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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가로수 그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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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작품등록일 :
2017.11.06 23:23
최근연재일 :
2017.12.05 07: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74
추천수 :
1
글자수 :
147,755

작성
17.12.03 07:0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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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나에게 있어서 넌 - 4

완결까지 절대적인 일일연재 7시 약속!




DUMMY

그들을 지나가는 소녀의 어깨너머로 여자의 비명이 귀로 들어왔다.

그 남자는 아무 죄가 없긴 하였지만 여자에게 한 방 먹였다는 것이 속 시원하였다.

오늘 하루는 어느 때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소녀였다.

여자가 물을 뒤집어 쓴 모습을 생각하면 웃겨서 쿡쿡 참으며 페달을 밟아 속도를 유지해갔다.


.

.

.


"오빠?"


"……."


집으로 돌아오니 소파에 앉아서 '생각하는 사람'처럼 포즈를 취하며 멍 때리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무언가 한 가지에 깊게 생각하고 집중하면 한번씩 볼 수 있는 남자의 못브이어서 익숙했으나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 궁금한 소녀였다.


"현수 오빠?"


남자 바로 옆에 앉은 소녀는 그의 눈앞에 손을 흔들었다.

눈동자의 미동도 없는 남자가 눈도 깜짝이지 않았다.

아무리 주의를 끌어도 반응이 없는걸 보면 뭔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저녁 식사 준비할게요. 따로 먹은건 없죠? 밥 대신 딴거 먹으면 혼나요."


"…물어볼게 있어요."


소파에서 일어나려는데 닫고 있던 입을 드디어 여는 남자였다.

그가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알려주고 싶었다.

그를 도와주는 것은 그녀의 삶이며 낙이다.

물어볼게 있다면서 뜸들이기에 소녀가 먼저 물었다.


"뭔데요?"


"…어떻게 되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나요?"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어요."


"류시연 씨가 달라진 것 같아요. 다른 사람처럼 퉁명스러워요."


남자가 말하는 이름이 여자의 이름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지금이 기회였다.

여자와 남자를 떼어 놓고 본인이 들어 설 수 있는 기회!

여자의 실체를 알리고 남자가 정신을 차리도록 유도해야했다.


"제가 시연 씨한테 뭔가 실수한게 있나봐요.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사람이 돌변할리가 없어요."


"물론 오빠가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아니라고 답할 수 있어요. 오빠는 상대방을 얼마나 배려하고 생각해주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그 여자분이 예민하게 구는 것 같아요."


"그래요?"


"네, 특정한.. 날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거 있잖아요. 배려를 계속 해주면 권리인 걸로 착각한다는 말도 있어요."


"권리..."


"그러니까 오빠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한테는 너무 잘해줘도 독이 될 뿐이에요. 오빠도 알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드디어 이 질문이 왔다.

고민이 있을때 한번쯤 공식처럼 나오는 질문이 말이다.

마음 같아선 당장 헤어져라고 말하고 싶지만 극단적인 대답은 금물이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제가 보기에는 여자분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아요."


"시연 씨가요?"


"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이 돌변하는건 보기 어려워요."


"시연 씨는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건 무슨 뜻인 걸까.

그 사람에 대한 신뢰?

아니면 그렇지 않을 거라는 바램?

어느 쪽이든 상관 없었다.

적어도 그 여자는 남자 못지 않을 관계를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남자를 유지하고 있는건 분명했다.

소녀 자신이 본것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믿기 힘들테지만 자각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무런 반박(?)더 못하게 사진을 찍어서 가져올걸 그랬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지나가다가 보게 된 그 장면들은 어디까지나 그 모습일 뿐, 어떻게로든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 누가 보아도 그 때의 둘 관계는 소녀 자신이 가진 추측이 맞을 거라고 보게 될 것이다.

자신은 정상적인 교제가 아니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

진실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었다.

만약 오해라면... 아니, 자신이 추측해가는 방향이 맞아야 한다.

자신과 남자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


"…왜 그래요?"


남자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소녀를 보고는 당황하는 기세를 보였다.

소녀는 남자와 이어지기 위해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옆에서 그렇게 표현하고 마음있다고 어필해도 등신 같이 못 알아주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하고 있다.

정말 분하고 얄밉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기 오기전에 탄산 실컷 마셨었는데 코를 쏘네요. 으아..."


"그래요?"


소녀가 괴롭다는 시늉을 보이기 위해 손으로 코를 쥐었다.

그랬구나라는 수긍을 보이며 그는 이 상황을 그러려니 넘어갔다.


"오빠, 오늘 저녁은 뭘로 할까요?"


"뭐든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네요?"


이렇게 좀전의 분위기도 아무것도 일어난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넘어가는 모양이다.

이 사람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다음에도 그 다음번에도 어물쩡 넘어가겠지.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어색한 분위기는 금방 사그라들게 되려나?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게, 좋은게 좋은건 아닐까.

좋은 거겠지.


"물론이죠. 오빠를 위해선 뭐든 만들 수 있다구요."


소녀는 태연하게 웃으며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어필하기 위해 한쪽 팔뚝에 힘을 주어 과시하였다.

그 반응에 피식 웃었다.


"가사 도우미가 되기 위한 정말 대단한 의지네요."


"…헤헷, …그렇죠? 꼭 할거에요."


굳이 그게 가사도우미가 아니더라도, 마일리지 제도가 아니더라도, 소묘 선생이 아니더라도, 순전히 그를 위한 한 명의 여자로서의 의지를 그가 알아줬으면 했다.

그를 위해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의지를 말이다.

그것을 몰라주는 그가 야속했다.


.

.

.


"흐읏~"


누워 있던 소녀가 일어나면서 기지개를 폈다.

평소 같으면 바로 이불을 개고 분주히 움직였을테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상쾌한 기분을 에너지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는게 오늘은 두려웠다.

앞에 있는 저 방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전날 있었던 이야기들이 원인이었다.

그 때 남자는 그러려니 넘어가는 듯 해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변한 남자를 대면하게 되어 그와 잔신의 관계가 틀어지게 될 것만 같아 두려웠다.


"……."


소녀는 방문까지 걸어가 손잡이에 천천히 손을 옮겼다.

돌리기만 하면 되는 일인데 막상 코 앞에 있으니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이렇게 망설여도 언젠가 이 공간에서 나가야할 일.

그럴 것 같으면 진작에 열어버리는게 후련할 것이다.

아니, 어떻게 해서 그를 만나고 같이 생활하게 된건데 한순간에 다 무너져 버리고 싶진 않다.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 거야..."


소녀는 쥐고 있는 문 손잡이에 힘을 꽉 쥐었다.

그 때 그 말...

이미 벌어진 일이다.

겁을 잔뜩 먹은 채 문을 천천히 열었다.

바로 건너편 방에 그가 잠들어 있을 것이다.

아침이면 아침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더 자고 싶다고 이불을 뒤집어 쓴 남자를 깨우는 거였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


그의 방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다가 관두었다.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한번쯤은 좀더 재워도 되잖아? 헤헷."


쓴 웃음을 지으며 아침준비를 위해 물을 담아 가스레인지에 올려 불을 켰다.

물이 끓는데는 시간이 걸리니 그 동안 씻으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잘 때 분명히 신발 배치가 저렇지 않았었던 걸로 기억하는 소녀였다.

화장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현관쪽으로 바꾸었다.

자세히 보니 남자가 외출할 때 신던 신발이 없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남자의 방문을 서둘러 열었다.


"오빠?"


없었다.

가슴이 철렁해졌다.

분명히 먼저 자겠다고 피곤해서 들어가는 남자를 보았었는데 이 자리에 없었다.

현관에서 그의 신발이 없는 것과 일치하니 이 집에 남자는 없다는 것이다.


"아.. 안돼.."


결국 걱정하던,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물론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거라는 것 정도는 느끼고 있었다.

이게 다 자신 때문이다.

남자가 고민하는 것에 가만히 있는 것만 못하게 주둥이를 놀리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어제 한 자신의 말 때문에 남자가 이 자리에 없는 것이다.


"저.. 전화... …받아줘요, 오빠.. 제발."


소녀는 당장 그와 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하여 전화를 걸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마음 혼란스럽게 한 것ㅇ ㅔ대해 미안하다고 하면 돌아와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어떻게든 그와의 관계를 돌려놓고 싶었다.

어떻게 만난 하느님인데... 말이다.


"오빠.. 왜 안 받아요."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일부러 희망조차 품지 못하게 그가 잘라버린 모양이다.

안절부절 하던 소녀는 현관으로 이동해 신발을 신고 집에서 나갔다.

마지막 수단으로 직접 찾아볼 생각인 모양이었다.

잠시후 금방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다시 나갔다.

어찌나 급했던지 신발 신은체로 들어왔다가 나갔다.


"빨리, 빨리!"


어디서 찾아야 그를 찾을 수 있는 걸까...

막상 아파트에서 나오니 대책이 없었다.

갈길을 잃은 아이처럼 소녀는 두리번거리고 발을 동동 굴렀다.

우선 그가 자주 갈만한 곳으로 가봐야겠지만 그와 함께 외출한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 어떡해야 하는거야..."


소녀는 울건만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소녀의 전부와도 다름없기에 그녀로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머리를 굴리다가 떠오른 장소는 그의 병원이었다.

그 때의 하얀종이에 기록된 병원 이름이 문득 떠올랐다.

이곳에서 가까운 곳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사람이란 급박해지면 잠재능력이 적용되는 모양이다.

그 잠깐 본것을 떠올려 내다니 말이다.


"병원, 병원, 병원!"


소녀는 자전거 거치대에 있는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페달을 밟았다.


.

.

.


"없어..."


소녀는 넋을 잃은 표정을 지으며 축 늘어졌다.

그래도 몇가지 얻은 것이 있었다.

아무튼 다른 곳을 찾아보아야했다.

그가 다닐만한 곳을 샅샅이 말이다.

그러고 보니 공원도 있었다.

무지막지하게 넓긴 하지만 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소득이 없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를 찾아다녔던터라 생각보다 몸이 지친 소녀는 집을 향해 자전거를 끌며 걸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역시나 변함 없었다.

가로수 길까지 다다른 소녀는 일단 아침밥부터 만들기로 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 굶고 있으면 안되니 말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이미 그가 집에 있을지 말이다.


"후아... 어?"


이마의 땀을 닦기 위해 손등을 올렸는데 건조한 자신의 피부가 느껴졌다.

씻지도 않고 꼬질꼬질한 상태로 화장도 안하고 밖을 돌아다녔다는게 충격적이었다.

정신없이 남자만을 생각하고 있었더니 본인이 씻었는지 안 씻은건지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업신여겼을게 분명하다.

그제서야 부끄럼이 올라오기 시작할 쯤이었다.

저 멀리 벤치에 남자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설마하면서, 혹시나 하면서, 가방을 그에게서 돌려받은 그곳 가로수 길을 글으며 돌아가는 길에 그가 있었다.

너무 기뻐서 한 걸음씩 걷던 속도를 최대한 속도를 내며 총총 옆으로 갔다.

지쳤던게 분명하지만 그를 보는 순간 힘이 솟아났다고나 할까 아무 힘이 없어도 비상 전력(?)을 끌어올렸다고나 할까 신기하게 기운이 났다.


"오빠 어디 있었어요, 한참 찾아다녔잖아요."


"……."


"오빠?"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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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나에게 있어서 넌 - 5 17.12.04 26 0 17쪽
» 나에게 있어서 넌 - 4 17.12.03 22 0 11쪽
27 나에게 있어서 넌 - 3 17.12.02 29 0 14쪽
26 나에게 있어서 넌 - 2 17.12.01 39 0 11쪽
25 나에게 있어서 넌 17.11.30 33 0 14쪽
24 오른손 - 3 17.11.29 24 0 18쪽
23 오른손 - 2 17.11.28 27 0 11쪽
22 오른손 17.11.27 37 0 12쪽
21 마일리지 - 4 17.11.26 36 0 10쪽
20 마일리지 - 3 17.11.25 32 0 12쪽
19 마일리지 - 2 17.11.24 41 0 9쪽
18 마일리지 17.11.23 50 0 11쪽
17 동거 ? - 8 17.11.22 59 0 11쪽
16 동거 ? - 7 17.11.21 4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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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동거 ? - 5 17.11.19 41 0 10쪽
13 동거 ? - 4 17.11.18 4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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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웃 - 5 17.11.10 55 0 7쪽
4 이웃 - 4 17.11.09 37 0 7쪽
3 이웃 - 3 17.11.08 6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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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웃 - 프롤로그 17.11.06 8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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