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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부자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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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별부자
작품등록일 :
2024.06.16 16:58
최근연재일 :
2024.06.28 01: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56
추천수 :
1
글자수 :
58,005

작성
24.06.21 01:00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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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3쪽

#5. 사이보그 딸이 생겼다!

DUMMY

“우와~ 예쁘다!”


“혹시 연예인이세요?”


처음엔 철부지 젊은 애들 농담인 줄 알았다.


“혹시 아이돌 아니 에요?”


“아닙니다! 그냥 일반인입니다.”


“에이···딱 봐도 연예인하고 매니저인데···”


그런데···

아~~~놔!

이거 뭐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십 번을 대답해주다 보니까 겁나 짜증나네?


하긴 뭐···

날씬한 나연이 옆에 떡대 좋은 내가 붙어 다니고 있으니까···

일반 사람들 보기엔 연예인과 매니저로 보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 했지만···

이게 내 예상을 훨씬 웃도는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게 문제다.


“와~~~따님이 예쁘시네요!”


“쓰~읍!!

따님이라니···

조카예요! 조카!”


내가 슬쩍 짜증을 냈더니 휴대폰 매장 직원 안색이 순간 창백해 진다.


그렇다!

내 외모는 한번 제대로 인상 쓰면, 웬만한 조폭들도 움찔하던 포쓰다!


이제 경찰도 그만 둘 건데···

이런 포쓰를 제대로 쓸 일도 없어진 다니···

사실 좀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이 수많은 사람들이 날 나연이 매니저로 보다니···


“싸인 좀 부탁드려···”


“일반인이에요! 일반인!”


“아! 예, 죄, 죄송···

그런데 일반인에 왜 이렇게 매니저를···”


“매니저 아니고 삼촌이라고!!”


“아! 네..네...지, 진짜루 죄송···”


유심 칩을 사서, 개통까지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

수십 명에게 계속 이렇게 시달렸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까 수백 명이었나?

하도 정신이 없어서···


“나연아!

네가 이렇게 화장까지 하고 다니니까 이 난리잖아!”


“난리는 무슨···

이거 예전에 비하면 세발의 핀데?”


“뭐?”


아 놔!

얜 지금 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풀 메이크업 하고 강남 역에 나갔을 땐 이거보다 수십 배였어!”


“뭐? 푸, 풀 메이크업?

그럼 홍 박사님이 지금 나처럼 그 많은 사람들한테 시달렸단 말이야?”


“시달리긴···

내가 걍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갔지!”


하긴···

홍 박사님 그 체형이면···

달려들던 사람들을 말리긴 커녕 깔려 죽을 게 뻔했지만···

그 수십, 수백 명을 가볍게 밀쳐내고 제 갈길 가는 나연이를 상상해보니까···

오히려 그게 더 오싹해진다!


다행히 나연이 말로는···

1년 전 그때 다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열댓 명 정도 바닥에 나뒹굴었다나?


아울렛 나온 김에···

좀 얌전해 보이는 옷이라도 사주려고 했던 내 계획은···

이렇게 수포로 돌아간다.


핸드폰 매장에서도 이 정도 곤욕이었는데···

여성들이 득실 거리는 여성복 매장에 지금 올라 간다면···ㄷㄷㄷ


“이런 아울렛에서 내가 입을 옷을 사주겠다고?

난 구씨나 에스메르 만 입는다구!”


이런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해대는 나연이는 덤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지금 나연이가 입고 있는 옷들도 모두 구씨 랑, 에스메르 들이네···

설마 내가 사이보그한테 이런 명품 타령까지 듣게 될 줄이야···


그런데···


“어라?

아 놔~ㅆ!”


가뜩이나 하루 종일 시달려서 저기압 상태였는데···

하필 키나발 한 대가 내 차를 살짝 가리면서 이중 주차해 놓은 것이다.


게다가 야무지게 채워진 사이드 브레이크하며···

결정적으로 운전자 연락처마저 없다.


역시나 진정한 과학의 정수 키나발이라더니···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선···

이거 작심하고 잠수 탄 건데···


여기 같은 주차장은 또 사유지라면서···

주차 문제 같은 건···

늬들 스스로 알아서들 해결하라는 게···

현재 이 나라의 아름다운 법률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드넓은 주차장을 둘러 보고 나서···

나연이에게 함께 밖에 좀 나갔다 오자고 말해 주려는 데···


“아빠 뭐해?

빨리 가자!"


"응?

지금 못 가!

여기 이 키나발이 우리 차 앞 쪽을...

엉??"


나연이에게 진로를 막고 있던 키나발 뒷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려는 데...

키나발이 앞으로 빠져 있네?


분명히 키나발은 지금껏 시동 한 번 걸리지 않았는데...

말이다!

설마...?


"나, 나연아?

혹시 네가 이 키나발 앞으로 옮겼어?"


"응! 왜?

아직도 앞을 막고 있어?"


"아, 아냐!

그런데 언제 옮겼어?

난 보지도 못했는데..."


"보여줘?"


나연이는 별일 아니라는 듯 차에서 내리더니···

키나발 옆쪽으로 다가간다.

뒷바퀴 앞쪽 밑에 오른손을 스윽 하고 넣더니···

무슨 종이 쇼핑백 들어올리는 것처럼 가뿐하게 키나발을 들어올린다.


들어올려진 키나발 한쪽 앞, 뒤 타이어가 모두 공중으로 떠올랐고···

나연인 그쪽을 앞으로 스윽 밀어 놓는다.


차 무게만 2톤이 넘어가는 저 대형차를 한 손으로!! ㄷㄷㄷ

살벌한 사이보그 파워를 지금 내 앞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너, 너 꽤 이, 익숙해 보인다?"


"응! 이거 한 번에 너무 많이 밀어버리면 차량 경보 음이 울려대서 말이야!

요 만큼이 딱 좋아! 요 만큼!"


나연이는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시면서···

키나발 반대편을 다시 들어올리고는 앞으로 부드럽게 밀어 놓는다.

그렇다고 아주 조금 움직인 것도 아니었고···

차 전체를 거의 30센티 이상 움직여 놨다.


아무리 봐도 이 광경이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아마 나연이가 저 무거운 차를 그냥 가벼운 스티로폼 박스인양 움직인 것 때문이었으리라...


"나연아!

여기 CCTV 카메라도 있고, 주차된 차들에 블랙박스도 많은데 이렇게 막 옮겨도 돼?"


"뭐 괜찮아!

전에도 몇 번 찍혀 봤는데, 보고도 아무도 안 믿더라고..."


하긴...

이 가녀린 20살짜리 처녀가 혼자서 키나발을 들어 옮긴다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냐? 만은...

참나!

나는 오늘 너의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계속 오싹오싹 거리고 있다고!


이젠 힘이나 피지컬로 나연이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건···

망상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했고···

결국 정공법은 의미가 없고, 편법이나 우회법을 찾아보는 걸로...


내 차에 달려있는 시계는 아직 오후 3시 15분을 가리키고 있다.


“뭔 하루가 이렇게 기냐!”


감히 크게 말도 못하고, 조용히...

나연이 눈치 살피면서 아울렛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


“그럼 여기 강남엔 유산상속 처리 건 때문에 나온 거야?”


“응···

이건 홍 박사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따로 나에게 부탁하신 일정이야···”


사이보그라서 그런지, 평소 나연이의 표정은 저렇게 무표정 하나 뿐이다.


“나연아!

내가 진짜 네 어머니는 꼭 찾아 줄 건데 말이야···

홍 박사님이 나한테 유산을 상속한 이유 좀 말해주면 안 되겠니?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래···”


“나는 이미 모른다고 얘기 했는데···

왜 이렇게 질척이지?”


“끄 음···

너 질척인다는 게 뭔 지는 알고 얘기하는 거냐?”


내 물음에 나연이는 대답대신 무표정하게 쳐다 만 보는데···

이게 몇 초가 지나가자 또 슬슬 공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이런 와중에 신나게 울려대는 내 스마트 폰!


- 반장님!

오늘 반 차 아니었어요?

지금 어디예요?


경찰서 내 파트너인 박우람 형사다.

지금 한창 집중단속 기간 중이라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었는데···

베테랑이라는 내가 몇 시간 감감 무소식이라고 바로 이렇게 전화질이다.


“응! 내가 좀 사정이 생겨서 말이야!

내일 출근해서 얘기하면 안 될까?”


전화로 이제 경찰을 그만두겠다는 얘기를 꺼내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이렇게 좋게 좋게 끊으려는 데···


- 반장님!

지금 비상이예요!

어젯밤에 그 5인조 퍽치기 놈들을 잡아 왔는데, 이놈들이 계속 깽판이예요.

이런 와중에 태 팀장님이 오늘 아침에 쓰러져 입원했거든요.


“팀장이 왜?

설마 칼 맞은 건 아니지?”


- 그 놈들 잡는다고 삼 일 내내 잠복해서 그렇데요.

닝겔 한 병만 맞고 오신다는데, 지금 애들이 모두 말리고 있어요.


“끄음···

일단 알았어.

그 놈들이 모두 조선족들이라고 했지?”


‘삼 일 내내 잠복’ 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찔린다.


사실은···

나도 거기에 있어야 했는데···

어머니 때문에 나 혼자 빠진 거니까 말이다.


“나연아!

이제 나도 경찰 생활 정리 좀 해야 하니까···

너는 집에 먼저 좀 가 있을 레?

경찰서에는 신분증 없는 사람은 들어갈 수 없어.”


“나 신분증 있는데?

그 곰팡 내 풀풀 나는 빌라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구.”


헐···

사이보그가 무려 신분증까지 가지고 계시단다.


“탁 나 연?

이거 홍 박사님이 미리 만들어 놓은 거야?”


어이가 없다!

나연이가 건네준 주민등록증엔···

성도 나와 똑같은 탁(卓)씨로 적혀 있다.


게다가 주민등록번호까지 버젓이 박혀 있는데···

무려 올해 스무 살 꽃띠 란다.


당연히 이건 위조 신분증이겠지만···

이런 걸 태연하게 만들어서 현직 형사에게 맡기는 홍국현 박사라니···


사실 난 뼈 속까지 엔지니어 라던 홍 박사를 존경하고 있었는데···

오늘의 이 일로···

탈법마저 서슴지 않는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본 것 같아 씁쓸하다.


*


나는 달빛 남문시장 인근에 있는 어느 인력사무소에 찾아갔다.


‘바른 인력사무소’


업소 이름은 이렇게 반듯한데···

사실 이곳은 조선족 일꾼들을 알선해주고···

그들에게서 삥을 뜯고 있는 오래된 조직 아지트다.


“여어! 면 사장!

오랜만이야?”


오래된 빌라 건물 2층에 위치한 사무실은···

허름한 철제 책상들과 캐비닛들로 우중충하기 그지없다.


그 곳에서 담배만 뻑뻑 피우고 있던 까무잡잡한 중년 남자의 눈 빛은···

나를 전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아니! 아직 살아 있었소?

요즘 하도 뜸해서 진즉 죽은 줄 알았는데···”


‘바른 인력사무소’ 사장 면성학.

연변 개 장수 출신인 이 놈은 십 오 년 전부터···

한국에 들어와 한때 꽤 잘 나갔던 조선족 조직 두목이다.


하지만 요즘은···

베트남, 필리핀에, 몽골인들까지 쏟아져 들어오면서 예전만 못한 상태.


“요즘 하도 장사 아이 돼서···

다시 연변으로 뜰까 말까 고민 중인데···

여긴 어찌 온 거요?”


꼬질꼬질한 재떨이에 담배 꽁초를 비벼 끄는 그의 눈썹이···

신경질적으로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나 오랜만에···

면 사장에게 알바 좀 의뢰하러 온 건데···

이거 뭐 커피 한 잔도 안 주나?”


나는 권하지도 않는 소파에 걸터앉으면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예전에 있던 삐쩍 마른 경리 아가씨도 안 보이고···

입구 한 켠에 긴 소파에 앉아 있는 덩치 놈의 오른쪽 다리에 두꺼운 깁스가 보인다.


“커피는 무슨···

지금 전기세 아까워서 불도 끄고 있는 거 아니 보이오?

피차 어려운 사람들끼리 뭐 챙겨주는 게 있어야 아이 하것소?”


궁핍함에 찌든 면 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독기가 흘러나온다.


“에이! 뭐 정 그러시다면···

베트남 쪽 애들한테 부탁하러 가야 하나?”


나는 아쉽다는 듯···

주머니에서 빳빳한 오만원권 열 장을 꺼내 부채처럼 만들어···

열 받은 걸 식히면서 걸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걸 바라 보는 면 사장의 두 눈이···

정글 속 표범의 그것으로 순간 바뀌는 게 느껴진다.


이들이 누구인가?

현찰이라면 가족 빼고 모두 팔아먹는다는 조선족들이다.


“야야! 뭐하니?

빨리 쌍화차 한잔 대령하라!”


지금껏 느릿느릿했던 면 사장의 목소리가···

갑자기 다급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평생 못 일어날 것처럼 소파에 늘어져 있던 깁스한 덩치 놈이···

후다닥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금새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쌍화차를 한잔 내 앞에 놓아준다.


“아니 형사님!

어머님께서도 마이 아프시다더만···

어찌···

로또라도 당첨 되셨슴꽈?”


방금 전까지···

나를 옥장판 팔러 온 영업사원 보듯 틱틱거리던 면 사장의 두 눈이···

어느새 단골 손님을 반기는 삐끼들의 그 반달 눈으로 바뀌어 있고···

내 앞쪽으로 다가와 다소곳하게 두 손까지 모으고 서있다.


“응···

뭐 그런 거 비슷한 거 됐어!

그나저나···

반나절만 알바 뛰면···

이것만큼 또 줄 건데···

어때?”


내가 팔랑거리던 오만 권 부채를 멈추고···

한 장 한 장 손가락으로 튕겨주자···

면 사장의 눈빛도 그 박자에 맞춰 스파크를 튕기기 시작한다.


역시 돈이 좋긴 좋다!

통장 계좌에 억단위로 박혀 있으니까···

이렇게 한동안 연을 끊고 살던···

조선족 조직 두목도 다시 알바로 부릴 수 있고 말이다.


조선족이 손수 만들어준 쌍화차라 좀 찜찜하긴 했지만···

향긋한 그 향기를 음미하며 미소를 지어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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