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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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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19,136
추천수 :
2,370
글자수 :
166,501

작성
21.12.17 18:50
조회
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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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글자
12쪽

13. 새로운 무공 (2)

DUMMY

“하암! 이 시간에 특훈이라니... 감독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루니의 명령대로 꼭두새벽부터 훈련장에 일찍 도착한 태양. 갑자기 무슨 특훈을 할지 궁금했다.


혹시 자신 말고 다른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는지 주변을 둘러봤지만, 가장 일찍 나온다는 네이선 번도 아직 없는 시간이었다.


오직 루니 만이 어두운 훈련장 한 가운데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루니는 가벼운 트레이닝복에 축구공 하나만 들고 있었다.


“헤이! 태양!”

“감독님. 일찍 나오셨네요.”

“지금부터 특훈을 할 거다. 바로 나와 일대일 대결을 하는 거다.”


루니의 말에 태양은 깜짝 놀랐다. 감독인 루니가 갑자기 일대일 대결을 하자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다.


“예?!”

“못 들었나? 내가 돌파를 할 테니, 네가 수비를 한다. 내가 너를 완전히 제치고 골대를 맞추면 내 승리, 반대로 맞추지 못하면 네 승리다.”

“하아. 감독님. 그래도 나이가 있으신데....”

“내가 나이가 많다고 우습게 보이나? 내 친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아직 현역인데?”

“에이! 감독님은 호날두랑은 달리 현역에서 은퇴하신 지 꽤 되셨잖아요?”

“그럼 직접 상대해보면 되겠지.”


루니는 긴말할 것 없다는 듯 바로 볼을 내려놓고 태양을 가볍게 제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슛.


땡!


루니의 슛은 정확히 골대를 맞췄다.


“1-0. 너무 쉬운 거 아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쉽게 돌파 당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루니의 몸놀림을 본 태양은 절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클클! 움직임 자체는 지금까지 본 그 어떤 놈들보다 낫구나.]


‘아니? 방금 움직임은....!’


솔직히 정신을 집중하고 전력을 다해 막았더라면 과연 막을 수 있었을까 싶다. 그만큼 루니의 순간적인 몸놀림은 현역 선수 못지않았다. 현역 시절 월드스타였던 그의 클래스는 어디 간 게 아니란 말이다.


“좋습니다. 저도 제대로 상대해드리죠.”


태양은 자세를 제대로 잡았다.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루니를 막을 생각이다.


이제 한창 수련을 해나가고 실전에도 나름 경험을 쌓은 만변축골공까지 아낌없이 썼다. 그럼에도 태양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윌록을 상대할 때는 상대의 페인팅 동작에 한 번 속아도 바로 자세를 고쳐 잡고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루니는 쉽지 않았다.


루니의 페인팅에 속아 만변축골공을 썼다. 역시 만변축골공의 효과는 확실했다. 루니의 빠른 몸놀림을 바로 따라잡아버렸다. 다 따라 붙었다고 생각한 태양. 하지만 그것도 페이크였다. 다시 한번 만변축골공을 쓰는 태양.


‘두 번이나? 하지만 또 따라붙는다면....’


그런데 세 번째마저 페인팅이었다. 또 한번 크게 휘청거리는 태양이다. 바로 만변축골공을 쓰려하는데 벌써 내공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허억! 벌써?’


[방금 너무 급하게 만변축골공을 쓰지 않았느냐! 때문에 쓸데없이 내기를 너무 소비했다. 아직까지 네놈의 수련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태양은 윌록을 완벽히 묶으면서 수비력도 완벽히 갖추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오만이었다.


루니는 은퇴한 몸으로도 그 사실을 직접 태양에게 가르쳐주고 있었다.


‘아직 한참 멀었구나. PL의 정상급 선수들은 이것보다 더 현란할 텐데....’


결국 내공이 바닥난 이후에는 만변축골공마저 쓰지 못하며 루니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완패를 하고 말았다.


“태양. 어떤가? 지금도 내가 은퇴한 뒷방 늙은이로 보이나?”

“헤엑! 헤엑! 그럴 리가요. 젠장. 한 번 더 하시죠.”

“아쉽지만, 내 체력 상 여기까지가 한계다.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지.”

“그, 그러면 내일도?”

“당연한 것 아닌가. 일전에 계약을 할 때 느낀 것이지만, 태양. 네게는 야망이 있잖나? 언젠가는 더 높은 무대, 더 큰 팀에서 뛰고 싶다는 야망 말이야.”


루니의 말에 태양은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루니의 말은 사실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현 소속팀의 감독에게 더 큰 팀으로 옮기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루니는 전혀 개의치 않는 다는 태도로 말을 이어 나갔다.


“흔히들 말하는 세계 4대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그 중에서도 PL은 온갖 괴수들이 넘쳐 난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네 수준으로는 통하지 않아. 하지만 너는 성장속도가 빠르다. 조금의 도움만 받는다면 충분히 그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다.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순간 태양은 가슴 속 무언가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태양도 PL이라는 무대를 원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그 무대를 너무 쉽게 여기고 있었다. 천마라는 존재 때문에, 가슴 한 편에 자신도 모르는 자만심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아오! 정신 차리자. 신태양. 어찌 보면 기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인데, 그깟 훈련 좀 더하는 게 어때서!’


잠시 나약해졌던 자신의 마음을 다잡은 태양. 그러면서 루니에게 고마운 마음도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내일도 이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


휴식시간은 누구에게나 더 없이 빠르게 느껴졌다. 시간은 훌쩍 흘러 어느덧 8월이었다. 본격적인 유럽축구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다.


그만큼 유럽 본토가 바빠지지만, 바다 건너 머나먼 땅인 한국에서도 바빠지는 이들이 있었다.


한국의 메이저 스포츠 방송국인 K스포츠티비는 PL 및 라리가 등의 유럽축구 중계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EFL 챔피언십리그는 안중에도 없다.


그들도 예전에는 김창수, 이창환 같은 선수들이 챔피언십리그 소속 클럽에 있었기에 챔피언십리그 중계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PL에서 비해 너무나도 저조한 시청률로 수익은커녕 중계권료 회수도 안 됐었다. 그래서 챔피언십리그 중계는 일찌감치 접은 지 오래였다.


그런데 이 챔피언십리그 중계를 새로 유치하려고 하는 방송국이 있었으니. 한국에서도 마이너 스포츠 방송국이라고 할 수 있는 SB코리아였다.


“사장님! 이건 무조건 됩니다. 늦기 전에 어서 계약하시죠.”

“무슨 헛소리야? 전에 K스포츠티비에서 챔피언십리그 중계했다가 대차게 말아먹은 거 잊었어? 그땐 챔피언십리그에 김창수와 이창환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한국 선수도 없잖아?”

“왜 없습니까? 그럼 사장님께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죠. 한국 선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핫한!”

“그게 누군데?”

“신태양이라고 모르십니까?”

“뭐? 태양... 뭐?! 그게 누구야? 어디서 들어본 거 같긴 한데.... 아! 몰라! 그런 듣보잡 때문에 챔피언십 중계를 하자는 거야?”


SB코리아의 방송 PD인 유영일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하나를 틀어서 사장에게 보여줬다.


“지금 이거 보이십니까? 바로 지난 시즌 직전 이 신태양이라는 선수가 뛴 경기입니다. 보세요. 보통 선수가 아니죠? 아무리 2부 리그격인 챔피언십리그라지만 대단한 선수입니다. 보는 맛이 있잖아요?”

“봐봐!”


사장은 그제야 흥미가 좀 동한 듯 유영일의 스마트폰을 뺏어 들고 신태양의 플레이를 감상했다. 동영상을 다 본 사장은 곧 인터넷에서 몇 가지를 검색해보고는 약간 차분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이제 기억이 좀 나네. 이놈이 그놈이지? 예전에 16세 이하 청대로 뛰었었던 애. 하지만 유PD. 잘 생각해봐. 축구에서 이 친구처럼 반짝하고 사라진 유망주들이 한둘이야? 기록 보니까, 이놈이 더비에서 이렇게 잘 한 경기는 고작해야 마지막 3경기 밖에 없잖아. 잠깐 반짝이 아니라고 어떻게 장담을 해? 차라리 야구 중계나 하면서 안전빵으로 가는 게 낫지 않아?”

“다른 데서도 다 하는 야구만 주구장창 중계해서 다른 메이저 방송국들을 어떻게 이길 수가 있겠습니까? 이대로 가다간 우리 방송국. 평생 이류에서 못 벗어납니다. 차별화를 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이 유일한 기회입니다. 제 눈을 믿어주십시오. 제가 유럽축구 한두 해 봤습니까? 틀림없습니다. 신태양, 분명 대성할 선수입니다.”

“그냥 내 말대로 해! 네가 그렇게 유럽축구를 오래 봤어? 난 이 사업을 훨씬 더 오래 전부터 시작했어.”


사장은 더 이상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듯 유영일의 말을 일축하려 했다.


어떻게 보면 사장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PL 중계권은 비싸도 너무 비쌌다. SB같은 영세 방송국은 감히 시도조차 못해 볼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데스리가나 세리에A, 혹은 리그앙 같은 경우는 이미 거대 방송사에서 독점계약을 마무리 해 둔 상황이었다.


남은 건 결국 EFL 챔피언십리그인데 2부 리그치고는 중계권이 제법 비쌌다. 그런데 국내에서의 인기도는 바닥인 챔피언십리그를 중계하자고 하니, 사장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유영일은 확신이 있었다. 어쩌면 자신들 방송국이 이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그다. 결국 그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미래가치를 알려줘도 받아먹지도 못하는 이곳에서 더 이상 일할 필요를 못 느끼겠습니다.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뭐?! 유영일! 너 미쳤어?”


사장은 황당한 눈으로 소리를 쳤지만 곧 꼬리를 말 수밖에 없었다. 영세한 이곳에서 유영일 만한 PD를 구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노려보던 사장은 결국 졌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런 씨발! 그래. 네 말대로 해. 그런데 만약 시청률 안 나오면 네가 다 책임져야 해.”

“흐흐! 진작 그러셨어야죠.”


사장은 자신이 왠지 유영일에게 완전 당했다고 느꼈다. 하지만 사장은 몰랐다. 지금 이 결정이 SB코리아에 얼마나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지.


**


“헉! 헉! 10-8입니다. 제가 이긴 거죠?”


새로운 시즌이 얼마 안 남았음에도 태양과 루니의 특훈은 계속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루니를 상대로 한 점의 스코어도 가져오지 못했지만, 날이 지날수록 점수를 얻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오늘은 루니를 이기고야 말았다.


“이런! 이번에는 내가 졌군. 방심했다.”

“진짜 방심한 게 맞아요? 실력으로 지셨잖아요.”

“전체적인 전적을 보라고. 아직 내 상대는 아닌 수준이야.”


루니는 태양을 놀리고는 있었지만, 속으로는 꽤나 놀란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양의 수비능력은 몰라보게 발전 했다. 이제 루니로서도 일대일로 제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전에도 태양이 루니의 볼을 뺏어 낸 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때는 루니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였다. 지금처럼 쌩쌩한 상태로 있을 때는 지금이 처음이었다.


물론 만변축골공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예전에는 그걸 쓰고도 루니에게 완패한 것을 생각하면 분명 큰 발전이었다.


‘이 정도라니....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성장 속도가 빠르다. 어쩌면 단순히 풀백으로 쓰기에는 아까울 수도 있겠군.’


태양의 성향 상 윙백으로 쓰일 테니, 센터백 정도의 수비력을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태양은 단 며칠 새, 자신이 요구하던 수준이상으로 수비력을 키웠다. 이제 루니의 머릿속에는 태양을 좀 더 다양하게 쓸 방법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도 영입을 못한 더비 카운티에겐 한줄기 빛, 아니. 광명이 되어줄 방법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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