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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별

드래곤, 이무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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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별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0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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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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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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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살리 후작

DUMMY

살리 숲의 루카스의 레어가 폭발하여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는 소식은 살리 후작령 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행히 사라진 레어의 주인의 보복이 있었다는 소식이 없는 걸보니 레어의 주인이 연구를 하다 실수로 폭발시켰다는 루머까지 함께 퍼진다.

그 두 소식을 여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듣고 있었던 아일린들은 혹여나 주위에 있는 인간들의 귀에 자신들의 대화가 들릴까봐 전음으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조용한 거 같지?]

[당장 보복하러 올 줄 알았더니 의외로 얌전히 있는 것 같군.]

[아무래도 네가 불태워버렸던 연구 자료들을 복구하느라 정신 없는 거 아닐까?]

[그건 아닐 걸? 우리들은 망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종족이라 깜빡할 수는 있지만 결국 기억하는게 우리거든.]

[망각이 존재하지 않는 종족이라니 신기한 종족이로군.]

겉으로는 식사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나 열심히 전음으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던 이들이 있는 식당에 누군가가 우르르 몰려 들어온다.

그들은 하얀 기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식사를 멈추고 모두의 시선이 가장 앞에 서 있는 기사 한명에게로 쏟아진다. 아일린들의 시선 또한 그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더니 이내 아일린이 있는 테이블 앞에 멈춰선다.

"엥? 누구...?"

아일린이 먼저 누구인지 물었고 범상치 않는 자이기에 우리엘, 백이, 무기는 각자 자신의 무기로 손이 가거나 구현하며 경계를 시작한다. 세 사람의 경계에 그의 뒤를 따랐던 기사들 또한 자신의 허리춤의 검집에서 발도하여 겨눈다.

그와 동시에 아일린은 세 사람에게, 그는 자신의 병사들에게 말했다.

"스톱."

"거둬라."

아일린은 그와 묘한 시선을 주고 받으며 이들을 말리자 우리엘들이 먼저 무기를 거두었고 병사들 또한 이들이 무기를 거둔 것을 본 후에서야 자신들의 검도 거두었다. 그리고 그가 먼저 아일린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

"즐거운 식사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저는 그대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살리 후작님께서 그대를 매우 보고 싶어 하십니다. 같이 가시죠."

정중한 듯한 그의 말에 아일린의 고개가 갸웃거리며 그에게 대답했다.

"나는 그를 만나본 적 없는데 그는 나를 매우 보고 싶어 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혹시 그 자도 드래곤이라던 지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라서 널 아는 거 아닐까?]

아일린의 되물음에 그는 흔쾌히 고개까지 끄덕이며 맞다고 대답했고 백이가 전음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 또한 전음으로 백이에게 대답을 해주며 그에게도 대꾸를 한다.

[글쎄. 인간의 귀족으로 유희 중이라는 동족 소식은 못 들은 거 같은데.]

"그쪽이 살리 후작님을 사칭한 게 아니란 걸 증명해보일 수 있나요? 다짜고짜 식사 중인 사람한테 우르르 몰려와서 살리 후작님께서 보고 싶어하신다고하면 제 성격상 수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어서요."

마지막에는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지우자 그는 자신의 품 속에서 곱게 접힌 종이 하나를 그녀에게 건넨다. 아마 살리 후작이 그녀에게 쓴 편지인 듯 보인다.

아일린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와 편지를 번갈아 쳐다보며 건네받는다. 그리고 천천히 종이를 펴서 읽어보기 시작한다. 물론 마음 속으로.

'친애하는 아일린에게. 어? 날 알아? 대체 누구지? 친애하는 아일린에게. 너랑 루카스랑 쫑난 거 들었어. 끝낼 거면 좋게 끝내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루카스보다 너랑 더 오래 알고 지냈지만 역시 넌 예측불가능한 애야. 내 기사들을 보냈으니 시간이 되면 나랑 얘기 좀 하자....? 설마...?'

편지 내용이 드래곤인 자신을 아주 잘 아는 듯하자 순간 한 사람이 떠오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힌 보낸 이의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선다.

"...루이...P. 살리? 루이?...루이?"

보낸 이의 이름을 계속 반복하여 중얼거리자 그것이 곧 자신이 아는 자인 것을 드디어 깨달은 것으로 이해한 그가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말했다.

"루이 P. 살리 후작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시죠."

[아는 자야?]

그의 재촉에 결국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녀에게 무기가 전음으로 물으며 따라 일어나자 그녀는 이들에게 전음으로 살리 후작이 누구인 지 설명해주면서 짐을 챙긴다.

[루이라고 내 동족이자 레드족인 동갑내기 친구야. 해츨링 시절때부터 친구였어.]


"어서 오시게. 너무 오랜만이지 않는가? 응?"

[이야. 그렇게 아저씨들 눈앞에서 뿅 사라져버리고는 또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돌아오다니. 어쨌든 반갑다?]

살리 후작가에 들어서자마자 후작이 후다닥 마당까지 달려와 아일린 앞에 서며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면서 우리엘들을 훑어본다.

[쟤네들은 다 뭐야? 동료인가?]

"묻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으니 일단 응접실로 가지."

[일단 응접실에 가서 얘기하자.]

"아, 예."

후작은 자신의 기사들에게 눈짓으로 알아서 아일린들의 짐과 말들을 정리하라고 일른다.

그가 먼저 아일린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두르고 응접실로 향하자 우리엘들도 뒤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응접실에 도착하고 후작이 응접실 밖으로 대화소리가 세어나가지 않게 사일런스 마법을 거는 순간 무기와 백이가 아일린의 어깨에서 그의 손을 떼어낸다.

다소 언짢아보이는 두 사람의 표정에 후작은 저들에 의해 뿌리쳐진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아일린에게 묻는다.

"쌍둥이 중 누구야?"

"엥? 그게 뭔 소리야?"

"반응을 보아하니 둘 중 한명으로 환승이별한 거 같은데? 설마 대놓고 양다리는 아니지?"

자신의 팔을 잡고 있었던 무기의 손을 살포시 밀어내는 그녀에게 환승이별, 양다리 소리를 하는 순간 아일린의 눈모양이 이모티콘 찍찍이(ㅡㅡ)가 된다.

"환승이별도 양다리도 아닌데. 그리고 쟤네 쌍둥이도 형제도 아니야, 완전 남남."

자신이 완전 잘못 짚었다는 사실에 후작은 황급히 그들에게 사과와 함께 화해의 손을 내민다.

"어이쿠, 미안하게 됐군. 미안하네."

그가 화해를 위해 내민 손을 무기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잡고 놨지만 백이는 그의 손을 잡기는 커녕 대놓고 불쾌한 티를 내면서 툭 쳐낸다.

"화가 나도 단단히 화가 났나보구만? 미안하다."

후작이 다시 사과를 하며 한번 더 손을 내밀지만 그는 여전히 잡지 않았다. 이를 괜히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는 아일린의 시선에 백이는 어쩔 수 없었는 지 결국 그의 손을 잡는다. 이에 드디어 자신의 사과를 받아줬다고 생각한 후작이 신나서 그의 손을 잡은 체 연신 위아래로 흔든다.

"내 사과를 받아줘서 고맙네."

"그래서 묻고 싶은 게 뭔데?"

어느 정도 일단락 됐다고 생각한 아일린이 의자에 앉으며 후작에게 묻자 그제서야 그의 손을 놔주었던 후작도 자리에 앉으면서 본론을 꺼낸다.

"어제 루카스가 나를 찾아왔었어."

"뭐?"

갑자기 루카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자신을 찾아왔었다는 얘기에 아일린이 화들짝 놀라며 되묻는다. 그 말에 우리엘도 백이도 무기도 놀랐다.

"걔가 널 왜 찾아와?"

"자신이 작년부터 계획해오던 일을 이제 실행에 옮길 것이라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을 주라던데?"

"뭐...?"

"누구를 좀 주변에서 떼어내 시간을 벌어주면 된다고는 하는데 그 누가 됐든 내가 해 줄 리가 있나. 당연히 그 제안을 거절하고 돌려보냈지."

"잘했어."

자신을 도와달라며 찾아왔다던 루카스의 얘기에 당황해했지만 곧 제안을 거절했다는 그의 말에 곧 안도의 한숨이 쉬어질만큼 안심한다. 그런 그녀에게 후작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대체 걔는 너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건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반인륜적인 연구까지 했다던데."

그의 물음에 아일린은 자신도 모르게 천족인 우리엘의 눈치를 살짝 보면서 대답해주었다.

"걔가 작정하고 날 살아있는 인형으로 만들 계획인 모양이더라고. 존넨 산맥의 늑대인간 일족이 몇백년 동안 지키고 있었던 봉인석까지 훔쳐가서 연구할 정도면 말 다 했지."

"미쳤군."

그녀의 대답에 후작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그의 중얼거림에 아일린은 격하게 공감을 한다.

"진짜 미쳤다니까?"

자신의 말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에게 피식 웃었다가 다시 진지하게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엘들과 한번씩 시선을 마주치더니 다시 아일린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그래서 그를 막기 위한 최선책으로 저들을 데리고 다니는 건가?"

"아니? 어쩌다보니 함께 움직이고 있긴 한데 루카스 때문이라도 함께 움직여야 될 걸?"

"왜?"

"우리엘은 내가 한 짓 때문에, 쟤네는 루카스가 나랑 있는 걸 질투해서?"

"저 쌍둥이는 이유가 이해되는데 우리엘은 네가 한 짓 때문이라니?"

얘기를 하다보니 루카스 때문이라도 이들과 함께 움직여야하는 이유에 후작의 관심이 쏠린다. 그래서 백이와 무기를 가리키며 질문을 하는데 자신들을 쌍둥이라고 칭하는 그에게 백이가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쌍둥이 아니라고 했을텐데."

"너한테 물은 거 아닌데."

"에이, 왜 또 그래."

금방이라도 싸울 것 같이 시비적인 백이의 대꾸에 후작도 지지 않고 대답하자 아일린이 급히 이 둘 사이에 끼어들어 말린다. 그러자 먼저 한발 물러난 후작이 우리엘에 대해 묻는다.

"그래서 우리엘은 뭐 때문이라고?"

"그것이...."

"...젠장."

그 순간 아일린은 우리엘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고 그는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으며 오만상을 찌푸린다. 그리고 백이와 무기는 가볍게 킥킥 웃거나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이러한 이들의 반응에 더욱 궁금해진 후작이 묘한 미소를 띠는 순간 아일린이 이들은 듣지 못하게 용언으로 빠른 속도로 대답해주었다.

[너무 시러봇처럼 행동하길래 빡쳐서 피의 맹약을 맺으려고 입술 박치기를 했어. 그러니까 닥치고 조용히 해.]

"푸흡!"

후작이 이들과 응접실로 향하고 있을 때 시녀들이 미리 인원수대로 준비해둔 홍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었다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마시고 있던 것을 뿜고 만다.

졸지에 맞은편에 앉아 있었던 아일린의 얼굴에 흩뿌려지게 된 홍차는 다행히 미지근했다. 그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뜨린 백이가 언제 구현했는 지 손수건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었고 아일린은 그 손수건을 말없이 건네받아 스윽 얼굴의 홍차를 닦아낸다.

"미, 미안! 아니 그래도 어떻게 그럴 생각을 한 거야?"

미안하다면서 연신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에 결국 아일린은 터진다.

"닥치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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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8.살리 후작 22.06.11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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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축제 그리고 22.05.27 13 0 20쪽
14 014.지역신 22.05.26 12 0 15쪽
13 013.의외의 인물 22.05.25 12 0 12쪽
12 012.그의 사정 22.05.24 13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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