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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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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루스
작품등록일 :
2024.04.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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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1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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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외계에서 비롯된 재능 - 1

이 글에 등장하는 지명, 인명, 사명 등은 현실과 관련이 없는 픽션임을 밝힙니다.




DUMMY

디에고 마라도나가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조국에 두번째 월드컵 우승컵을 선물하고, 톰 크루즈의 영화 <탑건>이 항공영화사상 공전절후의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1986년의 여름이었다.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 그리니(Grini)의 거리 중심에는 과거 이들의 조상 바이킹들이 지었을거라 추정되는 돌벽들과 그 돌벽에 그려진 삽화들이 유명한 볼거리다.

그래서 노르웨이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았고 덕분에 그리니 시에 사는 사람들은 외지인에 대해서 조금은 개방적이었다.

얼마나 개방적이냐면 처음 보는 사람이 기웃거리고 있으면 어깨동무를 하며 돈 얼마있냐, 뒤져서 나오면 고된 일을 겪을거다.... 라고 말할 정도?

이 정도면 다른 유럽의 도시들에 비해서 나은 편이긴 했다. 적어도 아무도 모르게 쓱삭하거나 흉기는 휘두르지 않으니까.


그리니의 거리 외곽 쪽에는 쇠르주 보육원이 있었다.

1970년에 세워진 이 보육원은 시민들의 후원금을 받아 주 정부가 운영하며 현재 45명의 크고 작은 아이들을 품고 있다.

쇠르주 보육원은 만 6세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가기 전에 배우는 프리스쿨(Kindergarden) 과정을 겸임하고 있다.

보육원의 아이들이 이 과정을 수료하고 8살이 되면 옆 블록에 있는 초등학교에 단체로 진학하여 학업을 이어나간다.


쇠르주 보육원의 최고 권력자인 스노레 수녀은 인자하고 정이 많으며 헌신적인 사람이지만 엄할 때는 엄하다.

그녀는 아이들의 통제와 교육을 위해 몇 가지 보육원 수칙들을 정해두었다.


첫째, 절대 보육원생들끼리 욕을 하거나 싸우지 말 것.

둘째, 시간 약속을 지키고 거짓말을 하지 말 것.

셋째, 밤 9시 전에는 방에 들어가 잠을 잘 것.


가끔 스노레 수녀가 정한 규칙에 도전하는 아이들이 나오곤 했다.

그녀의 권위를 무시하고자 그러는게 아니라, 또래 아이들이 흔히들 갖는 모험심이 이런 규칙을 넘어야 할 산, 도전하고 싶은 목표로 여겼기 때문이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지독한 말썽꾸러기들! 지금 10시가 넘었는데! 수녀님이 뭐라고 했지!?"


"와아아악!"


"헉! 잘못했어요!"


"이미 늦었다. 내일 반성문 다섯 장씩은 쓸 줄 알아라!"


80kg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수녀님의 너른 품은 혈기왕성한 남자아이들이라도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이었다.

웃음 섞인 비명을 지르며 붙잡혀가는 남자아이들은 내일 꼼짝없이 생각의 방에서 반성문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꽥꽥거리는 아이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한 그림자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한 남자아이가 튀어나왔다.

노아, 그 소년의 이름은 노아였다.

쇠르주 보육원에서 노아의 별명은 다람쥐였다. 잽싸고 날쌔고 은신에 능하다.


'헤헤헤, 고마워 형들. 덕분에 이번에도 안 들킬 수 있겠네.'


노아는 미소지으며 은밀하게 자리를 빠져나왔다.

장난끼라면 보육원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6살짜리 소년, 노아는 '야밤'에 '일탈'이라는 유혹에 몸을 맡긴 채 신나게 마당으로, 후문으로 내달렸다.

노아가 달려간 곳은 보육원 뒤쪽에 있는 작은 뒷동산.

이곳은 낮에는 아이들의 놀이터였지만 밤이 되면 노아의 아지트가 된다.

환하게 떠오른 달이 노아의 등산을 반겨준다. 어느덧 뒷동산의 정상에 오른 노아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노르웨이의 하늘은 높다. 그리고 밤하늘은 더더욱 높고 아득하다.

하늘에 가득 박혀있는 별들은 뒷동산 아래를 별천지로 만들어주었다.

온 우주가 담겨있는 듯한 이 풍경을 노아는 사랑하고 있다. 수녀님들한테 걸리면 한참동안 벌을 서고 반성문을 써야했지만 그걸 감수할 정도로.

노아는 밤에만 볼 수 있는 보육원 뒷동산의 장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큰형부터 막내동생들까지 시큰둥했지.


'이 멋진 광경의 가치를 모르는 바보들!'


그래도 다른 남자애들이 말썽을 피운 덕분에 오늘은 계획에 성공할 수 있었다.

노아는 깍지 낀 손으로 뒷머리를 받친 채 몸을 뉘였다.

환경에 집중하자 지잉- 지잉- 우는 풀벌레 소리들이 더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다.

반짝반짝 빛나는 저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 같은 환상이 든다.

오늘따라 별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것처럼.... 어?


별들 중 하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순식간에 달만큼 커지.... 아니, 가까워진 별을 보며 노아는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정확히 노아가 있는 방향으로 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움직이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콰앙-!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난리가 났어야 할 쇠르주 보육원의 뒷동산은 여전히 적막했다.

지름이 약 6m 가량되는 완전한 형태의 구체가 노아가 있던 자리에 멈춰있을 뿐.

자그마한 틈도 없어 보이는 구체에서 실금이 쭈욱 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포물선 모양의 빗금과 함께 문이 열렸고....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괴이한 생명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중앙시스템역외통제실에게 알립니다. 알리##캠프항성 제 782의 굴덴템페스터호, 관리차원층계에도 속하지 않은 외곽의 차원, 권외의 행성에 긴급사태를 이유로 불시착했음을 보고합니다. 이상 제 782의 굴덴템페스터호 부기장.]


[보고완료. 그보다 방금 행체에 무언가의 충격이 있었다. 제 12계의 566층위를 지나치면서 맞닥뜨린 플라즈마 자기장과 강착 원반(블랙홀)에 의해 행체 중심시스템의 인공지능과 자가능력에 이상이 생겼는데, 본관의 소견으론 이 문제가 촉발되어 행체의 제어 시스템에 손상이 발생한 것 같다.]


[저차원 권역에 대한 무리한 주행과 항속유지 조항 때문이겠죠! 행체의 불완전성과 우주모체의 결함을 언제나 블랙홀과 자기장탓으로 돌리려는 항공우주기업들의 상술, 프레임이니까요! 학기차원층위의 규소인공지능만도 못한 더러운 놈들!]


지구의 어떤 탄소기반 생명체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동떨어져 있는 그들의 외관, 그리고 현대 과학이론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구체의 움직임.

만약 인간들이 이걸 목격했다면 공포감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것이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모습은 지구의 어떤 측정, 촬영 장치로도 잡아낼 수 없었다.

극초미세 전자기장을 360도 균질하게 발산, 인근 수십m를 완전한 전자진공 상태로 만들어, 하부 위계의 어떠한 과학기술 장치로도 감지할 수 없도록 상시 보호자기장을 두르고 있었기 때문.

여기에 중앙시스템을 주관하는 섹터(Sector)에서 개발한 자유중력조절 장치로 인해 시공간의 극단적인 왜곡이 더해진 결과, 이들과 같은 파장의 생물체를 제외한 지구의 어떤 생명체도 이들의 존재를 오감으로 느낄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 불량기업 때문에 적잖은 배설물을 우리가 치워야할 것 같은데 말이야.]


[아, 또 무슨 일 있습니까?]


[행체 하단부의 이걸 먼저 보겠나? 우리가 써야 할 사외차원관리관측보고서에 더해 매우 두껍고 상세한 시말서와 감식보고서를 추가로 써서 전송해야 할 것 같구만.]


[오, 이런! @#@!#$@$$$!!!]


그들의 시선은 온몸이 찢겨진 채로, 구체 아래에 깔려 있는 노아에게 향해 있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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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별이 되다 - 6 +17 24.05.11 4,236 127 11쪽
24 별이 되다 - 5 +10 24.05.08 4,299 136 12쪽
23 별이 되다 - 4 +10 24.05.08 4,125 125 9쪽
22 별이 되다 - 3 +7 24.05.06 4,363 139 9쪽
21 별이 되다 - 2 +12 24.05.06 4,504 126 10쪽
20 별이 되다 - 1 +12 24.05.03 4,654 130 10쪽
19 할리우드 천재 소년 - 10 +11 24.05.02 4,594 130 10쪽
18 할리우드 천재 소년 - 9 +18 24.05.01 4,581 120 11쪽
17 할리우드 천재 소년 - 8 +8 24.04.30 4,710 124 10쪽
16 할리우드 천재 소년 - 7 +15 24.04.29 4,710 118 10쪽
15 할리우드 천재 소년 - 6 +12 24.04.27 4,772 123 10쪽
14 할리우드 천재 소년 - 5 +5 24.04.26 4,785 118 10쪽
13 할리우드 천재 소년 - 4 +4 24.04.25 4,833 123 12쪽
12 할리우드 천재 소년 - 4 +7 24.04.25 4,870 120 8쪽
11 할리우드 천재 소년 - 3 +6 24.04.24 5,068 123 9쪽
10 할리우드 천재 소년 - 2 +10 24.04.23 5,140 112 10쪽
9 할리우드 천재 소년 - 1 +5 24.04.23 5,412 125 10쪽
8 껍질을 깨고 - 6 +9 24.04.22 5,660 120 12쪽
7 껍질을 깨고 - 5 +7 24.04.20 6,019 125 10쪽
6 껍질을 깨고 - 4 +6 24.04.20 6,485 125 18쪽
5 껍질을 깨고 - 3 +3 24.04.19 6,609 121 7쪽
4 껍질을 깨고 - 2 +5 24.04.19 6,951 1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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