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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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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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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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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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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 1

DUMMY

론리의 직업탐색검사 3년 전.

인도 바라나시의 노을 진 갠지스 강의 2명의 군인들.

그들이 소총을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경계하고 있었다.

히말라야가 황금빛 태양을 삼키자 군인들의 형체가 그림자로 변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어느 지점에 낙하산을 타고,

한 무리의 다른 군인들이 나타난다.

신속하게 낙하산을 대검으로 잘라내고,

한쪽 구석에 군장을 모아놓은 뒤 낙하산 천으로 그것을 가린다.

인원은 총 다섯 명이다.

그들은 소총대신 특수임무용 활을 등에 휴대하고, 대검을 손에 들고 있다.


그들은 정해진 약속대로 뿔뿔이 흩어졌고,

그중 한 명은 경계병들이 돌아다니던 지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상대편이 군인이며 그 지역이 군사작전구역임을 확신한 괴한은,

망설임없이 그들에게 접근했다.


2명의 군인들이 주위의 눈치를 보며 담배를 꺼내는 순간,

한명의 목에 대검이 스치며 쓰러졌다.

나머지 군인이 그것을 보고 놀라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습격자의 몸놀림은 갠지스강과 함께 고요히 일렁였다.

방아쇠를 당기려던 군인의 총은 상대에게 뒤후리기를 맞아 순식간에 날아갔다.

저항하려는 경계병의 손은 대검에 베여 피투성이가 되고,

그 대검날은 어느새 심장에 박힌다.


군인은 습격자의 눈을 똑똑히 봤지만 무전할 힘조차 없어 그대로 쓰러졌다.

습격자는 피묻은 두건을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외교정보특임사령부 1팀장 사막의 매.

그는 유정무 외교정보특임사령관의 명령을 받아 비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인도의 대규모 반란군이 격추한 챔핀코 정찰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중이다.


사막의 매가 교신장치를 통해 속삭였다.


“특임 레오파드. 아이들 무사히 재웠는지?”


그의 귀에 꽂힌 감마선 수신장치에 답변이 들렸다.


「아이들 무사히 재우고 등대 확보. 특임 스파이더 조속히 알포인트에서 ‘눈깔’회수하도록」


작전지역중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경계병을 죽이고,

드론을 띄워 시야를 확보했다는 뜻이었다.

레오파드의 보고를 들은 스파이더가 대답했다.


「라져. 지금 현장에 도착했...」


[탕! 탕!]


통신을 통해 총소리를 들은 사막의 매가 움찔하며 놀랐다.

매는 다급해져 신속하게 낙하지점으로 이동하며 스파이더와 교신했다.


“스파이더! 스파이더! 지금 당장 상황을 보고하라. 무슨 일인가?”


하지만 스파이더는 더 대답하지 않았고 레오파드가 대신 대답했다.


「여기는 레오파드. 작전이 발각됐다.

등대에서 스파이더, 알라딘, 이자나기의 사망을 확인했다.

즉시 낙하지점으로 복귀하겠다!」


낙하지점으로 복귀한 사막의 매는 레오파드를 만났다.

그는 사막의 매를 보자마자 물었다.


“팀장님! 작전이 노출되지 않고선 알포인트에 저렇게 많은 적들이 대기할 리가 없습니다.

저들이 우리 계획을 어떻게 알았죠?”


“생각할 시간 없어. 당장 군장 매.

작전이 발각됐다면 추격당하는 건 시간 문제야.”


멀리서 군인들이 수색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비상시를 대비한 전술대로,

군장 안에 있는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갠지스 강에 뛰어들어 헤엄쳤다.


강가 곳곳에 만트라 독경소리가 울려퍼졌다.

방금 인도군을 죽였고 자신의 팀원이 죽었지만,

정작 매는 죄를 씻겨준다는 갠지스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

그 사실이 매의 괴로움을 더해,

영하 1도에 해당하는 수온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독경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도망자들의 의식처럼 희미해졌다.

호흡에 무리가 왔다.

건조한 데다가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 스노클 장비만으로,

산소를 충당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사막의 매는 잠망경을 꺼내 수면 위의 상황을 살펴본다.

수색대는 보이지 않았다.

레오파드에게 신호를 주어 함께 뭍으로 올라왔다.


신속하게 군장의 방수 커버를 풀고 GPS와 지도를 꺼냈다.

날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랜턴을 함부로 켰다간 적에게 발각될 수도 있었다.

군장의 방수커버로 지도를 덮은 채 랜턴을 켠다.

GPS가 나타낸 좌표를 지도와 비교해 현재 위치를 확인했다.


“쿤다 지방이야.”


위치확인이 끝나자 당분간은 적이 추격해오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도주 현장에서 반경 5km가 넘으면 수색하는 데만 하루가 걸린다.

그 이상으로 포위망의 반경을 넓히려면 수색에 투입할 인원과 시간은,

그것의 4배 이상이 필요하다.


매와 레오파드는 고형연료들을 꺼내 불을 밝혔다.

주위에 있는 마른 가지들을 모아놓고 젖은 잠수복을 벗어 태운 뒤,

여행객으로 위장하기 위한 옷을 군장에서 꺼냈다.


그들은 불을 쬐며 한숨 돌렸지만 누구도 섣불리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레오파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감시용 스크린으로 다 봤어요.

스파이더, 알라딘, 이자나기 모두 우리 정찰기 잔해가 있는 지역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우리가 도착할 걸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무장한 군인들이 포위하고...

총으로...”


레오파드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막의 매는 레오파드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짐작하는 바가 있었지만 이것을 그에게 이야기하면,

안 그래도 겁에 질린 레오파드의 혼란이 가중될 뿐이었다.

그저 자신의 짐작이 틀렸길 바라며 그를 재우는 수밖에 없었다.


불을 계속 피우면 수색대에 발각될 염려가 있어 차가운 밤공기를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야삽으로 사람이 들어갈만한 땅굴을 파서 침낭을 집어넣고 몸을 집어넣었다.


“레오파드 자나?”


사막의 매는 아무 대답 없는 레오파드가 잠든 것으로 간주했다.

그는 하얀 입김과 함께 몸을 슬그머니 땅굴에서 빼어 군장을 뒤적였다.

군사작전용 MDA(Military Digital Assistant의 약자로 주위의 모든 통신망을 자동으로 해킹해 화상 및 음성 통신 할 수 있는 1급 장비)를 꺼내 외진 곳으로 가서는 사령부로 연결했다.

화상통화가 거부되고 음성이 연결됐다. 유정무였다.

지금은 챔핀코 연합사령관이지만 당시에는 소장 계급의 외교정보특임사령관이었다.


「살아있었군.」


매는 그의 말에 자신들이 버려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작전이 성공했냐는 질문이 아닌 것은 둘째 치고 살아있었냐니.


그것은 살아있지 말아야 할 우리들이 그에게 통신해서,

참으로 난감하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울분을 표출할 수는 없었다.

군인, 그중에서도 외교정보 특수임무 소대는,

언제든 생명을 내놓을 준비가 될 사람들이었다.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아군 3명이 사망했습니다.

우리의 계획을 저들이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매. 작전은 취소됐어.」


작전이 취소됐다는 말에 매는 정신이 아찔했다.

그것은 그들이 버려졌으며 귀환에 대한 수단을 정부가 마련해주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어째서죠?”


「UN이 입장을 바꿨다. 반란군을 정부로 인정했어.」


추위에 떨던 매는 지푸라기조차 잡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하며 고개를 떨궜다.

UN이 우리의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영영 비공식 전투로 기록될 것이다.


“벵골만 쪽에 배나 헬기를 보내주십시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희들이 그쪽으로...”


「우리는!」


유정무가 매의 말을 잘랐다.


「우리는 이제 귀관의 팀에 어떤 지원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해주게.

그대들의 이름은 내가 기억하겠다.

나머지 정해진 계약은 가족들에게 충분히 이행된다는 점을 알고 있겠지?」


“사령관님.”


「뭔가?」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솔직히 대답해주십시오.”


「말해보게.」


“저희들이 실패해서 지원해줄 수 없는 것입니까,

아니면 UN이 입장을 바꿔서 저희들이 실패한 겁니까?”


「그것도 말해줄 수 없다는 것 또한 이해할 거라 믿는다.」


이것으로 매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무리 군인이라고 해도 마음속에 울분이 가득 차올랐다.


“이 개새끼야!”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고, 교신기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매는 호흡 한번 할때마다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나긋나긋하게 얘기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만나러 갈 거다.

살아서 여길 탈출할거고 네 앞에 서는 날이 올거야.

그 날 너는 나한테 말을 잘해야 할거야.

그때도 개소리를 늘어뜨리면 너를 죽일거니까.”


매가 교신을 끊고나서 레오파드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눈치챘다.

방금 흥분하며 지른 소리에 깬 것 같았다.

설명을 요구하는 레오파드의 눈빛에 아무것도 답해줄 수 없었다.

군인에게 가장 명예로운 것은 전쟁과 작전수행중 사망하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이 작전은 모든 것이 의뭉스러웠다.


작전에 대한 모든 전말을 알아야했다.

그래야 레오파드에게, 그리고 죽은 그의 동료들에게도 할말이 생겼다.


‘하지만 그러려면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다.’


지도를 펼쳐보고는 계획을 수정했다.

레오파드에게 지금 해줄 수 있는 말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였다.


“히말라야. 우리는 벵골만이 아니라 히말라야로 간다.

수색대는 우리가 파트나 항만에서 곧장 밀항을 통해 탈출할 거라고 생각할 거야.

북쪽으로 가야해. 벵골만으로 가면 100% 사살당한다.

하지만 히말라야로 가면 1%의 확률로 산다.”


“제가 팀장님 지휘에 한 번이라도 불만을 제기한 적 있습니까?”


“아무런 장비 없이 히말라야를 넘어 티벳으로 넘어가는 일이야. 할 수 있겠어?”


“이래저래 죽을 길이라면 사람에게 죽는 것보단 자연이 낫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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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99 벌꿀돼지
    작성일
    19.08.26 22:09
    No. 1

    워 히말라야를 넘어야해..
    그나저나 바라나시에서 해가 히말라야 뒤로 넘어가는걸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어
    구글링을 해본 결과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바라나시 위치가 일단 히말라야보다 남쪽이고 바라나시의 북위는 북회귀선보다 높으니..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주공자
    작성일
    19.08.26 22:16
    No. 2

    우앗! 이렇게 소중한 조사와 고증을... 최대한 속히 저도 재검토해보고 수정하겠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해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주공자
    작성일
    19.08.26 22:17
    No. 3

    우선 어설픈 설정으로 이런 수고를 감수하게 하시다니 죄송합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벌꿀돼지
    작성일
    19.08.26 22:19
    No. 4

    아니에요 정확한것도 아니고.. 인도 가본적도 없고 ㅠ
    제대로 구글링 한건지도 의문이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 MoiraS
    작성일
    19.08.27 03:11
    No. 5

    워..등장인물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올것 같은 느낌인데 일단은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개성있어서 혼돈은 없음!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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