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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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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21.12.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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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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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6,501

작성
21.12.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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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글자
12쪽

11. 재계약 협상 (2)

DUMMY

멜 모리스, 웨인 루니, 태양이 한 자리에 앉았다. 상대적으로 별 감흥이 없어 보이는 태양, 하지만 그런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 살짝 긴장하고 있었다.


감독인 루니는 그렇다 치더라도 구단주인 멜 모리스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태양이 단지 구단주인 멜 모리스의 존재 때문에 긴장하는 건 아니다.


태양은 사실 더비 카운티와 재계약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더비 카운티가 지금까지 영입 제의를 한 다른 구단들과 비슷한 조건을 제시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협상의 순간에 자신이 더 상대를 원한다는 것을 절대 광고해서는 안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태양은 최선을 다해 안면근육을 관리하며 최대한 시큰둥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서 오게.”

“안녕하세요. 감독님. 그리고 모리스 구단주님.”

“어서 오세요. 신 선수. 우리 더비 카운티는 당신의 마지막 3경기 활약 덕분에 잔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구단주로서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당신을 이 자리에 부른 건 단순히 인사치레를 하려고 부른 건 아닙니다.”


태양은 루니와의 인사를 시작으로 멜 모리스와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실제로 멜 모리스와 동석하여 얘기를 나누는 건 입단 직후 처음이었다.


인사 이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역시 가장 먼저 멜 모리스가 입을 열었다. 실제로 태양과의 재계약을 결정할 인물은 결국 구단주인 모리스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신 선수. 우리 더비 카운티는 당신과의 계약을 연장하고 싶습니다.”


태양은 처음 마음가짐대로 시큰둥한 표정을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네.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아시는지는 모르겠군요. 감독님이 제게 전화를 하기 전, 이미 많은 구단들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즉, 저를 원하는 구단이 이곳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태양의 입장에서 가능한 더비 카운티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무턱대고 계약서에 사인을 할 생각은 없었다. 더비를 생각하는 마음 못지않게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만약 더비 카운티가 다른 팀에 비해 형편없는 조건을 내건다면 아무리 같이 하고 싶다지만 재계약을 할 수 없으리라.


태양의 선언에 모리스는 살짝 인상을 굳혔다. 사실 모리스는 태양과의 재계약을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했다. 상대는 고작해야 21살의, 세상물정 모를만한 젊은이에 불과했다. 게다가 태양이 에이전트라도 끼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없는 상태다.


이런 협상에서는 너무도 쉽게 요리를 할 만한 대상이라고 봤었는데, 막상 그를 보니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쉽게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모리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곧 인상을 활짝 펴고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그건 저도 이미 짐작하고 있던 바입니다. 허나 잘 생각해보세요. 신 선수. 당신은 분명 이곳 영국이 익숙지 않은 외국인입니다. 여태껏 이곳에서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또 새로운 곳으로 간다면 분명 적응에 애를 먹을 겁니다. 그럴 바에 차라리 그냥 우리와 계속 함께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모리스는 어떻게든 태양과의 계약을 순조롭게 만들기 위해 협상의 스킬을 쓰려했다. 예전의 태양이었다면 이런 모리스의 말에 흔들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런 적응이 무서웠다면 애초에 머나먼 이국땅인 이곳으로 오지도 않았겠지요. 제가 이전에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 실력이 부족해서였지, 마음가짐이 문제는 아니었죠. 그리고 전 이제 그 부족한 실력을 충분히 보완했다고 생각합니다.”

“.....!”


똑 부러지는 태양의 말에 모리스도 할 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상황 상 멜 모리스보다는 태양이 훨씬 더 유리했다. 그에게 다른 구단들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접근해 온 것은 사실 아닌가.


모리스와 루니의 예상과는 달리 계약에 난항이 보였다.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짓는 모리스와는 달리 루니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마치 잘 성장한 제자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스승의 모습이다.


결국 백기를 먼저 든 건 모리스였다.


“알겠습니다. 신 선수의 생각이 어떤 지 충분히 알았으니, 구체적인 조건을 얘기해보죠. 이것이 제가 생각한 재계약 조건입니다.”


모리스는 자신이 원래 생각했던 재계약 조건을 상당 부분 수정하여 계약서 초안을 내밀었다.


계약서 초안의 연봉 란에는 25만 파운드(대략 4억 원)라는 금액이 적혀있다. 모리스가 나름 고심해서 수정한 조건이지만 태양의 성에 차는 조건은 아니다.


분명 지금 받는 연봉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었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이미 QPR로부터 30만 파운드라는 연봉을 제시받지 않았던가. QPR은 물론이고 미들즈브러도 지금보다 더 많은 27만 파운드를 제시했었다. 게다가 미들즈브러처럼 최고급 주택을 무상 임대하는 등의 추가조건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즉, 연봉 등의 조건을 따지고 보면 비교할 필요도 없었다.


“흠. 솔직히 기대이하입니다. 다른 구단은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태양은 미련 없이 일어서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도 더비 카운티와 재계약을 원했지만, 결국 프로선수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연봉 등의 조건이 아니겠는가. 루니와 헤어지는 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루니가 없다고 성장을 할 길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모리스는 당황한 듯 입을 열었다. 사업적인 마인드로 생각을 해봐도 태양을 이대로 놓치는 것은 손해였다.


“신 선수. 사실 더비 카운티의 재정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신 선수에게 그렇게 많은 연봉을 줄 수가 없어요. 오죽하면 징계까지 받았겠습니까? 혹시 신 선수가 원하는 조건은 어떻게 됩니까? 최대한 맞춰보도록 해보겠습니다.”


태양은 어차피 안 될 거 뻥을 살짝 보태서 얘기했다.


“저는 40만 파운드(대략 6억 4천만 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리스는 난색을 표했다. 협상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봐도 25만에서 2~3만 정도 더 올리는 것이 한계였다.


“그, 그건 절대 불가능합니다. 지금 우리 팀의 재정상황은 신 선수에게 그만한 연봉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가 승격이라도 한다면 모를까....”


더비 카운티와의 협상은 끝났다고 생각하던 태양은 눈을 번쩍 떴다. 모리스의 마지막 말을 들으니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잠깐! 생각해보니....’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연봉은 구단주님이 제시한대로 25만으로 하겠습니다. 대신 승격 보너스를 추가로 넣으면 어떻겠습니까? 대충 200만 파운드(대략 32억 원) 정도....?”


태양의 제안에 멜 모리스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제시하는 200만 파운드라는 금액은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연봉이 25만 파운드인데 보너스가 200만 파운드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신 선수. 너무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40만 파운드도 아니고 200만이라니... 방금 전까지 우리 팀의 재정 상황에 대해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흥분한 채 말을 하던 모리스는 순간 입을 닫았다. 생각해보니 그냥 보너스가 아닌 승격 보너스였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힌 멜 모리스는 태양의 제시가 결코 더비 카운티에게 손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많은 도박사들이나 아날리스트들의 의견에 따르면 다음 시즌 더비 카운티의 승격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 고질적인 재정문제로 인해 대부분 베팅 사이트에서는 더비 카운티의 예상 순위를 9~10위로 점치고 있었다. 그만큼 승격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고, 승격이 안 된다면 처음 제시했던 25만 파운드만 지불하면 됐다.


물론 모리스는 구단주로서 자신의 팀이 승격하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구분해야했다. 현실적으로 구단이 다음 시즌 승격하는 건 그야말로 꿈이었다.


그리고 설사 기적이 일어나서 구단이 승격을 한다면? 그렇다면 오히려 더 좋다. 만약 승격만 할 수 있다면 태양에게 줄 200만 파운드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승격을 하면 그보다 수십 배, 아니. 어쩌면 수백 배 이상의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만큼 PL과 챔피언십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린 모리스는 사업가적 미소를 지으며 태양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좋습니다. 솔직히 보너스치고 너무 큰 금액이긴 하지만 신 선수가 더비 카운티를 위기에서 건져낸 점을 높이 사서 그 조건으로 계약하겠습니다.”


별 생각 없이 그냥 질러봤던 태양으로서도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표정은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뭐? 200만 파운드를 저렇게 바로 받아들인다고? 아싸! 더 부를 걸 그랬나?’


태양에게는 결코 받을 길이 없는 꿈같은 보너스가 아니었다. 실제로 더비 카운티는 승점 만 따지면 이번 시즌에 중상위권에 들어간 가능성이 있는 팀이었다. 재정적 문제 때문에 다음 시즌 보강이 어려워서 사람들은 더비 카운티의 승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보강을 한 가지 하지 않았는가.


‘다음 시즌 시작까지 2개월이나 남아 있다. 그동안 계속해서 천마심법과 만근추를 수련한다면? 그리고 천마님으로부터 새 무공까지 배운다면....?’


태양의 성장은 이제 막 시작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지 스스로도 알 수 없다.


**


사무실을 나온 태양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통화 수신음이 꽤나 흘러가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태양의 형인 신태민이었다.


“태양이냐? 짜식. 전화 좀 자주해라. 임마. 그래. 어디 아픈데 없이 잘 지내고 있냐?”

“나야 늘 그렇지. 집에 별 일은 없고?”

“여긴 아무 일도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너 계약기간 이제 끝난다며? 그건 어찌 됐냐? 계약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와야 되는 거 아냐?”

“아냐. 방금 구단이랑 재계약 하고 왔어. 연봉도 올랐으니 좀 더 송금할게.”

“그래. 참 잘 됐네. 그건 그렇고 이번 여름휴가 때는 한국에 올 거냐?”

“이번에도 힘들 거 같아. 대신 내년에는 꼭 갈게.”

“그래. 알았다.”


태양은 형과 몇 마디 더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최고가 되기 전에는 한국으로 가지 않겠다고 형과 약속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래. 좋은 각오다. 난 가족에 대한 기억도 없어져서 모르겠지만, 다들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본인의 각오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 그런 면에서는 넌 합격이다.]

“아직은 제 스스로가 부끄러워요. 천마님께 배워야 될 것도 많고요. 만근추는 좋은 무공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어요.”

[그건 그렇지. 그래 생각해 놓은 무공은 있느냐?]

“제가 무공을 어떻게 알겠어요? 다만... 그래도 명색이 수비순데 제 수비 능력이 너무 부족한 거 같아요.”


실제로 태양은 일대일 몸싸움 경합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수비력에서는 아무래도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원래부터가 풀백이 아닌 만큼 전반적인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시즌 막판 출전한 3경기에서는 뛰어난 공격능력으로 부족한 수비능력에 대한 약점을 지웠지만, 시즌 전체를 소화한다면 분명 약점이 크게 드러날 때가 있으리라.


[수비력이라....]


잠시 고민을 하던 천마는 이내 씩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다면 딱 맞는 무공이 하나 있다.]

“와씨! 개멋져. 역시 천마님. 그래서 그 무공이 뭐죠?”

[맨입으로 말해달란 말이냐?]

“지금 당장 마트 갑니다.”

[클클! 귀여운 놈. 잘 들어라. 본좌가 네게 새로 알려줄 무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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