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별부자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별부자
작품등록일 :
2024.06.16 16:58
최근연재일 :
2024.07.05 01: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536
추천수 :
1
글자수 :
83,803

작성
24.07.02 01:00
조회
22
추천
0
글자
12쪽

#10.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DUMMY

나연이가 운전하는···

내 차를 얻어(?) 타고, 양평 저택에 도착한 것은 새벽 2시가 넘어서다.


그저께 금요일 저녁에는 밀리는 차량들 때문에···

영등포에서 여기까지 세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는데···


지금은 새벽이어서 그런 건지···

한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한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심야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 지역 봄날씨가 원래 이런 건지···

달빛아래 안개가 자욱하다.


그곳에 높다란 담장과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뤄진 저택은···

무슨 드라큘라 백작의 성인 양 스산해 보인다.


이런 곳에서···

사이보그 랑 둘이서 함께 있어야 한다니 어찌 보면 너무 섬찟한 일이지만···


지금의 나는···

그럴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


불과 같이 지낸 지 하루만에···

이렇게 나에게 두려움을 심어 줄 줄이야···


넓은 정원 길을 가로질러···

저택 한 쪽 귀퉁이에 있는 실내 주차장 입구로 들어간다.


“지이이잉···”


자동으로 열리는 주차장 문···

미드에서 몇 번 보았던 문 전체가 위로 열리는 자동문이다.


“헐···

이게 다 뭐야?”


내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주차장 안쪽엔 자동차가 세 대나 주차되어 있는데···


한 대는 전기SUV 티슬라 모델Z.

또 한 대는 포르쉔 911 GTX.

나머지 한 대는 무려 험비 H2 다.


홍 박사님의 취향이 참 독특한 것 같다.


분명히 내가 기억하고 있는 홍 박사는···

왜소한 체형에 연로한 어른이었는데···


이 차량 컬렉션은···

그야말로 터프함의 극치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건 뭐···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하긴 뭐···

저렇게 아름답지만 4차원 멘탈을 가진 사이보그를 만든 사람인 걸···

내 어찌 그 위대하신 분의 취향을 이해하리오?


그런 어마어마한 차들 한 켠에···

내 11년된 오나타를 주차해 놓으니까 그야말로 한 마리 오징어처럼 보인다.


“이 차들은 모두···

박사님 차야?”


“이젠···

모두 아빠 차 들이지···”


저 한마디에···

놀라서 포르쉔 사이드 미러에 내 머리를 쳐 박을 뻔 했다.


“뭐?

이것들도 유산 상속에 포함된 것들이었어?”


“아빠!

제발 유언장 좀 잘 읽어봐!

이제 본인 재산이 무엇 무엇 인지 정도는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거 아냐?”


사이보그한테···

이런 잔소리나 듣고 있는 내 신세라니···


내 평생···

이런 자동차들은 한번 만져보지도 못할 줄 알았는데···


이 차들이 모두 내 거라니···

홍국현 박사님 당신은 대체···


어쨌든···

그 유언장은 이제라도 제대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너무 길고···

너무 딱딱한 글귀들이지만 이젠 이 저택도 내 것이고···

저런 차들도 다 내 것이라는 데···

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깐 말이다.


그나저나···

저 험비는 중고로 팔아야 하나?

저 정도 덩치면 한국에선 못 가는 길이 태반이다.


아니면···

경찰서 그만두고 내 짐 정리해서 나오는 날···

이 험비를 타고 가서 경찰서 주차장에 떠억 하니 주차해 놓아 볼까?


지금껏 몇 년 동안···

나를 신불자 취급하던 그 많은 경찰서 사람들 표정이 어떻게 변할까?


상상만해도···

헤헤헤헤헤···


멍하니 험비 H2의 어마어마한 덩치를 감상하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주차장에서 나연이가 사라지고 없다.


“어? 어, 어이···

나는 아직 이 집 구조도 모르는데 소개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역시나···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싸늘한 사이보그’ 라 생각하면서···

서둘러 내 오나타 트렁크에 넣어둔 그 두툼한 유언장 책자를 꺼내 들고···

건물 안쪽으로 통하는 주차장 출입문을 열고 들어 갔는데···


“어?

이거 뭐지?”


나는 여기가 분명 1층인 줄 알았는데···

웬 복도가 나오면서 문이 여러 개 보인다.


모두 철재로 된···

육중해 보이는 방화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을 열어봤지만 하나도 열리지 않는다.


열쇠 구멍조차 있지 않는···

일자 손잡이 문인데 열리지 않는다.

손잡이 아래쪽에 ID카드 같은 걸 갖다 대면 열리는 스타일 같다.


이제···

이 집도 내 거라면서 열쇠도 주지 않는 건가?


‘이제 유언장은 읽어 봐야 하는 거 아냐?’


내 머리속에서···

나연이 잔소리가 자동으로 재생되고 있다.


이 놈의 유언장이라···

유언장을 들어올려 몇 페이지 펼쳐본다.


A4 사이즈보다 커 보이는데 종이도 얇고···

글자들은 하나같이 깨알 같다.

거의 성경책 수준···


군대 신병시절···

동기들 따라 우르르 몰려갔던 교회에서 두툼한 성경책을 빌려주길래 읽어봤는데···

딱 그 책과 거의 유사한 글자크기다.


게다가···

‘보험 약관’

해마다 보내오는 자동차보험 약관과 비슷한 분위기···


‘어라?’


그러고 보니까···

지금 내가 이 복도에서 헤매고 있을 이유가 없다.


고개를 돌려보니···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걸어 올라갔더니···

어제 내가 봤던 바로 그 복도가 보인다.


그럼···

실내 주차장이 있는 이 곳이 지하 1층인 건가?


홍국현 박사가 누워있던 그 방에 들어갔더니···

편안해 보이는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나연이가 홍 박사의 병상을 치우고 있는 게 보인다.


커다란 이동식 쓰레기통에···

닝겔 주사제와 의료용 폐기물···

심지어 병상에 깔아 놨던 이불들까지 모두 쓸어 넣는다.


“이거 모두 버리는 거야?”


“모두 태울 거야.”


“뭐 굳이···

태울 것 까지야···”


“고인이 썼던 모든 물품들은···

전부 소각하라고 유언장에 나와 있어.”


그 놈의 유언장은 진짜···


그런데···

나는 오늘 여기서 자야 하는 건가?


“그럼 오늘 밤 나는···

이 침대에서 자는 거야?”


“아빠 방은 나가서 왼쪽 첫번째 방···”


나연이는 마치 귀찮다는 듯 부지런히 움직이는 와중에 짧게 대답해 준다.


내 방이 따로 있다고?

복도로 나와 왼쪽 첫번째 방문을 열었다.


“철컥!”


좀 전에 안 열리던 지하층 문들과 똑같이 생긴 문이 육중하게 열린다.


이 집은 원래 군용시설로 지어진 걸 홍 박사가 구입한 걸까?

이 정도 두께의 문이면···

밖에서 부수고 들어가는 건 꿈도 꾸지 못할 것 같다.


왜 이리 문에 집착하지?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내 직업이 형사다 보니까···

어딜 가든 문이 어떤 문이 달려 있고···

저 안에 용의자가 잠그고 저항하면 어떻게 열고 들어가야 하는지···

무의식적으로 계산하게 된다.


“와···”


이 건물에서···

나연이 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썰렁한 분위기로···

있을 것만 놓여 있는 스타일이었는데···


내 방은···

따듯해 보이는 침대, 푹신해 보이는 소파에···

정갈하게 정리된 책상까지···

마치 비즈니스 호텔처럼 정갈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붙박이 장 속엔 내가 입을 옷들까지 대여섯 벌이 넘게 걸려 있다.


‘내가 110 사이즈 입는 건 어떻게 알았지?’


양말에, 잠옷까지···

마치 백화점에 판매하기 위해 진열해 놓은 것 마냥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보니···

전기 면도기, 칼날 면도기에 헤어 드라이어도 두 가지나 걸려 있다.


이건 뭐···

일단 잠옷으로 갈아입어본다.


마치 내가 입어보고 사온 듯···

딱 맞는다.


대충 씻고···

소파에 앉았다.


이 모든 걸···

저 나연이가 준비했을까?

홍국현 박사의 지시에 따라서?


어제, 오늘···

그저 보이스 피싱 하는 놈들에게 걸려온 전화인 줄 알고 받은 그 전화로부터 지금까지···

정신없이 이틀이 지나가 버린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뭔가 계속 더 이상하다.


나이 60이 넘은···

괴짜 미국인 공학박사의 노망···

쯤 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뭔가···

이 모든 게 치밀하게 준비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느낌 적인 느낌이랄까?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홍국현 박사와 나는 아무런 혈연, 지연, 학연 조차 없는 그야말로 생판 남이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유언장 첫 페이지를 넘긴다.


흐음 역시나···

지하 층에서 잠깐 읽어본 그대로 자동차보험 약관처럼 딱딱하고 건조한 글자들이 빽빽하다.


그래도···

이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앞으로의 내 삶이 명확해질 수 있으니까···

집중하고, 또 집중해 본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이제 막 유언장에 집중하려 는데···

갑자기 웬 전화가 걸려온다.


어우 그나저나···

아직 유언장은 제대로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눈이 이렇게 피곤하다니...


소파 한쪽 끝에 놓인 체···

계속 맹렬하게 울려대는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해보니 발신자가 내 영혼의 단짝 태석진 팀장이다.


“아니 팀장님···

병원에서 닝겔 맞고 누워 있다더니 지금이 몇 신데 전화예요?”


- 몇 시긴 이 놈아!

지금 오전 11시잖아!!

설마 너 오늘 안 나오는 건 아니지?


“눼에?

오전 11시요??

아니 꼭두새벽에 무슨 농담을···”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란 말인가?


벌떡 일어나 방 안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뭐, 뭐야···

고장인 건가?”


스마트폰 화면을 시계로 바꿔봤는데···


진짜네···

허얼···


그럼···

내가 유언장 펼쳐보자마자 바로 골아 떨어졌단 말인가?


그것도···

8시간이 넘게?


이건 도무지···

말도 안되는 시츄에이션이다.


내가 누군가?

UDT와 경찰특공대를 걸쳐···

나 참···

더 말하기가 부끄럽네.


“오후에 천천히 나갈 게요.”


- 근데 너 그만 둔다는 말···

사실이야?


“네...

가서 얘기 하시죠.


수화기 너머 저편···

태 팀장의 서운한 표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지금 내 코가 넉자, 아니 다섯자인걸···


대충 씻고···

어제 입고 왔던 옷을 다시 걸친다.


후다닥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 가려는 데···

어디서 고소한 냄새가 복도에 진동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지금 이 향기는 그런 내 발걸음을 멈춰버릴 정도다.


“식사는 하고 가지?”


“무슨 소리야.

지금 늦었어.”


“어차피 그만 둘 거···

늦긴 뭐가 늦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나연이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넘친다.


그나저나···

이 음식은 도대체 뭐길래 이런 향기가 나는 거야?


주방은 입구에서 첫 번째 방이었는데···

넓은 공간에 조리기구들과 6인용 식탁이 갖춰져 있다.


대림동 우리집···

그 빈약한 재료로도 감탄사 절로 나오는 아침상을 만들어냈던 나연이···

이곳은 그녀의 홈그라운드라 그런지 냄새 만으로 내 출근을 넉넉히 저지 시킨다.


“이게 요리 이름이 뭐야?”


“쇠고기 스튜···”


“크허···”


처음 듣는 요리 이름인데···

이게 쇠고기 국도 아닌 것이 맛이 기가 막히다.


고기를 씹을 때마다 육즙이 팡팡 터져 나오는데···

그게 국물과 섞이면서 환상의 하모니를 연주한다.


이게 과연 사이보그의 음식 솜씨라니···

만약에 그 백설화 씨를 내가 끝내 찾지 못한다면···

얘랑 음식점을 차리는 건 어떨까? 싶다.


“맛있게···

아주 잘 먹었어.

고마워···

그럼 나 경찰서 가서 빨리 마무리 짓고 올 게.”


나연이를 만나고 나서···

여러가지로 신경도 많이 쓰이고 힘들지만 이 요리 하나 만큼은 킹정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엄지 척’ 을 날려주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차장으로 나서려는 데···


“뭐, 뭐야?

너도 어디 가는 거야?”


“나도 아빠 랑 같이 나갈 건데?”


“어딜 가는데?”


“어디긴···

아빠 가는 곳은 다 따라 다닐 거야.”


“아니···

왜?”


어쩐지···

내가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후다닥 외출복으로 갈아 입 더라니···


“아직도 유언장 다 안 읽어봤어?

나 탁나연은 언제 어디서나 탁재하를 보호해준다.”


“아~~~놔!”


맛있게 먹은 ‘쇠고기 스튜’ 가 바로 얹히는 느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화,수,목,금 오전1시 24.06.16 30 0 -
13 #13.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7.05 12 0 13쪽
12 #12.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7.04 11 0 17쪽
11 #11.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7.03 18 0 14쪽
» #10.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7.02 23 0 12쪽
9 #9.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8 27 0 11쪽
8 #8.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7 36 0 13쪽
7 #7.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6 37 0 15쪽
6 #6.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5 37 0 11쪽
5 #5.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1 42 0 13쪽
4 #4.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20 43 0 16쪽
3 #3.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19 53 0 16쪽
2 #2.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24.06.18 73 0 16쪽
1 #1.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1 24.06.16 124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