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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씹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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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7.16 22:03
최근연재일 :
2020.09.23 2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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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448

작성
20.07.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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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화

DUMMY

오늘은 전국 대회만큼은 아니지만 꽤 규모 있는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저번에 열렸던 아시안 게임 김대현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탓인지 유도의 인식과 인기는 한순간에 급상승했다.


아직 제대로 된 선수라고 불릴 수 없는 중학생들이 시합을 펼치는 곳이지만 관중석은 어른부터 시작해서 도복을 입고 있는 어린아이까지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리를 채웠다.


경기장은 총 4개가 있었으며 심판 그리고 점수판도 각각 4 개씩 배치가 되어 있었다.


‘이번 대회는 사람이 많네..’


한 남성이 짧은 수염을 한 손으로 만지며 관중석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수시로 확인하였으며 마치 초조한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도복을 입고 꽤 작은 체구의 중학생이 대회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자 그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놈 새꺄 왜 전화를 안 받아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줄 알았잖아’


그 남성은 중학생의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호통을 쳤다. 마치 그 상황이 재밌기라도 한 듯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답을 했다.


‘똥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어처구니없는 대답이었지만 일단 무엇보다 앞서 있는 건 시합이었기에 농담을 받아줄 시간이 없었다.


‘일단 알겠고 빨리 몸무게 잰 다음 빨리 와 몸도 안 풀고 시합할 생각이냐’


‘첫 대회인데 그리 긴장감 없는 놈은 네가 처음 일 거다 아마’


그는 빨리 갔다 오라고 다시 한번 호통을 치며 그의 등 뒤를 체중계가 있는 대기실로 밀어주었다.


그리고 2분 이라는 시간에 걸쳐 다시 유도복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우 어제 밥 먹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크게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그런 모습을 본 그는 이제는 수긍했는지 ‘일단 빨리 올라가라! 바로 시작 할 테니깐’이라고 말하면 경기장을 가리켰다.


그는 긴장감 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태연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머리를 긁으면서 걸어가기 시합 장 위에 올라섰다.


상대는 좋은 기록은 없지만, 매번 상위권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보여줬다. 지금 그 상위권 선수들이 없는 지금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코치들 사이에서 평가하고 있다.


‘차렷 경례’


두 선수는 서로에게 인사를 하였다 민식이는 경기장 위에서만큼은 그래도 정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 시작..!’


심판이 시작을 알렸다. 그러자 곧바로 기다렸다는 두 중학생 모두 자세를 낮추었다. 무게 중심을 아래로 하여 순발력 그리고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가갔다.


먼저 도복을 잡아챈 사람은 다름 아닌 강민식이었다. 오른 다리를 모두 걸기로 중심을 흩트렸지만, 상대는 빠르게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는 빠르게 가슴 깃을 놓고 상대의 뒤 깃을 잡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지고 오면서 상대를 끌어당겼다.


자신의 오른 다리로 상대방의 안쪽 허벅지를 차올렸다. 상체는 앞으로 향하였고 뒤 깃을 잡고 있었던 팔은 넘기는 쪽으로 당기고 있었다.


심판은 조금 뒷걸음질 쳤으며 상대는 보기 좋게 넘어갔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연계였다.


심판은 잠시 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그 익고 한 손을 들어 올리면서 경기의 종료를 알렸다.


‘한판!’


점수판에는 10점 사람들은 그 점수가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반전의 결과 아직 대회에 끝나지 않았지만 마치 마지막 결승전을 보는 것 마냥 몇몇은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저 키에 저런 기술을 걸 줄은 몰랐는데..’


‘쟤 누구야 처음 보는데..’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 분위기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였다. 당연하다. 상대는 코치들도 상위권에는 필히 올라간다고 장담하였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름 모를 한 학생이 나와 그것도 저런 작은 체구에 허리 기술을 하여 한판 불과 20초 조차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를 끝내고 다시 코치에게 돌아갔다.


받은 수건으로 자신의 이마에 흘러 내려오는 땀을 닦았다. 그리고는 다시 도복을 정갈하게 고쳐 입었다.


‘그래도 시합만큼은 잘해 주네’


그렇게 땀을 흘리고 있는 민식이에게 생수통을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얼굴을 보니 안심한 모양이다.


‘많이 마시지는 마라. 다음 경기 준비해야 하니까’


가까이서 보니 그래도 꽤 헐떡거리고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위에 입고 있던 도복을 잠시 벗으며 건네받은 생수통을 손에 쥐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는 귀찮은 듯 그저 대답만 해주고 받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이 녀석을 보면 영 속을 모를 녀석인 것 같다.


언제는 열심히 운동하는 날도 있는 반면에 그렇게 운동을 하면서 시합이 언제인지 모르고 체중 관리를 안 했다가 대회 출전 자체를 못 할 뻔한 적도 있고


‘오랫동안 지냈지만 영 속을 모르겠다. 너는’


코치는 마신 생수통을 받으며 옆에 놓여있던 도복을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손바닥으로 등을 강하게 때렸다.



‘아!’


그는 잡고 있던 도복을 떨어뜨리면서 고통을 호소하였다. 마치 각목으로 강하게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휴.. 더럽게 아프네’


‘잔말 말고 빨리 가!’


그렇게 다시 시합장에 올라섰다. 상대 김혜성도 마찬가지로 올라섰다. 아마 전 시합에서 꽤나 고전을 한 듯 녹초가 된듯한 몸과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체구는 강민식과 비슷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손가락에 테이핑이 뜯긴 채 끼고 있는 것도 눈에 보일 만큼 많았다.


그렇게 심판은 둘을 다시 끔 마주 보게 했고 아까보단 거리를 두며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시작..!’


‘으랴..!’


시작하자마자 밭다리를 후려버렸다. 하지만 상체가 뒤로 있어 힘이 실리지 않아 넘어지기는 했지만, 점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쳐’


강민식은 조용히 일어나 도복을 다시 고쳐 입고 다시 경기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술을 걸지 않고 계속 받아 주기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3번 넘어졌을 때쯤 심판은 둘을 다시 세워 팔을 돌리며 손가락으로 강민식을 가리켰다.


‘지도 시작!’


그러자 이번에는 넘어가지 않고 버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뒤 깃을 잡아 다시 전 시합처럼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상대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잡힌 뒤 깃을 떼어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강민식은 김혜성에게 말을 걸었다.


‘얘 유도 별로 안 했나 보네’


초심자는 대부분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로 잡기 싸움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방금 강민식이 뒤 깃을 잡았지만 마치 상관없다는 듯 기술을 걸었다.


유도 시합에서는 초반 부분이 중요하다. 처음이 좋아야 마지막 결말까지 좋은 법이다. 그렇기에 상대보다 먼저 유리한 곳을 잡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민식은 무릎을 꿇어 업어치기를 들어왔다. 그래도 자신과 같은 작은 체구인 것을 아는지 업어치기가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오른쪽으로 빠져 버렸다.


그대로 혜성은 업어치기를 피하는 것과 동시에 한 번에 뒤로 넘어 가 버렸다.


초심자들이 자주 당하는 것 그건 바로 연결 기술이다. 말 그대로 기술을 연결해서 들어오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 하나를 국가 대표급으로 잘한다고 하여도 그 기술밖에 할 줄 모르면 절대로 순위권에는 들지 못한다.


규모가 점점 커지면 더욱더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민식은 업어치기를 한 다음 오른발을 빼 상대에게 안뒤축을 걸어 상대방의 오른 다리를 감아버렸다.



당연히 놀란 혜성은 그대로 점수를 내주었고 아직 점수는 절반이었지만 빠르게 다가가 누르기를 통하여 한판을 가지고 왔다.


넘어간 혜성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지 다시 시합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식은 돌아간 상태였고 심판에게 물어보자 ‘누르기를 통해 한판이 났다.’라며 말을 해주었다.


그렇게 다시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코치는 혜성에 어깨에 손을 올렸다.


‘뭐 첫 시합이니까 그런 거지 한 명 이긴 거도 잘한 거야’


‘다음 대회 준비하자’


혜성은 자신의 뺨을 한 대 후려갈기면서 ‘알겠습니다.’라고 하며 남아 있는 경기를 보려고 도복을 벗고는 관중석에 올라갔다.


‘다음부터는 가능한 선에서 빨리빨리 끝내라 장난치지 말고’


‘불안해 죽겠네’


강민식은 이기고 돌아왔지만 돌아온 것은 호통이었다.


‘다음 경기는 상대편이 상처를 입어서 경기를 못 할 거 같다고 하더라’


‘좀 시간 생겼으니깐 충분히셔’


기다렸다는 듯 손에 쥐고 있었던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전화 왔더라 나도 경기 보느라 못 봤는데 한번 걸어봐 어머니시던데’


민식은 핸드폰을 받고 위 도복을 벗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 받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으면 그 소란스럽고 전화를 하며 들려오는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받고 올게요.’


막상 밖으로 나가니 차가운 바람이 민식을 맞이했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눌러 부재중 전화에 엄마를 선택하여 전화를 걸었다.


‘어 엄마 나한테 전화 했었..’


‘안녕하세요 혹시 최민아 아드님분이신가요?’


전화를 받았을 때 듬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화를 다시 확인하였지만, 엄마에게 걸었던 것이 분명하다.


‘네.. 혹시 누구시죠?’



..



강민식은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었다.


흐르고 있었던 땀은 어느 순간부터 식은땀으로 변해 있었다.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서 그 자리에서 서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조용히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다음 시합은 결국 강민식이 그다음 경기는 무효 처리가 되었다. 그 뒤 또 뒤 강민식은 대회에 얼굴을 비추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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