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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가로수 그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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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작품등록일 :
2017.11.06 23:23
최근연재일 :
2017.12.05 07: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81
추천수 :
1
글자수 :
147,755

작성
17.11.08 07:00
조회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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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이웃 - 3

완결까지 절대적인 일일연재 7시 약속!




DUMMY

"내가 TV를 즐겨보지 않는다는 거지."


벌써부터 질린다.

TV속은 무슨 눈사람이 여름이 좋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눈이 조금씩 감기는 것으로 보아 다음상황은 뻔했다.


.

.

.


무슨 소리가 들리는 모양인지 남자는 눈을 떴다.

카메라 렌즈를 조절하듯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조금씩 뚜렸해져갔다.

눈을 좀더 깜빡이니 이제 확실하게 보였다.

시야가 잡히니 지속해서 나오던 소리도 잘 들렸다.

시야쪽으로 집중할때는 청력에 신경을 안쓰다가 시야가 잡히고 나니 다른 쪽으로 신경을 세우니까 잘 들린다.

집중하고 있는 것에 따라 같은 소리가 들리는데도 들리거나 안들리거나가 좌우된다.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사람을 크게 이름을 불렀는데도 못들었다고 하는 것이 이해된다.


"이모?"


중얼거리는 것인가 흥얼거리는 것인가 콧소리가 들리던 것이 멈추었다.


"일어났어? TV보다가 잠든 것 같아서 안깨우고 식사 준비하고 있단다."


예상대로 눈이 자꾸 감겼었는데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냄새를 맡아보니 뭔가를 우려낸듯한 탕 같은 걸 만들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이모, 뭐 만들고 있어요?"


"설렁탕. 어제 먹고 싶다 하지 않았어?"


"···아, 그거 그냥 했던 말인데. 고마워요."


밖에서 마트 들렀을 때 설렁탕 맛이 나는 분말가루 같은 것을 사온 것일 것이다.

독신하니까 정말 불편했다.

혼자 밥 해먹으려니 오른손이 문제였다.

그래서 적응이 될때까지는 이렇게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상태이다.

그런데 가사도우미는 언제부턴가 늦게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남자였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이제는 상습이다.

아무래도 깔끔하게 옆구리를 찔러줘야 좋지 않은 습관을 하지 않을 것이다.


"후우..."


하지만 누군가에게 한소리 찔러넣어서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았다.

자신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딱히 크게 문제가 될것이 아니라면 왠만하면 넘기는 편이었다.

괜히 서로 서먹해지는 건 원하지 않았다.

가볍게 눈치를 주는게 어쩌면 좋은 방안일지도 몰랐다.

좋은 말로 흘려주었을때 곧바로 고쳐주는 사람이면 좋으련만...


"자~ 맛있게 끓였으니 식기전에 먹자!"


겉보기로는 맛이 괜찮을 것 같았다.

남자는 자기가 배고프다고 음식에 빠질게 아니라고 정신을 들였다.


"이모."


"응?"


시선을 마주치기에는 좀 그러니 용가애 담긴 음식을 보면서 비어있는 입으로 숟가락을 밀어넣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조금 그러한..

그러니까 편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을 할떄는 시선을 마주하기 힘든 그였던것이다.

시선을 서로 교환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것도 한 부분이다.

흘리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그에게 주 포인트니까 말이다.


"요즘 오시는 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는 것 같은데 다른 일이 있으신가요?"


자신의 용기를 보고 있지만 주변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이 멈칫 하는 것을 알게된 남자.

가사도우미에게 뭔가 있는 모양이다.

같이 남자와 먹다가 멋칫할 정도면 말이다.


"그게.. 우리 애가 다니는 유치원에 행사가 있는 모양인지 원래 끝내는 시간보다 늦게 마치니까 늦어졌나보다. 미안해."


가사도우미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무슨 행사인지 궁금한것은 사람인 이상 물어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모 딸이 어떤 행사를 하는데요?"


"아~ 초등학교랑 연관지어서 말하자면 운동회하고나 할까?"


"오.. 그래서 딸은 어떤 걸 준비하고 있나요?"


싱거운 모양인지 김치를 집어먹는 가사도우미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유치원에서 깜짝 놀래켜 줄거라고 비밀스럽게 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겠네.."


"아, 그래요? 그럼 그 행사가 언제 있는지는 알 수 있나요?"


우물거리던 가사도우미는 기침을 하더니 목을 가다듬는 듯 침을 한번 넘겼다.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걸지도 모르는일.


"으, 응? 그거 8월 쯤? 그정도에 할 예정이야. 왜?"


"저 그 행사에 한번 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간단하게 걸으면서 운동될겸, 이모 딸도 보고 싶기도 해서요."


가사도우미의 얼굴이 당황한듯 창백해졌다.

까닥하다가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혼절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 걸지도 몰랐다.


"이모?"


"그.. 행사는 부모만 갈 수 있는거라서 어쩔 수 없네..?"


"그래요? 아쉽다."


"우리 애 보는거라면 다음에 데려올까? 애도 현수 보는거라면 많이 좋아할거야."


자신의 이름을 불러서 말하는 가사도우미는 긴장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뀌어서 그런걸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행사를 알려주기에 껄끄러웠을지도 모를 일.

가사도우미는 평정심을 되찾으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

.

.


가게에서 사먹는 설렁탕 전문점에게 꿀리지 않을 맛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직접 요리한다는 것이 흠이 있겠지만 집에서 해먹는 설렁탕이 훨씬 더 가격대비로 좋을 것 같았다.

아니, 가사도우미가 있는데 뭐하러 굳이 식당가게까지 찾아가겠는가 .

그렇게 되면 기회비용이라는 것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오른손이 돌아오기까지 제대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것인데 굳이사먹을 이유가 없다.


"흠~"


아주 평화로운 하루다. 원래 남자의 생활이 그랬었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 몸을 맡긴체로 눈을 감으며 이 여유로움과 평화를 만끽했다.

이 시간대는 그 누구도 남자가 사는 아파트 앞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현재 가사도우미도 일을 끝내고 돌아간 상태.

자신이 혼자 있다는 것이 무료하게 느껴지는 시간이기에 남자는 마음 놓고 낮잠을...


탁 탁 탁 탁


"···?"


단 한번도 없었던 이 평화를 깨트리는 발소리는 무엇인가?

남자는 소파의 품속에서 나와 베란다로 나왔다.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발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 곳으로 이사온 이후로 처음있는 일이니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그였다.

창문 너머로 보니 제자리에서 뜀걸음을 하고 있는 여자를 볼 수 있었다.


"······."


이렇게 좋은 시간이 저 뜀걸음하는 장소를 이 앞에 골라서 하고 있는 여자 때문에 모두 다 망쳐버린다는 것인가.

오늘만 하고 그만둔다면 다행이겠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된다면 자신의 생활은...


"하아..."


"···음? 엇, 안녕하세요?"


"······."


한숨을 뱉은 그 소리가 여자에게 들려진 것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쪽을 봐버린 것이다.

그냥 신경끄고 있는게 답이지 않았나하는 남자였다.

여자는 층수를 하나씩 세면서 싱긋 웃었다.


"여기 살고 계셨네요? 음... 5층이시구나. 저는 저쪽 바로 맞은 편 단지에 살아요."


"아.. 그렇군요. 엄청 가깝네요."


생각만해도 소름끼쳤다.

그렇다는건 앞으로 아주 아주 자주 보게 될거라는 뜻 아니던가.

앞날이 캄캄했다.

요상한 여자가 앞으로 어떤 상황을 자신에게 걸어올지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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