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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믄 님의 서재입니다.

통계학 교수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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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믄
작품등록일 :
2022.02.14 08:54
최근연재일 :
2022.03.15 19:14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4,471
추천수 :
69
글자수 :
92,283

작성
22.02.23 18:37
조회
239
추천
4
글자
9쪽

2021 U리그 왕중왕전 -3

DUMMY

골문 앞 수비수의 혼잡도를 낮추면서

상대 수비의 혼란을 틈타 공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침투.

높이에서 되지 않으니 낮은 크로스로

승부를 보기 위해 침투를 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가운데에서

높이로 승부를 보지 않고

득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강석이 킥을 준비하고 있었다.

혁준이 주위를 둘러보자

코너킥을 길게 넘길 것 같았다.

민재의 긴장하는 얼굴에서

알 수 있었다.


민재는 오른쪽 페널티 라인에서

아주 살짝 떨어져 있었다.

역습을 막으려는 듯

공중볼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연기를 하고 있는 민재의 심각한 얼굴이

혁준은 조금 웃겼다.


강석이 킥을 했고

공은 길고 높게 민재를 향했다.


민재가 살짝 안으로 들어오며 가슴으로 공을 받았다.

혁준은 민재가 안으로 침투하거나

슈팅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페널티 라인 밖으로 나갔다.


그때 공이 혁준 쪽으로 왔다.

패스가 온다. 순간적으로 들리는 한 마디


“바로!”


민재가 혁준에게 패스를 하고

수비 뒤 공간으로 뛰기 시작했다.

혁준은 본능적으로

공을 페널티 라인 안으로 넣었다.


민재는 1대1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각도가 좋지 않았다.

키퍼가 달려 나와 민재의 각을 더 좁혔다.


옆으로 주기엔 이미 수비수들이 가운데로 들어와

키퍼가 막아주길 바라면서

세컨볼을 기다리고 있었다.

민재가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민재는 골키퍼와 눈이 마주쳤다.

민재는 골대를 보지 않았다.

골키퍼의 이마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씩 웃었다.


뻥!


민재는 골키퍼의 이마를 보고 있는 힘껏

공을 걷어찼다.

공은 키퍼의 머리로 향하는 듯하다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골키퍼는 손을 위로 뻗긴 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강하고 빠르게 지나간 공에

손이 닿지는 못했다.

공은 니어포스트 상단에 꽂혔다.


“와!!”

“골!!”



민재가 골이라고 외치며

혁준에게 달려와 안겼다.


“야! 나이스패스!”

“침투 나이스!”

“강석 나이스!”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세레모니를 하고

한민대 진영으로 돌아가는데

눈에 띈 승훈.

승훈의 얼굴엔 이미

그늘이 완전히 걷히고

골의 기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승훈 나이스!”


혁준이 그에게 응원을 건넸다.

혁준은 승훈의 얼굴을 보고

축구가 이런 것이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20년 동안 잊고 살았던

좌절과 환희의 스포츠.

드라마 같은 이 스포츠를 혁준은

숫자로만 보고 이해하려 한 것이

혁준의 삶이 매사 불만이었던 이유였다는 것도

승훈의 얼굴을 보고 깨달았다.

선수들이 다시 자신의 자리에 섰다.


이제 그들은 상대를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깨달은 듯했다.

더 이상 혁준이 말을 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승리를 위한 플레이가

어떤 플레이인지 느끼고 있는 듯했다.


“남전대 파이팅!”


센터 서클 안에서

남전대 스트라이커 성필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에 대항하듯 승훈도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한민대 선수들의 파이팅이 훨씬 크게 들렸다.


한민대가 뒤로 공을 잠시 돌리는 사이

주심이 휘슬을 길게 두 번 불었다.


전반전이 끝났다.

선수들이 터벅터벅 라커룸으로 향했다.

정 감독은 이미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없었다.


혁준은 라커룸으로 들어가자마자

음료를 챙겨마셨다.

어시스트를 했지만 여전히 미드필더는

그에게 맞지 않는 옷 같았다.

더 신경 써서 뛰느라 호흡이

달리는 게 느껴졌다.

호흡을 길게 뽑으며

영양제까지 챙겨 먹고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 감독은 서서 선수들이

숨을 돌릴 때까지 기다렸다.


“잘 했어. 잘하고 있어.”


정 감독이 혼잣말을 하듯

선수들이 아니라 자신에게 이야기하듯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부터 우리는 힘든 싸움을 할 거다.”


정 감독은 모든 선수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그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려는 듯 보였다.


“나는 네 놈들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더라도

이 경기가 끝났을 때

누구 하나가 앰뷸런스에 실려 가더라도······.”


정 감독의 흥분한 목소리에

라커룸이 순간 조용해졌다.


“이기자”


정 감독은 나긋하게 이기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네!!”


선수들이 그에 맞춰 대답했다.


“저 말라빠진 패스 놀이나 하는 놈들을

이 자라의 제자들답게 밟아 죽여 버려!”


“네!!”


선수들의 눈빛이 변하고 있었다.

결의 찬 눈빛들이 당장 나가서

상대 선수를 씹어 먹을 듯했다.


“지금부터는 라인 올린다.”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후보 선수들도 몸을 풀었다.

한민대 선수들의 바뀐 분위기가

그라운드를 압도하고 있었다.


한민대 선수들은

남전대 선수들을 죽일 듯 쳐다보았다.

혁준은 민재와 서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었다.


“패스 좋았다.”

“야, 너는 그 가까이에서 그렇게 세게 차냐?”


혁준이 농담을 던지자

민재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곤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너 확실히 변했어.”

“사람은 다 변해.”

“철학자 나셨네.”


15분이 지나고 한민대 선수들이

전반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그 가운데 혁준은 열여덟의 감각을 깨우고 있었다.

그때만큼의 몸이 아닐지라도

그때만큼의 실력이 아닐지라도

이 경기가 열여덟의 마지막 경기만큼이나

중요한 경기처럼 느껴졌다.


그건 한민대 선수들이 진심으로

이 경기를 뛰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그도 느끼고 있었다.


휘슬이 길게 울리고

경기가 재개되었다.


한민대는 체력을 소진하면서

남전대를 압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했다.

라인을 올려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면서도

공격, 미들, 수비의 간격을 맞추기 위해

서로 소리도 지르고 고개를 돌리며 시야를 확보했다.

수비수들은 뒤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라인을 맞추는데 신경써야 했다.


혁준은 남전대의 플레이메이커 희섭이

뒤 공간 패스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했다.


한민대 스트라이커 성필이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 진행 방향을 한 쪽으로 유도하면

그에 따라 미드필더, 수비수들이 함께 움직였다.


“민재! 윙백!”


성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 뛰며

센터백을 압박했고,

레프트윙 민재가 상대 라이트 윙백을 함께 압박하며

센터백의 선택지를 줄였다.


190cm의 장신 센터백인 남전대 한용이

성필이 다가오는 것을 인지하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패스를 뿌릴 곳이 보이지 않았다.


라이트 윙백인 구영에게 주기에는

성필이 패스 길을 막고 다가오고 있었고

레프트 윙백은 민재에게 막혀 있었다.


한용은 높이가 무기인 만큼 발밑이 좋지 않았고

성필이 가까워질수록 더 불안해 보였다.


혁준은 희섭에게 공이 가지 않도록

희섭의 앞을 막고 있었다.

한용에게 답이 보이지 않았다.


성필이 한용의 앞에 섰을 때

한용은 빌드 업을 포기했다.

앞을 보지도 않고 전방으로 공을 차냈다.


공은 중앙선을 지났고

남전대의 스트라이커 병진에게로 향하는 듯했다.

공의 위치에 따라 한민대 선수들도 라인을 내렸다.


병진은 공의 낙하지점으로 빠르게 뛰어가고 있었다.

그때 병진의 앞으로 누군가 뛰어들었다.


한민대 센터백 정훈이 달려와

있는 힘껏 뛰어 헤딩으로 공을 끊어냈다.

정훈은 공을 살짝 왼쪽으로 틀었다.


공은 중앙선쯤에서 내려오고 있던

혁준에게로 향했다.


혁준은 일단 공을 후방 미드필더 철민에게로 보냈다.

철민은 시야를 넓게 가져가며 공을 잡았다.

남전대의 스트라이커 병진이 그에게 붙으려 뛰어갔지만

철민의 시야 안에서 쫓아온 그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철민은 드래그 백으로 간단히 그의 발을 피하고는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다.

오른쪽 미드필더인 재창은

그에게 공간을 주기위해 앞으로 움직였다.


철민은 앞으로 움직인

재창에게 패스를 하고

다시 공을 받았다.


유기적인 움직임에

남전대 선수들은 조금 멀리 떨어져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수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전대의 왼쪽 미드필더 민호연이

한민대의 라이트 윙 강석에게 붙어

윙 플레이를 막으려 했다.


철민은 그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반대편를 확인했다.

혁준도 공을 받기에 여의치 않았다.


“헤이! 줘!”


오른쪽 윙백 원재의 목소리였다.

호연이 윙으로 쏠린 틈을 타

호연의 원래 자리로 언더래핑을 시도했다.


적절한 타이밍이었기에

그의 언더래핑은 위력이 있었다.


그의 움직임 한 번에

당황한 남전대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움직였다.


철민은 원재의 발밑으로 패스를 했다.

공간 패스를 하기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철민이 패스를 건넬 때 원재는 윙백 앞에 있었고

공간패스를 했다면 윙백에게 잘릴 게 분명했다.


원재는 공을 받기 전

강석의 위치를 확인했다.

상대가 원재에게 쏠리면서

강석에게 공간이 생겼다.


원재는 논스톱으로 강석에게 연결했다.

강석은 제자리에서 공을 받고

원재가 대각선으로 달려 사이드로 들어가자

강석은 라인을 따라 앞으로 쭉 찔러주었다.


원재, 강석 콤비에게 사이드가 완전히 뚫린 남전대였다.

원재는 공을 잡고 오른쪽 골라인 끝까지 들어갔다.

그 사이 남전대 왼쪽 윙백 이구영이 쫓아왔다.


원재는 골대 쪽을 보고 있었고

구영은 몸의 무게중심을 뒤로 빼고

그가 제쳐 들어갈 것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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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확신의 주전 선수 - 1 22.03.08 128 4 10쪽
13 확신을 잃은 후보 선수 - 2 22.03.07 142 0 14쪽
12 확신을 잃은 후보 선수 - 1 22.03.04 159 3 16쪽
11 출격 준비 완료 22.03.03 179 2 12쪽
10 결승. 우승. 해트트릭 22.03.02 183 2 10쪽
9 2021 U리그 왕중왕전 -5 +2 22.02.28 190 4 11쪽
8 2021 U리그 왕중왕전 - 4 22.02.25 205 4 9쪽
» 2021 U리그 왕중왕전 -3 22.02.23 240 4 9쪽
6 2021 U리그 왕중왕전 -2 22.02.23 269 3 11쪽
5 2021 U리그 왕중왕전 -1 22.02.22 308 4 12쪽
4 꿈꾸던 평범한 삶 22.02.21 424 6 11쪽
3 달리자, 다시 달리자 22.02.18 444 8 11쪽
2 다시 빛나게 될, 시작이 될 어느 날 22.02.16 500 9 8쪽
1 가장 밝게 빛나던 별의 몰락 22.02.14 588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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