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국방개혁(5)
등장인물과 배경, 권력기구와 부대 편제, 주둔지와 무기 체계, 그 성능. 그리고 역사적 사건 등등은 모두 작가의 상상에 의해 창조된 것으로 현실과는 다르고, 또 현실이 아니므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앞두고 온 선발대를 환영하는 만찬은 그렇게 한동안 이어졌고, 그날 늦은 오후에는 가까운 일대 관광으로 이어졌다.
다음날부터는 본격적인 관광이 이어졌고, 그렇게 4박 5일 동안 계속되어 그동안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준비와 점검은 착착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좋다. 진짜 좋다.”
“뭐가?”
“금강산이 좋고, 수진이 너도 좋고, 여기 공기도 좋아.”
“좋은 것은 좋은 것인데, 이제 안 물어. 북한 내각 총리만이 아니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양형섭이라는 사람도 와서 내게 이런저런 말 걸었는데.”
“물어봐야 또 이상한 소리나 할 것 아냐.”
“그래서 안 물어?”
“응. 그래서 안 물어. 어떻든 네 덕분에 백두산, 개성, 금강산까지 와 봤으니 이제 평양만 가면 되는 거야?”
“솔직히 평양은 나도 가보고 싶다. 진짜 옥류관 본점에서 냉면 먹어보고 싶고 말이야.”
“서울, 개성, 금강산 옥류관의 냉면 맛이 같다고 해도 평양은 뭔가 좀 다르겠지.”
“맛은 같을지 몰라도 분위기가 주는 눈맛도 있으니까 좀 다르겠지.”
“눈맛?”
“그냥, 내가 지어봤어. 눈맛! 어때?”
“보통 분위기라고 하는데, 눈맛이라고 하니 뭔가 좀 그렇기는 해도 나쁘지는 않아. 그런데 그 민은정 대좌 말이야. 그 정도면 반칙 아냐.”
“그 사람은 또 왜?”
“아니, 얼굴은 김태희, 전지현보다 더 예쁜 것 같은데, 몸매는 아예 넘사벽이고, 여기도 그렇고 서울도 그렇고 옥류관 만들어 놓은 것 봐라. 그러니 그 나이에 대좌에다가 김정은 특별비서가 되었겠지. 그런데 대좌면 우리나라로 하면 장군이야? 아니면 대령이야?”
“대령이라고 하면 돼. 그리고 민은정 대좌가 북한에서 성형수술 같은 것을 해 그 미모를 가진 것은 아닐 것이니 반칙은 아니고, 몸매는 노력했겠지. 그 몸매를 타고났다면 진짜 그건 네 말처럼 반칙 같으니까. 한데, 그 몸매가 부럽기는 해.”
“호호호! 그건 인정. 그리고 이번에 나오는 광고 화면으로 봐도 가슴이 한 D컵은 될 것 같지 않았니?”
“저번에 서울 옥류관에서 보니 광고 화면으로 본 것과는 약간 달랐으니 최소 C컵은 될 것 같아.”
수진과 친구 이수영은 이렇게 민은정 뒷담화도 하면서 관광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종환과 한대 아산 현민정 회장 등 남측 관계자들은 내가 총리 박봉구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양형섭 등과 실무 논의를 한다고 제대로 된 관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금강산 관광은 재개될 수 있었고, 그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선발대가 귀국하고, 정부와 한대 아산 간의 협의를 거쳐 민재인 대통령이 기어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선언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998년 11월 18일부터 시작되어 2008년 7월 13일까지 약 10년간 시행된 금강산 관광을 이제 다시 시작하기로 북한 그리고 한대 아산과 협의가 되어 드디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 금강산 관광으로 그동안 어려웠던 한대 아산은 물론 강원 북부권의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민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정식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선언했고, 한대 아산은 관광객을 모집하기 시작했으니 드디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됐다.
***
호위사령부(護衛司令部)는 북한 수령인 나 김정은의 신변안전과 경호를 담당하고, 북한의 중심인 평양을 경비하는 친위대로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경호처와 수도방위사령부를 합쳐 놓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편제상으로는 인민무력부 산하기관이지만, 국무위원회 직속으로 나의 직접 지시만 받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당연히 나 김정은 호위이며, 내 일가와 북한 최고위급 간부들의 경호, 반체제 쿠데타 및 폭동 진압, 수도 평양의 방위다.
이외에도 내 일가 숙소의 경계와 전용농장과 목장, 과수원 운영, 내 일가가 쓰는 각종 물품 조달 등의 임무도 함께 수행한다.
조직으로는 크게 호위총국, 평양경비사령부, 평양방어사령부, 91수도방어군단, 고사포군단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내 지시로 북한판 국방개혁이 이루어졌으니 그 결과는 대충 이것이었다.
“해군과 항공군은 기존 그대로 유지하고, 육군도 총참모부 예하 10개의 정규 군단과 11 특수작전군단, 620 포병군단, 고사포군단, 전략군 등은 그대로 둔다. 그러나 820 전차군단은 폐지하고, 105 유경수땅크사단으로 통합하여 호위사령부 91 수도방어군단 예하에 둔다. 425 기계화군단과 108 기계화군단은 그대로 두는 대신 부대 명칭을 801 기계화군단과 802 기계화군단으로 한다. 4개의 기동보병사단은 천마호전차와 준마장갑차로 5개의 기계화보병사단으로 확대하여 101,102,103,104,105 기계화보병사단이라 명명하고, 그 소속은 91수도방어군단으로 한다.”
이렇게 됨으로써 북한 육군은 총 10개 군단(1, 2, 3, 4, 5, 7, 8, 9, 10, 12군단)과 11 특수작전군단, 620 포병군단, 전략로켓군, 801 기계화군단, 802 기계화군단 이렇게 총 15개 군단과 호위사령부로 재편성되었다.
그 호위사령부에는 호위총국과 평양경비사령부, 평양방어사령부 그리고 예하에 105 전차사단, 101,102,103,104,105 기계화사단 등 가장 막강한 전력을 가진 91 수도방어군단에 고사포군단도 있었다.
호위사령관 직속부대로는 내가 예전에 만들라고 지시한 제1대전차사단, 1기갑여단, 102 전차사단, 103 전차사단, 1방공포병사단과 2방공포병사단 등이 있었다.
그러니 나는 이 호위사령부만 틀어쥐고 있으면, 쿠데타 같은 것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 마음에 안 드시오. 총참모장!”
“아닙니다. 마음에 듭니다. 위원장 동지.”
“아, 걱정하지 마시오. 남조선이나 미제나 또 중국과의 전면전이 벌어지면, 91 수도방어군단의 105유경수전차사단, 101,102,103,104,105 기계화보병사단과 호위사령관 직속 1대전차사단, 1기갑여단, 102 전차사단, 103 전차사단, 1방공포병사단과 2방공포병사단 등까지 모조리 총참모장의 지휘 아래서 전쟁을 수행토록 할 것이니까.”
“정말이십니까?”
“그렇소. 유사시 명령체계는 일사불란한 것이 좋으니까.”
“만약 그런 상황이 오면 목숨이라도 바쳐서 위원장 동지의 뜻에 한 점의 어긋남이 없도록 적들을 초전에 박살을 내겠으니 믿어주십시오.”
“믿소. 내 총참모장을 못 믿으면 누굴 믿겠소. 안 그렇소? 인민무력부상.”
“맞습니다. 위원장 동지. 총참모장을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습니까. 저도 총참모장을 굳게 믿습니다.”
“총정치국장은?”
총참모장 김진성, 인민무력부상 박영석과 나란히 서 있다가 급작스럽게 내 질문을 받은 총정치국장 김영각은 약간 당황할 만도 하건만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로 이렇게 대답했으니 이즈음의 내 위상을 그가 바로 보여주었다.
“저도 총참모장이 공화국을 위협하는 적들을 일거에 섬멸할 것을 굳게 믿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렇다면 이번 개편에 한 점의 잡음도 나오지 않게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주시오. 알겠소.”
“물론입니다. 위원장 동지.”
“인민무력부상도 알겠소.”
“신명을 다 받쳐 지시하신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좋소. 그리고 총참모장, 현재 생산된 천마호 전차와 준마 장갑차는 충분하오?”
“위원장 동지께서 지시하신 91 수도방어군단에 배속될 105 기계화보병사단을 신설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내가 지시한 이 105 기계화보병사단은 물론 기존 있었던 4개의 기계화보병사단 편제는 사단 직속 전차대대 1개, 3개 연대에 전차대대 각 1개 이렇게 하여 총 전차대대가 4개였으니 전차 수량은 총 124대가 된다.
그리고 여기에 각 연대에는 역시 각각 장갑차 대대 2개가 배속되고, 포병대대 1개가 배속되어 각 연대는 전차 1개 대대, 장갑차 2개 대대, 포병 1개 대대에 연대 직속 방공포병중대까지 배속되었다.
사단 직속으로는 전차대대 외에 포병대대, 방공포병대대 등이 배속됐다.
그러므로 이 기계화보병사단의 총 전차 수량은 124대, 장갑차 수량은 186대였으니 현재 생산된 전차와 장갑차만으로도 사단을 신설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럼 앞으로 생산되는 전차와 장갑차는 각 군단의 구식 전차와 장갑차를 대체하고, 구식 전차와 장갑차는 예비로 돌려놓으시오. 이것도 알겠소.”
“예, 위원장 동지.”
“하면 부대가 신설되는 즉시 형식적인 훈련이 아니라 실전적인 훈련으로 정예 강군으로 만들어 놓고, 아직도 보급품을 빼돌려 팔아먹는 자, 병사를 구타하는 자,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자들이 있소?”
“없습니다. 위원장 동지.”
“총정치국장, 정말 없소?”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내 다시 말하지만, 그런 자들은 군을 좀먹는 자들이니 발각되는 즉시 최고의 형벌로 다스리시오. 다들 알겠소!”
내가 김정은으로 환생한 이후 그런 자들을 찾아내어 최고 형벌로는 다스리고 있었지만, 북한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한 것인지 총참모장 김진성과 총정치국장 김영각은 없다고 했지만, 나는 아직 그런 자들이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이렇게 다짐을 두면서 인상을 팍 찡그렸다.
그러자 총참모장 김진성과 총정치국장 김영각은 물론 인민무력부상 박영석까지 벌벌 떨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경직된 표정과 자세로 이구동성 이렇게 대답했으니 과연 나는 북한의 권력을 확고하게 틀어쥔 독재자가 맞는 것 같기는 했다.
조선의 왕들도 이런 권력을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니까.
“명심하여 그런 자들이 다시는 우리 군에 발붙일 수 없도록 조처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그 말 믿어보겠소. 하나 내 특별감찰반을 동원하여 늘 감찰할 것이니 그 특별감찰반이 그런 반동분자들을 찾아내기 전에 총참모부와 총정치국 그리고 인민무력성에서 먼저 찾아내야 할 것이오. 안 그럼 재미없을 것이니까.”
“충심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나가서 내가 지시한 것 철저하게 이행하시오. 이상!”
이렇게 북한판 국방개혁을 했지만, 크게 변한 것은 군단급인 820 전차군단을 폐지하여 105 유경수전차사단으로 통합하여 호위사령부 예하 91 수도방어군단에 둔 것과 기존 4개의 기계화보병사단에 105 기계화보병사단 하나를 더 만들어 총 5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을 역시 91 수도방어군단에 배속한 일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각 부대의 단대부호를 바꾸는 일도 북한에서는 보통 일은 아니어서 실무 부대에서는 암암리에 불평불만이 다소 나왔지만,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에서 찍어 누르는 바람에 찍소리도 못하고, 따를 뿐이었다.
거기에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에서 보급품을 빼돌려 팔아먹는 자, 병사를 구타하는 자,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자들을 찾아낸다고 들쑤시고 다니자 다들 고개를 조아리기에 바빴으니 더는 불평불만을 쏟아낼 수도 없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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