까 축사 점검을···."

"저 내일 쓸 사슴고기 손질해야 하는데 저랑 바꾸실래요?"


일디온은 끄응 하고 신음을 내뱉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슴고기 손질은 일디온이 제일 싫어하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벨리언이 먼저 일어섰다.


"제가 다녀 올게요."


일디온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러겠느냐고 물었고 벨리언은 웃으며 바깥으로 나갔다.

벨리언이 와이번들에게 공격 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벨리언을 바라본 헬레유는, 즐거워 보이는 남편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벨리언이 가져온 민트 손질을 맡겨버렸다.


"민트를 왜 이렇게 많이 사온거야!"


***


바깥은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지고 있었다.

바다가 코앞에 있는데다가 고지대에 위치한 목장에서 보는 일몰은 정말 끝내주지. 루비시티에 있는 할아버지 별장은 내륙인데다가 분지지역이라 그런 절경은 보기 힘들단 말야.

하지만 석양을 감상할만한 시간은 아니다. 이미 해는 사라져버렸으니까.


"으랏차차."


나는 기지개를 쭉 펴고는 힘껏 허리를 양쪽으로 돌렸다.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고 그 소리가 꽤 컸던지 주위의 와이번들이 모두 나를 돌아보았다.



"안녕, 알파. 안녕, 라이언."


-키에엣.

-키엣.


마법사가 되길 잘했어. 예전같았으면 꿈도 못 꿨을텐데. 나를 반겨주는 와이번들이 얼마나 감개무량한지.

와일러 애들 보다는 키니얼 애들이 더 착한것도 있고. 약간 붉은빛을 띄는 키니얼 종으로 주 사육종을 바꾸었을때, 제국 기사들의 항의와 불만이 꽤 많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와일러 종이 힘도 좋고 덩치도 커서 무기를 많이 휴대할 수 있으니까. 와이번 나이트들이 쓰는 소형 발리스타는 이름만 소형이지 꽤 크고 무겁거든.

하지만 키니얼 종이 가진 장점은 탑승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신체능력을 괴수, 병기 쯤 으로 표현할 수 있는 와일러 종에 비하면 약간 하위호환이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유대감을 쌓기 좋다.

키니얼 종이 아직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이유로 슬슬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오늘 비올거 같다. 집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야."


-키잇?


고개를 갸우뚱 하며 나를 바라보는 알파. 확실히 지능은 로드아이 종 보다 부족하고 피지컬은 와일러 종 보다 부족하다.

하지만 입이 짧고 끝이 동그래서 귀여워. 뭐, 귀여운게 전장에서 도움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키니얼 종도 특출난 장점 정도는 있다.


"자, 가자. 따라와."


녀석들의 우두머리인 알파에게 축사를 가리키며 걸어가자 알파가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십여마리의 키니얼 종들이 모두 알파의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키니얼 종의 장점은 바로 이것. 날렵한 몸놀림 외에도 집단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나하나에게 말할 필요 없이 우두머리만 통솔하면 된다!

다른 종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대규모 군락을 이루어 사는 습성이 있기에 집단 전투에 능하다. 적을 협공하고 단체로 시간차 공격까지 한다고 한다. 어쩌면 군대에 가장 어울리는 종이 아닐까?


"자 그럼 다들 잘자고 내일봐. 안녕!"


-키이잇.


알파가 대표로 내게 인사해줬다. 나는 뿌듯한 표정으로 축사 문을 제대로 걸어잠그고 창문이 열린 곳이 없나 확인한 후, 혼자 멀리 떨어져 있는 위드를 향해 걸어갔다.

좀 친해지면 좋을텐데. 다들 좋은 녀석들인데 말이야.


-키에에엣!


위드는 나를 보더니 입을 크게 벌리고 거친 소리를 냈다. 이거 다른 와이번들이랑 친하게 지낸다고 질투하는건가? 귀여운 녀석.


"왜 그래. 민트 가져왔어. 입 벌려."


-크에에.


성질내다가도 민트라는 말에 얌전히 입을 벌리기는.

나는 피식 웃으며 가죽 주머니를 묶은 끈을 풀어 위드의 입으로 탈탈 털어넣어 주었다.

위드는 신난 표정으로 민트를 우물거리는 중이다.

별난 녀석이야. 와이번이 풀을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걸.


"너도 오늘 축사 들어가서 자자."


-키잇? 키잇. 키잇!


역시 위드는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하늘을 보며 날개를 퍼덕거리고 있다. 짜증내는 방법이 또 진화한건가. 맨날 날 무는 시늉을 하거나 고개를 홱 돌려버리곤 했는데 어디서 닭이라도 보고 온건가?


-키이이잇!


"축사가 그렇게 싫어? 왜그래?"


위드는 고개를 가로로 격하게 휘젓고는 하늘로 슬쩍, 2미터 쯤 날아올랐다.

이거 가지말라고 바짓가랑이, 아니 와이번이니까··· 뒷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시늉이라도 해줘야 하나?


"어디가려고?"


어쨌거나 위드의 장단에 맞춰주려고 고개를 들자 위드가 어디 가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에서 커다란 와이번의 그림자가 비추어졌다.


"루시?"


-키이잇.


할아버지와 함께 있어야 할 루시.

루시가 날개를 펼치며 서서히 하강하고 있었다.

등에 누군가를 태운 채로.


"할아버지?"


나는 루시의 등에 올라타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저 치렁치렁한 로브는 분명히 할아버지 옷이다.

얼른 축사쪽을 바라봤지만 와이번들은 할아버지를 인식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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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민트경과 함께 +2 16.10.18 122 9 9쪽
21 록탈라의 크레이터에는 전설이 있지 +3 16.10.17 128 10 8쪽
20 민트의 기사 2 +3 16.10.16 147 8 9쪽
19 민트의 기사 1 +3 16.10.15 162 6 9쪽
18 봉변 +3 16.10.14 202 10 9쪽
17 펠스팅스 5 +4 16.10.12 195 10 10쪽
16 펠스팅스 4 +2 16.10.11 221 10 13쪽
» 펠스팅스 3 +4 16.10.10 303 9 10쪽
14 펠스팅스 2 +6 16.10.09 316 10 11쪽
13 펠스팅스 1 +3 16.10.08 325 11 9쪽
12 6년 후 +7 16.10.07 324 8 10쪽
11 위드 더 그레이트 빙빙 +6 16.10.05 421 12 9쪽
10 특이종 +5 16.10.04 404 11 7쪽
9 마나 컨트롤 +10 16.10.03 409 11 10쪽
8 실험대상 4번 +5 16.10.02 441 14 9쪽
7 미친 재능 +12 16.10.01 447 15 8쪽
6 착각과 기대감 2 +6 16.09.30 448 14 11쪽
5 착각과 기대감 1 +12 16.09.29 490 15 13쪽
4 부자상봉 +10 16.09.27 568 18 11쪽
3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2 +17 16.09.25 559 21 10쪽
2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1 +15 16.09.24 747 26 11쪽
1 프롤로그 +15 16.09.24 794 2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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