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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씹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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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7.16 22:0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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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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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448

작성
20.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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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화

DUMMY

신재혁은 다른 학생들이 전부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체육관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얼굴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고 위에 입고 있었던 도복은 두 손으로 들고 있었다.


체육관 안에 들어와 잠시 앉아 있던 민식이 에게 다가왔다.


‘하자’


벗고 있었던 도복을 위에 걸치면서 입을 열었다. 띠는 그저 바닥에 내버려 둔 채로 다시 매트 위로 올라갔다.


김현민과 신경식 나머지 코치들도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였다.


민식이도 재혁이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 가볍게 운동을 했으니 바로 경기를 시작해도 문제없다.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에 걸맞게 멀리서도 상대할 수 있는 긴 팔과 경이로운 허릿심으로 말도 안 되는 데드리프트 기록을 세웠으며 그에 걸맞게 강한 코어까지 가지게 되었다.


‘자 그럼 시작한다.’


신재혁은 허리를 낮추지 않은 채로 다가왔다. 그전에 만났던 김성진과 같은 자세였다.


아까와 같이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깃을 잡아 상대방이 깃을 못 잡게 하였고 나머지 왼손은 상대방과 깃 싸움을 하기 위해 앞으로 뻗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가슴 깃을 방어하면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 최대한 안전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민식이는 신재혁의 왼손 소매 깃을 빠르게 잡아냈다.


철두철미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하는 뜻이다.


고사성어에는 유시유종이라는 말이 있다. 대충 말해서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다는 말이다. 유도도 마찬가지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방금 잡아낸 만 식의 소매 깃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밑으로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왼손으로 상대방의 가슴 깃을 잡아냈다.


그제야 신재혁은 방어하고 있었던 자신의 오른손을 놓고 잡혔던 왼손을 뿌리쳤다. 경기가 마냥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안 좋았던 안색도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민식이를 파악했는지 가볍게 통통 튀며 이번에는 방어하지 않고 빠르게 다가와 뒤 깃이 아닌 도복 이름표 부분을 잡아냈다.


자신의 오른발을 바닥에 찍었다. 오른쪽을 중심으로 두고 왼쪽 발이 앞으로 나갔다.


민식이는 밖 다리를 꽂을 것을 알았지만 상황은 생각보다 늦었다. 자신의 왼 다리를 최대한 뒤로 뺐다. 아마도 버틸 생각인 것 같다.


신재혁은 민식이의 생각한 것과 달랐다.


들어갔던 왼발은 훼이크를 하여 하체에 힘이 들어가게 하였다. 그 상태에 허리를 돌려 버렸다.


밭다리가 그대로 들어갔다면 돌아서 피하거나 아니면 버티거나 점수를 내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왼발은 바닥에 중심을 잡게 했고 오른발은 자연스럽게 민식이의 다리에 대고 있었다.


민식이는 이번에도 늦었다. 방금 잡았던 자세를 다시 고쳐 다시 잡아야 한다.


하체에 힘을 주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다고 하지만 상체는 재혁이에게 준 거나 다름없이 없다.


당연히 그대로 넘어갔다. 기술은 깔끔하게 들어갔지만 제대로 걸리지 않은 오른발 그리고 왼쪽 다리에 힘이 아직 부족하였다.


넘어가는 도중 민식이는 몸을 틀어 점수까지는 주지 않았다.


전에 김성진과 유도를 하였을 때도 이리 넘어간 적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유도를 다시 시작하고 나서 처음이다.


하지만 아까 기술이 들어간 거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의 민식이는 신재혁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아까 김현민이 아무것도 못하고 넘어간 걸 보고 알아봤어야 한다.


실제로 유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체전 주전을 놓친 적이 없고 거기다가 유도 전국대회 개인전에서 현재 2연패로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세운 사람이다.


민식이가 이기기에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들 체육관 안으로 들어왔다. 코치들은 전부 손에 커피를 들고 있었다. 조용한 가운데 엎드려 있는 민식이와 서 있는 재혁이가 눈에서 뛰었다.


김현민은 다가가더니 말을 하였다.


‘둘이 했냐’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대답을 해주었다.


‘네’


평소와 다르게 짧은 대답을 하였다. 지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항상 저런 모습을 띠고는 했다.


시간은 어느덧 4시 이제 운동을 하지 않은 학생들도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민식이는 여운이 남는지 옷을 갈아입고 서도 어슬렁거렸다.


김현민은 그런 민식이를 보고 구석에 있던 고무줄 하나를 건네주었다.


‘이거 가지고 집에서 운동이라도 해라’


‘아니면 밖에서 기둥 같은데 매달아서 하던가’


유도 선수들이 많이 하는 고무줄 당기기 매우 좋은 운동이다. 계속해서 잡고 있어야 하기에 악력도 세지며 광배근까지 단련시키는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운동이다.


중학생 때 힘들다고 내팽개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아까 시합으로 차이를 충분히 알았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최대한 해두지 않으면 위험하다.


혼자서 기둥을 잡고 허리 후리기를 연습하거나 걸려 있는 고무줄을 이용하여 업어치기를 하는데 하고 있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전부 가고 시간은 오후 6시 정도가 되었다. 이쯤이면 다들 새벽 운동을 준비하려고 집에서 쉬고 있을 시간이다.



김혜성은 ‘네가 잠가라’라며 열쇠를 문 앞에다가 둔 다음 도복을 싸고 밖으로 나갔다.


김현민도 오늘 볼일이 있다고 하면서 먼저 집으로 갔다. 시간이 더 지나자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땀이 흐르는 게 눈에 보였다.


민식이는 운동을 하다 말고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는 높은 천장에 달린 빛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어 한 영상을 틀었다. 유도 국가 대표 김대현 선수가 나오는 영상이다.


30대 후반이라는 선수로서 막바지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기량으로 아시안 게임 올림픽 등 대회에서 몇 번이나 메달을 손에 쥐었는지 모를 만큼 대단한 선수이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유도의 간판이라고 하면 신재혁을 뽑겠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뽑자면 누구나 김대현을 뽑을 정도로 유명한 선수다.


그의 유도 기술 그리고 무슨 운동을 하는지 수도 없이 보고 따라 하고 연습했다. 하지만 따라하기는커녕 흉내 내기 조차 버거웠다.


특유에 남들보다 깊게 파고 들어가는 무릎 꿇어 업어치기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만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작든 크든 상관하지 않고 호쾌하게 점수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그냥 붙여진 게 아니다.


그리고 시간이 8시 창문으로 봐도 밖이 어두운 것을 보면 시간이 많이 늦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체육관에 전원이 내려가니 지금 나가는 편이 좋다.


그대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아까 받은 열쇠로 문을 잠근 다음 학교 안으로 들어가 교무실에 열쇠를 걸어 두었다.


걸어서 얼마 걸리지 않은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늘은 금요일 내일 휴일이지만 학교에 나와 체력운동을 한다.


새벽 일찍 나가서 운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지금 쉬지 않으면 쓰러질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와서는 어젯밤에 준비해둔 쉐이크를 마셨다. 막상 먹을 게 없었고 남아 있는 게 프로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식사를 대충 때우다 보니 집에 식재료들이 있는 게 이상한 것


김현민 코치에게 받았던 돈으로 작은 프로틴 한 봉지를 샀다. 물론 이 쉐이크 한 병으로는 끼니조차 때우지 못한다.


선수들은 남들보다 운동량이 월등히 많다. 최대한 먹을 때 많이 먹어둬야 한다. 실제 성인 남성의 하루 소비 열량은 2,000kcal 하지만 실제 국대 선수들은 그의 2배 5,000kcal를 섭취해야만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있다.


내일 새벽 아침 6시에 나가야 한다. 중학교 이후로 안 해본 새벽 훈련 평소와 비슷하면 좋겠지만 오늘 신재혁에게 모두 애 다루는 것처럼 넘어갔다.



코치들도 자극을 받았을 게 분명하다. 소리를 지르면서까지 가르친 학생들


그 학생들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넘어갔다. 우리 학교에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김혜성도 보기 좋게 넘어갔으니 자신이 코치였어도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작년 전국대회 영상을 틀어 두면서 화장실에서 샤워하였다. 대진표가 나온다고 하지만 매번 새로운 사람들이 나오니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한다.


배는 어느 정도 찼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나가기에는 움직이기 귀찮을 정도로 피곤하다.


발에 족쇄라도 걸어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샤워하고 나니 긴장이 풀려 더욱더 그렇다.


‘더럽게 피곤하네’


당장이라도 감길 것 같은 눈을 가지고 이불을 등지고 누웠다.


자신이 하는 게 제대로 된 길인가 가끔 생각하기도 한다.


지금은 당장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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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20.07.19 52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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