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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지옥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02.17 16:57
최근연재일 :
2014.05.05 19:2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1,609
추천수 :
319
글자수 :
73,024

작성
14.04.03 20:05
조회
761
추천
5
글자
9쪽

10.3+10.6화

DUMMY

10.3화

규칙26. 적의 적은 결국 적이다.


과연 이번에 무사히 살아올 수 있을까.

블레디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러 가며 라임이 고민했다. 세상은 원래 혼자 사는 거라지만 이 기사단만큼 반드시 혼자 살아야 하는 곳이 있을까.

그나마 어찌 보면 얌전한 편인 블레디라고 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었다. 눈만 감으면 죽었다고 메스를 들이대려고 하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터였다.

“그런데 블레디 군은 사용하는 무기 따로 없습니까?”

어련들 알아서 못할까 싶긴 하지만 그 흔한 단검 하나 보이지 않는 모습에 라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거...........”

그게 무기라구요?

제복의 재킷 안에 좌르르 달려 있는 의술 도구를 보며 라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능력만 있다면야 저걸로도 마물을 죽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게 무기라니.

하지만 뭐라고 말하기도 그래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빌어먹을!

모처럼 제대로 나오는 욕설이었다. 이래 뵈도 나름 엘리트적인 삶을 살았건만. 이렇게 험악한 말이 나오기도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우선 가장 첫 번째로 피를 철철 흐르며 공격을 해대는 마물의 모습을 보니 소름이 끼쳤다. 팔 하나가 잘린 채로 들이대는 마물과 그 사이로 보이는 선명한 근육과 뼈들이라니.

두 번째 이유도 그와 비슷했는데, 사방이 피로 범벅이 되어 있어서 눈이 아플 정도였다. 피가 가득한 수영장에서 싸우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좀처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 잔인하고 격렬하다는 전쟁도 이 정도는 아닐 터였다.

세 번째 이유도 결국 피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블레디가 무서웠다! 마물 못지 않게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활짝 웃으며 매스를 들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자니 연쇄살인범 같은 느낌이 들어 자꾸 자신도 모르게 블레디를 향해 검을 들었다. 애써 검을 마물 쪽으로 돌리느냐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마지막 이유로 이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블레디의 매스가 자신을 향했기 때문이었다. 본인은 딱히 널 노려야지, 하고 노리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실패할 때 마다 아쉬운 표정을 짓는 것이 심히 수상했다.

“..............왜............안........죽어..?”

거기다 저런 물음까지!

마물을 죽이러 왔지, 날 죽이러 왔냐고!

나중에는 지쳤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이미 죽어버린 마물을 해부하고 있었다. 단지 그뿐이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시선이 자신을 향해 꽂혀 있는 것이 쟤가 언제 죽을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작 이 정도의 마물에 죽을 라임이 아니었다. 겨우 마물들을 모두 처리하고 라임이 잠시 숨을 고르며 바닥에 털썩 누웠다. 아직도 눈에 피가 어른거리는 것 같아 눈도 잠시 감았다.

그렇게 얼마나 쉬고 있었을까. 뭔가 차가운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블레디가 매스를 들고 자신에게 다가와 몸에 들이대고 있었다.

“저기, 블레디군?”

“................아...........................”

뭔가 놀란 듯 블레디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시체가........말...........한다..?”

“저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만?”

“........피.............많아.....그럼..........죽어.............이제..........죽었어...”

우리 멀쩡한 사람 죽이지 맙시다.

“제 피 아닙니다. 저 살아있습니다.”

“.......왜.........안...죽어? 죽....여줄까..........?”

“살고 싶습니다.”

단호한 라임의 말에 블레디가 삐진 듯 쳇 하며 고개를 돌렸다. 어깨도 축 쳐져 있는 것이 엄청 많이 실망한 듯 했다. 하지만 굳이 사람 한명 달래주려 목숨을 희생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10.6화

규칙27. 생일은 저주 받은 날이다.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우와!!”

“뭐, 뭡니까.”

페이르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던 적치고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던 지라 라임이 불안함에 흔들리는 시선으로 물었다. 도대체 뭘 얼마나 괴롭히려고 저렇게 감탄사를 계속 말한 것인지. 왠지 감탄사 수만큼 곱하기 될 것 같아 라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우와, 라임 생일이다! 생~일, 생~~일~~~”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

워낙 살기 바빠 잊고 있던 생일을 깨달은 라임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아니지, 그보다 생일인데 오늘만큼은 그냥 좀 봐준다거나. 뭐, 그런 것을 바라는 건 역시 무리일까.

혹시 했던 라임의 기대는 눈에서 빛을 내는 페이르의 모습을 보고 살포시 접었다.

“생일 빠티! 생일 파뤼 해요!”

물론 생일에 생일 파티를 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불길함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이게 뭡니까!”

파티니까 옷을 갈아입으라는 말에 페이르가 집어준 옷을 든 라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선 멀쩡한 사내에게 드레스를 준 것은 그렇다 치고, 5살짜리가 입을 법한 디자인에 옷 사이즈라니!

“입을 수 있쪄! 나랑 세트야!”

물론 댁 나이도 5살보다 많긴 하지만, 자신은 절대 페이르가 아니었다. 페이르한테는 어울릴 수 있어도 자신은 아니었다.

“라임은 다섯쨜! 라임은 다섯쨜!”

누구 맘대로!

“이래 뵈도 올해 스물 여덟입니다만?”

확실히 절대 어린 나이가 아니었다. 아무렴 기사인데 설마 다섯 살일까 싶긴 하지만.

“아니야, 라임은 다섯 살이야! 자, 라임은 몇 살?”

“스물 여덟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스스로의 입으로 다섯 살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라임은 인정해야 했다.

페이르에게 시달려 온 몸에 리본 떡칠을 당하고 얼굴엔 화장까지 하고 몸에는 목줄까지 달고 머리를 리본으로 묶고 나니 어쩔 수가 없었다.

“라임은 몇 살?”

“다섯살입니다.”

“안돼! 다섯쨜! 다섯쨜!”

몸소 시범까지 보여주며 페이르가 떼를 썼다. 보통의 어린애라면 귀여울 지도 모를 저 떼쓰기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라임은 결국 운명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새삼 드는 생각이지만, 페이르는 분명 장수할 터였다. 페이르의 성격은 신조차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니 이왕이면 아주 오래 인간계에 두고 싶어 할 것이었다.

“다섯쨜입니다.”

말하고 나서 온 몸이 돌돌 말리는 효과에 라임이 인상을 쓰며 애써 몸을 펴야 했다.

“그럼 빠뤼 하러 가요오!”

아주 신나 죽겠다는 듯 라임의 손을 이끌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무슨 이상한 홀 같은데 도착하니 그곳에는 확실히 파티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기사단의 기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파뤼, 파뤼 시작!”

당당히 라임을 앞으로 밀어버리고, 문을 쾅 닫아버린 페이르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파티를 위해 준비된 음식이 라임을 향해 날아왔다. 이왕 던질 것 음식만 던져주면 감사하련만 접시 째로 던지는 바람에 바닥엔 깨진 접시 조각이 한가득이었다. 거기다 음식인 관계로 사방에 흩어져 피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덕분에 라임의 온 몸은 음식 쓰레기의 향연이 되어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수십가지의 음식이 뒤섞이니 음식의 향연이 아니라 음식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럼 노래, 노래! 시작!”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우선 저건 노래가 아니었다. 저건 그냥 소음이었다. 음정이 하나도 맞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귀청 찢어질 듯 소리를 지르며 부르는 저것은 절대 노래가 아니었다. 그냥 고문이었다.

그리고 저딴 가사라니!

사랑해줄게, 라고 말하며 양주를 두 손에 들고서 졸졸 다가오는 페이르의 모습을 그딴 사랑 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진짜 왜 태어났을까.

“그럼 각자 축하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엣헴, 리드 부터!”

기어코 양주병으로 라임의 머리를 때림으로써 양주를 라임의 몸에다 쏟은 페이르였다.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정신이 혼미해졌따. 그러나 라임이 정신을 잃어가든 말든 페이르는 파티를 진행하느라 바빴다.

“다음 생일 때도 뵐 수 있길 바랍니다.”

과연 볼 수 있을까. 별다른 말이 아니었지만 상황이 이쯤 되니 다음 생까지 네가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미로 들렸다.

“이 몸이 직접 축하해줬으니, 내 생일 때는 현금을 부탁할게.”

“생일이니 기념으로 너에게 평생 솔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지.”

“다음 생일에는 부디 보지 않기를 바래요.”

“............이거.........선물.......”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진 라임의 배 위로 아마도 마물의 몸에서 빼낸 것이 아닌가 하는 내장 하나가 툭 떨어졌다. 이어서 마지막 야누의 축사였다.

“........그, 그....축하해요!”

인사와 함께 화려한 발차기. 그와 동시에 라임은 완벽하게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말

 

저런 친구 없어 다행이지요.

생일때 저런 파티라니. 차라리 선물도 안 받고 말겠습니다.

 

어쩌면 혼자 지내는 생일도 나쁘지 않을지 몰라요..

 

(어째 이 소설이 점점 삶의 행복함을 깨닫게 해주는  교훈극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은 제 착각이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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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54 레드러너
    작성일
    14.04.03 21:56
    No. 1

    역시 생일파티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하는게...
    좋은거지요? 그렇지요? 맞다고 해주세요..
    저 생일 파티를 보자면 혼자 사는게 인생의 답인것 같아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4.04 13:45
    No. 2

    우리는 라임이 아니니까 저러진 않을 거에요...확실히 저런 파티라면 혼자가 더 나을 듯 해요.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4.04.03 23:40
    No. 3

    장르가 혼합되고 있어요! 판타지 교훈극에 생존물까지!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4.04 13:45
    No. 4

    훗, 이것이 저의 능력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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