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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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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19,126
추천수 :
2,370
글자수 :
166,501

작성
21.12.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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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2쪽

18. 스토크 시티 (2)

DUMMY

Bet365 스타디움의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루니의 표정이 굳어졌다. 선수 시절부터 무수히 맞부딪혀 온 상대였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그 예상보다 훨씬 더 경기는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다.


역시 스토크 시티는 경기 초반 터프한 플레이로 더비 카운티를 몰아붙였다. 열렬한 홈팬들의 응원에 더욱 힘이 나는 것 같았다.


“밀어붙여!”

“가라! 스토크! 가라!”


스토크 시티의 최전방 공격수인 타이리스 캠벨이 더비 카운티 수비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타이리스 캠벨은 현재 2부 리그인 스토크 시티의 선수지만, PL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링크가 난 적도 있는 선수였다. 그만큼 나름의 축구 재능과 피지컬을 갖춘 선수였고, 현재 스토크 시티의 최전방을 책임질만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정제되지 않은 한 마리의 야수와도 같은 캠벨. 더비 카운티 수비진을 향해 돌격하는 폼이 마치 럭비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더비 카운티의 센터백인 필 자기엘카와 커티스 데이비스는 그런 캠벨의 플레이에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 키퍼 무어를 상대했던 것처럼 강력한 몸싸움 능력을 가진 공격수와의 직접적인 경합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둘의 나이나 피지컬을 생각하면 그럴 만했다.


캠벨은 한껏 우쭐해진 표정으로 더비의 센터백들을 조롱했다.


“영감님. 그러게 곱게 곱게 은퇴했으면 험한 꼴 안 당하잖아? 집에 가서 손주들 재롱이나 보라고. 하하하!”


수준 낮은 조롱에 평정심을 잃을 법도 하지만 베테랑 수비수인 자기엘카는 동요하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PL에서 이보다 몇 배는 더한 트래시 토크를 경험했던 그였다. 그런 만큼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캠벨에게 맞받아쳤다.


“애송아. 너 같은 녀석을 한두 번 상대한 줄 알아? PL에서는 너는 발도 못 붙여.”

“이익! 그러는 당신은 왜 여기 있는 건데?”

“나는 그래도 몸이라도 담아봤었지, 한창인 네가 여기 있다는 건 네 수준이 거기까지라는 거지.”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캠벨은 자기엘카의 트래시 토크에 말리면서 심리전에 넘어갔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에는 타이리스 캠벨만 있는 게 아니었다.


스토크 시티의 미드필더들도 몸으로 거세게 압박을 해왔다. 그에 맞서 비엘릭과 나이트, 라벨 모리슨은 나름 탈압박을 해보려 했다.


“라벨! 어떻게든 공을 연결해 볼 테니까 전진해.”


더비 카운티는 지금까지의 상승세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유려한 탈압박을 보여주려는데, 바로 스토크 시티의 파울성 플레이가 곳곳에서 펼쳐졌다.


라벨 모리슨이 중원에서 볼을 잡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스토크 시티 선수 한 명이 뛰어 들어옴을 느꼈다. 모리슨은 밀리지 않으려고 잔뜩 힘을 썼다. 하지만 대놓고 어깨를 쳐버리는 상대의 플레이에 결국 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퍼퍼퍽!


“크윽! 뭐야?! 심판! 이거 반칙이잖아!”


더비 카운티 선수들이 흥분하여 심판에게 팔을 크게 벌리며 어필했다. 하지만 심판은 전혀 휘슬을 불 생각이 없다.


“잠깐! 심판! 왜 휘슬을 불지 않아?! 이게 어떻게 반칙이 아니야?!”

“조용히 해! 반칙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해. 한번만 더 내게 그딴 소리를 지껄이면 바로 경고야!”


루니 역시 열불을 내며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를 해봤지만, 오히려 심판의 협박성 멘트만 되돌려 받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심판의 판정이 홈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더비 카운티 선수가 스토크 시티 선수에게 같은 플레이를 시도해도 휘슬을 불지 않는 것이 단지 몸싸움에 관대한 판정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결국 더비 카운티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런 스토크 시티에 맞서 자신들도 적극적으로 경합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합에 있어서만큼은 아무래도 스토크 시티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가져가고 있었다. 스토크 시티 선수들의 성향도 성향이지만, 그들의 경합 능력 역시 더비 카운티에 비해 한 수 위였다.


이제는 심판에게 항의를 할 수도 없었다.


더비 카운티 선수들 역시 파울성 플레이를 펼쳤지만, 상대적으로 끄떡없어 보이는 스토크 시티 선수들이다.


“젠장! 어떻게 된 놈이야?! 이래도 버틴다고?”


특히 최전방의 샘 발독은 황당한 눈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거구를 쳐다봤다. 발독이 보고 있는 선수는 바로 스토크 시티의 센터백 해리 사우타.


마초적인 스토크 시티에서도 가장 강하고 거대한 선수가 바로 이 사우타였다.


물론 발독은 자신이 몸싸움으로 이 선수를 이기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도망 칠 수도 없다. 그래서 반칙을 할 각오로 대놓고 사우타를 밀었다. 좀처럼 휘슬을 불지 않는 심판도 파울을 불만한 플레이였다. 하지만 발독의 몸짓은 사우타를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어쭈? 지금 나 건드렸냐? 이거 모기가 문 줄 알았잖아. 어이! 몸싸움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알려줄게.”


반면 사우타가 가볍게 건드린 것만으로도 발독은 휘청거렸다.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 게임이었다. 때문에 각오를 다지며 나온 발독도 점점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나, 나는 아예 이놈의 상대가 되지 않아....’


더비 카운티의 많은 선수들이 상대 선수에게 두려움 혹은 어려움을 느꼈다. 결국 축구도 멘탈 싸움인 만큼 지고 들어가는 더비 카운티다.


태양도 난감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자신의 플레이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현재 스토크 시티가 유일하게 힘을 못 쓰고 있는 공격루트가 바로 태양이 있는 오른쪽 공간이었다.


그들이 태양 쪽으로 공격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토크 시티에서 그쪽으로 공격을 맡은 레프트 윙어 톰 잉스는 자신 있게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능력으로는 루니 덕분에 수비력도 부쩍 올랐고, 만변축골공까지 갖춘 태양을 돌파하기란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그는 스토크 시티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그리 터프한 성향의 선수는 아니었다.


아무리 스토크 시티가 남자의 팀이라도 윙어까지 무지막지한 선수가 배치되지는 않았다. 물론 터프한 선수가 배치되었더라도 만근추가 있는 이상 어떤 선수가 온다 해도 태양이 밀릴 일은 없겠지만.


하지만 잉스가 막힌다고 해서 스토크 시티의 공격 전체가 막힌다는 뜻은 아니다. 그가 팀의 핵심 공격루트도 아니고, 많은 루트 중 하나였으니 다른 길을 택하면 된다.


‘역시 쉽지 않군. 굳이 어려운 길을 갈 필요는 없겠지.’


각 선수들의 플레이는 무식한 듯 보였지만, 전체적인 전술은 여우나 다름없는 스토크 시티. 철저하게 더비 카운티의 약점을 공략했고, 라이트 백인 태양 혼자서 팀의 약점들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었다.


‘젠장! 차라리 내가 저기서 뛰었다면....’


현재 경합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지션에 대신 들어가서 뛰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는 태양. 진짜 그럴 수는 없다. 미리 약속된 포지션 스왑이 아닌 이상 동료들에게 큰 혼란을 줄 테니 말이다. 단지 수비수로서 센터백들의 수비 공백 정도나 겨우 커버를 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치는 더비 카운티. 일반적인 필드 플레이는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세트피스에서였다.


코너킥이나 프리킥이 주어졌을 때는 어김없이 사우타가 더비 카운티의 페널티 박스 진영 깊숙하게 들어왔다. 2미터가 넘는 그의 신장과 무지막지한 경합 능력을 이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또 코너킥이군!”

“저놈 저거 어떻게 막지?”


발독은 난감한 표정으로 사우타와 더비 카운티 수비를 번갈아봤다. 원래 이런 세트피스에서 상대 수비가 들어오면 공격수가 마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발독으로 사우타를 막는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그나마 사우타와 신체조건이 비슷한 커티스 데이비스가 그를 막겠다고 나섰다.


“내가 막을 게. 샘. 너는 다른 쪽을 맡아.”

“커티스? 정말 저 괴물을 막을 수 있겠어?”


솔직히 데이비스도 자신이 없었다. 그나마 신장이라도 비슷한 거지 사우타의 저 무지막지한 피지컬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에 자기엘카도 거들었다.


“나도 같이 막을 거야. 저놈은 혼자서는 못 막아.”


이어지는 스토크 시티의 코너킥. 코너 플랙에서 큰 포물선을 그리며 볼이 날아왔다. 그다지 위협적인 궤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스토크 시티 선수들은 너무나도 위협적이었다.


사우타가 볼의 낙하지점을 포착하고 그쪽으로 이동했다. 그를 맡은 커티스 데이비스는 어떻게든 막겠다며 달라붙으려 했지만 늦었다.


사우타와의 처음 경합에서 부딪히는 순간 몸의 중심이 흐트러졌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라면 사우타가 프리 헤더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같이 막겠다고 했던 자기엘카가 사우타에 딱 붙어서 같이 점프를 했다. 사우타도 자기엘카까지는 예상을 못했는지, 그의 경합으로 인해 순간 볼의 낙하지점을 잃어버렸다.


자기엘카가 보인 혼신의 수비로 인해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사우타와 함께 점프를 한 자기엘카는 떨어지면서 그의 몸에 완전히 깔렸다.


“커억!!”


쓰러진 자기엘카는 고통을 호소했다.


“필! 괜찮아?”


동료들이 우르르 달려와 자기엘카를 걱정했다. 전성기라면 이 정도 충격에서도 훌훌 털고 일어났을 자기엘카. 하지만 지금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일부 선수는 같이 점프를 했었던 사우타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이 자식! 대체 필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알아서 쓰러지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하지만 거대한 사우타에게는 더비 카운티 선수들의 그런 분노 섞인 항의가 가소로울 뿐이다.


게다가 딱히 반칙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서로 공중에서 뒤엉켜서 제대로 착지를 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같이 엉켰던 사우타는 멀쩡했고, 자기엘카만 불운하게도 큰 부상을 당했을 뿐이다.


벤치에 있던 루니의 인상이 더 굳어졌다. 수비의 핵이었던 자기엘카의 부상은 예상 밖의 변수였다. 현재의 수비진도 스토크 시티를 잘 제어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벤치의 자원들은 그보다 훨씬 더 떨어지는 수준이다.


‘하필이면 자기엘카가.... 이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음?!’


그때 이번 시즌 시작 전 잠깐 머릿속에 떠올렸던 아이디어가 그의 뇌리를 스쳤다.


‘혹시 이 방법이라면.....’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이 됐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습으로도 해 본적이 없으니 큰 모험이다.


고민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잠깐 눈을 감고 고민하던 루니는 결단을 내린 듯 눈을 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그 선수를 부상당한 자기엘카 대신 교체 투입하려는 듯했다.


“아.... 결국 자기엘카를 교체해야 되겠죠. 더 이상 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누가 들어올까요?”

“현재 벤치에서 대기 중인 센터백 리차드 스티어먼이 아닐까 예상되는 데요.”

“아! 말씀 드리는 순간, 마침 대기심이 교체 사인을 내립니다. 스티어먼인가요? 어? 아닙니다. 자기엘카 대신 교체 투입되는 선수는 네이선 번! 네이선 번입니다.”


중계진의 외침대로 루니가 교체를 지시한 선수는 네이선 번이었다. 센터백이 아웃됐는데 그 자리를 라이트 백인 네이선 번으로 메우려는 루니의 결정에 모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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