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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지옥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02.17 16:57
최근연재일 :
2014.05.05 19:2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1,612
추천수 :
319
글자수 :
73,024

작성
14.03.14 16:00
조회
2,009
추천
28
글자
7쪽

1.5+1.9+2.0화

DUMMY

1.5화

규칙5. 훈련은 없다. 그러나 굴리는 것은 내 맘대로.


훈련은 알아서 하라는 말에 라임은 충실히 훈련장에 나가 검을 휘둘렀다. 비록 이걸 알고서 이곳에 기사단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나갈 수도 없는 거,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반드시 이곳에서 1년 이상 살아남아 정식으로 귀족의 작위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매우 절박하게 들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무난한 하루를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모래 찾기, 라고 역시나. 라임은 집합하라는 페이르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훈련을 중단하고 다른 기사들과 함께 정렬해야 했다.

“자, 날 따라해봐요. 요렇게?”

깜찍하게 엉덩이를 쭉 내밀고, 볼에는 귀엽게 검지를 대고 갸웃하는 페이르였다. 물론 어리기도 했고, 귀여운 얼굴이라 잘 어울리긴 했다. 그러나 따라하라니?

“페이르 님, 너무 귀여우세요!!!”

어쩌면 저렇게 귀여울 수 있냐는 듯 렉스가 발그스레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보며 라임은 긍정하면서도 부정해야 했다.

“자, 날 따라해봐요!”

자신을 따라하지 않는 것에 짜증이 났는지 부쩍 페이르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라임은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만 안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하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다들 완벽하게 페이르의 자세를 따라하고 있었다.

“나나나나나나나나날, 따라해봐요!”

역시나 라임은 페이르의 노골적인 시선과 렉스의 노려봄을 느끼면서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런 자세라니. 이래 뵈도 용병 중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의 검사였을 뿐 아니라 이제는 기사까지 되었는데.

“왜 안 따라해!”

울 듯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페이르였다. 그리고 뭔가 불길한 느낌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라임은 정신을 잃었다. 페이르의 훌륭한 날라차기 덕분이었다.


“이, 이게 무슨!”

정신을 차린 라임은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익숙한 모습이라니. 그러나 상황은 그때보다 더 안 좋았다. 그때는 그래도 옷은 입고 묶여 있었는데, 지금은 맨 몸으로 멍석에 돌돌 말려 있었다.

“저거 굴려서 제일 빨리 오는 사람, 소원 하나!”

“돈 줘요?”

“응.”

“레이디와 미팅?”

“응.”

“배 갈라도 되?”

“응응! 내장도 꺼내도 되!”

“저거 그냥 묻어도 되요?”

“응!”

이제 너도 말해봐, 란 표정으로 페이르가 야누를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향해진 다른 이들의 시선에 야누가 순간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와락 라임을 던졌다. 그리고 이내.

“그, 그 죄송해요!”

사과와 함께 화려한 어퍼컷!

“그럼 시작!”

라임이 고통에 아파하든 말든 상쾌한 어조로 내뱉은 페이르의 말에 기사들은 일제히 눈을 빛냈다.

그 사이에서 라임은 그야말로 던져지고, 밟히고, 굴려지고, 뺏기고, 물어뜯기고. 처참해졌다.

그리고 망신창이가 된 라임을 잘도 도돌도돌 울퉁불퉁한 훈련장에다 굴려 도착한 승자는 무려, 카이사였다.

여자에 대한 집념이 다른 집념을 이긴 것이었다. 한쪽 구석에서 돈을 잃은 네이므가 흉흉한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풀 죽어버린 블레디와 렉스도 덤이었다.



1.9화

규칙6. 그냥 까라면 까는 거다.


아름다운 청발에 오드 아이라는 미소녀를 기다리는 카이사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그의 앞에 미소녀가 왔으니, 그는.......라임이었다.

머리에 리본을 둥그렇게 매고, 고양이 꼬리에 레이스 나풀나풀 달린 분홍색 메이드복을 입은 라임은 참 예뻤다. 정말 여자라고 오인할 만큼 잘 어울리기도 했고. 망사 스타킹 사이로 드러나는 다리선도 훌륭하고.

“페이르 님, 설마 저거 아니죠?”

암만 잘 어울려도 남자는 남자. 같이 등장한 페이르를 향해 카이사가 물었다.

“응, 저거 맞아! 딴딴딴. 결혼도 할 거야?”

특별히 준비했다며 라임의 머리에 베일을 씌워주는 페이르의 얼굴은 수줍었다.

“그럼 즐겁게 데이트 해. 그리고 야한 짓은 꼭 여기서 해야 되! 나, 보고 싶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페이르는 종종종 사라졌다.



2.0화

규칙7. 제일 큰 적은 네 옆에 있다.


눈을 뜬 라임은 진지하게 고민에 잠겼다. 매일 밤, 그날 일어난 일들에 충격을 받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억울한데, 이젠 일어나서 무슨 일을 겪을지 걱정까지 해야 하다니.

“여긴 도대체 어디입니까?”

“아, 여긴 마물의 숲이에요. 저기, 저게 마물이구요.”

아무렇지 않은 어조로 덤덤하게 말한 내용에 그렇구나, 하고 끄적이던 라임은 뒤에 덧붙여진 말에 뭐, 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어나자마자 보는 것이 마물이라니!

이대로 조금만 더 늦게 일어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그보다 일찍 일어났네요. 약 때문에 더 늦게 일어날 줄 알았는데.”

싱긋 웃으며 말은 하지만 묘하게 살벌한 내용이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그냥 마물들에게 던져주고 도망 갔을 텐데.”

정말 아쉽다는 듯 렉스가 입맛을 다시듯 라임을 바라보았다. 그런 렉스의 모습에 라임은 진심으로 안도했다. 최근 불면증에 걸려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는 현실이 이렇게 고마울 줄 몰랐다.

“그럼 신입이니 선공은 양보할게요.”

선공도 있답니까?

무슨 대련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굳이 입 밖에 내뱉지 않은 라임은 한숨을 내쉬며 마물을 향해 다가갔다. 물론 렉스와 대화하는 사이 이미 마물이 앞에 다가와 있었지만.

그리고 마물을 무난히 처리하고서 이 정도야 별로 힘들지도 않지, 하며 안심하던 라임은 아주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여기에 이 속담을 쓰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적은 앞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옆에 있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처음엔 실수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렉스의 검이 향하는 마물은 모두 라임의 옆에 있었다. 굳이 저 멀리 있는 마물을 두고서 라임의 근처에 있는 마물들만 골라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단지 그것 때문에 라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공격이 마물만 향하면 될 것을, 자꾸 그 공격이 미묘하게 라임을 거쳐 갔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라임은 마물이 아니라 렉스의 공격을 막으며 이리저리 움직여야 했다.

심지어 마물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렉스의 공격이 멈춰지지 않았다.

“어, 왜요?”

분노를 담은 라임의 질문에 렉스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마물은 모두 죽었습니다.”

라임의 말에 렉스는 실수인 척 검을 한번 더 휘둘렀다.

“아, 실수에요. 저도 모르게 기쁨에 검을 놓쳤네요.”

“이번엔 또 뭡니까?”

정중한 사과에 이젠 괜찮겠지 했던 라임은 또다시 휘둘러진 검에 화들짝 피하면 소리쳤다.

“아, 너무 열심히 싸웠더니 지쳐서.”

퍽이나!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 모습에 라임은 당당히 항의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선배인지라 참기로 했다. 그런 라임의 귀로 조그맣게 렉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실수인 척 마물이랑 같이 처리하려고, 임무 같이 하겠다고 한 건데. 실패했네.”


작가의말

 

 

라임이 참 불쌍해요..

아마 계속 그럴 것 같아요..

제가 라임 놀리는 재미로 쓰고 있거든요. 에헷.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4.03.14 17:27
    No. 1

    페이르는 귀여운데 무섭네요! 아니, 무섭게 귀여운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15 19:24
    No. 2

    선택은 장한월 님의 몫! 쓰는 저는 귀여워서 좋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레드러너
    작성일
    14.03.14 17:30
    No. 3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동네에 리엔이 있으면 요 동네에는 라임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리엔은 이정도까지는 아닌데...
    (역시 남 괴롭히기 좋아하시는 작가님이 확실하게 나타나셧군요 이번 글에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15 19:24
    No. 4

    시, 실은 리엔 괴롭히다 꽂혀서 라임이 탄생한 거랍니다. 철저히 괴롭힘 받기 위해 태어난 캐릭터!! 하하. 그보다 저는 그런 작가 아니에요. 저 얼마나 착한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4.07.24 13:34
    No. 5

    내장 꺼내도 되냐니 으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저 할복성애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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