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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창공의 왕좌 : The wyver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9.20 02: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2:31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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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2
추천수 :
282
글자수 :
92,749

작성
16.10.0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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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실험대상 4번

DUMMY

플로쳐 아인울프는 레펠리언의 제자 중 하나다.

17살에 입문해 26살이된 지금, 마나 운용법을 드디어 마스터하고 본격적인 마법 연마에 들어가야 할 시기의 젊은 마법사인 플로쳐 아인울프.

정확히 말하자면 직속 제자가 아니기는 하다.

중립국인 도시국가 연합 '로틸'의 도시 중 하나인 루비시티에 위치한 레펠리언의 마탑 구성원들 중 하나이지만.

대륙 4대 대마법사중 하나인 레펠리언은, 직접 제자를 가르치는 일에서 손을 뗀지 꽤 오래 되었다.


그가 레펠리언의 손자, 벨리언을 가르친지 이틀 째.

처음 이 제안을 받았을 때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당분간 자기 손자를 돌보며 기초부터 가르쳐보지 않겠냐니.

마탑에서 천재소리를 들으며 3클래스에 갓 접어들었는데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그만큼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는 이야기이기에.

하루에 고작 두시간 정도긴 했지만 그만큼 자신의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다.


하지만 레펠리언의 다른 제안은 플로쳐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다른 마법사도 아닌, 레펠리언이 직접 플로쳐에게 마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조건.

들뜬 마음이 된 플로쳐는 곧장 그 제의를 수락했고, 벨리언을 가르치는 중이다.


"자, 벨리언. 오늘도 시작해볼까?"


플로쳐는 자기 눈앞의 10살 짜리 꼬마, 벨리언의 앞에 소형 마나 측정구를 다섯개 늘어놓았다.

마탑에서 천재 소리를 듣던 자신을 일개 둔재로 만들어 버릴 정도의 재능을 가진 소년.

벨리언은 레펠리언과 함께 아침마다 마탑으로 와서 하루에 두시간씩 마나 운용법을 배우는 중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조금씩 더 진한 색깔으로 만들어 볼래? 하늘색부터 보라색까지. 알겠지?"

"알겠어요."


소형 마나 측정구는 1클래스 내의 마나를 측정할 수 있어 마법사 지망생들의 재능을 측정하는 도구로 요긴하게 쓰인다.

2클래스 이상의 마나를 측정하지는 못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마법에 소질이 있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것이다.

보통은 5년 이상의 수련을 거쳐서 이 공을 검게 물들인다.

순식간에 마나량에 따라 색이 변하기에 마나를 컨트롤 하기 위해 연마하는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다.


"이런···."


플로쳐는 신음같은 감탄사를 내뱉고 말았다.

헤 하고 입을 벌리고 있는 벨리언은 그저 공 색깔이 자기 의지대로 변한다는 것이 그저 신기한 눈치다.

별 것 아닌것 같지만 굉장히 섬세한 마나 컨트롤이 필요한 기술이다.

플로쳐도 3년만에 이것을 성공시키고 찬사를 받지 않았던가.


"잘했다. 그럼 이번엔 일곱개로 해볼까?"

"네."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착잡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분.

천재를 가르치는건 기쁨도 동반되는 일이겠지만 그런 즐거움을 느끼기에 플로쳐는 너무 젊었다.


***


똑똑.


"들어오게."


레펠리언은 연구일지를 쓰던 손을 멈추고 일지를 덮었다.

곧 문이 열리고 플로쳐가 묘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아인울프군. 어떤가? 가르칠 만 한가?"

"아, 예. 물론입니다. 사실 저로서는 탑주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제가 가르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굳은 표정의 플로쳐는 심란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레펠리언은 사람좋은 웃음을 띄고는 물었다.


"왜 그러나?"

"저 아이의 재능은···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저를 천재라고 칭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하는군요. 예, 맞습니다. 저는 벨리언을 보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나 짓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천한 재주나마 농부들의 가장 큰 적인 가뭄을 해결하는데 아쿠아볼 마법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나 싶어서요."


레펠리언은 빙긋 웃었다.


"밭에다 아쿠아볼 마법을 썼다간 고향의 농부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할지도 모르겠군. 밭이 다 망가질테니 말이야."

"아니면 뭐, 호수나 강 같은데다가 라이트닝 볼트를 써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 어부가 되어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숨을 푹 내쉰 플로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해하네."

"대체 왜 직접 가르치지 않으시는 겁니까?"


상기된 표정의 플로쳐.

레펠리언이 플로쳐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차라리 이렇게 드러내놓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본인의 욕망에 충실한 스타일에게 원하는 것을 충분히 제공해준다면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될거라는 개인적인 믿음.


"자네를 믿기 때문이지. 마나 운용법에서는 자네 나이대의 그 누구도 자네만큼 뛰어나지 못하니까."

"하지만 저 아이는 11살쯤 되면 지금의 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자네가 놀고 있을 것은 아니지 않겠나."

"뭐 그렇기야 하겠지만, 제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저 아이만큼 발전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듭니다."


레펠리언은 껄껄 웃었다.


"자네는 최고의 마법사가 되고 싶은가?"

"예? 예, 그건···."


플로쳐는 우물쭈물하며 입맛을 한번 다셨다.

4명의 대마법사 중에서도 커프시커와 함께 수위를 다투는 레펠리언.

아직 젊은 마법사인 그가 논하기에는 너무나 먼 자리이기는 하다.

물론 최고의 마법사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야 당연히 가지고 있었고.


"물론 그렇겠지. 자네는 최고가 되고 싶은 야망도, 재능도 충분하니까. 솔직히 자네를 직접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네. 자네와 벨리언. 둘을 동시에 가르치고 싶은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네."

"과분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젊은만큼 감정 변화도 빠른 것인가 싶을 정도로 급격히 화색이 도는 플로쳐를 본 레펠리언이 빙긋 웃으며 서랍을 열었다.


"이건 내가 쓰고있는 미완성 원고라네. 모르긴 몰라도 4클래스 이하의 마법사들은 이 원고의 글귀를 한자라도 보기 위해 목숨보다 싼 것이라면 무엇이든 내놓으리라고 자부할 수 있을만큼 괜찮은 내용으로 가득차 있지. 음. 제목은··· 전격계열 마법의 마나 분산 문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선험적 고찰 정도로 할까?"

"이, 이걸 저에게?"


레펠리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자네는 이제부터 마탑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이 원고의 오탈자 검수 업무를 맡게. 완성 직전이니 딱히 내용면에서 손댈 부분은 없다네. 클레어에게는 내가 직접 말하도록 하지."

"예···?"


플로쳐는 멍하게 원고를 받아들었다.

마탑의 모든 마법사들은 의무적으로 각종 업무를 수행한다.

지금 플로쳐가 수행 중이던 업무는 마법 음향도구의 제작.

그런데 완성 직전의 원고에 대한 오탈자 검수라는건, 업무를 볼 시간에 이 원고를 보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것 아닌가.

게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전공이 전격계열 마법이라는 것이다.

전격계열 마법을 사용할 때, 허공에 흩날려 허비되는 마나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으니.


"저,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네. 내일부턴 마탑이 아니라 내 별장으로 출근하게."


***


연구일지 (대상 : No.4 - 001)

기록일자 : 루나레린력 535년 3월 10일.

기록자 : 레펠리언 엘케스 델 리퍼트.


동나이대 최고의 재능으로 불리는 마탑의 일원, 플로쳐 아인울프를 4번째 실험대상으로 선정했다.


실험대상 3번에게 마나 운용법을 가르치게 한 이유는, 아직 자신의 스타일이 섞인 변칙적인 방법이 아닌 정석적인 마나 운용법을 사용하는 인물이기 때문.


대상 선정에 영향을 미친 요소는 직접 가르칠만한 재목인가, 적절한 당근으로 컨트롤 하기 쉬운가.


그리고 혈육 중에 세틸리온 제국과 연관된 자가 없는가.


실험대상 1번인 와이번을 묶어두고 공격성 반응을 체크해보기 위해 별장으로 출근시켰다.


실험대상 1번이 실험대상 4번에게 어느 정도의 공격성을 보이는가를 확인 후 실험 장소를 변동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대상의 마나량 변천도 향후 주기적으로 기록할 예정이다.


현재는 3클래스 초입으로 마나량 보다는 마나 운용에 특화된 마법사다.


이 연구 외에도 이 젊은 마법사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를 지켜보는것도 상당히 즐거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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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록탈라의 크레이터에는 전설이 있지 +3 16.10.17 129 10 8쪽
20 민트의 기사 2 +3 16.10.16 147 8 9쪽
19 민트의 기사 1 +3 16.10.15 162 6 9쪽
18 봉변 +3 16.10.14 202 10 9쪽
17 펠스팅스 5 +4 16.10.12 195 10 10쪽
16 펠스팅스 4 +2 16.10.11 222 10 13쪽
15 펠스팅스 3 +4 16.10.10 303 9 10쪽
14 펠스팅스 2 +6 16.10.09 317 10 11쪽
13 펠스팅스 1 +3 16.10.08 326 11 9쪽
12 6년 후 +7 16.10.07 325 8 10쪽
11 위드 더 그레이트 빙빙 +6 16.10.05 421 12 9쪽
10 특이종 +5 16.10.04 404 11 7쪽
9 마나 컨트롤 +10 16.10.03 410 11 10쪽
» 실험대상 4번 +5 16.10.02 442 14 9쪽
7 미친 재능 +12 16.10.01 447 15 8쪽
6 착각과 기대감 2 +6 16.09.30 449 14 11쪽
5 착각과 기대감 1 +12 16.09.29 490 15 13쪽
4 부자상봉 +10 16.09.27 569 18 11쪽
3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2 +17 16.09.25 559 21 10쪽
2 엘드리퍼 와이번목장 1 +15 16.09.24 748 26 11쪽
1 프롤로그 +15 16.09.24 794 2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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