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세유원's story.

지옥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02.17 16:57
최근연재일 :
2014.05.05 19:2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1,622
추천수 :
319
글자수 :
73,024

작성
14.03.11 23:33
조회
3,076
추천
42
글자
6쪽

0.5화

DUMMY

규칙1. 들어올 때 네 마음대로, 나갈 땐 내 마음대로.


“이게 무슨..”

“너야말로 이게 무슨 짓이야!”

그 큰 눈망울에 눈물을 글썽글썽 담고 바라보는 소녀의 행동에 순간 라임은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한 건가, 하고 고민에 잠겨야 했다. 하지만 제정신을 찾은 라임은 이 상황에서 피해자는 자신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지금 가만히 지나가는 사람 옆구리 문 사람이 누군데, 큰 소리야.

그러나 차마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작고 여린 체구의 소녀의 가려한 분위기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너 때문에 내 소중한 친구가 사라졌어!”

“그게 무슨?”

“네가 지금 나의 친구를 짓밟고 갔잖아!”

소녀의 말에 라임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훑어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훈련장의 모래 뿐이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만.”

“넌 내가 무려 이틀 동안 밥도 먹지 않고 곱게 만든 모래성 1호, 나의 친구를 부숴버렸어!”

“애초에 이곳은 훈련장입니다. 그런 곳에 모래성을 만든 것 부터가 잘못...”

된 거라고 말을 이으려던 라임은 또 한번 손등을 소녀에게 물려야 했다.

“다 네 탓이야! 내 친구 내놔, 내 친구 내놓으란 말이야!”

미처 라임이 화도 내기 전 소녀가 바닥에 주저앉아 발을 동동 구르며 마구 울기 시작했다. 덕분에 잘못한 게 없음에도 라임은 소녀를 달래며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 했다.

“난 착하니까 우선 여기까지만 하겠어. 하지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성격은 좋은데 뒤끝이 엄청 길거든!”

“그, 렇습니까?”

“응, 하지만 너무 걱정 하지 마. 내가 뒤끝이 길어서, 내 뒤끝 받은 사람 무지 많거든. 그래서 너만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힐 시간은 없으니까 안심해.”

아, 예. 알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인지.

“근데 너 이름이 뭐야?”

“헤르 기사단 소속 라임입니다.”

“응, 그렇구나.”

“상대가 이름을 밝혔으면 본인 역시도 이름을 밝혀주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입니다만?”

“나 몰라?”

어떻게 날 모를 수 있어, 라는 듯 소녀가 눈을 크게 떴다.

“모릅니다만?”

“그럼 지금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런 거야? 으음, 몰라서 그랬다고 봐줘야 하나, 모르는 데도 그랬다고 더 괴롭혀야 하나.”

아니, 지금 혼자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정말 진지한 고민을 한다는 듯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든 소녀의 모습에 라임은 그냥 무시하는 게 좋을 거라는 답을 내렸다.

그때쯤 마침 헤르 기사단의 부단장인 리드가 도착했다.

“늦었습니다.”

“아니요, 저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물론 도착한지 꽤 되긴 했는데 저 이상한 소녀랑 대화하느라 시간 참 금방 갔습니다.

“혹시 무슨 일 있었습니까?”

“네? 무슨?”

무슨 말인가, 하며 라임이 생각에 잠길 새도 없이 소녀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내가 뒤끝 길다고 조언해줬어.”

“아.”

소녀의 말에 리드의 안쓰럽다는 시선이 라임을 향했다.

“어째서 그런 눈으로.”

“저분이 저희 헤르 기사단의 단장님이신 페이르 님이니다.”

“네? 저렇게 어린 꼬마가요?”

“그러고 보니 이곳에 지원하시기 전에 헤르 기사단에 대해 들은 내용이 있습니까?”

“아, 네. 대륙에서 가장 강한 기사단으로, 어떤 강한 적 앞에서도 두려움을 느끼고 물러나지 않으며, 동료를 위해서 기꺼이 등을 내줄 수 있는 기사단이라고.”

마침표를 내뱉기도 전 리드의 한심하다는 시선에 라임은 움찔해야 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페이르 님께 절대 복종.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며, 내 생각은 내 생각이 아니다.”

“아니, 그게 무슨!”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그저 페이르 님께 거슬리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법칙, 규칙. 그런 거 모두 페이르 님 마음대로입니다. 마물 앞에서 개그를 하라고 해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제대로 사고 치셨으니 앞으로 각오하셔야 할 것입니다.”

뭐 이런 어이없는 룰이 다 있어.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헤르 기사단에 입단한 이상, 불공정, 불합리는 그냥 당연한 것입니다.”

“어째서 말입니까?”

“나만 불공정하면 그건 위로 받아야하지만, 모두가 불공정, 불합리하다면 그냥 현실을 받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황제 폐하께 상소문을 올려도 소용없습니다. 그 전에 잘립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연이은 이해할 수 없는 설명들에 라임은 그냥 패닉, 대혼란이었다. 자신은 그저 헤르 기사단에 입단하면 바로 귀족의 작위가 주어지며, 그만두고 나서도 국가의 돈을 받으면 호위 호식 할 수 있다고 해서 지원한 것인데.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그냥 몸과 마음을 포기하시면 편합니다. 그리고 나름 대가에 대해선 칼 같은 분이시라 고생한 만큼 월급은 짭짤할 겁니다.”

“이런데 입단하는 기사가 있긴 한 겁니까?”

“당신이 5년 만에 입단한 신입입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다들 그닥 제정신은 아닙니다. 그러니 같이 정신을 놓으시면 됩니다.”

“그런 말이..그래도 리드 님은 멀쩡해 보이십니다만?”

“제가 제정신으로 보입니까? 착각입니다.”

일말의 여지도 없다는 듯 일언지하에 자르는 리드의 말에 라임은 발 디딜 곳 없는 절벽에 덩그러니 놓인 기분이었다.

“참고로 들어올 땐 네 맘대로지만, 나갈 때 내 맘대로야, 가 저희 헤르 기사단의 제1규칙입니다.”

한마디로 넌 절대 못 나가, 라는 말이었다.

충격적인 사실들의 연속에 라임이 결국 정신을 놓았고, 그가 그러던 말던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헤르 기사단의 단장, 페이르는 다시 모래성을 만들고 있었다.


작가의말

 

 

첫화 기념으로 수요일이 아닌 오늘 올립니다. 그러면 내일도 보는 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옥 기사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4.5.7/휴재 관련 14.05.07 580 0 -
공지 연재주기/월수금 연재-다시 주 3일 연재합니다/4월28일~ 14.03.11 709 0 -
26 16.4*2/3 +6 14.05.05 840 3 5쪽
25 16.1+16.4*1/3화 +4 14.05.02 813 3 7쪽
24 15.5+15.8화 +4 14.04.30 776 5 6쪽
23 14.9화 +6 14.04.28 1,212 8 6쪽
22 14.4화 +4 14.04.11 709 7 6쪽
21 13.7+14.0화 +4 14.04.10 645 4 7쪽
20 13.1+13.3화 +4 14.04.09 718 3 6쪽
19 12.5+12.8+13.0화 +4 14.04.08 720 6 5쪽
18 11.1*1/4+12.3화 +4 14.04.07 713 6 6쪽
17 11.1*3/4화 +4 14.04.04 1,060 7 8쪽
16 10.3+10.6화 +4 14.04.03 762 5 9쪽
15 9.8화 +4 14.04.02 763 7 5쪽
14 9.4화 +4 14.04.01 675 6 4쪽
13 7.7*1화 +4 14.03.31 787 7 10쪽
12 7.7*1/2화 +4 14.03.28 652 4 8쪽
11 7.0+7.4화 +4 14.03.27 1,106 6 6쪽
10 6.3+6.7화 +4 14.03.27 1,514 11 6쪽
9 5.6+6.0화 +4 14.03.26 1,177 8 7쪽
8 4.8+5.1화 +6 14.03.25 856 10 8쪽
7 4.3화 +4 14.03.24 2,122 26 5쪽
6 3.4+3.7+4.0화 +5 14.03.21 1,954 32 8쪽
5 2.8화 +4 14.03.19 903 13 5쪽
4 2.3+2.5화 +4 14.03.17 1,138 13 4쪽
3 1.5+1.9+2.0화 +5 14.03.14 2,011 28 7쪽
2 1.0+1.1화 +2 14.03.12 3,496 49 6쪽
» 0.5화 +13 14.03.11 3,077 42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