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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루 서재 입니다.

헌터사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몽글루
작품등록일 :
2024.03.19 08:47
최근연재일 :
2024.06.07 20:30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513
추천수 :
36
글자수 :
358,860

작성
24.05.22 20:30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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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066.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름과 인물, 사건들은 모두 허구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장소, 건물, 제품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여, 여기...왜 데리고 온 거야..”


“보면 모르겠어? 당연히 훈련하러 왔지.”


내 말에 최수현은 눈을 끔뻑였다.


“훈련?”


“그래, 훈련.”


옆에 항상 붙어있을 수 없기 때문에 동생의 실력을 향상시켜야했다.

그래야, 저번 같은 일도 없을 테고, 악귀(惡鬼)랑 마주쳤을 때도 조금이나마 살아남을 승산이 있었다.

지금 같은 상태로는 원귀(寃鬼)랑 싸워도 이길까, 말까였다.

아니...

진짜로 죽을 수도 있었다.


“싫어?”


절레절레-!!


최수현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싫은 건 아닌데..너무 뜬금없어서..”


‘하긴...’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했다.

누가 봐도 뜬금없었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 시간 따윈 줄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닥쳐올지 몰랐다.

그러면


“또 당할래? 명색의 ‘S’급이라는 녀석이 그날처럼 허무하게 또 당하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그냥 가. 가고 싶다면 붙잡지 않을 테니까.”


빠직-!!


동생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누가 간데?!!”


“난 분명히 기회를 줬다.”


“시끄럽고 얼른 시작해.”


이번 기회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들어와.”


뒷짐을 지고 내가 손을 까닥거리자 최수현은 실소를 터뜨리고 곧장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우습게 보이기 싫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휙-!! 휙-!!


동생의 주먹을 나는 가볍게 피했다.

그것도 제자리에서 몸만 비틀면서.

그러자


“...!?”


최수현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너무 느려.”


‘이게 느리다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진심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게 느리다면 더욱 빠르게 해주지.’


하지만 그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탁-!! 탁-!! 탁-!!


여전히 뒷짐을 쥔 채로 한 손만 사용해서 주먹을 가볍게 막았다.

움직임들이 하나같이 절도 있었고, 간결했다.

불필요한 동작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알던 오빠..맞아?’


“집중 안 해!!”


호통을 치면서 나는 동생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흘리기 무섭게 동생의 품속으로 단숨에 파고들었다.

그런 뒤, 팔을 힘껏 뻗었다.

그 순간.


질끈-!!


최수현은 눈을 감았다.

그런데


“....!?”


아무런 고통이 안 느껴지자 최수현은 눈을 슬며시 떴다.

그 순간.


따악-!!


딱밤이 적중했다.


찡긋-!!


맞자마자 동생은 이마를 붙잡고, 손을 황급히 뻗으면서 뒤로 물러났다.


“잠깐만!! 잠깐만!!”


딱밤을 맞는 순간, 잠깐이지만 별이 빙글빙글 보였다.


“으~ 아파라...”


동생이 이마를 문지르든, 말든 나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혀끝을 찼다.


“쯧!! 쯧!!”


‘형편없네. 형편없어.’


‘S’급이라고 불리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야말로, 힘(力)만 센 바보였다.

힘을 사용할 줄 전혀, 몰랐다.


찌릿-!!


“그동안 힘을 숨긴 거지?!! 그렇지?!!”


동생이 노려보면서 울분을 토해내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힘을 숨긴 게 아니라, 네가 한없이 약한 거야. 힘만 센 바보야.”


“거짓말!!”


“거짓말 아니거든...이 정도 실력이면 너 C급한테도 자칫하면 질 정도야.”


“C급?!!”


“그래~ C급...아무래도 실력을 좀 더 낮춰야겠는데...S급이라서 B급 정도는 가볍게 상대할 줄 알았는데..”


완전한 착각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야말로, 문제투성이었다.


‘내가 C급 수준이라고..’


최수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내가 C급이라니..’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아니,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내가 C급이라니...말도 안 돼!!’


*


멈칫-!!


의자에 앉아 서류를 사인하고 있던 유영석은 볼펜을 놓고 몸을 뒤로 젖혔다.


“...괜찮으시겠지?”


눈앞에 아른거렸다.


터벅터벅-!!


회사 밖으로 나가던 스승님 모습이.

풀이 엄청 죽어있었다.


‘스승님이 꼼짝 못할 정도면...’


상대가 스승님보다 강하다는 소리였다.


“이게 말이나 돼?”


20살도 안 된 소년이 강해도, 너무 강했다.

그것도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


“내가 어쩌자고..어이구!! 어이구!!”


독사영은 머리를 때리면서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하마터면 또 죽을 뻔했다.

그것도 같은 사람에게 또 죽을 뻔했다.

그때.


“저기...”


누가 부르자 독사영은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


“역시...맞네요.”


“안녕하세요.”


독사영이 인사하자 한예원은 웃었다.


“혹시, 여기 사세요?”


“어...그, 그게..”


뒤통수를 긁적이고 독사영은 흘깃거렸다.


“장 보고 오시나 봐요.”


“네, 집에 재료가 다 떨어졌길래..”


“그거 저 주세요.”


“네?!”


“한눈에 봐도 무거워 보이는데 제가 들어드릴게요.”


“이러실 필요까지는..”


극구 사양했지만 독사영이 장바구니를 낚아채다시피 들고 가자 한예원은 웃었다.


‘진짜...괜찮은데..’


‘최대한 점수를 따야해.’


무너진 신뢰(信賴)를 다시 쌓기 위해서는 전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어느 쪽으로 가세요?”


“아..저쪽이요.”


“마침, 방향도 같네요.”


“아~ 그래요?”


한예원이 웃자 독사영도 웃었다.


*


“찾았다!!”


며칠 동안 다크 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올 정도로 CCTV만 보고 있던 차승태가 양팔을 번쩍 들면서 환호하자 그 부근에 있던 동료들은 너도나도 관심을 가졌다.


“뭘 찾아?”


“찾았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이영찬이 다가오자 차승태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이 녀석 맞죠?”


“진짜, 찾았네...잘했다.”


CCTV영상에 찍혀있었다.

한경태 탈출을 도운 그녀가.


‘어쩌면...’


영상 속의 여자가 사건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지도 몰랐다.

한경태의 흔적이 사라진 이상, 이제 남은 단서라고는 영상 속의 그녀밖에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흔적이자, 단서였다.


“너희들 거기서 뭐해?!!”


팀장이 다가오자 차승태는 황급히 Alt+Tab을 눌러 화면을 전환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였다.


“뭐야? 뉴스 보고 있었어?”


“아...네에..요번에 대문짝만하게 났더라고요.”


“하긴, 핫이슈던데?!”


“그, 그러게요. 구심점이 사라진 SAVER 길드가 결국, 인수되다니..역시, 인생은 모르는 일이네요.”


“그래도 일하는 시간에 그런 거는 자제해.”


팀장이 지나가자 차승태와 이영찬은 눈빛을 교환했다.


‘어땠어요?’


‘연기 잘하던데?’


‘완전, 사기꾼들이네.’


팀장을 완벽히 속아 넘기자 동료들은 고개를 내젓거나, 혀를 내둘렀다.

그야말로, 쿵짝이 잘 맞아도 너무 잘 맞았다.


*


딸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기 무섭게 종소리가 울리자 최수현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되게 거슬리네.”


“거슬리기는...소리만 좋은데.”


내가 싱글벙글 웃자 동생은 앞으로 고개를 휙 돌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멈칫-!!


동생이 잘 가다말고,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동생의 시선을 쫓아 가봤는데.


“...?!”


예상치 못한 사람이 있었다.


‘쟤가 왜 여기에..?’


최대한 밀착 감시하라고 못을 박아두긴 뒀다.

어디를 가든, 항상 뒤를 쫓으라고 했다.

그렇다고


‘집 안까지 들어올 줄이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동생이 물어보자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나도 모르는 일이었다.


“너희들 거기서 뭐하니?”


부엌에서 요리를 준비하고 있던 한예원이 속닥거리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자 우리는 일심동체(一心同體)마냥, 웃으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별거 아니에요.”


‘아무리 봐도...수상한데..’


“엄마...저 분은 누구에요?”


최수현이 화제를 전환시키자 나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주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그러고 보니...너희들 처음이지? 얼른 인사드리렴. 얼마 전, 이분한테 도움을 받은 적이 있거든.”


‘이게 무슨...운명의 장난이야?’


화들짝 놀라는 최수현과 다르게 나는 소파에 앉아 식은땀을 질질 흘리고 있는 독사영을 보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네가 여기 왜 있어?!


“안녕하세요.”


-...그게 실은..피치 못할 사정으로..


독사영이 전음(傳音)으로 자초지종 말하자 나는 귀담아들었다.

알고 봤더니 가는 길에 우연치 않게 만나 집 앞까지 어머니를 데려다주고 가려는 순간.


“저기!!”


“네?! 뭐...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싶은데...”


“아~ 괜찮습니다.”


하지만 말과 다르게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니까 그때...배가 아우성쳤다는 소리지?


-네에..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와서 저도 거절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그래서 상황이...지금이라도 갈까요?


-가긴 어딜 가?!! 그냥 얌전히 먹고 가. 지금 가면 오히려, 이상해.


-넵, 알겠습니다. 그럼~


갈군 효과가 있는지 군기(軍紀)가 바짝 들었다.


“너희들 얼른 옷 갈아입고, 손 씻고 오렴. 아버지도 곧 오신다고 하니까.”


“아...네에.”


“그럴게요.”


남매(男妹)가 계단을 올라가자 독사영은 탁자 위에 있던 차를 얼른 마셨다.


호로록-!!


‘가시방석이 따로 없네.’


차를 마시면서 심신의 안정을 달랬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자 마음이 조금이나마 평온해진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차를 종종 마셔야할 듯싶었다.

생각 외로 효과가 좋았다.


*


“저 사람이 여기 왜 있는 거야?”


2층으로 올라오기 무섭게 동생이 따지자 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나도 몰라.”


“모른다고?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모를 수도 있지. 내가 신(神)이야?”


“얼른 내보내.”


“뭐?!”


“저 사람 입에서 우리 얘기 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엄마 쓰러지는 꼴 보고 싶어?”


“그럴 리는 절대, 없으니까. 걱정 마.”


‘뭘 믿고,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지?’


마치 상대방의 약점이라도 잡은 거 마냥, 자신감이 똘똘 뭉쳐있었다.


“아니기만 해봐.”


콰앙-!!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동생이 문을 세차게 닫자 나는 실소가 절로 나왔다.


“하여튼, 저 성질머리...”


귀여운 구석이 일도 없었다.

동생이 아니라 그야말로, 원수였다.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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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3. 암행어사(3) 24.05.19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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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060. 용의 눈물(2) 24.05.16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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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058. 24.05.14 9 0 10쪽
57 057. ??? VS 검신(2) 24.05.13 10 0 11쪽
56 056. ??? VS 검신(1) 24.05.12 7 0 10쪽
55 055. 암행어사(1) 24.05.11 8 0 10쪽
54 054. 납치당한 동생(3) 24.05.10 10 0 10쪽
53 053. 납치당한 동생(2) 24.05.09 10 0 11쪽
52 052. 납치당한 동생(1) 24.05.08 9 0 10쪽
51 051. 작전 개시(3) 24.05.07 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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