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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가로수 그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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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유학생
작품등록일 :
2017.11.06 23:23
최근연재일 :
2017.12.05 07: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279
추천수 :
1
글자수 :
147,755

작성
17.11.14 07:00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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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이웃 - 9

완결까지 절대적인 일일연재 7시 약속!




DUMMY

지난번에 은비가 여기 왔을때 오랫동안 시간을 가졌던 것이 도미노였다.

완성하고 넘어지는 그 순간이 재밌었던 모양이다.

만드는데 정말 고생했던것이 그 몇 초로 만족하는 놀이.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도미노로 마무리 될 것 같았다.


.

.

.


"흐음..."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건너편에 이쓴 가로수를 보았다.

다시 거치대에 있는 종이 위에 연필을 올려 긁었다.

종이와 연필이 마찰을 일으키는 사각거림의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그려보고 나서는 실물과 비율이 맞는지 비교해보았다.

줄기 부분이 눈에 띄게 두꺼웠다.

나뭇가지 한 두개 정도야 그런가보다 넘기겠지만 줄기는 나무의 핵심이니 그럴 수는 없었다.

지우개를 들고 문질렀다.

우려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살..




"쩝..."


아무리 애를 써도 아직 미숙한 것은 변함없었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지우개를 주웠다.

힘 조절이 안되어서 소모를 시작했고 힘조절이 안되는 오른손 때문에 지우개가 바닥에 떨어졌고 오른손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이러고 있었다.

그럼 처음부터 왼손을 쓰면 되는데 왜 그런것인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자유롭지 못한 오른손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은 싫었다.

조금씩이라도 더 좋아지는 자신이 되고 싶었다.

이렇게 애를 쓰면 바뀔수 있을 것이다.

그는 오른손으로 주워도 지우개로 다시 조심해서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지웠다.


"역시 있었네요?"


멈칫


그는 순간 숨이 턱 막혀왔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그 여자의 목소리에 입을 열었다.


"하고 있는 작업은 마무리 해야죠."


"진도가 어느 정도 되나요?"


여자는 남자와 같은 벤치에 앉았지만 한쪽 끝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번에 남자가 했던 말을 생각해서 자리를 정한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그 말을 기억해내고 이렇게 행동해주는 여자가 괜찮은 구석도 있다고 느껴졌다.

적어도 그림을 그리는 부담감은 없을 것이다.

완전히 없는건 아닐테지만 말이다.


"이제 밝고 어두운 걸 구분하도록 할려고 해요."


그는 종이를 보다가 실물을 보며 어떻게 할 것인가 탐색했다.

몇 번 연필로 종이를 긁어내리니 조금씩 색을 입히게 되었다.

하나하나의 선들이 겹쳐지면서 모여들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명암만 넣으면 작품 하나 끝내는 거네요?"


그는 불안정한 선을 우겨 넣으며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애쎴다.

그렇지만 오른손이어서인지, 신경쓰는게 있어서인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차릉 차릉


.

.

.


"안녕하세요?"


멈칫


그녀는 그냥 넌지시 뱉는 말인지 몰라도 그에게는 기습적으로 등에 검을 후비는 느낌이었다.

이 여자는 이제 하나의 생활 패턴처럼 매일 그가 그림을 그리는 자리에 나타나는 모양이다.

어제는 기분을 회복시켜주는 은비가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가사도우미가 유치원에 가야해서 일찍 데려가버린 관계로 오늘 힐링할 방법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였다.

어제까지만해도 그떄까지 쌀여있던 덩어리들을 해소 해주었었는데 없으니 어디서 독을 해독해야하나 걱정이다.

독에 중독되어서 치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이제 완성했죠?"


"······."


진짜 신경쓰여서 죽을 지경이다.


"오늘 할 수 있나요?"


"···힘들것 같아요."


그가 살기 힘들 것 같다.


.

.

.


"이거 드세요."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 이군요."


그는 이전에 받아본적 있는 제품의 초콜릿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사약을 손에 쥐어준 셈이니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녀에게서 자연스럽게 말이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드세요, 집중하면 다른 일에는 신경을 안쓰잖아요?"


"그럴게요."


그녀가 바져나갈 구뭉을 파주어서 의외로 괜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 그였다.

그래도 자신에게 독을 주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차릉 차릉


누가 주변에서 라이더의 질주를 즐기는 모양이다.


.

.

.


"잘 안되는가 봐요?"


"···네."


오늘도 여자는 남자가 앉은 벤치에 등장했다.

남자가 그림을 그리는 시각을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자가 왔던 어제의 시작을 피해 달리 밖으로 나왔는데도 서로 대우하게 되니 말이다.

귀신 곡할 노릇이다.


차릉 차릉


자전거에서 들리는 소리도 있는데 그것도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시각에 잘 들렸다.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쉬운 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지금은 다 되었나요?"


"···아뇨."


.

.

.


"오늘은 반드시 완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요."


그도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고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 급하게 끝내고 싶지는 않은 남자.

도대체 언제까지 여기로 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설마 지금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을.. 아니, 이걸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실력이 볼품없다.

그리고 있는 이 그림을 완성하고 나서도 자꾸 앞에 나타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것 같다라는 예상보다는.. 정확히... 일것이다.


"······."


"음? 힛."


"······."


고개를 살짝 들어 반대쪽 끝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았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눈웃음과 함께 미소를 지어보이는 여자의 반응에 급하게 그림이 있는 앞으로 시선을 고쳤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명암을 멋대로 칠하고 있는 오른손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된 그는 지우개를 들고 문질렀다.

이게 전부 여자때문이다.


차릉 차릉


.

.

.



하루도 빠짐없이 자꾸 여자를 만나고 있으니 마음편한 구성이 없었다.

여자가 아니었다면 손을 잡고 있는 이 그림은 진작에 끝났을 것이다.

도대체 같은 부분에 얼마나 오랫동안 잡고 있는건지 그도 이젠 알 수 없었다.

굉장히 지루하게 한 부분만 잡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했다.

집중이 되지 않았다.


"후우..."


오늘의 여자는 별말 없이 벤치 끝에 앉아있었다.

왠일로 조용히 있었나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떻게 해서 그림에 접하게 되었나요?"


"···네?"


갑자기 왜 묻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적게 마주했던 것도 아니니 충분히 대화로 이어갈만 했다.

그렇지만 뭔가 많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충분히 대화로 이어갈만하다니 이게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점점 여자의 존재가 스며들고 있는 것인가?

초심.

초심으로 돌아가야했다.

떠올리자, 여자를 처음 만났을때 가졌었던 그 심정을!!!


"갑자기 그림을 시작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요?"


"······."


초심으로 돌아가야했다.

여자랑 딱히 대화를 잇고 싶진 않은 그 마음이, 연관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이 흔들려선 안되었다.


"제가 어려운 질문을 한건가요?"


"별거 아니에요. 어릴때 만화책의 한 장면을 따라 그리곤 했어요. 그랬던게 한동안 그림에 신경을 안쓰고 있다가 우연히 하게 되었는데 재미가 들려서 하고 있는것 같아요."


시큰둥하게 말하는 방법, 나는 당신과 말하고 싶지 않다의 대화법을 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았다.

상대방 기분 깎아가면서까지 그렇게 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깎지 않으면서 단번에 여자를 외면하는 대화법은 그에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그냥 개인적으로 취미가 되었다는 거네요?"


"뭐... 그렇죠."


멍청했다.

그녀와 말 섞이고 싶지 않은데 정작 그렇다고 표현을 못하는 자신이 멍청했다.

차라리 그녀를 적응하는게 어떻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릉


오늘도 자전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 떄문에 신경쓸 겨를도, 딱히 신경쓰이지 않았다.

이 시간쯤에 들리곤 했으니 말이다.


.

.

.


두리번 두리번


"후후후..."


이번에는 여자가 없을거라는 확신이 드는 그였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간대에 밖으로 나왔기 떄문이었다.

평소에는 오후 3~4시정도까지 그림을 작업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저녁이었던 것이다.

이 시간까지 여자가 운동을 하고 있을리가 없다.

그렇게 시간이 한가할리가 없으니 말이다.

계속 이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정말 그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끝까지 어떻게든 빨아먹으려고 물고 늘어지는 모기 같은 존재일 것이다.

벤치에 앉아서 어두워지기 전에 연필을 들고 수정했다.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그 그림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날개를 달아 하늘을 향해 솟아 올랐다.

그 전까지는 오르막길을 기어서 간다고나 할까...

그만큼 여자가 있을때는 집중이 안되고 정신이 분산되어 산만해졌던 것이다.

선 한 번 긋는것도 굉장한 것이다.


"♪~ ♬♩"


자동으로 흥이 나왔다.

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해야했다.

오후 5~6시에 나오면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어두워질 때까지 그렇게 많지 않지만 효율을 생각하면 이게 더 좋다고 생각되었다.

낮에 산만한 정신으로 3~4시간 있는것 보다 지금처럼 저녁 1시간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응?"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이웃(프롤로그) FIN>-


작가의말

다음 에피소드부터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제부터 본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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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에필로그 17.12.05 39 1 20쪽
29 나에게 있어서 넌 - 5 17.12.04 26 0 17쪽
28 나에게 있어서 넌 - 4 17.12.03 22 0 11쪽
27 나에게 있어서 넌 - 3 17.12.02 29 0 14쪽
26 나에게 있어서 넌 - 2 17.12.01 39 0 11쪽
25 나에게 있어서 넌 17.11.30 33 0 14쪽
24 오른손 - 3 17.11.29 24 0 18쪽
23 오른손 - 2 17.11.28 27 0 11쪽
22 오른손 17.11.27 37 0 12쪽
21 마일리지 - 4 17.11.26 36 0 10쪽
20 마일리지 - 3 17.11.25 32 0 12쪽
19 마일리지 - 2 17.11.24 41 0 9쪽
18 마일리지 17.11.23 50 0 11쪽
17 동거 ? - 8 17.11.22 60 0 11쪽
16 동거 ? - 7 17.11.21 51 0 14쪽
15 동거 ? - 6 17.11.20 33 0 9쪽
14 동거 ? - 5 17.11.19 41 0 10쪽
13 동거 ? - 4 17.11.18 44 0 9쪽
12 동거 ? - 3 17.11.17 56 0 10쪽
11 동거 ? - 2 17.11.16 41 0 10쪽
10 동거 ? 17.11.15 38 0 10쪽
» 이웃 - 9 17.11.14 51 0 9쪽
8 이웃 - 8 17.11.13 44 0 8쪽
7 이웃 - 7 17.11.12 33 0 8쪽
6 이웃 - 6 17.11.11 60 0 9쪽
5 이웃 - 5 17.11.10 55 0 7쪽
4 이웃 - 4 17.11.09 37 0 7쪽
3 이웃 - 3 17.11.08 60 0 7쪽
2 이웃 - 2 17.11.07 52 0 8쪽
1 이웃 - 프롤로그 17.11.06 8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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