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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님의 서재입니다.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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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자
작품등록일 :
2019.07.17 01:42
최근연재일 :
2019.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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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7,029

작성
19.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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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골고다 프로젝트 4

DUMMY

자꾸 안된다고 되풀이하는 감마에게 설리반이 말했다.

화도 내지 않았고 큰 소리도 없었지만 또박또박 강조하면서 말이다.


“감마 회장님. 저는 이 일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에요.

지금 이 일을 내 입맛대로 끌어당기겠다는 게 아니라 머리를 쥐어 짜가며,

당신이 잘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해보고 있는 거라고요.”


“진정하세요. 그렇게 화를 내실 필요는 없잖아요.

사실 인디미션에만 한정한다면 4700금화를 팔아도 문제 없을거에요.

인디미션 입장에서 그 가격에 디벨로이드를 살 수 있다면

우리는 그쪽에 독점 공급이 가능해질 테니까요.


생산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생산단가는 낮아지고 BEP에 맞춰질 수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제값에 파는 것보다야 이익이 떨어지니까 경영자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던 거에요.”


“설명 감사합니다. 어쨌든 된다는 거군요.”


너무 쉽게 말하는 설리반에게,

감마가 끓는 속을 표출하려고 입을 움직이는 순간 문이 열린다.


“사령관님이 여기 계신다기에...”


량허동물보호특수지구장 로우머였다.


량허동물보호특수지구란 전 세계의 길거리 야생동물이나 희귀종 등을 보호하는 구역이다. 량허현 4분의 1을 통째로 할애한 대규모 특수지구로 챔핀코에서 운영하지만 비자없이 누구나 왕래가능한 국제구역이다.

동물은 작게는 고양이에서 크게는 말레이호랑이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


챔핀코는 왜 갑자기 이런 특수지구를 만들게 되었을까.

그것은 씨드 사로부터 안정적으로 종자를 공급받기 위해서였다.

얼핏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동물보호특수지구를 만드는 것과 종자회사에게 종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무슨 관계란 말인가. 원래 외교와 정치란 복잡한 것.



챔핀코는 동물보호특수지구를 건설하는 과정과 그것에 대한 운영 전반을 WAP라는 단체, 세계동물보호협회에 맡겼다.


WAP는 사실 씨드 사가 몰래 조종하는 단체로,

동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육류생산을 위한 목장의 생산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예를 들어 사육되는 소의 권리를 주장하며 소에게 고급 사료를 먹이고,

소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면적을 많이 주어야만,

목장을 운영 할 수 있게 허가하도록 법을 바꾸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목장주를 죽이거나 폭파하는 테러도 감행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육류의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거기에 발맞춰 씨드사가 종자가격을 올리면서 농작물 가격이 폭등해도,

육류는 비싸진 농작물의 대체제가 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WAP를 씨드사가 운영하는 데는 몰래 꽂아줘야 하는 검은 돈이 많이 필요한데,

챔핀코가 이것을 해결해준 셈이다.


량허동물보호특수지구는 규모가 큰 만큼 시설건설과 운영의 과정, 그리고 정부의 지원금에 따른 이익도 엄청난 사업이다.


그런 사업의 모든 권한을 WAP에게 위탁했으니 명분 좋게 씨드사의 골치아픈 부분을 덜어주는 셈이다. 이 모든 발상은 유정무의 수완이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량허동물보호특수지구장인 로우머는 지금 오는 인디미션 대통령과 씨드 사의 회장에게 역으로 방패막이를 시킬 수 있는 좋은 카드인 셈이다.


설리반이 다짜고짜 로우머 앞에 선다.


“지금 대강당에는 수 백권에 해당하는 량허특수지구의 회계장부가 있어요.

상황을 이해하셨어요?”


“무...뭐라고요?”


설리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로우머가 미간을 찌푸리며 설명을 요구한다.

하지만 설리반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은 채 머리를 쓰라는 눈빛을 보낸다.


“지금 설마 감사를 하고 있다는 건가요?

사령관님 이 여자는 누굽니까?”


설리반은 로우머를 놔주지 않는다.


“유정무 사령관님께는 싫어도 있다가 동석해야 하니까 내 눈 똑바로 봐요.

건설 일감 몰아주고 리베이트 받기. 그 과정에서 나온 부실공사 눈감아주기.

전 세계 후원금 유용 및 비자금 횡령. 위탁운영자 임금 체불 및 유용 및 횡령.

생태보존전문가 엉터리 고용 및 횡령. 동물사육사 진급 및 고용에 관한 인사비리.

대충 이 정도가 나왔어요. 1시간 만에.

그런데 어쩌죠. 이거 아직 장부의 절반도 채 안본거에요.”


“젠장. 저 오늘 감옥가는 거에요?

뉴스에도 나오고 짤리고 그래요?”


울상이 된 로우머를 보면서 설리반이 흡족한 미소를 짓고 어깨를 두드린다.


“그건 오늘 그쪽이랑 콘티넨탈이 어떻게 할지에 달려있어요.

그러니까 감옥가고 뉴스에 나오고 짤리기 싫으면,

유정무 사령관의 편을 최대한 들어주라고요.”


무슨 행동을 하는지, 무슨말을 하는지, 무엇을 의도하는지도 알기 힘들게 정신없이 움직인 설리반이 유정무를 부른다.


“사령관님. 이제 체스판은 세팅이 끝났어요.

모든 건 사령관님이 하셔야 하는 겁니다.

원체 협잡 고단수니까 길게 설명 안 드릴게요.


인디미션의 대통령과 씨드사의 회장은 올리칸의 압박을 받아 여기 올 수 밖에 없는 처지였을 거에요.

씨드사를 바탕으로 강성한 농경국가연합으로 성장한 인디미션에게 필요한 건,

농업에 투입할 디벨로이드의 노동력이니까요.


팍스 사가 디벨로이드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두려워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우리는 일단 세계동물보호협회의 일로 역압박을 넣는겁니다.

그럼 씨드사는 세게 나오지 못하고 한발 물러설 겁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디벨로이드를 팍스 사보다 싼 값에 공급하겠다고 제안하세요.”


유정무는 분명 설리반이 자신을 욕한 것 같았는데 자연스럽게 넘어가 지적할 수 없었다.

이런 시국에 그걸 굳이 지적하면 쫌팽이처럼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유정무의 머릿속에 협상테이블의 시뮬레이션이 드라마처럼 재생된다.


그때 성유나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탄트라 반나 대통령. 그리고 콘티넨탈 로드 회장. 도착했습니다.”


유정무가 시계를 본다. 오후 6시.

공식적인 정상회담이나 방문이라면 유정무가 공항에서 의례를 갖추었겠지만,

이것은 비공식 방문이었다.

외교부장관이 대리로 의전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저녁은 어떻게 하겠다고 하죠?”


“저녁은 따로 서울을 관광하며 드시겠답니다.”


“잘됐군. 저녁 9시에 연회를 잡아요.

식사보단 술이 대화가 잘 통할 테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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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그래도 역사는 돈다 1 19.11.12 27 1 7쪽
92 눈물 3 19.11.11 29 1 9쪽
91 눈물 2 19.11.10 26 1 7쪽
90 눈물 1 19.11.09 38 1 10쪽
89 야만의 협상 4 19.11.07 30 2 7쪽
88 야만의 협상 3 19.11.06 31 1 14쪽
87 야만의 협상 2 19.11.05 25 1 8쪽
86 야만의 협상 1 19.11.04 24 1 12쪽
85 골고다 프로젝트 5 19.11.04 26 2 10쪽
» 골고다 프로젝트 4 19.11.01 35 1 7쪽
83 골고다 프로젝트 3 19.10.31 48 1 10쪽
82 골고다 프로젝트 2 19.10.30 27 1 11쪽
81 골고다 프로젝트 1 19.10.29 28 1 10쪽
80 진실의 늪 4 19.10.28 46 2 6쪽
79 진실의 늪 3 19.10.27 34 2 10쪽
78 진실의 늪 2 19.10.26 26 1 9쪽
77 진실의 늪 1 19.10.25 38 2 8쪽
76 적과의 동침 6 19.10.24 37 1 8쪽
75 적과의 동침 5 19.10.24 28 1 8쪽
74 적과의 동침 4 19.10.22 27 1 11쪽
73 적과의 동침 3 19.10.22 61 1 8쪽
72 적과의 동침 2 19.10.21 27 1 11쪽
71 적과의 동침 1 19.10.19 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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