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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별

드래곤, 이무기를 만나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해딴별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06: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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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215,571

작성
22.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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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5.상극

DUMMY

백작이 마련해준 방에서 준비를 마치고 우리엘의 방에 모인 이들에게 시녀 한명이 찾아온다.

"저어..."

"뭐지?"

각자의 방으로 찾아갔다가 우리엘의 방에 모인 것을 보고 그 방으로 왔었던 시녀의 등장에 백이가 묻는다. 그러자 시녀는 백이의 차가운 시선에 흠칫 놀라며 고개를 푹 숙인 체 찾아온 이유를 설명해준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다른 팀과 친분을 쌓는게 어떠겠냐는 백작님의 명으로 혹시...다른 분들과 만찬을 즐기실 것인 지 물어보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다른 지원자 용병들이 먼저 와 있다는 이야기는 응접실에서 백작과의 만남이 끝나고 나설 때 들은 이야기였다.

아일린은 우리엘, 무기, 백이에게 눈빛으로 '어쩔까?' 묻듯 쳐다보자 각자 한 마디씩 말했다.

"딱히 상관없을 것 같은데."

"이하동문."

"나도 뭐..."

우리엘, 무기, 백이 순으로 거절하지 않자 그녀는 다시 시녀에게로 시선을 돌린 후 말했다.

"그리하겠다고 전해줘요."

"네."

모두의 의견을 수렴한 아일린의 대답에 시녀는 허리숙여 대답하며 돌아간다. 그리고 잠시 후, 다른 시녀가 찾아온다.

"모든 식사 준비가 되어 식당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식당까지 안내를 하는 시녀 뒤를 따라가기 시작하던 아일린과 이들은 식당에 도착하기 전까지 대화를 주고 받았다.

"다른 지원자들은 누굴까? 봐도 모르는 사람들이긴 할텐데 그래도 누굴지 궁금하다."

"누굴지는 곧 알 수 있겠지."

"너넨 안 궁금해?"

"딱히 궁금하진 않는데."

"이번엔 묵이 놈과 같은 생각이다. 어차피 곧 알게 될텐데 벌써부터 궁금할 필요가 있나."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는데 안 궁금하다고? 에잉."

"우린 너와 백처럼 친화력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쓸데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도착한 식당에는 백작과 백작 부인 그리고 3명의 낯선 이들이 먼저 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백작은 아일린과 그들이 식당으로 들어온 것을 보고 어서 자리에 앉으라는 제스처를 보인다.

이들은 그에게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백작의 입이 먼저 열렸다.

"같은 목적으로 모두가 모였으니 서로 인사들 나누시게."

백작의 말에 아일린이 대표로 먼저 자신들을 소개한다.

"반갑습니다. 하급 마스터 정령사 린이라고 해요. 이쪽은 제 오른쪽부터 검술사 우리엘, 무투사 무기, 창술사 백이라고 해요."

그녀가 자신들의 소개까지 해줄때 한명씩 맞은편에 앉은 그들에게 아까처럼 목례로 인사를 대신한다.

이들의 소개를 들은 세명의 남자들은 자신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아일린을 힐끔 보고 피식 웃어버리는가 싶더니 그들 중 한명이 그녀를 향해 한마디 건넨다.

"여기에서 홍일점인 아가씨한테는 당분간 고된 일정이 될 건데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지 궁금한데?"

그 질문을 하자마자 또 자기들끼리 키득키득거리자 보다 못했는 지 백작이 나선다.

"당분간 함께 지낼 이들인데 너무 무례한 거 아니오?"

백작의 호통에 그들은 키득거리다가 크흠흠 헛기침을 하며 웃음을 멈춘다. 그들의 비웃음이 멈추자 백작의 작은 한숨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왔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자신의 기운을 그들에게 쏘아붙히듯 은근히 압박하면서.

"감당 가능하냐고 물었죠? 되고 말고요. 그쪽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저라서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 하나가 있지요. 그것은 바로 약육강식. 무슨 말인지 이해 되시죠?"

성차별성 발언에 천재라서 그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대답을 해주자 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그런 그들을 향해 백이가 한마디 거들었다.

"오히려 너희가 린을 감당하지 못할 거 같은데, 내 직감이 틀렸으려나?"

그 말에 무기가 옆에서 피식 웃어버린다. 갑자기 분위기가 자신들을 몰아세우는 것 같자 그제서야 자신들을 소개하며 화제전환을 시도했다.

"크흠흠. 우리들은 히비스 길드 소속의 마크라고 하오."

"난 같은 길드원인 존이라고 합니다. 아까 발언은 미안하게 됐소."

"나 역시 같은 길드원이오. 이름은 켄이라고 하오."

자신들의 소개가 모두 끝나자 아까 질문은 미안하다고 했던 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런 일에 지원하는 여자는 본 적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아가씨를 얕본것 같소. 다시 한 번 미안하게 됐소."

머리까지 숙여가며 사과를 하자 아일린은 약간 장난기를 담아 그들의 귀에 들리게 중얼거렸다.

"계속 거만하게 굴었으면 실프들의 도움을 받아 저멀리 드래곤 레어가 있는 곳까지 날려버리려고 그랬는데 아쉽네."

순간 세 사람의 어깨가 흠칫한다. 그 말이 당연히 농담임을 아는 백작이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리하지 않아서 고맙소. 어찌되었든 당신들은 내 아이를 찾아줄 은인들이기에 서로 싸우지 말아줬음 하네."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백작님."

"아닐세. 모두 인사를 나눴으면 어서 식사를 하도록 하지. 기껏 준비한 음식들이 식겠어."


식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중간중간 대화가 오고 갔지만 자신의 무리끼리 나누는 대화가 전부였다.

다음날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에 마당에 모인 이들은 백작의 배웅을 받으며 각자 자신의 말에 올라타 백작가를 나선다.

당분간 함께 부대끼며 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들은 백작 영애가 마지막으로 목격 되었다던 광장으로 향하면서 새로운 리더를 뽑는다.

"우리쪽에서는 존이 원래 리더였지만 어제 식당에서 보인 모습이 꽤나 당돌하던데 이번 일에는 그쪽 아가씨가 리더를 하는게 어떻겠소?"

묘한 눈빛으로 리더 자리를 넙죽 넘겨주는 그의 말에 아일린은 덥석 그 제안을 받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엘, 무기, 백이도 마찬가지로 눈치챘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표정이 일그러진 세 사람과 달리 그녀는 방긋 미소와 함께 그 제안을 거절한다.

"아무리 그래도 저희보다 용병 생활을 더 오래한 사람이 리더를 하는 게 맞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번 일이 틀어지면 모든 책임을 나한테 떠넘기려는 거 누가 모를 줄 알고? 다 티난다, 이것들아.'

덥석 받아들일 줄 알았던 제안을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을 하자 흠칫한 그들은 서로 눈빛 교환을 하면서 괜히 헛기침을 내뱉는다. 그러면서 그녀의 거절을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야..."

"기존대로 존이 대장이니까 혹여 단독행동으로 팀 내 트러블을 일으키지 말아줬음 좋겠소."

"명심하죠."

'너네나 단독행동 삼가 좀.'

존과 마크의 말에 아일린은 대충 대답을 해주며 슬쩍 말머리를 우리엘들에게로 기울인다. 때문에 그들과 아일린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생긴다.

잠시 후 도착한 광장의 의상실 앞.

"우르르 몰려 들어가면 손님들에게 민폐이니 아가씨 혼자 들어가서 물어보고 오는게 어떻겠소?"

대장 존의 제안에 아일린은 슬쩍 그를 차갑게 쳐다보다가 대답 없이 말에서 내려와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던 존과 마크, 켄은 서로 혀를 짜면서 우리엘과 무기, 백이 앞에서 아일린의 뒷담화를 하기 시작한다.

"저, 저 싸가지."

"어제 그거 조금 얕잡았다고 대장 말에 대꾸도 안하고 무시하는 거야, 지금?"

"쯧."

이들의 뒷담화를 듣기 시작하는 순간 언짢아진 우리엘들 중 백이가 대표로 그들이 들으라고 목소리를 높여서 한마디 한다.

"린은 천년 만년 장수하겠군."

뜬금없어 뵈는 백이의 말에 그들은 잠시 뒷담화를 멈춘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린 체 백이에게 존이 되묻는다. 상당히 불쾌하다는 티를 내면서.

"그게 무슨 말이지?"

존의 되물음에 백이는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말했다.

"너네는 이런 말도 없는 건가? 욕 먹으면 오래 산다는 얘기."

"하?"

이 세계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었는지 존, 켄, 마크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진다. 그리고 존은 말에 탄 체 백이에게 한발작 가까이 다가가더니 이제는 대놓고 시비적으로 대꾸한다.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을 지어낸 걸 보니 쫄리는 구석이 있나 보지?"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한대라도 칠 것처럼 시비적이자 백이는 무표정 그대로 한손에는 말 고삐를 꽉 잡고 다른 한손에 사신의 낫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커다란 낫 한자루를 구현함과 동시에 존의 목을 향해 휘두르는 순간 그의 팔을 무기가 잡아 말린다.

"그만해."

무기에 의해 강제로 구현된 낫이 스르륵 허공에 흩어져 사라져버린다. 그의 방해에 쯧, 짧게 혀를 짰던 백이는 그대로 말에서 내려 아일린이 들어간 의상실로 걸음을 옮긴다.

무기가 말리지 않았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목이 날아갈뻔했던 존을 비롯 켄과 마크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그저 백이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뿐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무기가 대신 사과를 한다.

"원래 호전적인 놈이라 미안하게 됐군."

무기의 사과에 그들은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꼬투리 하나 잡혔다는 생각에 절로 한쪽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그 사이 의상실 디자이너와 직원들에게 백작 영애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가 딸랑 방울소리를 울리며 가게 안으로 들어온 백이의 등장에 놀란 그녀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말고 그에게 묻는다.

"엥? 내가 너무 오래 있었나?"

"아니."

순간 자신이 시간을 너무 잡아먹고 있었나 싶어서 물었으나 아니라는 백이의 대답에 잠깐 망설였다가 그의 표정을 보고 슬쩍 가게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 존들을 향해 눈짓을 하며 다시 물었다.

"어째...표정이 어둡다? 저것들이 또 시비 걸었나?"

그는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고 팔짱을 끼며 대답이 아닌 질문을 한다.

"이곳 악귀들을 이용해 백작 영애인지 뭔지 사라진 경로라던 지 현재 위치를 알아볼까?"

그의 제안에 아일린은 단번에 눈치챘다.

'역시 저놈들이 또 시비를 걸었구만?'

그녀는 빅 픽처를 위해 백작 영애를 마지막으로 봤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던 의상실 디자이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일단 가게를 나온다. 그리고 존들에게는 거짓 정보를, 우리엘들에게는 전음으로 진실을 전달해주기 시작한다.

"마지막 목격 당시에는 평소처럼 본가 문양의 깃발이 꽂힌 마차를 타고 돌아갔다고 해요."

[백작 영애는 그때 본가로 바로 돌아간 게 아니라 이웃 지방의 자신의 친구에게 초대를 받고 그곳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를 카운터 직원에게 말했었대. 이 사실은 일단 우리들만 알고 있자. 저것들 좀 고생시켜야지.]

[왜 사실을 숨기는 거야?]

그들과 자신들에게는 전혀 다른 소식을 전하는 그녀에게 무기가 그 이유를 묻자 아일린은 어디를 중심으로 탐문조사를 해볼지 말없이 존들이 의논을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며 전음으로 그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첫만남부터 그렇게 시비적인데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순 없잖아. 하여튼 저놈들 몰래 백이가 악귀를 통해서 백작 영애의 위치를 알아내면 저것들 모르게 영애를 구하고 간다는 얘기없이 빠지자.]

이번에는 우리엘이 물었다.

[단독행동은 삼가해달라고 했었지 않았나. 나중에 말이 나올텐데?]

[우리들은 어떻게든 제재하고 싶어 환장하는데 자기네들은 계속 시비를 털고 있잖아. 좀 헛고생하다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와서 그렇게 찾아헤맸던 백작 영애가 돌아와있는 것을 보고 멘탈이 바사삭 무너졌음 좋겠어서.]

그녀의 본심에 우리엘은 존들 모르게 가볍게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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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7.선전 포고 22.06.10 13 0 11쪽
26 026.구출 22.06.09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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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축제 그리고 22.05.27 13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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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의외의 인물 22.05.25 12 0 12쪽
12 012.그의 사정 22.05.24 13 0 19쪽
11 011.임시동맹 22.05.23 1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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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08.화해 22.05.19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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