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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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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19,145
추천수 :
2,370
글자수 :
166,501

작성
21.12.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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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1쪽

19. 스토크 시티 (3)

DUMMY

리그가 개막하기 며칠 전, 네이선 번은 루니와 면담을 신청했다.


면담의 이유는 루니가 태양하고만 특훈을 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더비 카운티 선수들 중 가장 먼저 훈련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 선수가 네이선 번이었다. 태양과 루니는 나름 아무도 나오지 않는 이른 시간에 특훈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번에게 들킬 수밖에 없었다.


번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편애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은 공정한 분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째서 태양하고만 그런 특훈을 하시는 겁니까?”


루니는 제법 난감한 기분이었다. 딱히 숨기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특훈이었다. 대놓고 태양하고만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이 지금 번처럼 언짢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수비수들을 대상으로 그런 식의 특훈을 할 수도 없었다.


루니가 태양만을 편애해서 그하고만 특훈을 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편애를 한다면 같은 영국인인 네이선 번을 편애를 하고 싶은 심정이다.


루니가 태양하고만 특훈을 한 것은 당연하게도 그의 재능 때문이다. 루니는 만변축골공을 익힌 태양의 능력을 알아보고 더 높은 실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와 특훈을 한 것인데, 안타깝게도 네이선 번은 아니다.


챔피언십리그에서는 좋은 자원일지도 모르나, 딱 거기까지인 재능이었다. 즉, 태양과 같은 방법으로 특훈을 해봤자 번의 실력이 유의미하게 늘어날 일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루니가 성과도 없는 일에 힘을 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말하느냐는 건데...’


상대방의 면전에 대고 ‘넌 재능이 없으니 특훈을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는 놈에게 인수분해를 가르치는 꼴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네이선 번은 더비 카운티에서 누구보다 훈련에 성실히 임하는 선수였기에 애정이 더욱 가는 선수였다. 태양만 아니었다면 아마 그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터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루니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깨우치는 것이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금 공 하나 챙겨서 훈련장으로 따라오도록.”


루니는 결국 태양에게 했던 특훈을 똑같이 네이선 번에게도 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당연히 루니의 완승이다.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도 특훈을 할 것이다. 태양과 했던 똑같은 시간대에 훈련장에 나와 있도록.”


비록 완패를 당했지만 네이선 번은 기뻤다. 최근 신태양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 특훈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 역시 특훈을 받는다면 그와 같은 발전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 번이었다.


특훈이 5일째 되던 날, 루니는 번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통보를 내렸다.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군. 특훈은 여기까지다. 내일부터는 평소 훈련 스케줄에 맞춰서 나오도록.”

“네? 태양과는 이보다 더 오래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왜 지금 그만둡니까?”

“아직도 모르겠나? 네가 공정성을 문제 삼을까봐 똑같은 훈련을 해주긴 했지만, 이 훈련은 지금 너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네이선 번은 입을 다물었다. 루니의 말 대로였다. 하루하루 폭풍성장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번은 제자리였다. 매번 루니와의 일대일 대결을 할 때마다 결과는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단 한 번도 공을 빼앗아 보지 못했다.


“참고로 태양은 5일째 되던 날, 나와 동점까지 갔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끝내 나를 이겼지. 이게 무얼 뜻하는 지 너도 잘 알 텐데? 이건 편애가 아니다. 재능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있고, 특훈이든 뭐든 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맞춤 훈련을 했을 뿐이다. 넌 그 맞춤 훈련이 맞지 않을 뿐이고. 메시나 호날두가 형평성을 위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하지 않듯이 말이다.”

“하지만... 억울합니다. 저 역시 더비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말을 들으며 램스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런 제가 재능이 없다뇨?”

“네가 재능이 아예 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단지 신태양, 그가 너무 뛰어날 뿐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와 닿지는 않겠지. 스쿼드가 얇은 우리 팀 사정상, 네게도 꽤 많은 기회가 분명 주어질 것이다. 그때 직접 느껴 보도록...”


한참을 말없이 서 있던 번. 루니는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최대한 돌려서 말했지만 너는 재능이 없다고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선수에게 이런 말을 하는 루니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번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문제다.


루니가 간 이후에도 번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솔직히 그간 태양의 특훈을 몰래 지켜보면서 머리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속으로는 도저히 그 사실을 받아들을 수가 없는 번이다.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내가 신태양 그 놈보다 재능이 없다고? 천만에! 그를 2년 동안 봐왔던 나다. 최근 폼이 올라온 것은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특훈이 있었기에 그런 것이다. 나도 조금만 더 특훈을 한다면.... 그럼 저 정도가 될 수 있을 거다....’


네이선 번의 눈에 독기가 스며들었다.


‘그래. 다 필요 없다. 내가 알아서 증명할 거다. 감독님께서 날 이런 취급을 했다는 걸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그 이후로 번은 절치부심하며 자신의 다짐을 증명할 기회를 노려왔다. 그리고 그 기회가 드디어 왔다.


루니가 다가와서 교체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교체 지시를 받은 번도 의아했다.


‘자기엘카가 부상을 당했는데 내가 들어간다고? 그럼 설마 내가 센터백에서 뛰는 건가?’


기회가 오긴 했지만, 번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 무대에 입문한 이후부터는 센터백 포지션에서 뛴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번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루니는 그에게 센터백에서 뛰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번. 네가 태양을 대신해서 라이트 백에 선다. 그리고 태양에게는 센터백 포지션으로 이동하라고 해.”


어쨌든 자신이 센터백에 서는 건 아니었지만, 다음 루니의 지시도 약간 당혹스러웠다. 그가 알기로는 태양 역시 센터백에서 서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은 지금이 어쩌면 자신이 주전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그렇다면 지금 태양, 저놈이 자기엘카 대신 센터백을 선다는 건데.... 그렇다면 익숙지 않은 포지션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겠군. 그걸 내가 멋지게 커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감독의 눈도장을 다시 찍을 수도 있겠어!’


속으로 단단히 다짐을 한 번이 자기엘카와 교체되어 필드를 밟았다. 그리고 곧장 태양에게 다가가 루니의 지시를 전달했다.


“어어! 태양.”

“오! 네이선이 들어왔네요? 그럼....?”

“감독님이 너보고 센터백으로 가라더군. 난 네 위치에서 뛰고.”


지시를 전달받은 태양도 놀랐다. 그 역시 자신이 센터백에서 뛸 거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곧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센터백 치고는 신장이 작긴 하지만... 지금 내 만근추 능력과 만변축골공, 그리고 수비력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어. 감독님 눈에도 내가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셨으니 포변을 시키신 거야.’


천마 역시 태양의 자신감을 고취시켜주었다.


[루니라고 했나? 확실히 저 감독이란 놈이 보는 눈이 있구나. 나도 이 축구란 것을 가만히 보니, 내가 가르쳐 준 만근추와 만변축골공은 둘 다 네 원래 포지션인 라이트 백보다는 센터백에 어울리는 무공이다. 정확히 짚어냈구나.]

‘센터백에서는 아무래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만근추와 만변축골공을 써야 하는데.... 내공이 버틸 수 있겠죠?’

[그걸 위해 여태껏 하루도 빼먹지 않고 천마심법과 두 무공을 수련해오지 않았느냐? 그리고 이건 축구니 내게 물어도 소용없다. 전부 네가 판단할 일이다.]

‘네. 해내야죠.’


센터백이라는 생소한 포지션이 태양에게 주어졌지만 두려움 따위는 집어던졌다. 그리고 곧 센터백 파트너인 커티스 데이비스 곁에 섰다.


데이비스 역시 예상했던 선수 대신 태양이 파트너로 오자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태양. 괜찮겠어? 센터백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잖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태양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며 이내 경기에 집중했다.


“아아... 번 선수의 교체 투입 후 진영을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신태양 선수가 라이트 백에서 센터백으로 이동하고 번이 라이트 백에 들어갔습니다. 루니 감독. 정말 신태양 선수를 센터백으로 쓰려는 걸까요? 저희가 혹시 몰라 자료를 찾아봤는데, 신태양 선수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센터백으로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입니다. 루니 감독의 이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습니다.”


해설자뿐만 아니라 필드에서 뛰는 더비 카운티 선수들, 그리고 소수의 원정 팬들조차 의문을 표했다. 그만큼 이해가 가지 않는 포지션 변경이었다.


하지만 루니와 포지션을 변경한 당사자 태양, 둘만은 굳게 다문 입으로 침묵을 지켰다.


다시 스토크 시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교체 투입된 번을 공략하려는 듯 톰 잉스가 볼을 몰고 왔다. 하지만 번도 수비능력 만큼은 나름 준수한 선수다.


톰 잉스의 돌파 시도를 번번이 저지했다. 잉스는 이번에도 굳이 무리하지 않았다. 반대편으로 쉽게 볼을 패스하면서 방향 전환했다.


이제 번의 반대쪽인 왼쪽에서 크로스가 날아오는 상황. 번은 순간 눈을 빛냈다.


그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태양이 센터백 위치까지 커버하는 걸 수없이 봤다.


‘나도 할 수 있어.’


번은 자신도 그 정도 플레이는 할 수 있다는 듯 페널티 박스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친 탓인지 자신의 주변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번! 왜 거기에....?!”


번과의 맞대결을 피하며 뒤에서 겉돌기만 하던 잉스가 어느 순간 날카롭게 측면을 파고들고 있었다. 번은 태양을 따라하려다가 원래 위치인 오른쪽 수비지역에서 상대를 완전히 놓친 셈이었다.


태양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센터백 커버를 한 게 아니었다. 잉스를 충분히 제어하면서도 센터백 위치까지 커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망각한 번은 교체 투입되자마자 결정적인 위기를 초래했다. 더비 카운티의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뚫은 잉스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이어졌다.


크로스는 전반 내내 호시탐탐 득점을 노리던 타이리스 캠벨의 머리로 향했다. 커티스 데이비스가 그를 막으려 해봤지만 한 발 늦은 상황. 그때 캠벨과 같이 점프를 하는 선수가 있었다. 센터백 치고는 작은 신장, 몸싸움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작은 체구의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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