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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지옥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4.02.17 16:57
최근연재일 :
2014.05.05 19:2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1,625
추천수 :
319
글자수 :
73,024

작성
14.03.26 16:00
조회
1,177
추천
8
글자
7쪽

5.6+6.0화

DUMMY

5.6화

규칙17. 세상의 길은 하나로 통한다. 고생길로.


아니, 도대체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사지에 몰려야 하는 것인지.

황제, 페이엘의 살기등등한 시선을 받고 있는 라임은 정말로 울고 싶었다. 감히 네가 누구의 손을 잡아, 라는 표정으로 라임과 페이르의 손을 바라보던 페이엘은 기어코 페이르가 내뱉은 말에 형용할 수 없는 살기를 폴폴 풍겼다. 그것도 정확히 자신에게만.

“그래, 페이르를 사랑한다고?”

여기서 고개를 끄덕이면 정말 눈 뜨고 일어나니 죽은 몸이었다, 라는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아 부정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손이 아팠다. 어찌나 악력이 센지 손의 뼈가 부서지는 정도가 아니라 그대로 으스러질 것 같았다. 결국 라임은 어쩔 수 없이 차마 입을 열어 말로는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만 끄덕이다니, 꽤나 성의가 없지 않나.”

“너무 좋아서 말이 안 나오는 거야. 그치? 거봐, 지금도 너무 기뻐서 고개만 끄덕이잖아!”

이 어디가 너무 좋고, 기뻐서야! 살고 싶어서지!

“그래, 그렇군. 그럼 나의 사랑스러운 아기새, 장차 매제가 될 사람과 이야기 좀 하고 싶으니 아주 잠깐만 둘이 얘기 할 수 있을까?”

자신을 향해서 보내던 살기는 어느새 깔끔하게 숨긴 채 부드러운 표정으로 물어보는 페이엘이었다. 그 말에 둘이 있으면 그 순간 지옥이 펼쳐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라임이 페이르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그녀가 떠난 후 였다. 그게 아니더라도, 페이르가 라임의 말을 과연 들어줄지 의문이기도 하지만.

“뭘 믿고 그리 설쳐대나 했더니, 나의 아기새를 믿고 그런 것인가?”

아뇨, 설치긴 누가요! 설칠 여유나 주셨습니까?

“뭐, 상관없어. 설쳐대든 지랄을 하든. 내 아기새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말이야.”

그런데 네가 딱 내 아기새를 건드렸네?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 페이엘이 흉흉하게 라임을 바라보았다.

“나는 호기심이 참 많아. 예를 들어 과연 사람은 몇 번 찔러야 죽을까, 라던가. 아니면 사람이 정신적 한계에 치달으면 어떻게 미치는가, 라던가. 과연 사람은 어디까지 고문을 참을 수 있는가, 라는 것 말이지. 물론 이것 말고도 많아. 그 외에도 위가 터지려면 얼마만큼 먹어야 하는지, 뼈가 가루로 만들려면 얼마나 압력을 가해야 하는 건지, 사람이 죽을 정도로 들 수 있는 무게는 얼마인지 등등 말이야.”

어때, 너한테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지 않아?

입꼬리는 사르르 올라가 웃고 있었지만 눈만은 번뜩였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하지만 난 자비로운 황제라 유능한 인재를 그런 식으로 잃고 싶지 않아. 단순히 황제의 호기심을 만족하기 위해 쓸쓸하게 죽어버리다니.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러니, 나는 그대가 그저 기사로 남아있길 바라네.”

말로는 권유를 띠고 있지만 실상은 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저도 그러고 싶긴 하지만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호라. 그 말은 자네는 그러고 싶은데 나의 아기새가 반대를 한다는 거군. 마치 자네는 아기새를 사랑하지 않는데, 아기새만 매달리는 것 마냥.”

감히 너 따위가 나의 아기새를 무시하는 건가.

싸늘한 예기가 라임의 몸을 훑었다. 아니, 그러면 자신보고 어쩌라고!

거절하자니 이후 다가올 페이르의 보복이 두렵고. 그렇다고 이대로 있자니 앞에 있는 황제의 보복이 두렵고.

딜레마도 이런 딜레마가 없고, 진퇴양난도 이런 진퇴양난이 없었다.

“나는 말이야. 아주 자비로운 황제야. 그러니 그대의 대답을 기다려 줄 수 있어. 허나 과연 나의 검은 어떨지 모르겠군.”

결국 어서 빨리 말하지 않으면 네 모가지를 자르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황제 폐하의 명을 따라야지요. 다만 혹시나 페이르 님께서 저의 거절에 상처를.. 받으실까 걱정이 되어서.”

설마 자신의 입에서 이런 오글오글한 말이 나오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나 사는 것이 중요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기껏 귀족 작위 받으러 들어왔다 목적도 이루지 못하고 죽을 수는 없었다.

“그래, 맞는 말이야. 그러니 그대에 맡겨보지. 얼마나 잘, 나의 아기새를 설득할 수 있는지.”

결국 그것도 내 몫이냐!

하지만 이 정도로도 다행이었다. 당장 모가지가 댕겅 잘라질 판에 그나마 당장은 살 수 있게 되었으니.



6.0화

규칙18. 미루면 미룰수록 이자는 복리로 80%다.


라임은 고민에 잠겼다. 살기 위해 페이르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는데,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그동안 보아온 페이르는 절대 설득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애초에 말이 통해야 설득을 하던가 하지.

밀려오는 두통에 라임이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여기에 들어와서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이건 뭐, 감투 하나 얻으려다가 갖고 있던 정신까지도 잃게 생겼다.

“여기서 뭐하세요. 라임 군?”

귀 옆에서 들리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라임이 움찔하며 돌아보았다.

“그냥 잠깐 고민 좀 하고 있습니다.”

물어 보니 대답은 해주지만 너랑 엮여서 좋을 게 없다, 는 의미로 라임이 대답을 하면서도 슬금슬금 렉스와 거리를 벌렸다.

“왜 절 피해요? 제가 싫어요?”

그럼 좋겠습니까,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솟았지만 라임은 다른 대답을 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럼 역시 그거네요. 뭐 잘못했구나.”

그것도 아닙니다만?

“으음, 그 표정은 아니라는 표정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렉스 군에게 잘못한 것은 없을 텐데요.”

“그래요? 제가 말했나요. 라임 군은 그냥 페이르 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죄라고. 거기다 재밌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차마 잊고 있었다. 이곳에 페이르의 함께 더블 공격으로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는 렉스란 사람이 엄청난 페이르 빠돌이라는 것을.

“안 그래도 황제 폐하의 말씀에 제가 좋게 거절하기로 했습니다.”

“아하. 그런 거에요? 감히 라임 군 따위가 페이르 님을 거절하겠다는 거구나.”

왜 또 그렇게 되는데!

하면 하는 대로, 거절하면 거절하는 대로. 도대체 어쩌라고!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혼잣말 한 거에요. 어쨌든 좋은 결과 있길 바랄 게요.”

뭔가 너무 순순히 넘어가는 렉스의 태도에 라임이 불안감에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불길함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다음날, 뭔가 갑갑한 느낌과 함께 눈을 뜬 라임은 옷이 모두 벗겨진 채로 땅 속에 얼굴만 빼놓고 묻혀 있어야 했다. 그러고 나서도 절대 도와줄 생각이 없는 기사단들 놈들이 지나갈 때 마다 툭툭 차며 밟고 가는 덕에 라임은 거의 실신 직전까지 가야 했다.

그 이후로 라임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견뎌야 했다.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의 길이 모두 얼음으로 되어 있어 얼음 위를 걷다가 미끄러진다던가, 자는데 창문이 열려 있는데 갑자기 비가 와 온 몸이 젖는다던가. 기타 그 외에도 라임은 렉스가 한 짓으로 추정되는 많은 일들을 견뎌내야 했다.


작가의말

 

주변에 페이르 같은 사람 한명 있으면 진짜 삶이 다이나믹할 거에요.

그보다 과연 라임은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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