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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부자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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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별부자
작품등록일 :
2024.06.16 16:58
최근연재일 :
2024.06.28 01: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70
추천수 :
1
글자수 :
58,005

작성
24.06.28 01:00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9.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DUMMY

사실···

나연이의 어머니 백설화에 대한 수사에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애당초···

그 백설화라는 분이 한국으로 밀항해서 아무도 모르게 살고 있다는 얘기 자체가···

너무 황당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번호로 꼼꼼하게 관리되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K오지랖은 전세계적으로도 발군이거덩···


우리민족이 어떤 민족이냐? 말이다.

나보다 못하던 사촌 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 죽는 민족이다.


옆집 아이가 어느 학원에 다니는지···

윗집 남편이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모두 모두 공유하고 모두 모두 수근 댄다.


갑자기 외제차 한대 뽑아서 주차장에 주차해 놔 보라.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찾아와서 관찰하고···

나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날부터 복통에 시달린다.


이런 사회에서 미국인으로 십년도 넘게 은신하면 살고 있다니···


그리고···

지금 저렇게 형사들에 둘러싸여 앉아있는 저 나연이란 사이보그도 얼마 못 가 고장 날게 뻔하니까···

그땐 사실상···

굳이 백설화 란 여자를 찾을 필요성 자체도 없어진다.


“나연씨 혹시 그럼···

여기 이렇게 우리 랑 같이 있는 거 불편하세요?”


박우람이 어울리지 않게···

나연이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아뇨.

괜찮아요.”


나연이의 저 한마디에···

한동안 숙연해 졌던 형사 놈들 표정이 일순간 활짝 피어 오른다.


하긴 뭐···

사이보그한테 장례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럼 우리 나연씨는···

어떤 술을 좋아해요?”


박우람 저 놈은 이제···

메뉴판을 나연이 앞에 들이밀고 지가 마치 연인인양···

다정하게 술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걔한테 무슨 술이냐···

걘 전기를 먹는다고!

진짜 뭐라 말도 못하겠고···


희번득한 형사 네 놈들의 눈빛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연이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정밀 스캐닝 중이다.


“저 혹시···”


“네?”


“탤런트 안소희 씨 아니세요?

맞죠? 맞죠!”


이런 와중에···

웬 애니메 오덕같이 생긴 놈이 우리 테이블로 찾아와···

나연이와 나를 번갈아 보면서 눈빛을 반짝거린다.


“일반인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형사들이니깐···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 예?”


내가 경찰공무원증을 꺼내 보여주며···

인상을 한번 구겨 주자···

그 오덕 놈이 머리를 긁적이며 뒷걸음질로 도망친다.


지금 내 속이 내 속이 아닌 듯···

벌써부터 저런 말에 짜증 만땅이다.


나연이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고 했지만···

속이 시꺼먼 형사 놈들은 맥주에 안주까지 푸짐하게 시켜서···

나연이 앞쪽에 몽땅 밀어 놓는다.


가만히 살펴보니···

형사들에게 둘러싸여 앉아 있는 지금의 나연이 모습이···

조폭들에게 납치 되어서···

여기까지 끌려온 여자 탤런트처럼 보이기는 하다.


호프집 주위를 한번 훑어보니···

나연이를 훔쳐보다가 내 시선에 흠칫 놀라는 시선들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아직까지도 저 형사 놈들이 나연이에게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뭐 사실···

나조차도 나연이를 한번도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게 현실인데···


비록 여기가···

조명이 좀 어둑한 호프집 내부여서 나연이가 잘 안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저 팔팔한 20대 형사 놈들 네 명이···

1미터 언저리에 앉아서 저렇게 정밀 스캐닝을 계속 해대는데···

나도 모르게 목이 타 들어 가고 진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벌써 맥주 500 한잔을 다 들이킨다.


“그럼···

나연씨 어머니에 대해 얘기 좀 해 주실 레요?

나연씨가 자세하게 설명해 줄수록 우리가 더 빨리 찾을 수 있어요.”


요즘 신세대 형사 놈들 답게···

수첩과 볼펜 대신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야 야!

동영상은 왜 찍냐?

너 지금 나한테 고소당하고 싶어?”


요 응큼한 놈들이···

은근슬쩍 나연이를 촬영하는 게 아닌가?


“아이 참···

반장님은 벌써부터 우리 수사를 이렇게 방해하세요?”


맨날 피의자 조사 때마다 메모도 제대로 안 하던 놈들이···

지금은 스마트 폰에, 수첩에···

아주 난리 부르스다.


“우리 어머니는···”


나연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나연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학술회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의학을 전공하고 있던 백설화 (미국 이름 Jaesmin Baek)는···

로봇공학 논물을 발표하던 홍국현의 천재성에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서 홍국현에게 접근했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그런데 ‘암치료제 개발’ 이 꿈이던 백설화의 연구에 도움을 주겠다며···

홍국현이 전공까지 바꿔가며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난관들이 그들을 괴롭혔고 그렇게 ‘암치료제 개발’ 을 포기하려던 순간···


미국 방위산업체 한 곳에서 군용 약물 개발을 병행해주는 조건으로···

‘암치료제 개발’ 을 지원해주기로 해서···


그렇게 극적으로···

둘은 연구 개발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둘 사이에 태어난 첫째 딸이 소아암에 걸렸고···


그때부터 두 부부는 밤을 세워가며···

딸 암치료에 매달리기 시작.


하지만···

1년여 투병생활 끝에 끝내 딸 아이는 숨을 거두고···


이때부터 거의 실성해버린 백설화는···

모든 삶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밀항했다 한다.


“어흑흑···”


“너, 너무 슬퍼서···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어요.

엉엉···”


물론···

얘기 내용이 슬픈 건 사실이다.


하지만···

덩치는 곰 만한 놈들 네 명이 저렇게 통곡을 하기 시작하니···


“저, 저···

무슨 일이시죠?”


호프집 직원이···

얼굴이 파래져서 달려온다.


“그래서···

흑흑···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 지···”


저런 ㅁ친···

박우람 저 ㅈ식이 이런 분위기를 핑계로 은근 슬쩍···

나연이 손등을 토닥이는 게 아닌가?


“그러게요···

흐흑흑···

너무 상심이 크시겠어요.”


박우람의 저 기습 손등 터치를 확인한 건지···

나연이 오른편에 앉아 있던 김제훈 형사 놈이 나연이에게 슬금슬금 다가간다.


저, 저건···

분명 위로의 포옹일 듯···


“야이! 놈들아!!”


내가 던진···

세우 튀김 한 마리가···

정확하게 놈의 오른쪽 뺨따귀에서 터지듯 튀김가루를 흩날린다.


“아이 참···

이런 얘기 듣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반장님 너무 건조하신 거 아녜요?

눼에?”


이것들···

말하는 본새가 아까 그 조선족 퍽치기 놈들이 랑 비슷하다.

벌써 그 놈들에게 물들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야야! 비켜, 비켜!!”


나는 매몰차게 놈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끝까지 저항하던 박우람 마저 밀어내고 나연이 옆자리에 앉았다.


의자도 옆으로 밀어붙여서···

나연이 오른쪽엔 창문이 왼쪽엔 내가 가로 막게 만들었다.


이제는 함부로···

저 놈들이 나연이에게 접근하기는 힘들어진다.


벌써부터 포옹하자고 달려드는 저 꼴을 보아 하니···

앞으로 몇 분 후면 서로 포옹하겠다고 깽판이 벌어질 게 뻔하다.


아니 어쩌면···

화가 난 나연이에 의해 이 놈들이 몽땅 날아갈 수도 있고···


최소한···

그런 참사는 막아야 한다.

오직 이런 심정일 뿐이다.


“어 흠흠흠···

그, 그럼 혹시 최근 어머니 사진 갖고 계세요?”


“어머니가 한국으로 밀항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루트로 언제 밀항하셨는지 아세요?”


“밀항하실 때···

돈은 얼마나 가지고 계셨는지 아세요?”


“어머니 가족 사항은 어떻게 되시죠?”


“근무하셨다던 방위산업체가 어디 죠?”


질문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오뉴월 소나기처럼 쏟아지기 시작한다.


“워워···

한 놈 씩 천천히 좀 해···”


“천천히 라뇨?

지금 앞길이 구만리구만···”


역시나···

누가 봐도 박우람 이 자식이 선봉장이다.


멧돼지처럼 들이대는데 나조차 버거울 정도다.


“지금 질문들에 대해선···

아빠를 통해 내일까지 대답해 줄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나연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걸 바라보는···

저 형사 놈들의 표정들이 딱 닭 쫓던 개 표정이다.


쌤통이다!

요놈들아!


아쉬움에 울상이 된 놈들을···

홍해 가르듯 헤치면서 나연이의 퇴로를 확보한다.


그나저나···

여기 따라 온 것도 저 사이보그 의지였고···

여기서 나가는 것도 저 사이보그 의지였네?


헐···

내가 실제로 얘 매니저가 맞는 것 같은 이 기분이라니···

왠지 꿀꿀하다.


“자, 잠깐만요···

나연씨?

그럼···

어머니를 찾아주면···

데이트 해 주시는 겁니꽈?

눼?”


끝까지 나연이게 매달리는 박우람의 저 절규가 애처롭다.


“데이트요?

당연히 해 드려야죠.

저는 약속을 꼭 지킨답니다.”


“끼얏호!

오늘부터 철야다!”


“오늘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거야!”


ㅈ랄들을 한다!

아직 ‘특별단속기간’ 실적도 못 채운 놈들이···


그나저나···

사이보그가 구라를 다 치네?


아, 아닌가?

사이보그도 인간이란 데이트정도는 할 수 있다는 건가?


돌아보니···

맥주잔으로 축배를 들고 있는 저 덜 떨어진 놈들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 진다.


“너 주변에···

네 정체 숨긴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내 동료들 하고 데이트를 해준다고?”


계단을 내려가며 나연이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데···


“아빠 이제···

경찰 그만 둘 거라면서?

그럼 이제 저 동료들도 남인 거 아냐?”


뒤돌아서 나에게 따지듯 말하는 나연이···

눈빛마저 까칠하다.


“아빠처럼 능력 있는 현직 형사 네 명이···

목숨 걸고 찾아주겠다는데 그까짓 데이트 정도 쯤이야···”


헐···

다시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저 뒷모습이 무섭다.

그나저나 사이보그가 미인계라니 ㄷㄷㄷ.


아니···

섬찟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듯···


그런데 이게 진짜···

저 사이보그 머리에서 온전히 나온 계략이란 말인가?


“나, 나연아···

잠깐만···

이거···

네가 직접 생각해 낸 거야?

아님 혹시···

홍 박사님이 미리 짜 놓은 작전인 거야?”


내가 따라가서 나연이 자켓을 낚아채니까···

가던 발걸음을 멈추는 나연이···

서서히 몸을 돌리더니···


“작전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 말만 하고···

바로 다시 걸어간다.


헐···

이런 애한테 애매한 말빨로 버그를 끄집어 내겠다고 달려들던 나라니···


왠지···

저 애와의 동행이 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엄습해 오는 것 같다!


“어? 뭐해?”


경찰서 담벼락에 주차해 놓은 내 차로 돌아왔는데···

운전석에 나연이가 앉아 있다.


“어서 타.

아빠 맥주 마셨 잖아?”


“너 운전면허 없다며?”


“훗!

농담이지···

주민증도 있는데 면허증은 없을까?”


아 놔···

아주 나를 들었다 놨다 자유자재로 갖고 논다.


심지어···

운전마저 ㄱ잘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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