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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창공의 왕좌 : The wyver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9.20 02: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2:31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8,176
추천수 :
282
글자수 :
92,749

작성
16.10.09 21:18
조회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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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펠스팅스 2

DUMMY

어, 분명히 익숙한 얼굴인데. 기억 날 것 같은데.

나는 유심히 나를 부른 내 또래 남자를 살펴 보았다. 분명히 내 또래 같은데 키가 180cm는 되어 보인다. 부럽네. 위쪽 공기는 얼마나 맑으려나. 갈색머리, 어벙해 보이는 눈, 두꺼운 입술.

입술이 어찌나 두꺼운지 와이번 똥구멍 같다.

어, 와이번 똥구멍 같은 입술이라면?


"넥슨? 넥슨 게이먼?"

"벨리언 맞지? 못 알아볼 뻔 했네."


넥슨이 맞다. 입술이 어릴때도 두꺼웠는데 더 두꺼워진것 같다. 저 입술 두께는 키랑 비례하는건가? 키도 원래 크긴 했는데 더 커졌다.


"진짜 오랜만이다. 조지아는 잘 지내?"

"잘 지내지. 잠깐만 기다려."


넥슨은 여드름 투성이인 얼굴로 반가움을 표하더니 얼른 와이번 검문소 안으로 들어와서 확인을 마쳤다. 그리고 나와는 다르게 와이번을 맡기고는 곧 내 옆으로 다가왔다.


"몇 년 만이지? 5년?"

"그 쯤 됐을거야."

"갑자기 사라져서 어딜 갔던거야? 마법사가 갔다고만 들었는데, 헛소문 이었어?"


아무래도 위드가 옆에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지금 여기서 설명하자니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것 같다. 대충 넘어가고 기회가 되면 설명해 줘야지.


"응 뭐, 루시 알지? 얜 루시 아들이야. 위드."

"와이번에 이름 붙여주는건 여전하네."


넥슨은 고개를 으쓱 하고는 위드를 힐끗 바라보았다.

보통 와이번 목장에서는 와이번들에게 이름을 잘 붙여주지 않는다. 다른 목장에서는 보통 구매하는 기사들이 이름을 붙이니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목장에서 사육한 와이번에 크게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다.

어차피 팔아야 하니까 정 주면 서로 힘들다는게 그 이유다.

하긴, 아버지는 와이번을 팔때마다 와이번을 붙잡고 울기도 했다. 요새도 그러시는 것 같긴 하더라.


"그렇지 뭐. 오늘 뭐 하러 온거야?"

"와이번이 알을 낳아서 등록하러. 넌?"


와이번 목장의 소재지가 펠스팅스 영지기에 펠스팅스 공작 산하의 와이번 관리소에 등록해야 한다.

펠스팅스 영지 외의 지역으로 와이번을 반출하려면 세금을 물어야 하고, 그 세금이 또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대륙 전체의 와이번 목장 중 90%가 펠스팅스 영지에 몰려있으니 공작의 권세는 와이번에 붙은 세금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펠스팅스 직속의 기사단에게는 와이번 세금이 면제되니까 와이번 전력도 이 곳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건 황후가 펠스팅스 공작의 동생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정치는 복잡해.

그리고 와이번이 많다는건 마법사가 없다는 얘기. 타 지역에서 마법관련 상품을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해 온다. 세금으로 기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나 뭐라나.


"할아버지 선물사러."


넥슨은 딱히 많은 것을 묻지는 않았다. 그냥 할아버지가 있었구나, 정도의 반응.

진짜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나는 조금 어색했는데 넥슨은 별로 어색해 하지 않았다. 어릴때 부터 와이번 사육을 돕더니 이제 어엿한 사육사가 되었는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신세한탄을 하기는 했지만.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샌 와이번 규제가 너무 심해졌어."


과거에는 와이번이 태어나도 성체가 되기 전, 즉 3년 내에만 등록하면 되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알을 낳은 상태에서 등록하는 걸로 바뀌었다.

와이번이 알을 낳고 포란하는 기간이 2달 가량이니, 안그래도 알을 낳은 직후의 와이번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인데 등록하러 누군가 와야된다는 건 더 바빠진다는 이야기겠지.


"조금 더 이야기 하고 싶은데 바빠서 안되겠네. 얼른 돌아가야 하거든. 나중에 꼭 우리 목장에 들러!"

"응. 오늘 저녁에 놀러 갈게."

"약속 지켜!"


대화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새 도시로 진입해 넥슨과 나는 헤어졌다. 가야 할 방향이 다르니까.

위드는 넥슨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깨끗한 건물들 사이로 사라져가는 넥슨을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먹는거 아니야. 그만 노려보고 가자. 민트 많이 사줄게."


위드는 그 말에 곧 넥슨을 노려보는 눈길을 멈추고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왔다.

10미터짜리 와이번에게 쫄래쫄래라는 말은 안 어울리나?

하지만 꼬리까지 흔들며 따라오는걸. 이 강아지 같은 녀석.


***


"네? 얼마요?"

"50골드."


분명 지난 달에 들렀을 때는 5골드였는데. 이 아저씨가 장난하나. 50골드?

나는 인상을 잔뜩 쓰고는 와이번용 가죽 안장을 가리켰다.


"···저 기억 안나세요? 분명 지난달에 이거 가격 물어보고 갔었는데 무슨 10배를 불러요?"

"불만이면 지난 달에 가서 사라."


물론 그냥 가죽 안장은 아니다.

최고의 장인이 무두질한 시서펀트의 가죽에 마법을 반사하는 광물인 유스네릴을 녹여 코팅해 만든 안장··· 이라고 주인장이 주장하기는 하지만 진짜 유스네릴이 들어갔는지 진짜 시서펀트 가죽인지 내가 알게 뭐냐고!

주인 아저씨의 표정이 단호한걸 보니 장난치는 건 아닌것 같다.

50골드라 해서 이걸 못 살 정도로 돈이 없는건 아니다. 얼마전에 만들었던 호신용 마법 귀걸이가 꽤 많이 팔렸거든.

그래도 50골드 까지 투자할 건 아니지. 분명 지난달엔 5골드 였으니까.

게다가 지금 가진 돈은 딱 50골드라고. 16살 소년이 가지고 다니기에는 굉장히 큰 돈. 그게 문제가 아니라 50골드를 다 줘버리면 선물이랑 민트를 살 수가 없다.


"조금 더 싼걸로 보여주세요."

"왈레져! 주문한 제품들은 다 준비 되었나?"

"예, 물론입니다. 꼬마야, 잠시만 기다리거라."


체인메일을 입은 기사 하나가 나타나 소리치자 펠스팅스에서 가장 큰 가죽제품 공방의 주인인 왈레져씨는 나를 내버려두고 직원들과 함께 물건을 날랐다.

그 기사가 가져온 짐마차에 와이번용의 가죽 안장이나 보호대 같은 것들을 잔뜩 실었고, 나는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서 그냥 왈레져 가죽공방을 나와버렸다.


-키잇?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위드가 고개를 갸웃하며 작게 소리를 냈다.

구속구가 채워져 마음대로 소리도 못내는구나. 빨리 나가서 풀어주고 싶은데 쇼핑이 조금 더 길어질것 같아.


"다른데로 가보자."


-키잇.


가죽 안장을 새로 사려는 이유는 위드의 몸집이 커져서 조금 불편해 하기 때문이다.

기왕 사는거 좋은걸로 사면 좋으니까 지난달에 봐둔걸 사러 온건데 가격이 저렇게 올랐다니.

나는 넓디 넓은 펠스팅스를 하염없이 돌아다니며 가죽공방 일곱 군데를 더 들렀다.


"뭐야 대체!"


나는 씩씩대며 바닥의 돌멩이를 걷어찼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그나마 왈레져 공방은 나은 편이었다. 한군데는 아예 일반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날 내쫓았고, 다른 곳은 10배가 아니라 20배 가까이 가격이 올라 있었다.

그리고 한 곳의 주인장은 날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가죽을 구하겠다고? 펠스팅스 공작의 창고라도 털어보는게 어때?"


무슨 일이 생긴건지는 몰라도 가죽 제품이 동이 난 것만은 분명했다.

종종 기사들이 짐마차를 끌고와서 가죽 공방에서 물건을 싸그리 쓸어가는것을 볼 때, 펠스팅스 공작의 군대가 가죽제품을 잔뜩 매입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제국의 와이번 나이트들은 금속제품을 애용하는데 말이야.

와이번이 주력인 펠스팅스 공작의 군대가 와이번용의 가죽 제품들을 잔뜩 매입한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안장이나 고삐 같은건 가죽을 쓰기는 하지만, 이렇게 동날 정도로 대량으로 매입한다니. 그것도 일반적으로는 금속류를 사용하는 와이번 전용 보호구 마저 가죽제품으로.

어쩔 수 없이 조금 싼 제품을 살까 하고 다시 왈레져 공방에 들렀다.


"네? 뭐라구요?"

"아까부터 내 발음이 그리 안좋나? 안장은 저거 밖에 안 남았다고."


왈레져 씨가 가리킨건 아까의 그 50골드 짜리 안장.

물론 굉장히 좋은 제품이다. 굉장히 튼튼하고 가죽의 광택은 아름답게 윤기가 흐른다.

꼼꼼하게 마무리된 제품의 완성도는 가죽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봐도 확실히 명품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정도다.

조금 비싸긴 해도 돈이야 뭐 열심히 마법 아이템을 만들어서 팔면 금방 벌리니까.

···사실 저거밖에 없다는 걸 아니까 좋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도시에 들르기엔 내일은 마탑으로 돌아가야 하는걸.


"···40골드로 안될까요?"

"안 돼. 돌아가."

"그럼 45골드에 왜 가죽들이 이렇게 비싸졌는지 말씀해주시면···."

"황제가 오늘내일 한다는군."


왈레져 씨는 5골드를 빼고 내민 금화 주머니를 받아들고는 하나하나 금화를 쌓아가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입술을 핥아가면서.

얄미워. 못생겼어. 피부도 더러워. 대머리나 되어 버려라.


"그래서요?"

"나같은 가죽쟁이가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냐. 황태자가 공작님의 조카 아니냐. 그런데··· 이크. 더 말했다간 내 모가지가 날아가겠다. 나가는 길에 저 모자나 하나 가져가거라. 서비스다."

"···아 예에에. 굉장히 가아암사합니다."


딱 봐도 짜투리 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 구석에 내팽개쳐져 있던 허접한 가죽 모자를 집어들고 털레털레 밖으로 나섰다.

쳇. 귀걸이를 또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거야.

위드는 내 손에 들려진 안장을 보고 기분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쳇. 좋은건 알아 보는군.


-키잇.


착용감이 마음에 드는지 와이번주제에 눈웃음까지 치는구만. 어휴.

근데 저 아저씨 말대로 가죽 공방 주인이 알 정도면 꽤 소문이 나지 않았을까?

결국 여러군데 식료품점을 돌아다니며 민트를 잔뜩 사면서 수소문해 본 결과, 황궁마법사 커프시커가 황태자를 갈아치울 낌새를 보여서 펠스팅스 공작이 대비 중이란다.

황제 그거 아무나 하면 어떻다고 그거 가지고 다큰 어른들끼리 싸움박질을 한대.

그 둘이 싸우면 어마어마 할텐데.

다른 마탑에 비해 허접한 우리 할아버지의 마탑이 싸움에 휘말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제 갈까?"


-키잇.


엄청나게 많은 민트가 담긴 자루를 위드의 등에 묶고, 할아버지한테 드릴 와인과 플로쳐 선생님께 드릴 향신료를 가방에 담았다.

플로쳐 선생님은 요리하는걸 좋아하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먹는걸 좋아한다.

위드의 구속구를 풀기 위해 검문소로 열심히 걸어가다가 급하게 말을 타고 달려가는 병사와 위드가 부딪힐 뻔 했는데, 병사는 화를 내면서 급하니까 비키라고 소리치고는 달려가 버렸다.

위드는 그르렁 댔지만 다행히 날뛰지는 않았고, 검문소에서 병사들의 대화를 의도치 않게 엿듣게 되었다.


"방금 그 전령, 둘째 공자님 수행원 로날드 아닌가? 뭐가 그리 급하대?"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둘째 공자님이 마법으로 크게 다쳤다고 하더군."

"허. 그 동안 물품 조달 정도만 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살벌해 지는건가?"


둘째 공자라면 그때 클레이터너한테 맞은 아저씨 말하는건데.

이거 진짜 전쟁이라도 나는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63 asdfzx
    작성일
    16.10.09 22:17
    No. 1

    뭐에요 폐기물 이야기가 왜이리 안나와요? 궁금한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Gracepar..
    작성일
    16.10.09 22:37
    No. 2

    흐흐흣 좀 더 기다려 주시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10.10 03:09
    No. 3

    주인공은 살상마법을 얼마나 할 줄 아나요? 와이번은 브레스같은게 없는것 같은데 마법사를 잡을 수 있나요? 항마력이 얼마나 되는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Gracepar..
    작성일
    16.10.10 12:32
    No. 4

    그러고 보니 전투씬이 없었네요.
    고민해보니 스포가 되지는 않을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주인공은 살상마법은 당연히 꽤 할줄 알고 와이번의 항마력은 종마다 다른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섯가지 종이 있다는 설정인데 그래도 맞으면 아픕니다.(...)
    전에 잠깐 설명되었던 적이 있는데, 와이번이 군대 병기화 되기 이전의 위협은 지금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주인공이나 할아버지 수준이라면 와이번 몇마리 정도는 상대할 수 있겠습니다. 클래스가 낮은 마법사들은 그냥 와이번 한두마리도 버겁겠지만요.
    와이번에 탑승한 기사들은 소형 발리스타와 투창 등의 원거리 병기가 주 무기입니다.
    수십 수백기의 와이번나이트가 마법사의 천적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말씀드려야 하겠네요.
    따로 와이번에 대한 설정 같은걸 간소하게나마 올려볼까 생각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성냥깨비
    작성일
    16.10.10 17:23
    No. 5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주
    작성일
    16.10.12 10:03
    No. 6

    예수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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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민트경과 함께 +2 16.10.18 122 9 9쪽
21 록탈라의 크레이터에는 전설이 있지 +3 16.10.17 129 10 8쪽
20 민트의 기사 2 +3 16.10.16 147 8 9쪽
19 민트의 기사 1 +3 16.10.15 162 6 9쪽
18 봉변 +3 16.10.14 202 10 9쪽
17 펠스팅스 5 +4 16.10.12 195 10 10쪽
16 펠스팅스 4 +2 16.10.11 221 10 13쪽
15 펠스팅스 3 +4 16.10.10 303 9 10쪽
» 펠스팅스 2 +6 16.10.09 317 10 11쪽
13 펠스팅스 1 +3 16.10.08 325 11 9쪽
12 6년 후 +7 16.10.07 324 8 10쪽
11 위드 더 그레이트 빙빙 +6 16.10.05 421 12 9쪽
10 특이종 +5 16.10.04 404 11 7쪽
9 마나 컨트롤 +10 16.10.03 410 11 10쪽
8 실험대상 4번 +5 16.10.02 441 14 9쪽
7 미친 재능 +12 16.10.01 447 15 8쪽
6 착각과 기대감 2 +6 16.09.30 448 14 11쪽
5 착각과 기대감 1 +12 16.09.29 490 15 13쪽
4 부자상봉 +10 16.09.27 568 18 11쪽
3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2 +17 16.09.25 559 21 10쪽
2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1 +15 16.09.24 748 26 11쪽
1 프롤로그 +15 16.09.24 794 2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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