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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창공의 왕좌 : The wyver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9.20 02: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2:31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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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글자수 :
92,749

작성
16.10.0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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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마나 컨트롤

DUMMY

마법사들은 오랜기간 와이번들과 투쟁해왔다.

그들이 대대로 와이번의 주 서식지인 루나레린 왕국 남부와 대륙 북서부의 타서랜드를 피해 살아온게 그 방증.

그렇다 하더라도 야생 와이번의 공격 쯤은 지금의 위협에 비하면 별 것 아닌 것 정도로 치부할 수 있었다.


과거 루나레린 왕국이 와이번을 길들여 군대에 편입시킴으로서 전쟁의 판도가 바뀌었다.

대규모 보병의 천적으로 군림해온 마법사들에게, 전장의 하늘에서 날아드는 와이번 나이트의 공포는 생소하지만 즉각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간 보다 파괴적이고 보다 광범위한 공격마법의 연구에 치중해왔던 마법사들은 와이번 나이트의 등장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보다 빠른 캐스팅으로 공중에서의 공격에 대비하고 정밀한 타격으로 공중의 천적을 요격하는데 힘을 쏟게 된 것.


하지만 마법사들의 와이번에 대한 연구는 근본적으로는 큰 진전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와이번이 마법사들에게 보이는 공격성향은 둘째치고서라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특히 제국의 기존 집권세력은 마법사들의 세력이 나날이 커져가는 것을 아니꼽게 보았다.

와이번의 사육과 유통을 철저히 통제하여 마법사들의 와이번에 대한 연구를 견제한 것이다.

야생 와이번들을 데려다가 비밀리에 실험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그런의미에서 일디온이 성을 바꾼 채 와이번 목장을 운영중인 것은 레펠리언에게 굉장한 이득이 될 수 있었다.

레펠리언이 중립국 로틸 소속이라는 것도 그런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했다.


"으음."


레펠리언은 오늘 발견한, 만약 내용이 알려진다면 마법계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것임에 틀림없는 결과를 기록한 후 과거의 연구 기록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보고 있었다.


'그때 그건 진정 잘못된 선택이었나.'


깊은 한숨을 내쉰 레펠리언은 눈을 비비고 연구 기록을 내려 놓았다.


마법 연구에 필요한 광물을 채취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플레타 산맥을 헤집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연히 발견한 와이번의 알.

본디 알을 두고 자리를 비우지 않는 와이번의 습성을 고려해 볼때, 부모 와이번들이 자리에 있었다면 레펠리언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레펠리언은 귀신에라도 홀린 듯 다 제쳐두고 그 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고, 알을 깨고 나온 와이번에게 루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러고보니 그 녀석도 처음엔 참 사나웠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이빨도 없는 녀석이 레펠리언에게 달려 들었었다.

물론 큰 위협은 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일디온은 어릴 적 부터 이상할 정도로 동물들이 잘 따랐다.

루시도 마찬가지였고.

하지만 일디온은 성장하면서 점점 마나에 대한 소질을 보였다.

일디온에게 애정과 적개심을 동시에 느끼며 혼란스러워하는 루시, 그리고 그런 루시의 반응에 슬퍼하는 일디온을 위해 여러가지 마법과 실험을 동시에 진행했다.


생물을 마법사의 권속으로 삼는 패밀리어 마법, 그리고 개체간의 친근감과 심리적 거리를 없애는 여러가지 심리 마법 등.

당시 4클래스 마법사였던 레펠리언의 수준에서는 난이도가 높았다는 것도 문제였다.

게다가 패밀리어 마법은 시전자가 주체가 되는 마법이지 타인을 주체로 지정하는 마법이 아니기도 했고.

루시에게 일디온의 마나를 주입해 둘을 완전히 연결시키려 시도하다가 일디온의 마나가 증발했던 것이다.

그리고 사라진 마나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실험도 해보고 마법도 가르쳐 봤지만 결국 일디온은 집을 뛰쳐 나갔다.


"할아버지?"


상념에 빠져있는데 벨리언이 슬쩍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파란 눈을 반짝이며.

레펠리언은 서류를 덮어놓고 미소지으며 벨리언에게 손짓했다.


"무슨 일이냐? 아니, 무슨 일이니?"


자신의 말투가 어린 아이에게는 조금 냉정한가 싶어 급히 말투를 바꾸었다.

벨리언은 개의치 않고 레펠리언의 앞으로 다가와 배시시 웃었다.


"그냥 할아버지 보고 싶어서요."

"그래?"


레펠리언은 흐뭇하게 웃으며 벨리언을 안아주었다.

70대인 레펠리언이 들어서 무릎에 앉히기에는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레펠리언은 기어코 손자를 무릎위에 앉히고는 물었다.


"마법 배우는건 어떠니?"

"음··· 재밌어요. 플로쳐 아저씨도 잘해줘요."


벨리언은 환하게 웃으며 양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곧장 손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마나의 형상.

두 갈래로 피어난 마나가 푸른 빛으로 형상화 되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배운걸 보여주고 칭찬받고 싶어하는 모양이었다.


"허허. 아주 잘 하는구나."

"저 잘하는거 맞아요?"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벨리언의 눈빛에 레펠리언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하냐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수없이 많은 마법사와 지망생들을 봐왔지만 마나를 저렇게 다루는 꼬마는 난생 처음 봤다.

확실히 플로쳐가 자괴감을 느끼는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재능이다.

레펠리언은 빙긋 웃어주고는 오른손을 내밀어 손자의 손바닥 옆에 위치하게 했다.


"자. 이걸 보렴."


대마법사의 손바닥에서 솟아오르는 푸른빛의 마나.

레펠리언의 마나 줄기가 조심스레 벨리언의 마나 줄기를 휘감았다.

서로의 마나가 섞이지 않도록, 굉장히 미세한 마나 컨트롤을 필요로 하는 기술.

나선형으로 꼬으며 천천히 올라가는 레펠리언의 마나는, 누가 보더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와아."


벨리언의 입이 벌어지며 감탄이 새어나왔다.

레펠리언은 곧 그 마나를 회수하고는 흐뭇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이걸 해낸다면 원하는걸 들어주마."

"뭐든지요?"

"물론. 뭐든지."


레펠리언은 벨리언에게 성급하게 무언가를 가르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걸 성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미세한 마나 컨트롤을 익히는게 나쁜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이 꼬마녀석의 재능이 얼마만큼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빙긋 웃은 레펠리언은 고민하는 얼굴을 한 손자의 대답을 재촉했다.


"원하는게 있니?"

"음···."


벨리언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레펠리언과 눈을 마주쳤다.


"루시가 알을 낳으면··· 루시의 아이를 제가 갖고 싶어요."


***


앗싸! 아자! 우와!

왜 이렇게 신났냐고?

루시가 새끼를 낳으면 나에게 주기로 했거든!


뭐, 그냥 주기로 한 건 아니지만.

저녁을 먹고 나서 내내 할아버지가 보여준 걸 연습하고 있었다.

거의 밤을 새다시피 했지만 두 갈래의 마나는 가까워질 때마다 붙어버렸고 곧장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계속 시도했지만 도무지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잠들어 버렸다.


"응? 벨리언. 눈이 퀭한데? 어제 못잤니?"

"네···."


나의 힘없는 대답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된 플로쳐 아저씨.

플로쳐 아저씨는 가끔 이해 못할 말들을 하기는 하지만 나에게 꽤 잘해주기도 하고 재밌는걸 많이 가르쳐 주기도 한다.

농부가 꿈인것 같은데 왜 마법사를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시 나는 농사나 짓는게··· 지금부터라도 수속성 마법에 전념할까···.' 라고 말하곤 한다.

농부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억지로 마법이라도 배우고 있는걸까?

이해할 수 있어.

나도 와이번 사육사가 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마법사도 꽤 괜찮은거 같은데, 그래도 농부의 꿈을 버리지 못한걸까?


"왜? 귀신이라도 본 거니?"

"귀신은 안 무서워요. 할아버지가 보여준게 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그게 뭔데?"


나는 혹시나 플로쳐 아저씨가 이걸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재빨리 물었다.


"손바닥에서 마나 줄기를 뽑았는데, 할아버지가 손바닥에서 제 마나 줄기랑 같은 색의 마나 줄기를 뽑아서 제 마나 줄기를 휘감았어요! 제가 그걸 성공하면 선물을 준댔어요!"

"마나 코팅! 마나 회전! 마나 흡착!"


플로쳐 아저씨는 뭔지 모를 이상한 단어를 내뱉았다.

그리고 얼굴이 하얗게 바뀌었다가 파랗게 바뀌었다가 거무죽죽하게 바뀌었다.

역시 플로쳐 아저씨는 대단하다. 마나로 얼굴색을 바꾸는걸까?


"끄응."


혼자 멍하게 생각에 빠진 플로쳐 아저씨를 두고, 나도 아저씨처럼 얼굴 색을 마나로 바꾸어 볼까 하고 얼굴에 마나를 집중시켰다.

헉. 마나가 눈동자에 몰려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걸 분산시키자 머리에서 빙글빙글 돌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몸을 빙글빙글 돌렸다.


"베, 벨리언. 뭐하니?"

"아저씨 처럼 얼굴 색을 마나로 바꿔 보려구요."

"끄응."


이번엔 아저씨가 신음을 뱉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쨌거나 탑주님이 보여준 것을 내가 가르쳐 줄 수는 없겠구나. 뭐, 마나 회전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지만··· 마나 컨트롤 기술 세개를 컴비네이션으로 사용한 기술이거든. 하하. 나도 마나 코팅이랑 마나 흡착은 아직 못 하는걸."

"그거라도 가르쳐 주세요!"


결국 나는 그날 플로쳐 아저씨를 졸라 마나 회전을 배울 수 있었다.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해서 이건 다음에 가르쳐주겠다는걸 끝까지 우겼거든.

마나 회전은 꽤 어렵긴 했지만 그날 바로 익힐 수 있었다.


플로쳐 아저씨는 또 얼굴이 시뻘개져서 돌아갔다.

다음에 마나로 얼굴색 바꾸는 법 가르쳐 달라고 해야지.

되게 재밌어보여.


작가의말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시 1인칭과 3인칭의 혼용이 혼란스러운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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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록탈라의 크레이터에는 전설이 있지 +3 16.10.17 129 10 8쪽
20 민트의 기사 2 +3 16.10.16 147 8 9쪽
19 민트의 기사 1 +3 16.10.15 162 6 9쪽
18 봉변 +3 16.10.14 202 10 9쪽
17 펠스팅스 5 +4 16.10.12 195 10 10쪽
16 펠스팅스 4 +2 16.10.11 221 10 13쪽
15 펠스팅스 3 +4 16.10.10 303 9 10쪽
14 펠스팅스 2 +6 16.10.09 316 10 11쪽
13 펠스팅스 1 +3 16.10.08 325 11 9쪽
12 6년 후 +7 16.10.07 324 8 10쪽
11 위드 더 그레이트 빙빙 +6 16.10.05 421 12 9쪽
10 특이종 +5 16.10.04 404 11 7쪽
» 마나 컨트롤 +10 16.10.03 410 11 10쪽
8 실험대상 4번 +5 16.10.02 441 14 9쪽
7 미친 재능 +12 16.10.01 447 15 8쪽
6 착각과 기대감 2 +6 16.09.30 448 14 11쪽
5 착각과 기대감 1 +12 16.09.29 490 15 13쪽
4 부자상봉 +10 16.09.27 568 18 11쪽
3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2 +17 16.09.25 559 21 10쪽
2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1 +15 16.09.24 748 26 11쪽
1 프롤로그 +15 16.09.24 794 2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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