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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연재수 :
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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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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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7,029

작성
19.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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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씨앗 - 2부 에필로그

DUMMY

2276년. 쿠데타에 따른 비상계엄령이 해지되고 시민들은 안정을 찾았다.

사령부에 입성한 위령은 신속히 광화문의 치안관들을 철수시켰다.

그들로 하여금 시위대에 대한 진압하려는 계획을 취소시킨 것이다.


물론 시위대는 여전히 사령부에 위협이었기에

전국에서 모인 치안관들은 임시로 사령부 외곽을 방어하고 있었다.


위령은 더 게이트의 대표 김대건과 학생들에게 협상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전국생방송을 통해 중계되었기에 누구도 그 뜻을 왜곡하지 못했다.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홍콩자치해정위원장 위령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관료들이 유정무 사령관의 실수를 방관할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유정무 사령관은 오늘부로 연합사령관의 직위에서 해제시켰음을 발표합니다.


아울러 저는 현재의 정부를 대변하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시민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우선 종교의 자유를 조건부로 즉시 허용하고,

스쿨 내 학생회 설치와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할 것을 전제로 시민대표와 협상하겠습니다.

1시간 뒤에 사령부 공식 홈페이지에 상세한 협상 초안을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입니다.


시민혁명 이후 챔핀코 정부는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시민 위에 정부가 있었던 이기적인 판단을 했다는 것도 압니다.

그 치부를 감추기 위해 많은 시민을 희생시켰다는 것 모두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몇몇 양심적 관료들은 단합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했습니다.

부디 우리를 지지해주시고 믿어주신다면

시민의 이익과 안녕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위령은 모든 것을 중립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긴급하고 중요한 순간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정계와 여론의 위령에 대한 평가였다.


그런데 사실 사람은 사람의 가치를 잘 판단하지 못한다.

특히 후임 관료가 전임 관료의 임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후임 관료는 전임 관료보다 못할 거라는 평을 받기 쉽다.


그러나 위령은 잘 해냈다.

시민들을 상대로 과감하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디벨로이드 생산을 포기시키려는 올리칸의 압력에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여론은 한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외세의 압력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협상을 고집할 것이라고.

그래서 굴욕적인 외교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역시 위령은 잘 대처했다.


그는 유정무보다 섬세하게 상대를 파악했고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올리칸의 거대한 압력을 상대로 더 빛날 것이다.


시민들은 모두 위령이 연합사령관에 선출되길 바라며 신년특집 뉴스를 보고 있었다.

이제 곧 원로원의 선거결과가 발표된다.


999명으로 이루어진 원로들은 절대 당파를 나눌 수 없었으며,

만남이나 대화조차 공개된 자리에서만 해야 했다.

(원로들은 실시간으로 감시당하고 공개되는 것이 시민특별법으로 정해져있다.)

그들은 철저히 개인 소신으로 선거와 투표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선거결과가 발표됩니다.

지금 결과가 제작진측에 전달됐습니다.

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올해의 연합사령관은...”


「치직. 치지지지직. 삐이이이익.」


그러나 고대하던 시민들은 다음 장면을 볼 수가 없었다.

전국의 모든 스크린의 수신상태가 이상해진 것이다.

그것은 건물의 대형 전광판도 예외가 아니었다.


화면은 모자이크된 듯 흑백으로 이루어진 점이 어지럽게 날아다니다가,

무지개색 조정화면으로 넘어간다.


길을 가던 시민들이 이상한 점을 느끼고 건물에 뜬 대형 스크린을 쳐다봤다.


곧이어 다시 화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뉴스는 아니었다.

아나운서 대신 금발에 푸른 눈의 청년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출근하던 황단혜 부장과 아무로 켄마 과장의 눈이 커진다.


“론리 져스틴 부장!”


론리 져스틴은 잠깐 카메라옆의 누군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열었다.

카메라 옆에서 누군가가 준비됐다는 수신호를 보낸 듯했다.


“안녕하십니까. 알바트로스의 수장.

론리 져스틴입니다.

갑작스러운 화면을 보고 놀라게 한 점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점을 이렇게라도 알려야 했습니다.”


길거리의 모든 시민, 아니 방송을 보고 있던 모든 이들이 얼어붙었다.


위령 연합사령관이 집무실에서 나와 급하게 비상상황실로 향했다.

노마 국장도 동시에 비상상황실에 도착했다.


“론리 져스틴이 도대체 누구죠?”


“주파수 발신지를 찾고 있습니다.

저 정도 화질이면 서울일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굿맨이 도착한다.


“이곳에 계시면 위험합니다.

론리 져스틴은 챔핀코에서 가장 위험한 1급 반역자입니다.”


굿맨은 얼이 빠진 표정의 위령을 모시고 대피용 방공호로 향했다.


안보실장 사막의 매가 도착한다.


“론리 져스틴!”


1년전 옥저와 함께 밸류 컴퍼니에 침투했던 그날.

그날 이후 론리 져스틴과 자신의 부하 튤라는 찾을수도 연락할수도 없었다.

두 사람이 고층에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부하들의 증언으로 죽었다고 추측했을 뿐.

하기사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한 높이였으니까.


매는 화면에 나온 론리를 보면서 반갑고 미안하고 두려웠다.

결과적으로 론리를 죽일뻔 했던 것은 자신의 배신 때문이었으니까.

동시에 그는 끈질기게 살아서 알바트로스의 수장이 됐다고 한다.


‘예언... 챔핀코를 파멸로 이끌 예언의 아이야!’


유정무가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살았던 파더의 예언.

매는 그것이 헛소리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슬슬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론리는 꾸준히 매의 목을, 아니 챔핀코 연합의 목을 졸라 왔던 것이다.


“저 정도 화질이면 서울 안에 있을 확률이 높아요.”


“안 그래도 서울 내에서 추적하고 있습니다.”


상황실에서 컴퓨터를 열심히 조작하던 해킹병 하나가 손을 든다.


“찾았습니다!”


론리는 어느새 시민들에게 충격적인 내용의 방송 연설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저는 증거를 바탕으로 한 사실에 기반해서 말했음을 맹세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정부의 협상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시민 여러분이 상하이 오셔서 더 자세한 진실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방송이 끝나고 카메라가 꺼진다.

김진우는 카메라맨에게 겨누었던 총을 거둔다.


“수고했어요.”


입구에서 지켜보던 빅 브라더가 양자교신기로 말한다.


“임무 완료했다. 철수한다. 모두 옥상으로 집결하라.”


CHBS방송국(챔핀코 유일의 관영방송) 곳곳에 침투해있던,

그리고 입구를 방어하던 수십의 병력들은 썰물 빠지듯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기동에 최적화된 거대형 스텔스 수송 헬기 두 대가 있었다.


론리 져스틴이 굳은 표정의 짐 휴머 기자에게 말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그런데 정말 더 자세한 얘기를 들려줄 수 있나?

나는 기자야. 믿지 못하겠지만 기자란 진실을 밝히는 직업이고.”


론리 져스틴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계속 나를 찾는 이상 저도 당신을 찾을 겁니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이니까요.”


론리는 수송헬기에 모든 인원이 탑승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올랐다.

보조 파일럿이 완료됐다는 신호를 파일럿에게 보낸다.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하며 반란의 씨앗이 싹트는 소리가 투투투투하며 들린다.

헬기 한 대가 먼저 날아오른다.

나머지 헬기도 뒤따라 날아오른다.


“스텔스 기능 온.”


“스텔스 기능 온!”


파일럿의 명령을 복창하며 보조 파일럿이 스위치를 누른다.


“자동항법장치 온.”


“자동항법장치 온!”


두 대의 헬기가 순식간에 서울을 벗어나 상하이로 향한다.


론리는 하늘에서 뒤늦게 치안기동대와 방위정보국 요원이 개미떼처럼 방송국으로 몰려드는 것을 관측하다가,

작전을 성공시켰다는 안도감에 눈을 붙인다.

NC시스템에 대한 앞으로의 통쾌한 반격을 기대하며.

또 이 방송으로 판도라가 자신을 찾아주길 기대하며.


※ ※ ※


황단혜는 스크린에서 한참 눈을 뜨지 못했다.

아무로 켄마가 그에게 손목시계를 톡톡 건드리며 보여줬다.

출근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제스쳐였다.


하지만 황단혜는 다시 지하철을 향해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무로 켄마는 그가 어디를 가려는지 알았다.

언제나 단혜의 비위를 맞춰주던 아무로였다.

그러나 이번엔 단호하게 황단혜의 팔목을 잡았다.


“우리 결혼은요? 나를 사랑하긴 해요?”


“론리는 나에게 처음으로 진실을 말해준 사람이야.”


황단혜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대신 아무로 켄마의 눈을 마주친 채 차분히 이유를 말해줬다.


황단혜가 막 신입사원 티를 벗은 때 뉴스에서 론리를 본 적이 있었다.

그는 직업탐색검사를 거부하고 탈주한 수배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배는 금방 해제됐으니까.


그러나 황단혜는 그를 기억했다.

언제나 그레이 네임카드를 안고 직장생활을 견뎠던 그에게,

어린 론리 져스틴의 용기는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한번은 그 사실을 떠올리며 론리 부장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17살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도망치셨을 거예요?”


론리는 단혜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러나 여느 때처럼 금새 평정을 되찾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


“고생했을 것 같은데.”


짧은 말을 통해 전해진 황과장의 위로에 론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먹고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까.”


론리는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이었지만 그것은 단혜를 찔렀다.

그리고 아무로 켄마의 고집을 부러뜨렸다.


단혜가 켄마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 가봐야 돼. 먹고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뭔지.

세상의 진실이 뭔지 물어봐야 해.”


“그럼 같이 가요.”


단혜는 아무로 켄마에게 왜냐고 묻지 않았다.

물어봤자 무슨 말을 할지 뻔히 아니까.


그렇게 그날 팍스 사 챔핀코 지부에는 두 명의 사직서가 올라왔다.

그리고 밸류 컴퍼니에도 한 명의 사직서가 올라왔다.

그것은 옥저의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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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0 Brass
    작성일
    19.12.15 12:17
    No. 1

    추천글보고 읽으러 왔다가 몰입감에 밤을 새버렸네요... 너무 재미있네요! 작가님 건강하셔서 앞으로 이야기 잘 써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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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그래도 역사는 돈다 4 19.11.15 22 1 11쪽
95 그래도 역사는 돈다 3 19.11.14 23 1 7쪽
94 그래도 역사는 돈다 2 19.11.13 28 1 7쪽
93 그래도 역사는 돈다 1 19.11.12 27 1 7쪽
92 눈물 3 19.11.11 29 1 9쪽
91 눈물 2 19.11.10 25 1 7쪽
90 눈물 1 19.11.09 38 1 10쪽
89 야만의 협상 4 19.11.07 29 2 7쪽
88 야만의 협상 3 19.11.06 31 1 14쪽
87 야만의 협상 2 19.11.05 25 1 8쪽
86 야만의 협상 1 19.11.04 24 1 12쪽
85 골고다 프로젝트 5 19.11.04 26 2 10쪽
84 골고다 프로젝트 4 19.11.01 32 1 7쪽
83 골고다 프로젝트 3 19.10.31 48 1 10쪽
82 골고다 프로젝트 2 19.10.30 27 1 11쪽
81 골고다 프로젝트 1 19.10.29 28 1 10쪽
80 진실의 늪 4 19.10.28 46 2 6쪽
79 진실의 늪 3 19.10.27 33 2 10쪽
78 진실의 늪 2 19.10.26 26 1 9쪽
77 진실의 늪 1 19.10.25 38 2 8쪽
76 적과의 동침 6 19.10.24 36 1 8쪽
75 적과의 동침 5 19.10.24 28 1 8쪽
74 적과의 동침 4 19.10.22 27 1 11쪽
73 적과의 동침 3 19.10.22 59 1 8쪽
72 적과의 동침 2 19.10.21 27 1 11쪽
71 적과의 동침 1 19.10.19 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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