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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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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26,859
추천수 :
901
글자수 :
357,029

작성
19.07.23 08:46
조회
962
추천
29
글자
5쪽

도피 4

DUMMY

귀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와 얼굴을 뒤덮은 리이노의 앞에 한 명의 여자가 선다.

의식의 끈을 힘껏 쥐고 있었던 리이노의 입에서 한숨처럼 말이 새나온다.


“회장님.”


감마는 한쪽 무릎을 꿇고 리이노의 눈을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마. 회사 최고 의료진들이 왔으니까. 널 이대로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거야.”


의사들이 리이노의 머리를 통째로 붕대로 감아 눈과 귀를 압박하고는,

바퀴가 달린 들것에 실어나른다.

감마는 의료진들에게 무슨일이 있어도 리이노를 살려내라고 주문하고 집무실로 올라왔다.


「챔핀코 사령관의 교신을 받으시겠습니까?」


“연결해.”


집무실에 울려퍼지는 기계음에게 감마가 대답하자,

발코니를 가로막는 유리창 전체가 사령관을 화면으로 띄웠다.


「회장의 수행비서가 방위정보국장을 방해했다고 하더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론리 져스틴을 반역자로 규정하고 제거하는 건 합의된 사안이었잖소!」


“이미 국장에게 보고받았다면 알겠지만 모든 것은 ‘그분’의 뜻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지시받은 대로 했을 뿐이고요.”


「론리 져스틴이 먼 훗날 챔핀코의 근간을 뒤흔드는 인물이 될 거라는 것.

그것을 알려준 것도 ‘그분’이고,

그를 직업탐색검사 때 배제시키라고 말한 것도 ‘그분’이요.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요!」


“저는 다른 지시를 받았을 뿐입니다.”


「그 지시가 도대체 뭡니까?」


감마는 입을 다물었다. ‘그분’은 사령관에게는 론리의 미래를 예언했을 뿐이다.

그리고 감마에게는 그런 사령관의 계획을 저지하고,

직업탐색검사를 이용해 론리를 구하라고 하셨다.


이 사실을 알면 사령관은 그분과 지속했던 관계를 끊고,

독자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마 본인도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분’의 의도가 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만약 감마를 그분의 통제 안에 두면서 사실 론리를 죽이려는 게 진짜 계획이라면,

그것은 감마에게 더욱 불리하다.


그분의 계획을 떠나 감마의 계획을 실현하는데 있어서도,

론리는 중요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각자 받은 구체적인 지시를 공유하지 않는 게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의 원칙이잖습니까.”


「이거야 원. 그건 알고 있지만 너무 특수한 상황 아닙니까?」


“그게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군요.

그쪽에서 론리를 데려갔으면 목적을 달성한 거 아닙니까?

제가 오히려 론리를 어떻게 할지 물어볼 상황인 것 같은데요.”


「회장이야말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국장 말로는 ‘그분’의 직속인 자가 나타나서 론리를 놔두라고 했답니다.

맥 져스틴이라는 이름이라고 했으니 론리의 아버지인 것 같긴 한데.」


감마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사령관과 감마를 뛰어넘어 그분이 직접 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니.

그런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언제나 사령관이 통솔하는 정부조직을 움직이거나,

밸류 컴퍼니를 움직여 질서와 균형을 잡은 분이었는데...


론리가 특별하게 태어난 존재라는 것은 감마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

동시에 그분도 론리의 일에 대해서는 직접 개입할 만큼 특별하게 생각하고 계신다.


‘론리를 이용한 내 계획과 그분의 의도가 충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겠군.’


한편 감마와 화상교신을 끝낸 사령관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원로의원을 추천한다는 론리의 직업탐색결과를 직접 받아봤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그분의 지시와는 다른 의미로 제거 대상임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타고난 능력이 인구표준분포의 0.0001% 이상에 위치하는 인물이 가끔씩 나온다.

그런 특출난 인재가 론리 져스틴이다.

사령관은 이런 인물들이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거나,

반역자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감마와 협의하여 그런 자의 데이터를 밸류 컴퍼니와 공유해 제거한 것이다.


‘보통은 그런 자들이 나타나도 그분은 언급도 없으셨어.

미리 제거될 놈들이니까 사회에도 별 의미가 없었겠지.

그런데 왜 론리 져스틴은 굳이 살려두라고 지시하신 걸까?

그것도 나를 빼고 감마 회장에게만.’


그 순간 무언가 섬뜩한 것을 느낀 사령관이 뒤를 돌아봤다.

누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란 사령관이 그대로 뒷걸음질 치다가 주저앉고 말았다.


덥수룩한 수염과 얼굴이 전부 새까매질 정도로 그을리고 지저분해진 사내.

다른 사람이라면 알아보기 힘들었겠지만 사령관은 분명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소장. 아니, 이제는 사령관이라고 불러야하나?”


“살아서 돌아왔군. 사막의 매.”


사막의 매는 성큼성큼 걸어와선 넘어진 사령관의 멱살을 끌어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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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벌꿀돼지
    작성일
    19.08.26 21:51
    No. 1

    평균과의 차이가 표준편차의 1.28배보다 큰 녀석인가
    협객 붉은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주공자
    작성일
    19.08.26 21:55
    No. 2

    엌ㅋㅋ 이과다... 진짜가나타났다 ㅋㅋㅋ
    통계에 대해 잘 아시는군요 ㅋㅋㅋㅋ
    사막의 매는 김진우, 론리와 함께 액션 3대장으로 꼽힐 예정입니닼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기르버
    작성일
    19.08.28 18:38
    No. 3

    근데 0.1%이면 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주공자
    작성일
    19.08.29 01:51
    No. 4

    엇 저도 챔핀코 연합의 인구를 16억명(식량으로 인한 시민혁명으로 많은 이들이 투쟁과 기아로 죽었다는 설정)으로 계산하니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와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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