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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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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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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껍질을 깨고 - 6

이 글에 등장하는 지명, 인명, 사명 등은 현실과 관련이 없는 픽션임을 밝힙니다.




DUMMY

워너브라더스의 배급이 승인된 직후 나 홀로 집에의 주인공, '케빈 맥칼리스터'의 오디션 열풍이 할리우드 아역들 사이에서 선풍처럼 불었다.

제작비 1,000만 달러짜리 가족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 이는 어떻게 보면 할리우드의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와도 같은 말일 지도 몰랐다.

물론 이 영화는 연이어 흥행에 실패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흥행 능성은 낮게 점쳐졌지만..... 그럼에도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한 낙타들의 돌진은 계속되었다.

기성배우들과의 밀고 당기는 출연료, 촬영기간 협상과 오디션 개최준비, 촬영부지 선정을 위한 주정부의 인허가 문제 등을 총망라하며 지쳐있던 폴은 어느 날 그런 피로를 환기할만한 재밌는 소식이 담긴 소포를 받았다.


"크리스! 이것 좀 보라고! 잘만 하면 아주 재밌는 이야기 거리가 만들어지겠어."


마찬가지로 촬영 일정 조율과 스태프 구성 등으로 머리털 빠지게 바쁘던 크리스 감독은 폴이 건네준 소포를 읽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양부모가 '케빈 맥칼리스터' 역에 대한 오디션을 입양아들 명의로 신청했는데.... 아동학대 및 갈취 혐의로 그 입양아들이 파양되고 본인들은 구속기소되었다? 허허! 역시 현실이 영화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하구만."


"이 스토리를 보고도 느끼는 게 없나, 크리스? 확 끌리잖아! 부모에게 의도치 않게 버림받은 '케빈 맥칼리스터'와 양부모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노아 프레데릭센이라는 소년이!"


폴은 감이 왔다는 듯 두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크리스는 턱수염을 매만질 뿐이었다.


"근데 이 소년.... 너무 잘생기지 않았나? 게다가 연기 경력도 전무하고."


사진으로만 봐도 인형처럼 예쁜 소년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보통 이런 아역은 어디서나 사랑받기 마련이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 배역에는 어울리지 않는 외모다.

케빈 맥칼리스터는 또래 나이의 장난기, 잔망스러움을 극대화시킨 개구장이 캐릭터. 노아 프레데릭센이라는 소년의 이미지는 너무 얌전한 미소년이었다.

또 여기 써있는 노아의 경력은 그저 아동복 모델이 전부. 연극이나 TV, 영화 같은 연기에 대한 커리어는 전혀 없었다.

아무리 연기력이 그다지 중요치 않은 아역이라 해도, 명색이 원톱 주인공인데 발연기를 하는 배우를 쓸 수는 없다.


"그거야 오디션에서 확인을 하면 될 일이지. 혹시 아나? 그 사이에 나름의 연기 커리어를 쌓았을수도?"


반면 폴은 외모에서 높은 가산점을 주었다.

일단 주인공이 잘생기고 예쁘면 캐스팅의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괜히 영화사에서 '설정상' 평범한 주인공이라도 그걸 연기하는 배우는 미남, 미녀로 도배하는게 아니다.

게다가 이 불운하고 가여운 사연까지.... 그야말로 할리우드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최적의 재료가 아닌가?

이 영화의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릴 생각이 없는 폴은 노아라는 소년이 매우 끌렸다.


그렇게 오디션 참석 통지에 대한 안내문을 소포를 보내려는 도중, 노아가 다른 가정에 입양되었고 보육원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아역배우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오디션 자체를 응하지 않을 수도.

크리스 감독은 그냥 포기하자고 했지만 이미 노아에게 꽂혔던 캐스팅디렉터 폴은 생각이 달랐다.


"노르웨이에 직접 가야겠어! 내가 한번 이 소년과 새 부모들을 설득해보지."


===


유소년총괄센터장 요르겐 라르손과 단장 어거스트 애클란드 제외하면 노아 프레데릭센이라는 유소년에게 오드 BK의 프런트는 시큰둥한 편이었다.

유스에서 두각을 드러내느 것은 인정. 하지만 유소년 무대와 성인 무대는 차원이 다르다.

연령별 대회에서 날아다니던 선수가 프로팀에 가서 죽을 쑤는 경우는 아주 수두룩빽빽.

하물며 노아는 연령별 대회 출전 연령도 아닌, 이제 겨우 9살짜리 아닌가? 그 불확실성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르겐 라르손이 조르고 졸라서 얻어낸 프로젝트 팀의 코치들은 노아를 지도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깨닫고 만다.

압도적인 재능, 천재적인 재능이라는 것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쟤는 또 특별취급이야?"


"...쳇!"


다른 유소년들의 질투를 한몸에 받고 있는 노아는 오늘도 라르손이 붙여준 코치들에게 둘러싸여 추가훈련을 받고 있었다.


"...회복속도가 점점 빨라지는군. 폼을 보면 확실히 운동을 제대로 해보지 않은 몸이야. 그런데도...."


"심폐지구력의 향상속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한계가 없는 것처럼 계속 성장 중입니다."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나동그라져있는 노아를 보며 코치들은 경악스러운 감정을 애써 감추며 수근거리는 중이었다.

노아는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던 시점에서도 이미 운동능력에서 다른 유소년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당연히 코치들은 노아가 거짓말을 했고, 과거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웠다고 생각했다. 이게 상식적이니까.

그러나 지금 보여주고 있는 노아의 신체능력 상승세는 노아의 말이 진실이라는 가장 확실한 반증이었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면서 짧은 기간 신체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을 노아는 겪고 있었다.


'유연성과 균형감각, 근력, 반응속도와 민첩성까지. 이게 이렇게 한번에 증가할 수가 있나...?'


‘정신적인 역치의 한계도 저 나이대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야.’


마치 축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육체가 아니고서야.......

노아는 지금 유소년팀의 연구대상이었다.


=


유소년 시범경기 시작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아이들에게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기대한다고! 백 넘버 27!"


27은 노아의 백넘버였다. 그의 생일인 2월 7일을 본따서 27번을 등 뒤에 새겨넣었다.


"쟤가 그렇게 잘한다고?"


"그럼! 원래 우리 아들 경기 보려고 왔었는데 쟤만 눈에 확 띄더라고. 아들놈은 축구 금방 관둬서 여기 없는데 이젠 쟤 경기 보려고 온다니까."


"요즘 1군 경기들은 보면 속 터져 미칠 거 같은데 27번이 나오는 유소년 경기를 보면서 위안을 삼지...."


노아는 벌써 이 동네의 명물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경기장 안의 분위기는 유소년들의 시범경기답지 않게 뜨거웠다.


"자, 얘들아. 오늘만큼은 반드시 저 건방진 꼬맹이에게 복수를 해줘야해! 지난주에 아주 뼈까지 발라먹혔는데 또 당할 수 없잖아?"


"오늘 우리 엄마, 아빠가 와 있다고.... 엄마, 아빠 앞에서 알까기 당하면 창피해 죽을 거야.....!"


“경합이라고 우기면 되니까 드리블로 빠져나가려고 하면 반칙을 해서라도 막자고!”


노아 상대팀의 팀원들은 주축인 후고, 대니얼, 믹킬을 중심으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결의했다.

타도! 노아 프레데릭센!

안그래도 3살이나 어린 노아가 팀에 들어오자마자 코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도 어린 마음에 열 받고 질투 나는 일.

연습 경기를 할 때마다 노아에게 농락당하지 않은 팀원들이 없었다. 복수를 위해서 누구보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이들은 똘똘 뭉쳤다.


삐이익-!


경기가 시작되었다.

유소년 그것도 12살 이하의 유소년들끼리의 경기라서 경기장도, 골대도 작다.

하지만 아직 덜 자란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컸다. 그만큼 공간도 많이 나왔다.


툭!


노아와 같은 팀 유소년 살먼이 스로인한 공을 노아에게 보냈다. 노아는 그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하여 발아래에 정착시켰다.


"지금!"


기다리고 있던 후고, 대니얼, 믹킬 삼인방이 삼면에서 덤벼들었다.

그냥 맞부딪히면 저 덩치 사이에 끼어서 몸에 멍이 들고 공도 뺏길 수밖에 없다.

망신당하기 딱 좋은 상황, 노아는 그저 공을 공중으로 띄웠다.


"어! 어?"


"뭐, 뭐야!?"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공에 그들이 혼란스러워할 때, 공의 궤적을 알고 있던 노아는 그 자리로 달려가 가뿐히 공을 받아냈다.

그리고 골문을 향해 뻥!


철렁!


"utmerket bevegelse(나이스 플레이)!"


"역시 노아야!"


골대까지의 거리가 상당했는데 한방에 구석까지 꽂아넣는데 성공.

팀원들과 가볍게 손뼉을 마주치고는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노아였다.

관중들은 휘파람을 불면서 27번 노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익!"


"아악! 저거에 또 당했어!"


분개하는 호구... 아니 후고 3인방이었지만 더 분개할 일들이 한참 남아있었다.

선제골을 넣은 노아는 직접 돌파나 슛보다는 살짝 쳐진 위치에서 패스에 주력했다.

제 1의 견제대상인 노아에게 모든 견제와 압박이 집중되자 상대적으로 반대편 측면이 비었다.

같은 팀 유소년 조나단이 다다다 뛰어가자 인사이드 패스로 공을 보내는 노아.

조나단이 그 공을 잡고 다시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을 파고드는 댐버가 슛을 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노아의 플레이를 후고 3인방은 막을 수 없었다.

노아가 패스를 하고자 마음먹었으면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경로로 패스가 나갔고, 드리블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하면 그 드리블을 막을 수 없었다.

다른 애들은 ‘역시 쟤한테는 안돼....’ 하면서 순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후고 3인방은 아주 악착같이 따라붙고 패배를 계속했다.


"저 아이들 아주 열심히 뛰네."


"넛메그(알까기)까지.... 아이고, 안쓰러워라."


"그런데 접수(?)가 좋아서 그런지 참 재밌네요. 하하!"


마지막으로 양발드리블로 후고를 넉다운 시킨 노아는 가볍게 웃으면서 전진, 슈팅을 날려 골을 넣음으로써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스코어 차이는 따지는게 의미가 없을 정도.

후고 3인방은 엉덩방아를 찧은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27번 최고다!"


"얼른 무럭무럭 크라고! 커서 우리나라 유로 우승 좀 시켜줘!"


하하하하!


얼마 없는 관중들이었지만 노아의 플레이에 감탄하고 박수를 보내준 사람들이었다.

노아는 그들을 향해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들면서 보답을 해주었다.


=


"끌끌... 적수가 없군, 적수가 없어."


노아의 경기를 비디오로 남기며 중얼거리는 요르겐 라르손. 오늘도 노아의 팀이 이겼다. 거뜬하게.

사실 이 시범경기는 노아 한 사람만을 위해서 짜여진 각본이다.

라르손은 경기 시작 전에 노아를 만나 일부러 그의 플레이를 제한했다.

드리블 돌파와 슈팅을 최대한 아끼고 대신에 패스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가라고.

노아는 라르손의 주문대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경기를 보여주며 팀의 압승을 이끌었다.


라르손의 이런 시도는 노아의 특정 재주들을 개별적으로 발굴시키고 발전시키려는 의도 아래에 이루어진 것이다.

어떤 때는 원 없이 드리블만 하게 했고, 어떤 때는 슈팅과 킥을 도맡아서 했으며, 가끔은 수비적인 임무까지 맡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모든 시도에서 노아는 합격점을 받았다. 깐깐한 라르손이 아무리 트집을 잡으려 해도 이 9살짜리 소년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끝 모를 재능을 가진 소년은 가끔씩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곤 했다.

마치 '더 알려줄 것 없어요?' 묻는 것처럼.


라르손은 턱수염을 매만지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토록 바라던 '천재'의 등장은 기쁜 일이지만, 그 재능이 너무나도 엄청나서 손을 대기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라니.

그야말로 언어도단이 아닐까.


"근데 그 녀석들 꽤 열심히 뛰던데? 노아 상대로 그 정도 끈질김을 보여주다니."


라르손은 후고 3인방을 떠올리며 그들의 유소년 평가를 아주 조금 상향조정 하기로 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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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별이 되다 - 5 +10 24.05.08 4,417 136 12쪽
23 별이 되다 - 4 +10 24.05.08 4,244 125 9쪽
22 별이 되다 - 3 +7 24.05.06 4,480 139 9쪽
21 별이 되다 - 2 +12 24.05.06 4,616 126 10쪽
20 별이 되다 - 1 +12 24.05.03 4,771 130 10쪽
19 할리우드 천재 소년 - 10 +11 24.05.02 4,708 130 10쪽
18 할리우드 천재 소년 - 9 +18 24.05.01 4,692 121 11쪽
17 할리우드 천재 소년 - 8 +8 24.04.30 4,823 125 10쪽
16 할리우드 천재 소년 - 7 +15 24.04.29 4,824 119 10쪽
15 할리우드 천재 소년 - 6 +12 24.04.27 4,887 124 10쪽
14 할리우드 천재 소년 - 5 +5 24.04.26 4,901 119 10쪽
13 할리우드 천재 소년 - 4 +4 24.04.25 4,958 124 12쪽
12 할리우드 천재 소년 - 4 +7 24.04.25 4,991 121 8쪽
11 할리우드 천재 소년 - 3 +6 24.04.24 5,200 124 9쪽
10 할리우드 천재 소년 - 2 +10 24.04.23 5,282 113 10쪽
9 할리우드 천재 소년 - 1 +5 24.04.23 5,557 126 10쪽
» 껍질을 깨고 - 6 +10 24.04.22 5,817 121 12쪽
7 껍질을 깨고 - 5 +7 24.04.20 6,182 126 10쪽
6 껍질을 깨고 - 4 +6 24.04.20 6,679 12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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