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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별

드래곤, 이무기를 만나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해딴별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06: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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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215,571

작성
22.05.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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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6.아일린과 루카스

DUMMY

예지는 무기와 백이와 함께 기도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담임에게 문자로만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병원 가느라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예지의 방에 우리엘까지 나중에 다 모여서야 루카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뭔가 이상해."

"뭐가?"

"평소에도 소유욕이 강하긴 했지만 자신이 수집한 물건이나 보석 등에 대한 소유욕은 드래곤이라면 누구나 수면욕만큼 강하게 있는 욕심이란 말이야. 근데 평소에 나에 대한 소유욕이 이렇게까지 센 적은 없었는데...거기다 원래는 이름만으로 안 부르고 누나라고 부르는데..."

먼저 침대 위에 앉아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루카스에게 느껴졌던 알 수 없던 불길한 느낌은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예지의 말에 우리엘이 한마디 툭 건넨다.

"네가 도망을 친다고 원래 세계를 떠나고부터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성격에 변화가 온 것 아닐까?"

우리엘의 추측에 아! 짧은 탄성을 나지막이 내뱉더니 스윽 세 사람을 훑어보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아무래도 루카스를 다시 만나봐야할 것 같아. 물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나 혼자 그를 만나야겠어."

아까 처음 만났지만 루카스의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던 무기와 백이가 급히 예지를 말려본다.

"그가 너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

"너 혼자 그를 만나게 하고 싶지 않은데."

백이, 무기 순의 대꾸에 이어 우리엘도 그녀를 말려본다.

"내가 생각해도 너 혼자 그를 만나기엔 현재 그의 상태는 매우 불안정해 보인다. 꼭 그를 만나야겠다면 내가 함께하지. 어떤 이유였든 나와 너는 피의 계약을 맺은 상태. 저 둘보다는 그의 의심을 덜 받겠지."

마지막으로 우리엘의 대꾸까지 들은 예지는 잠깐 고민이 되었다.

'백이 말대로 그가 무슨 짓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라는 확신은 없긴 한데...그래도 역시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겠어.'

잠깐의 고민을 끝낸 예지는 백이에게 질문 하나 했다.

"혹시 인간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만한 장소 있을 까? 이왕이면 넓은 바다 위 같은?"

그녀의 질문은 백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적당히 장소가 떠올리며 예지에게 대답한다.

"여기서 좀 많이 멀긴 하는데 남태평양 정도가 좋지 않을까?"

"남태평양? 위도와 경도가 있는 지도를 참고해야겠군."

"한 비서한테 부탁해서 지도 하나 받으면 되지 않을까?"

백이의 추천에 따라 남태평양 한가운데를 휴대폰 지도앱으로 찾으며 중얼거리자 무기가 대화에 끼어들자 예지는 그러면 되겠다며 열심히 검색하고 있던 지도앱을 끈다.

그렇게 한번 결정된 사안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우리엘을 통해 동족과 함께 있을 루카스에게 남태평양 한가운데 좌표를 전해주고 그가 돌아오면 곧장 우리엘과 함께 해당 목적지로 이동했다.

잠시 후, 한번의 워프로 남태평양 한가운데 허공에 도착한 예지는 오랜만에 예지의 모습이 아닌 본래의 아일린으로 있을 때의 인간 모습으로 바꾼다. 그리고 곧 다른 천족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루카스를 맞이한다.

"어서 와. 여기라면 최소 내 주변의 인간들에게 피해가 잘 가지 않겠지."

"아일린, 돌아가자."

아일린은 그를 맞이해주면서도 양팔 활짝 벌리며 다짜고짜 돌아가자는 그의 말에 작은 한숨을 소리 없이 내쉬고는 그에게 물었다.

"루카스, 나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네가 그렇게 변해버린 거야?"

그녀의 질문에 루카스는 잠시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눈알을 굴렸다가 벌렸던 팔을 거둬들이며 다시 그녀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변한 건 내가 아니라 너잖아."

"뭐?"

오히려 변한 건 자신이라는 그의 말에 아일린이 순간 당황하여 그에게 반문하자 그는 팔짱을 끼며 그녀가 먼저 질문했던 것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들려주기 시작했다.

"아일린, 네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궁금하다고 그랬지? 대답해줄게. 아저씨들 앞에서 네가 다른 세계로 도망갔을 때 그때 나는 아버지인 로드께 한소리 듣고 내 레어에서 백년 정도 자숙하라는 명령을 받은 후였지. 그리고 나중에 아저씨들에게서 네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뭔 줄 알아?"

"그야...모르지."

여전히 아일린을 이름으로 부르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꺼내는데 중간에 아일린에게 질문을 하지만 그녀는 그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것을 아는 루카스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할 말을 이어갔다.

"그녀가 날 버리고 도망쳤다."

그 한마디에 아일린의 어깨가 흠칫한다. 그리고 바로 해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그녀에게 루카스가 한마디 더 덧붙힌다.

"왜 날 버린거야?"

그 질문 하나를 하는 루카스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해."

아일린은 그런 생각을 한 그에게 미안해서 나지막이 대답을 해주며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본다. 그리고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졌을 무렵 그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그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씨익 웃는데 그 미소는 어둡기 그지 없었다.

"루카스?"

그의 미소에서 이상함을 느낀 아일린이 그를 부르자 루카스가 입을 열었다.

"얌전히 나와 함께 돌아갔으면 다시 시작할 생각도 충분히 있었는데...안 되겠네?"

"뭐?"

"루카스, 그만해라!"

"루카스, 그게 무슨 짓인가!!"

의미심장한 그의 한마디에 아일린이 당혹해하는 사이 그와 함께 이 세계에 왔던 천족들이 먼저 루카스를 말리지만 이미 늦었다.

"아악!"

자신의 아공간에서 단검 하나를 꺼낸 루카스가 그대로 아일린의 심장을 향해 찔러넣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우리엘까지 화들짝 놀라 조선도를 발도해 급히 루카스에게서 아일린을 떨어뜨리며 검 끝을 루카스의 목에 겨눈다.

"한때 연인이었던 그녀를 배려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구나."

그녀의 허리를 잡아 그녀가 서 있을 수 있게 부축해주면서도 여차하면 공격하겠다는 그의 의도를 단번에 눈치챈 루카스는 무표정을 지은 체 우리엘에게 말했다.

"연인? 그래, 한때 연인이었긴 했지. 하지만 그녀에게 버림 받은 날 아일린의 연인이었던 루카스는 죽었어. 그녀에게 남은 감정은 이제 분노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사랑해. 그래서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군."

"루카스..."

그의 대꾸에 우리엘이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린 아일린이 조용히 자신의 허리를 잡고 있었던 우리엘의 손을 떼어낸다.

"너는 지금 치명상을 입었다, 얌전히...!"

"아직은 괜찮아."

자신을 다시 부축하려는 우리엘의 손을 뿌리친 아일린은 조금씩 창백해져 가는 안색을 띄며 다시 천천히 루카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코앞까지 가까워졌을 때 그를 살포시 안았다. 그가 순간 그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의도를 알아채지 못할 때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거 하나는 진심이야, 루카스. 난 널 버릴 생각따윈 없었고 오히려 널 다시 만나기 전까지 너를 그리워했었어. 하지만 이젠 아니야. 우리 사이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알았다면 진심을 다해 널 사랑하지 않았을 거야. 네가 원한다면 다음에 만났을 때 우리는 연인이 아니라 적일 거야, 어쨌거나 나는 너에게서 내 소중한 인연들을 지킬 생각이니까."

"하...?"

조금 길었던 그녀의 속삭임에 할 말을 잃은 것인 지 루카스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아일린은 그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한발작 뒤로 물러나가는 가 싶더니 그대로 그를 양손으로 밀며 마지막으로 그에게 말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 없었다.

"너만 소유욕이 강한 게 아니란다, 루카스. 다음에 만날 때는 몇백년 후였으면 좋겠구나, 잘 가라."

"아일린!!"

그를 안고 있을 때 그의 등 뒤로 차원의 문을 열었던 아일린은 자신의 손에 등 떠밀려 차원의 문 너머로 떨어지고 있는 루카스의 외침을 뒤로 한 채 우리엘의 곁으로 돌아간다. 그 사이 다른 천족들도 급히 우리엘에게 가벼운 목례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고 사라진다.

"우리도 돌아가자."

"괜찮나?"

우리엘의 곁에 돌아온 아일린이 왼쪽 가슴에 꽂힌 단검을 아무렇지 않게 슥 뽑은 후 리커버리로 치유하고 다시 예지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하는 그녀의 말에 우리엘이 묻자 그녀는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가 지운다. 잠깐 지었던 미소는 힘이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루카스가 분노를 느끼면서도 여전히 날 소유할 생각이라면 아마 날 죽여서라도 소유하려고 할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반드시 나를 끝까지 쫓아올 걸. 나를 죽이겠다는 애를 계속 사랑하고 그리워할 이유는 없지."

'행동 하나하나에 연인에서 원수가 될 정도의 얄팍했던 관계였다는 사실에 충격 좀 받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면 적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의 인연들을 그에게서 지키는 게 맞겠지.'

예지는 차마 뒷말을 우리엘에게 들려주지 않았다.

그녀는 우리엘과 함께 무기와 백이가 기다리고 있을 자신의 방으로 곧장 이동했다.

백이와 무기는 얌전히 예지의 방에서 그녀와 우리엘을 기다리고 있었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의 등장에 앉아 있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가 그녀의 안색을 확인하고 급히 다가오며 물었다.

"괜찮아? 안색이 좋지 않는데."

무기가 먼저 다가와 안색을 살피며 묻자 예지는 조금 멍한 시선으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를 와락 안는다.

"한예지?"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놀란 그의 부름에 예지는 자신의 얼굴을 그의 복근에 파묻으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미안...잠시만 이대로 있어줘. 옛연인을 적으로 돌리고 오는 길이라 머릿속이 복잡하네."

"아일린...아니, 한예지의 말이 맞다. 조금 전 루카스를 적으로 돌린 것도 모자라 강제로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고 오는 길이다."

예지에 이어 우리엘의 말에 결국 그녀를 뿌리칠 수 없었던 무기는 한참을 그녀에게 안겨 있어야 했다.


예지에 의해 강제로 원래 세계로 돌아오게 된 루카스는 자신이 도착한 지역인 어느 작은 왕국의 수도를 이미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후였다.

작은 나라 하나를 재기불능으로 만들고도 분이 안 풀린 루카스는 하늘 위로 고개를 치켜들고 자신을 강제로 차원 이동을 시켰던 아일린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

"아일린!! 내가 이대로 얌전히 당하고만 있을 거라 생각하지마라! 널 되찾을 수 없다면 죽은 시신을 박제해서라도 너를 가져야겠다!"

연신 허공을 향해 울부짖듯 눈앞에 없는 아일린에게 외쳐댔던 루카스에게 누군가가 잔해들을 피해 천천히 다가가며 말을 건다.

"뭔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신가 보군요.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하시지 않으신가요?"

뭔가 여유가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 흠칫 놀란 루카스가 허공을 향해 들어올렸던 고개를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돌린다. 그 곳에는 검은 날개를 가진 검은 머리, 붉은 눈의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를 단번에 알아본 그의 입에서 나지막이 상대방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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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6.아일린과 루카스 22.05.28 13 0 12쪽
15 015.축제 그리고 22.05.27 13 0 20쪽
14 014.지역신 22.05.26 12 0 15쪽
13 013.의외의 인물 22.05.25 12 0 12쪽
12 012.그의 사정 22.05.24 13 0 19쪽
11 011.임시동맹 22.05.23 11 0 15쪽
10 010.시선 22.05.21 1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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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08.화해 22.05.19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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