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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 님의 서재입니다.

탐식으로 주인공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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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28 18:27
최근연재일 :
2023.06.17 20:06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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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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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수 :
127,146

작성
23.05.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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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DUMMY

원장의 입에서 나온 우성이라는 이름을 듣고서 떠올랐다. 보육원에서의 마지막 기억이.


“어느 놈이야!!!”

“······.”


원장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신의 침대 옆에 식칼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애들을 불러 모아. 매질을 하고 있었다.


- 퍽! 퍽! 퍽!


“누가 감히 내 방에 식칼을!”


- 퍽! 퍽! 퍽!


“내가 너희 같은 버러지들을 먹여살려주고 있는데!”

“······.”

“날 죽이려고 한 놈이 있어! 누구야!!!”

- 흐흐흑···


흥분한 원장의 매질은 계속되었고. 아이들은 공포에 빠진 채. 원장의 흥분이 가라않길 바라며, 간신히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고 있었다.


“후우··· 후우··· 어느 놈인지 제 발로 나와라. 아니면 안 끝난다.”


지금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분명 어제 밤 괴물을 죽이려고 칼을 들고 있었는데. 그 괴물이 살아있다. 내가 한 다짐을 지키지 못하고 잠에 빠진 괴물에게서 도망쳤다. 거기다, 바보 같이 괴물 앞에 칼을 떨어뜨리고 돌아왔다. 괴물의 화만 도 꾼 상태. 괴물은 그 칼의 주인이 나타날 때 까지 매질을 멈추지 않을 거 같았다.

 계속 매질 소리가 들려오고. 동생들의 흐느낌이 들려온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괴물에게 정체를 밝히려고 할 때. 내 옆에서 매질을 당하던 동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제, 제가 그랬어요. 죄, 죄송해요.”


동생은 괴물에게 자신이 칼의 주인이라고 거짓 자백을 했고. 괴물은 칼의 가짜 주인에게 향했다.


“요놈! 김우성!!!”

“···흐흐흑."

“네가 날 죽이려고 해!!!”


결국 내가 칼의 주인이라고 얘기하지 못했고. 나대신 동생이 그 괴물에게 끌려갔다. 그리고 나는 도망쳤다.


그렇게 나의 머릿속에 숨어있던. 보육원 시절의 모든 기억들이 떠올랐다.

주인공처럼 동생들을 지켜준다고 나서 놓고서··· 결국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오히려 동생을 소년원으로 보낸 버러지였다.

보육원 동생들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망상 꾼이었다. 



원장이 꺼낸 이름 우성이. 그 이름으로 머릿속 한편에 숨겨져 있던 기억을 되찾았지만. 그 기억은 나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여기서는 주인공이 될 거라며, 떠들었던 것도 망상으로 끝나지 않을까?

보육원에서처럼 주인공 행세를 하려다 결국 괴물 앞에서는 도망치고. 머릿속에서 기억을 지워버리는 버러지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까?


“현, 현성아··· 나 좀 살려주렴.”

“······.”


원장은 그 당시의 진정 한 범인이 나 인 것을 깨달았는지. 더욱 간절히 부탁해 왔다.


“모두 미안하다···. 모두 내 잘못이다...”

“······."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들.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이 기억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심란한 상황 속에서 원장의 살려 달라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원장의 목소리를 통해. 이 부정적인 생각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다. 


“너 같은 건. 죽어야 해!!!”

“현, 현성···.”


원장은 더 이상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의 입안에 고블린의 살점을 욱여넣고 있었기에. 그가 좋아하던 생고기를 마음껏. 배가 터지도록 먹게 해주려고 한다.


- 어억, 어억!


그가 생고기를 잘 씹도록 턱을 움직여 주며. 식도로 넘기는 걸 도와주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더 이상 원장에게 줄 생고기가 없다. 5마리의 고블린 고기를 전부 욱여넣었다. 도중에 원장의 배가 터져나갔지만. 그래도 욱여넣었다. 더 이상 욱여넣을 고기가 없을 때 까지, 원장이 좋아하는 생고기를 욱여넣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원장이 죽어 있다. 배가 터져서인지? 식도가 막혀서인지? 사인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생고기를 먹다가 죽었으니. 여원이 없을 거다.


‘우성이와 엄마에게 미안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당시에 원장을 죽이지 못해서 생긴 결과다.’

‘원장을 죽였는데도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렇다면 탐식으로 부정적인 생각은 모두 버리고. 지금까지의 잘못된 선택을 교훈 삼아 나아간다.


원장의 피를 탐식하며 주는 쾌감이 남아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전부 밀어냈다.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 머릿속에는, 자기합리화(?)한 생각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지구에서는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지만. 신들의 전장에서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며 싸우는 건 오만이다. 신들의 전장에 들어온 이상 모두가 경쟁자일 뿐. 내 사람이 아닌 이에게 자비는 없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자.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자. 원장을 처리하고 확인하지 못했던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 띠링! 특성 탐식이 발동되었습니다.

- 특성 탐식이 발동하여 사용자의 상처와 체력을 일부 회복시킵니다.

- 사용자가 피를 탐식하여 포만감과 필요 영양분이 일부 충족됩니다.

- 직접 처리한 각성자의 피를 탐식하여 온전한 특성과 능력치 일부를 얻습니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인데. 원장의 특성은 투명화 였는데? 상태창!”


[상태창]

이름 : 이현성

능력치

힘 : E

체력 : E

민첩 : E -> D

마력 : D

고유특성 : 탐식 (SSS)

특성 : 육체 강화 (E), 화염술사 (D), 신속 (D), 은신 (D)


원장을 처리하고 확인한 상태창에는 엄마의 특성도 추가 되어 있었다. 새로 얻은 특성은 D급 은신과 D급 신속이었고. 그에 따른 능력치의 상승이 있었다.


“은신 특성 확인. 신속 특성 확인”


[특성 : 은신]

설명 : 투명화를 머릿속으로 외쳐보세요. 특성의 등급 상승에 따라 범위와 성능이 증가합니다.


[특성 : 신속]

설명 : 신속을 머릿속으로 외쳐보세요. 민첩이 20%로 상승합니다. 특성의 등급 상승에 따라 민첩 상승이 커지고 유지 시간이 길어집니다.


특성 설명을 모두 확인하고 은신부터 테스트를 해봤다.


‘투명화.’


투명화를 머릿속으로 외침과 동시에 나의 몸이 흐릿해져 갔고, 눈에 들어오는 나의 모습은 홀로그램처럼 반투명해졌다. 그 상태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력 소모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을 때와는 차이가 확연했다.


“마력 소모량이 상당하네.”


원장이 도망가지 못하고 기습을 선택한 것도 마력이 부족해서일 것 같다. 


“상대방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몬스터를 상대로 다시 시험해 봐야겠군.”


은신 특성의 확인을 끝내고. 잠시 마력을 채운 뒤, 다시 신속 특성을 테스트 했다.


‘신속’


달리면서 머릿속으로 신속을 외치자. 속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동 속도 뿐만 아니라, 모든 움직임이 빨라졌다. 전투 도중에 신속을 사용한다면. 상대방의 허를 찌르기에 좋은 특성이었다.

마력의 소모 속도를 보니.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20분까지 가능하고. 중간 중간 섞어서 사용한다면. 시간 단위로도 사용 가능할 것 같다.


간단히 두 특성의 테스트를 마치자. 바닥에 누워 있는 원장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원장이 신들의 전장에 있다는 건. 내가 소설 속에 들어온 게 아니라. 원래 있던 현실에 소설 속 설정이 입혀진 건가?”


처음에는 소설 속으로 들어온 줄 알았지만. 엄마와 원장을 만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소설 속이 아니라 현실에 설정만 입혀진 거라면 내가 읽었던 소설 속 인물들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가? 소설 속 전개도 달라지는 건가?


‘아니야. 어차피 지금은 쓸모없는 생각이야. 일단 전장부터 끝내자.’


생각을 정리한 후.


- 팡!


화염구로 땅을 파내서 엄마의 무덤을 만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바닥에 혼자 나뒹굴어져 있는 원장의 시체를 향해서는 화염구를 던지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동을 시작했다.


***


미궁에서 다시 하루가 지나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 띠링! 신들의 전장에서의 둘째 날이 지났습니다. 현재 생존자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3구역 생존 인원 62/100)

- 48시간을 버티신 여러분들에게 기본 생존 포인트와 몬스터, 인간을 사냥하여 얻은 포인트가 계산 지급합니다.


“이제 이틀이 지난 건가.”


둘째 날에는 원장 부인과 만난 후, 고블린 무리를 한번 마주치는 게 전투의 전부였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아서. 전투 없이 미궁의 중심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 이현성님에게 합산 695포인트가 지급됩니다.

- 기본 포인트 200포인트

- 몬스터 사냥 포인트 95포인트 (고블린 19마리)

- 인간 사냥 포인트 400포인트 (D급 1명) 


“695포인트··· 사냥감이 나타나지 않으니.”


고블린이 안보인지 10시간은 넘은 느낌. 따라서 그만큼 사냥을 못 하고 포인트를 못 벌었지만. 다르게 본다면 이제 고블린 구역을 벗어났다고 볼 수 있었다.

설정상 고블린의 구역을 벗어나는 동안은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니. 이제 곧 오크 구역에 도달할 것이다.

오크는 E급 몬스터로 무기도 들고 다닌다. 다만 지금 나한테는 오크의 눈먼 칼에 맞지만 않는다면. 고블린 구역이랑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포인트 지급 메시지가 사라지고. 잠시 뒤,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 띠링! 이현성님이 최초로 오크 구역에 도달하셨습니다. 최초 보상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 오크 구역에 도달한 참가자가 생겼으므로, 24시간 안에 오크 구역에 도달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자동 탈락 처리 됩니다. 


“다행히. 내가 선두였구나.”


오크 구역에 도착하기까지 두 가지 활동 방향을 생각했다. 최초로 오크 구역에 도착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최초 메시지가 나에게 뜨지 않았다면. 나보다 앞서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기에 더 빨리 미궁의 중심으로 향한다. 만약 최초 도착 메시지가 뜬다면 나보다 빠른 이는 없으므로. 24시간 안에 이 통로를 지나가야 할,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방법이었다.


고블린 구역에서 오크 구역으로 오는 길이 내가 온길 말고도 세 군데가 더 있으므로. 약 15명 정도가 이 길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24시간 안에 이 통로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탈락당하는 이들도 생각해 본다면. 10명 정도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무작정 공격하는 건 아니다. 나보다 늦게 도착했다고, 전부 약한 이들인 건 아니다. 괜히 잘못 건드리면 위험할 수 있으니. 오크 무리와 대치했을 때의 반응을 보고 결정한다.


“그럼. 오크 무리를 끌어와 볼까.”


통로를 5분 정도 더 걷다 보니. 작은 공동이 나타났다. 그 공동에는 5마리의 오크가 칼을 갈며 둘러앉아 있었다. 운이 좋게도 통로의 길이 나눠지기 전에, 오크 무리를 발견해서 유인할 필요 없이.

이 공동에서 뒷사람들이 오길 기다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작은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첫 손님이 도착한 것 같았다.


‘투명화’


발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투명화를 사용하여, 오크들이 모여 있는 공동의 한쪽 구석으로 이동했다.


‘뒤치기에 은신만 한 게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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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뱀파이어 남작 23.06.15 27 1 9쪽
23 23화 뱀파이어 남작 23.06.14 30 1 9쪽
22 22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13 33 0 9쪽
21 21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12 36 1 9쪽
20 20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11 41 1 10쪽
19 19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10 45 0 9쪽
18 18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09 48 0 9쪽
17 17화 두 번째 신들의 전장! 23.06.08 52 0 10쪽
16 16화 귀환! 23.06.08 52 0 9쪽
15 15화 귀환! +1 23.06.07 55 1 9쪽
14 14화 귀환! 23.06.07 57 0 10쪽
13 13화 VIP상점! 23.06.06 58 0 9쪽
12 12화 VIP상점! 23.06.05 58 0 9쪽
11 11화 각성자 사냥! 23.06.04 54 0 10쪽
10 10화 각성자 사냥! 23.06.03 57 0 9쪽
9 9화 각성자 사냥! +1 23.06.03 67 1 10쪽
8 8화 각성자 사냥! 23.06.02 65 1 11쪽
7 7화 각성자 사냥! 23.06.01 61 1 13쪽
» 6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3.05.31 76 1 11쪽
5 5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3.05.30 69 2 11쪽
4 4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3.05.30 76 1 12쪽
3 3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 23.05.29 90 2 12쪽
2 2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3.05.28 100 2 12쪽
1 1화 신들의 전장에 끌려오다 23.05.28 14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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