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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창공의 왕좌 : The wyver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9.20 02: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2:31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8,181
추천수 :
282
글자수 :
92,749

작성
16.10.08 14:39
조회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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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9쪽

펠스팅스 1

DUMMY

아침에 위드와 함께 플레타 산맥 주위를 날다가 로드아이 종 하나를 발견했다.

위드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혹시 같은 종이라면 친해질 수 있을까 싶어서 그 녀석을 계속 쫓았다.

그리고 그 희귀한 로드아이 종 세 마리, 부모와 새끼 와이번으로 구성된 무리가 살고 있는 계곡을 발견했다!


"위드. 저기 한 번 가볼래?"


-키잇. 키잇.


위드는 한사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요즘 들어 위드가 점점 고집이 쎄진다. 와이번들도 사춘기를 겪나?

아, 위드는 그새 많이 컸다. 엄마인 루시를 닮았는지 대충 10미터 정도는 되는데, 온순하고 착한 루시와는 달리 고집불통에 다혈질이다.


"왜? 가자! 친구 만들어 줄게!"


-키이이잇!


한사코 고개를 가로젓던 위드는 내가 계속 가자고 졸라대자 한껏 성질을 내며 날아가버렸다.

뭐 저런 와이번이 다 있냐. 주인 냅두고 지 맘대로 가버리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접근해보기로 결정했다. 내려가서 접근했는데 공격당하면? 위드가 구하러 오겠지 뭐.


"혹시나 모르니까."


배꼽 부위에 뭉쳐서 모아 놓은 마나를 한 번 더 점검해보고 가야지. 혹시 조금 새면 물어뜯길지도 모르니까.

마나는 얌전히 잘 모여 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마나 코팅을 두 번 더 둘렀다.

와이번에게 접근하기 위해 마나 코팅을 할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단순한 코팅이 아니니까.

완전한 무속성의 마나를 사용하되 마나의 밀도를 굉장히 넓게 한다. 마치 1클래스 마법사의 마나처럼. 사실 1클래스 마법사의 마나처럼 이라고 해도 난 1클래스였던 적이 없어서 잘 모른다. 그냥 할아버지가 한 말이 이랬으니까.

최대한 면적은 넓게, 마나는 적게 함유되도록 코팅으로 마나를 감싼 채 마나 경화를 사용해 그대로 고정시킨다.

물론 이걸 하기 전에 전신의 마나를 한 군데로 모은 다음 꽉꽉 눌러 마나 압축을 하는건 기본이다. 최대한 압축을 많이 해서 작게 만드는게 좋다.

이걸 20번 정도만 하면 와이번들이 날 마법사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 방법을 발견하고 신나서 할아버지랑 플로쳐 선생님한테 가르쳐 줬던 적이 있다.

할아버지는 1시간 동안 '허허' 하고 웃기만 하셨고 플로쳐 선생님은 온 몸을 바들바들 떨더니 사라져서 사흘간 보이질 않으셨다. 그땐 진짜로 선생님이 농사를 지으러 가버린 줄만 알았다.


"으음. 여길 어떻게 내려간담."


꽤 높은 절벽이다.

로드아이 종은 급상승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지 이렇게 높은 절벽 아래 진입하기 힘든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평소라면 플라이 마법으로 날아가면 되는데, 와이번에게 접근할 때는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다.

마법을 쓰는 순간 녀석들은 날 점심 식사로 삼기 위해 날아올테니까.


-키잇.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새 위드가 내 뒤에 날아와서 착지했다.

위드는 무소음 비행이 특기다. 기척도 내지 않고 날아온다. 루시보다 더 짙은 회색이라 밤에는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비행이 가능하다.


"이 녀석. 어디 갔다 온거야? 나 버리고 암컷 엉덩이라도 쫓다가 온거야?"


-키에에.


위드는 낮게 그르렁 대며 도끼눈을 하고 날 노려보더니 날 무는 시늉을 했다.

진짜 이러다가 한대 치겠는데?


"오냐오냐 해줬더니··· 어휴. 루시 봐서 내가 참는다."


위드는 화를 내면서도 내가 올라타려 하자 얌전히 몸을 숙였다.

덩치가 꽤 커버려서 올라타기도 요샌 힘들다. 어릴땐 조그만게 정말 귀여웠는데. 이제 그냥 괴물이야 괴물.


"진짜 가기 싫어?"


-키잇.


위드는 고개를 끄덕이곤 발을 살짝 구르더니 날개를 퍼덕거렸다. 아무래도 급상승해서 여길 벗어나려는 모양이군.

이렇게 싫어하는데 어쩔 수 없지. 나는 얼른 지도를 꺼내 이 곳의 위치를 동그라미로 표시한 다음 로드아이 라고 썼다. 아니, 쓰려다가 실패했다. 글자가 춤을 춘다. 이건 글자가 아니야!


"으어어억! 왜 이렇게 급하게 날아으어억!"


이유없이 비명을 지르는게 아니다. 위드는 꼬리에 불이 붙은 것 처럼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날아올라가기 시작했다.

생각난 김에 위드의 꼬리 부위를 봤더니 여전히 까맣게 탄 자국이 남아있다. 꼬리를 태워 먹었을때부터 조금 성격이 변한 것 같긴하다.

미안해, 위드. 축제때 너무 신나서 블레이즈 마법을 쓰고 네 꼬리를 뛰어 넘는게 아니었는데··· 그것때문에 사춘기가 온거니? 그래 뭐, 내가 참아야지.


***


"위드. 대체 왜 친구들을 안 만드는거야? 이유 좀 알자."


-크에에.


"아니다. 미안해. 지금은 말하지 마. 침 떨어진다."


지금은 펠스팅스 근처의 언덕에서 위드의 입 안을 청소해주는 중이다. 괜히 말 걸었다가 위드한테 삼켜질 뻔 했네.


"야, 너 언제 혼자 사과 먹었냐? 내가 사과 좋아하는거 알면서."


위드의 이빨 사이에 낀 사과 조각을 발견했다. 치사한 녀석. 혼자만 먹다니.

위드는 못 들은척 딴청을 피우고 있다. 아이고.


"자 이제 가글해야지."


-키에에.


위드는 가글을 좋아한다. 다행히 그래서 다른 와이번들에 비해 입냄새가 적게 나는 편이다.

양동이에 가득 채워 놓은 물을 한가득 부어주자 신난 표정으로 큰 소리를 내며 가글을 시작한 위드는 목을 위아래로 흔들며 가글을 마쳤다.


"너 나한테 한번만 더 뱉으면 진짜 전쟁이다. 민트도 안 구해 줄거야."


그 말을 듣자 시무룩한 표정의 위드가 얌전히 물을 바닥에 뱉아냈다.

가글 할때마다 신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거, 나한테 뱉으려고 수작부리는거 누가 모를 줄 아나. 한두번 당한것도 아닌데.


"됐으면 이제 가자. 휴가 기념 선물 사서 갈거니까 말썽 부리지 말고 얌전히, 알았지? 네 것도 사줄테니까."


-키잇, 키잇!


보통 와이번은 3살이면 성체가 되는데 위드 녀석은 5살인데도 아직 애같다. 대체 누굴 닮아서 저러는거람. 형 말대로라면 주인 닮아서 그렇다는데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펠스팅스는 와이번 목장이 밀집된 펠스팅스 공작 영지의 중심 도시이니 만큼 와이번들의 활동이 꽤나 자유롭다.

심심찮게 와이번 들을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도시에 비해 와이번을 보고 겁먹는 사람들도 드물고, 와이번 용품도 많은데다가 와이번을 데리고 길을 걸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길을 가지고 있다.

위드도 펠스팅스에 갈때면 굉장히 기분 좋아하기도 하고, 얌전히 잘 있는 편이다.

전에 한 번 난리를 치려고 해서 3달간 안 데려갔더니 그 뒤론 얌전해 졌다. 영특한 녀석.


"엘드리퍼 목장에서 왔습니다. 벨리언 엘드리퍼에요."

"엘드리퍼 목장?"


와이번을 탄 사람들이 펠스팅스로 들어가기 위해선 거쳐야 하는 곳이 이 곳이다.

커다란 원형의 도시인 펠스팅스 동쪽에 위치한 와이번 검문소.

전체적으로 쇠창살이 새장처럼 둘러쳐진 내부에 와이번 축사가 마련되어 있고 도시로 향하는 입구에는 천막이 쳐져 있다.

별다른 것은 없다. 그냥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와이번 구속구를 착용하면 도시의 출입을 허가해 준다. 혹은 와이번을 여기 맡길 수도 있고.

나는 엘드리퍼 목장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패를 보여주고 병사가 확인하기를 기다렸다.


"확인했다. 두고 갈테냐 데리고 갈테냐?"


-키잇.


데리고 갈 생각이지만 위드 녀석을 놀려주기 위해 한 번 녀석의 눈을 바라보았다.

평소완 다르게 굉장히 머리를 낮게 숙인 채 온순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아마 맡긴다고 하는 순간 이빨을 드러내고 날 물어뜯으려 하겠지.

펠스팅스 공작은 제국 황태자의 삼촌뻘 되는 인물이기도 하고, 워낙 세력이 강성해서 함부로 난동을 부리는 자는 없다. 게다가 제국 와이번의 대부분을 관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어릴적 목장에 와이번을 사러 왔다가 와이번에게 두들겨 맞았던 공작의 둘째아들 니펠트 공자도 요샌 어디 제국 기사단에 소속되어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와이번한테 맞아서 거품물고 기절했던 공자가 이제 와이번 나이트라니. 세월 참 빨라.


"데리고 갈게요."

"구속구 보증금 50실버다. 난동 부리면 목장에 불이익 있는거 알지? 조합장 님은 잘 계시고?"

"네. 잘 계시죠."


-키잇.


위드는 좋은 선택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병사에게 대답해준 다음 위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쓰다듬는데 잠깐 이빨을 보인 것 같은데 착각인가?

구속구를 채우는건 나도 싫고 위드도 싫어하지만, 데리고 도시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다는것을 알기에 위드도 얌전히 받아들인다.

구속구를 채우자 철컥, 하는 소리가 났고 조금 갑갑한 표정의 위드가 조금 안쓰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도시의 위에서 비행은 금지되어 있기에 같이 걸어가려는데 뒤에서 퍼드덕 하고 와이번이 착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검문소 바깥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벨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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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민트경과 함께 +2 16.10.18 122 9 9쪽
21 록탈라의 크레이터에는 전설이 있지 +3 16.10.17 129 10 8쪽
20 민트의 기사 2 +3 16.10.16 147 8 9쪽
19 민트의 기사 1 +3 16.10.15 162 6 9쪽
18 봉변 +3 16.10.14 202 10 9쪽
17 펠스팅스 5 +4 16.10.12 195 10 10쪽
16 펠스팅스 4 +2 16.10.11 222 10 13쪽
15 펠스팅스 3 +4 16.10.10 303 9 10쪽
14 펠스팅스 2 +6 16.10.09 317 10 11쪽
» 펠스팅스 1 +3 16.10.08 326 11 9쪽
12 6년 후 +7 16.10.07 325 8 10쪽
11 위드 더 그레이트 빙빙 +6 16.10.05 421 12 9쪽
10 특이종 +5 16.10.04 404 11 7쪽
9 마나 컨트롤 +10 16.10.03 410 11 10쪽
8 실험대상 4번 +5 16.10.02 441 14 9쪽
7 미친 재능 +12 16.10.01 447 15 8쪽
6 착각과 기대감 2 +6 16.09.30 449 14 11쪽
5 착각과 기대감 1 +12 16.09.29 490 15 13쪽
4 부자상봉 +10 16.09.27 569 18 11쪽
3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2 +17 16.09.25 559 21 10쪽
2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1 +15 16.09.24 748 26 11쪽
1 프롤로그 +15 16.09.24 794 2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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