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축구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무협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19,123
추천수 :
2,370
글자수 :
166,501

작성
21.12.25 18:50
조회
3,252
추천
69
글자
12쪽

20. 스토크 시티 (4)

DUMMY

“아앗! 잉스! 타이리스 캠벨로 향하는 정확한 크로스!”


중계진의 외침처럼 더비 카운티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스토크 시티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잉스의 크로스는 유도 미사일 마냥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캠벨의 머리로 향했다.


더비 카운티 선수들과 Bet365 스타디움 구석에 있던 소수의 원정 팬들은 모두 신을 찾았다.


“안 돼!”

“오! 제발! 들어가지 마!”


특히 이 위기를 자초했다고 할 수 있는 네이선 번의 외침이 가장 간절했다.


‘아, 안 돼!! 내, 내 실수로....!’


반면 스토크 시티 선수들은 이미 득점을 했다는 표정이다. 특히 이번 찬스를 맞이하게 될 타이리스 캠벨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간 많은 기회들이 있었지만, 완벽한 기회들은 아니었다. 필 자기엘카와 커티스 데이비스가 나름 캠벨을 잘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엘카도 없었고, 자신을 마크하던 커티스 데이비스는 한 발짝 따돌린 상태였다.


지금은 자신을 막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캠벨.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순식간에 따라붙은 한 선수가 있었다.


어느새 태양이 자신과 나란히 함께 점프하고 있었다. 또 방해를 받게 되었지만, 캠벨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여겼다.


‘저놈은 라이트 백으로 뛰던 놈이었잖아? 그런데 날 막겠다고? 어림 반 푼 어치도 없지.’


신장이 180cm도 안 되어 보이고, 몸통 역시 호리호리 해 보이는 태양이 막겠다고 함께 점프를 하니 코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캠벨은 적당히 어깨로 밀어내면 알아서 나가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강하게 어깨를 부딪혔다.


쿵!


“커어억! 뭐야?!”


태양과 어깨싸움을 시도했던 캠벨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볼썽사납게 나가떨어졌다.


점프와 동시에 사용한 태양의 만근추는 캠벨이 버틸만한 수준이 아니다.


황당한 눈으로 태양을 바라보는 캠벨.


‘대체 저 몸에서 무슨 힘이....? 스토크 시티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내가 저런 놈에게 밀렸다고? 아니다. 뭔가 잘 못 된 것이 틀림없어. 다시 하면 내가 이긴다.’


캠벨은 자신이 태양과의 경합에서 완벽히 패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후로도 몇 번 더 경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돌벽에다가 몸을 들이박는 기분이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몇 번의 경합 후에 두려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런 놈이...? 마치 해리 그 자식하고 연습하면서 맞붙던 느낌이잖아?! 지금 내가 그때 그 기분을 느끼다니.... 안 되겠다. 방법을 바꾸자.’


캠벨은 스토크 시티에서도 가장 절대적인 피지컬을 가지고 있는 해리 사우타와의 훈련 외에는 적어도 챔피언십리그 무대에서 수비수를 상대로 이 정도 막막함을 느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처음 센터백을 서 보는 태양을 상대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캠벨은 좌절하지 않았다. 캠벨은 경합 능력만 강한 공격수가 아니다. 육중한 덩치에 비해 나름 발재간도 갖춘 선수였다.


캠벨은 태양과의 몸싸움보다는 개인기와 드리블로 돌파를 하려했다.


‘빌어먹을! 이건 더 안 통하잖아!’


하지만 그 방법 역시 통하지 않았다. 현란한 페인팅 동작으로 태양을 속였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몸을 틀어서 자신의 앞을 막았다. 개인기로 승부를 보려하니 오히려 경합에서 느꼈던 답답함보다 더한 답답함을 느껴야만했다. 물론 이는 태양이 만변축골공을 사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캠벨이 철저히 태양에게 막히면서 스토크 시티는 득점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의 주도권은 여전히 스토크 시티에게 있었다.


스토크 시티는 더비 카운티 진영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태양에게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캠벨과 달리 수비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경기를 치르던 사우타가 나섰다. 세트피스 기회를 얻어냈으니 아까처럼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서다.


“쯧쯧. 타이리스 저 녀석 답답하게 뭐하고 있는 거야? 저런 녀석 하나 감당 못하다니.”


사우타는 특히 태양을 보고 눈을 빛냈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풀 때부터 태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이곳에 온 타 팀의 다른 선수들과 달리 유일하게 자신들의 기에 눌리지 않은 선수 아닌가. 거기에 타이리스 캠벨이 막히는 모습까지 보여주자 태양이 더욱 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우타다.


사우타는 더비 카운티 진영 페널티 박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태양의 바로 옆에 섰다. 그리고 태양의 옆구리를 툭 치며 도발을 날렸다.


“크흐흐! 자기. 조심하라고. 잘못하다가는 아까 나간 자기엘카처럼 될 거야.”


별 생각 없이 사우타를 막으려던 태양은 상대의 도발에 그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기로 결심했다.


‘감히 필을 들먹여?! 이 자식... 내공은 아직 넉넉하니, 살짝 무리해도 되겠어.’


이어지는 스토크 시티의 프리킥.


다시 볼이 포물선을 그리며 더비 카운티 진영 안으로 날아왔고, 모든 선수들이 일제히 낙하지점으로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사우타는 낙하지점을 찾기보다는 태양을 짓누르는데 신경을 쏟았다. 물론 교묘하게 몸싸움을 하는 척하면서 말이다.


‘크흐흐! 오늘의 주심이라면 이런 걸로 파울을 불지는 않겠지. 너도 곧 내보내 주마.’


태양이 볼을 향해 점프를 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사우타가 붙어 있다. 보통 두 선수가 헤더 경합을 할 때, 같이 점프를 해주는 것이 축구에서 일반적인 플레이다.


만약 한 선수가 점프를 하지 않고 밑에서 몸으로 밀어버리면, 점프를 한 선수는 착지할 때 중심을 잃고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타는 그걸 알면서도 점프를 하지 않고, 점프한 태양을 대놓고 밀었다. 아니. 밀려고 했다.


사우타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태양이 가장 높이 점프를 했을 때, 밑에서 몸을 밀려던 사우타. 자신의 마누라보다 더 가벼울 거라고 생각했던 태양의 무게가 천근만근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무거워?!’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자동차를 들어 올리려 한다면 이런 느낌이리라.


사우타는 크게 놀라 얼른 태양에게 벗어나려했다. 하지만 태양의 팔이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그 어마어마한 무게를 그대로 몸을 받게 된 사우타다.


“으아아아악!!”


사우타는 그대로 태양에게 깔렸다.


삐익!


심판이 다가와 휘슬을 불었다. 태양의 반칙이 아니다. 당연히 밑에서 점프 경합을 해주지 못한 사우타의 반칙이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부상을 당한 쪽은 오히려 사우타다.


‘이런! 너무 심했나?’

[아니다. 이런 건방진 놈은 한번 본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법이지.]


전력을 다하지는 않았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 내공을 전부 소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평소에 쓰던 만근추보다 좀 더 많은 내공을 실었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거구의 사우타를 완전히 짓누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는 사우타가 엄살을 부리는 것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180cm도 안 되는 체구의 태양이 2미터가 넘는 사우타에게 매달려봤자, 여자가 남자에게 매달리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막상 당한 사우타는 죽을 맛이지만.


“아아! 허, 허리! 허리 나갔어!”

“뭐? 대체 뭘 했길래 그래?”


사우타는 엄살이 아니라는 듯 한참을 필드 위에서 끙끙거리며 구르고 있었다. 하지만 심판은 그저 엄살이라고만 여기며 냉정하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무리 몸싸움에 관대한 심판이라지만 방금 사우타의 행동은 동업자 정신을 완전히 망각한 파울이었다.


결국 사우타는 부상에 옐로카드까지 더해져서 들것에 실려 나갔고, 스토크 시티는 자신들이 구사하는 축구의 핵심을 한 명 잃고 말았다.


사우타가 교체 된 이후 경기의 분위기가 묘하게 변했다. 사우타가 부상을 당한 것을 보고 두려움이라도 느낀 것일까? 스토크 시티 선수들의 터프한 움직임이 경기 초반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이었다. 덕분에 더비 카운티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 패스!”


더비 카운티 미드필더들 간의 패스워크가 연결되고 있다. 경기 초반에는 거셌던 상대의 압박이 줄어들면서 더비 카운티의 중원도 활기를 띄었다. 덕분에 경기 내내 볼을 거의 잡지 못했던 로렌스와 발독도 볼을 잡을 기회가 점점 늘었다.


특히 발독은 확실히 편해졌다. 두려움까지 느꼈었던 상대 센터백인 사우타가 더 이상 필드 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Fuck! 뭐하는 거야?!”

“똑바로 하라고! 갑자기 왜 이따위로 플레이를 해?!”

“램스 따위에게 졌다간 니들 오늘 경기장 밖으로 못나갈 줄 알아!”


경기를 지켜보던 Bet365 스타디움의 홈팬들은 분노를 토해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대상이 더비 카운티가 아니다. 남자의 팀인 그들이 갑자기 소녀스럽게 플레이를 하니 참을 수가 없는 홈팬들이다.


이제 더비 카운티는 라인을 점점 끌어올렸고, 태양 역시 점점 전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수비만 할 때보다 라인을 끌어올리니, 지금 뛰는 이 센터백이 생소한 포지션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우! 순간 순간 패스를 어디로 해야 할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네.’


그래도 파트너인 커티스 데이비스가 노련하게 태양의 플레이를 이끌어주었다.


“헤이! 태양! 이쪽으로 주고 전진해!”


한편 태양과 함께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네이선 번은 살짝 복잡한 표정이었다. 태양을 뛰어넘으려고 했지만, 결국 그와의 차이만 확인하고 말았다.


게다가 태양은 생소한 포지션은 센터백에서 조차 베테랑인 자기엘카 못지않은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니. 어떤 면으로는 자기엘카나 커티스 데이비스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다.


태양은 번이 자신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오로지 경기에 집중할 뿐이었다.


“네이선! 뒤쪽으로 나와!”


태양이 공을 잡고 전진 드리블을 하고 있었다. 센터백이었지만 현재 그의 앞 공간은 텅텅 비었기 때문이었다. 주 포지션이었던 윙어의 감각이 살아나면서, 태양은 순식간에 상대방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 도달했다.


“샘!”


당황한 스토크시티의 선수들이 태양을 마크하려고 달려 나오자 태양은 상대적으로 프리해진 샘 발독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이어진 발독의 회심의 헤더 슛. 안타깝게도 공은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고 라인을 벗어났다.


아쉽게 득점을 하진 못했지만 더비 카운티는 첫 코너킥을 얻어냈다.


태양은 최후방에서 자리를 지키려는데 커티스 데이비스가 손짓했다.


“태양. 뭐해? 세트피스잖아. 우리가 들어가야지.”


‘아! 맞네. 나 이제 몸싸움 잘하지.’


만근추가 없던 시절 한번도 세트피스에는 가담해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있었던 태양이었다. 만근추를 장착한 이후에는 포지션 상 세트피스에 가담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부족한 몸싸움은 완벽하게 보완됐고, 포지션 상으로도 적극 가담을 해야했다. 태양은 지금은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으로 스토크 시티 페널티 박스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사우타는 없지만, 그래도 거대한 선수들이 저마다 더비 카운티를 막으려 했다. 태양 옆에도 교체 투입된 스토크 시티의 센터백인 벤 윌못이 그를 마크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곧이어 로렌스가 찬 볼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왔다. 태양은 그 볼이 정확히 자신이 있는 곳으로 날아온다는 것을 느꼈다. 최대한 높이 점프하는 태양.


윌못은 그런 태양을 막으려 같이 점프했다. 하지만 사우타도 막지 못한 태양을 무슨 수로 막겠는가. 태양이 만근추를 발동시킴과 동시에 윌못은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혼자서 높이 점프하는 태양.


볼은 정확히 태양의 이마에 안착했다.


“로렌스의 크로스! 신태양! 헤더! 고오오올!! 골입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헤더골이자 시즌 첫 골을 신고하는 태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마의 축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30. 세 번째 무공 (2) +6 22.01.06 2,849 86 12쪽
29 29. 세 번째 무공 (1) +2 22.01.05 2,641 74 14쪽
28 28. 우상 (2) +2 22.01.04 2,700 78 11쪽
27 27. 우상 (1) +3 22.01.03 2,798 75 12쪽
26 26. 국가대표 (3) +3 22.01.01 3,069 80 12쪽
25 25. 국가대표 (2) +2 21.12.31 2,946 68 12쪽
24 24. 국가대표 (1) +3 21.12.30 3,057 75 12쪽
23 23. 높아지는 관심들 (2) +2 21.12.29 3,063 74 11쪽
22 22. 높아지는 관심들 (1) +6 21.12.28 3,132 69 12쪽
21 21. 스토크 시티 (5) +2 21.12.27 3,182 65 12쪽
» 20. 스토크 시티 (4) +3 21.12.25 3,253 69 12쪽
19 19. 스토크 시티 (3) +3 21.12.24 3,262 71 11쪽
18 18. 스토크 시티 (2) +3 21.12.23 3,380 71 12쪽
17 17. 스토크 시티 (1) +3 21.12.22 3,513 73 12쪽
16 16. 시즌 개막 (3) +4 21.12.21 3,588 83 12쪽
15 15. 시즌 개막 (2) +3 21.12.20 3,673 72 11쪽
14 14. 시즌 개막 (1) +6 21.12.18 4,027 84 11쪽
13 13. 새로운 무공 (2) +4 21.12.17 4,085 82 12쪽
12 12. 새로운 무공 (1) +3 21.12.16 4,204 78 12쪽
11 11. 재계약 협상 (2) +5 21.12.15 4,161 83 12쪽
10 10. 재계약 협상 (1) +3 21.12.14 4,245 78 16쪽
9 9. 잔류냐? 강등이냐? (3) +3 21.12.13 4,203 73 11쪽
8 8. 잔류냐? 강등이냐? (2) +5 21.12.11 4,443 77 16쪽
7 7. 잔류냐? 강등이냐? (1) +3 21.12.10 4,659 78 15쪽
6 6. 골칫덩이가 달라졌어요 (3) +4 21.12.09 4,833 82 12쪽
5 5. 골칫덩이가 달라졌어요 (2) +2 21.12.08 5,012 83 13쪽
4 4. 골칫덩이가 달라졌어요 (1) +2 21.12.07 5,615 85 13쪽
3 3. 더비 카운티의 골칫덩이 (3) +2 21.12.06 5,756 95 12쪽
2 2. 더비 카운티의 골칫덩이 (2) +6 21.12.06 6,220 107 13쪽
1 1. 더비 카운티의 골칫덩이 (1) +5 21.12.06 7,555 10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