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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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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19,143
추천수 :
2,370
글자수 :
166,501

작성
21.12.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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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글자
11쪽

1. 더비 카운티의 골칫덩이 (1)

DUMMY

천마신교가 위치한 십만대산.


그곳에서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십만대산의 주인이자 시대의 최강자인 천마 주변으로 말이다.


“천마. 이제 끝이다. 그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모두 꺾을 수는 없다.”


천마 앞에선 정파의 대표, 무림맹 맹주인 남궁환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천마에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무리 강한 천마라도 이 많은 정파의 인원을 혼자서 쓰러뜨린다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천마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으로 광소를 지을 뿐이다.


“크하하핫! 그래! 네 말이 맞다. 결국 너희들보다 내가 먼저 쓰러지겠지. 하지만 네놈 하나는 저승길 길동무로 데려갈 수 있을 것 같군.”


천마는 외침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천마의 검에서 나온 강기는 순식간에 무림맹 고수들을 덮쳤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무림맹 고수들 수십 명이 쓰러졌다.


그들 하나하나 전부 절정 이상의 고수로 무림 중원에서 적수가 없다고 평가받은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천마의 단 한 번의 공격에 모두 쓰러졌다.


그 무시무시한 광경에 남궁환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얼른 일만이 넘는 무림맹 인원 속으로 숨어들어갔다. 정파의 수장이자 최강자인 그답지 않은 꼴사나운 모습이었지만 그도 천마의 상대가 되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차륜전을 준비하라!”


남궁환의 명에 따라 무림맹 고수들은 일만이 넘는 자신들이 단 한 명을 향해 합공을 한다는 부끄러움도 잊었다. 지금 그를 상대로 체면이니 부끄러움이니 하는 건 사치일 뿐이다. 그런 남궁환의 판단은 정확했다.


차륜전을 시작하니 아까 전과 같이 단 번에 수십 명의 무림맹 고수들이 몰살당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절대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던 천마의 기세도 조금씩 떨어져갔다.


그러기를 며칠이나 지났을까.


일만이 넘던 무림맹의 고수들도 어느덧 삼천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천마도 멀쩡하지는 않았다. 옷은 다 찢어져 넝마가 됐고, 온 몸에 피 칠갑을 한 상태로 숨을 헐떡였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인 것 같았다.


하지만 천마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광오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머지 무림맹 고수들을 깔아보고 있다.


“크흐흐!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


천마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선천진기를 끌어올렸다. 몸에 남은 생명력을 모조리 뽑아내는, 사실상 자폭이나 마찬가지인 공격이다.


“천마강림!”


콰콰콰쾅!!


하늘이 갈라지고 붉은 색 번개가 내리쳤다. 그 거대한 번개는 천마와 그 주변에 있던 인원들을 향해 내리꽂혔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리고 원래 천마가 있던 자리에는 깊은 구덩이만 남아 있었다.


그 거대한 번개폭풍에 휘말리지 않은 무림맹 고수들은 두려움에 절로 물러섰지만, 한참 뒤에 천마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어찌 된 일이지?”

“천마가 자폭을 한 것 같은데....?”

“어, 어쨌든 이겼다!”


천마가 사라진 십만대산에는 무림맹 무사들의 외침소리가 울려 퍼졌다.


**


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이자 현 더비 카운티의 감독 웨인 루니는 매우 굳은 표정으로 선수단을 쳐다보고 있었다. 현재 더비 카운티 선수들은 루니의 지도하에 연습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 루니의 표정을 보니 하나 같이 성에 차는 선수가 없는 모양이다.


‘역시 이 수준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건가...’


현재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루니가 눈 여겨 보고 있는 선수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루니의 눈에는 안타까운 기색이 가득했다. 그러더니 루니는 결국 그 선수를 향해 호통을 쳤다.


“신! 좀 더 터프하게 하라고!”


루니가 ‘신’이라고 부른 선수의 풀 네임은 신태양. 대한민국 국적의 축구선수다.


신태양은 루니의 호통을 듣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방금 전 경합을 붙었던 선수에게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선수는 코웃음을 치더니 신태양과 다시 어깨를 맞부딪혔다.


형편없이 튕겨져 나가는 태양. 그 모습을 본 루니는 이마를 짚었고, 태양은 고개를 떨궜다.


‘빌어먹을...! 난 왜 이렇게 약한 거야?’


태양은 속으로 절규했다. 어깨싸움 한 번에 나가떨어지는 몸뚱아리, 그리고 경기시간이 불과 후반 2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숨이 가빠오는 허약한 체력, 태양은 자신이 가진 이 나약함이 저주스러웠다.


차라리 축구에 대한 재능이 아예 없었더라면 이렇게 절망하지도 않았을 거다. 그랬다면 잉글랜드 2부 리그 팀인 더비 카운티에 오지도 못했을 테니.


신태양은 어릴 때부터 축구에 대한 재능이 남달랐다. 뛰어난 발재간으로 중학교 리그 시절부터 각종 대회란 대회는 모두 우승을 차지했으며, 한국 U-16 국가대표 팀에서도 맹활약을 한 선수였다.


아시아 유소년 대회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였던 태양은 PL의 빅 클럽, 맨체스터 시티의 스카우트망에 들어오게 되었고, 17세의 나이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으며 맨체스터 시티 유소년 클럽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한국 축구팬들은 태양이야 말로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박지수와 손민국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양 역시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낯선 영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은 딱 거기까지였다. 한국에서 태양이 볼을 달고 잔디를 질주하면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었고, 그 실력은 맨체스터 시티 유스 선수 중에서도 홀로 돋보이는 수준이긴 했다. 그런데 문제는 피지컬이었다. 영국, 그것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맨체스터 시티의 유스들은 한국에서 보던 동료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피지컬을 보유했다.


단순히 덩치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다. 축구는 결국 끊임없이 몸끼리 부딪히며 스포츠인 만큼,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버틸 수 있을만한 최소한의 피지컬을 요구했다.


한국에 있었던 어릴 때는 이런 문제가 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잉글랜드의 무대는 유스 수준만 해도 거의 성인 수준과 마찬가지의 경합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어릴 적 드러나지 않았던 태양의 약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바로 약한 피지컬과 체력이다.


처음에는 태양의 드리블을 보고 감탄을 내뱉던 유스팀 동료들도, 어느 순간부터 그의 약점을 깨닫고 동양인의 한계라며 비웃기 시작했다. 그들 입장에서는 태양이 나름 발재간을 부리더라도 가볍게 경합만 해주면 자세가 무너지니 너무도 막기 쉬운 상대였다.


자신의 약점을 깨달은 태양이었지만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피지컬을 올리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타고난 피지컬 차이를 단기간에 극복하긴 힘들었다. 게다가 피지컬 훈련에만 집중을 하니 자신의 장기인 드리블 실력은 오히려 퇴보하는 듯했고,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무기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태양은 또 드리블 연습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길 잃은 양이 된 태양이었다.


축구선수에게 17세라는 나이는 매우 중요하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할 나이인데 그렇게 길을 잃어 버렸으니 성장이 정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니. 정체만 되었다면 모를까 오히려 퇴보를 하고 말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태양의 그런 모습에 방출을 결정 했다. 수많은 유소년 중에서 선택되는 이들은 고작해야 몇 명이었고, 심각한 결함을 지닌 그는 당연히 선택될 수 없는 부족한 선수일 뿐이었다. 냉혹해 보이지만 이 바닥의 당연한 생리다. 그 결과 태양은 2시즌 동안 단 한번도 1군으로 콜업되지 못한 채 끝내 맨체스터 시티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그래도 다른 팀도 아닌 맨체스터시티의 유소년이었다는 점은 PL이 아닌 챔피언십리그 클럽들에게는 나름 매력적 이었다. 그들은 복권을 긁는 다는 심정으로 태양에게 하나 둘 접근했고, 계속해서 유럽 무대에서 축구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었던 태양은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챔피언십리그 팀들 중 더비 카운티를 택했다.


그 결정에는 그의 롤 모델이었던 웨인 루니가 현재 더비 카운티의 감독인 것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태양에게는 챔피언십리그의 벽도 높았다. 20-21시즌 더비 카운티 유니폼을 입고 야심차게 챔피언십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단 5경기 만에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다. 챔피언십리그는 적어도 피지컬 적으로는 맨체스터 시티 유스보다 더 높은 수준을 요구했고,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그는 출전한 매 경기에서 워스트 플레이어로 뽑혔다.


그래도 웨인 루니는 태양의 개인기량을 이대로 썩히는 게 아쉽다고 생각하여 그를 라이트 백으로 포지션 변경까지 하며 몇 경기 기회를 더 주었다.


하지만 그 역시 소용이 없었다. 매 경기 최악의 폼을 보여주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루니는 여전히 태양의 재능을 아까워했지만, 팬들의 비난 여론과 구단주의 압박에 더 이상 그를 쓸 수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더 이상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자리는 원래 주전 라이트 백이었던 네이선 번이 다시 굳게 차지했다.


연습경기와 훈련이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태양. 마당에서 리프팅을 연습을 좀 더 하다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하염없이 하늘을 쳐다보는 그의 모습은 매우 쓸쓸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오늘도 형편없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은 늘 그랬듯이 괜찮았다.


확실히 발재간 하나는 다른 더비 카운티 선수들에 비해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드리블 돌파로 몇 명을 제친다지만 결국 승부에 결정적인 장면은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경합 상황이 많아지면서 약점만 드러냈고, 결국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제 정말 국내 복귀도 생각을 해봐야 하나....? 아니지. 국내 구단들도 날 받아준다는 보장이 없는데...’


어차피 더비 카운티와의 계약도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었다. 1년도 남지 않은 셈이다. 보통 태양과 같은 처지의 선수라면 다른 팀을 물색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오퍼가 들어와야 하는 법이다. 현재의 태양에게는 그 어떤 팀도 제의를 해오지 않았다.


이 상태로는 설사 국내 복귀를 한다고 해도 프로로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1부 리그는 고사하고 K2리그에서도 장담을 못한다는 말이다. 국내 축구가 아무리 유럽 무대에 비해 피지컬 요구 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태양은 현재 그 수준도 안 되니까.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가 태양의 기분을 더욱 울적하게 만들었다.


태양은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때.


쿠콰콰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갑자기 하늘이 붉어졌다.


“뭐, 뭐야?!”


영국 날씨가 좋지 않는 건 늘 일상적인 일이지만, 이렇게 하늘이 붉게 보인적은 처음이었다.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태양은 붉어진 하늘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붉은 하늘에서 갑자기 빛이 번쩍했다. 태양은 제대로 느낄 수 없었지만 그 빛은 정확히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태양은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말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게 된 무적무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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