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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라한의 서재입니다.

모래 위 연금술사(r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둘라한
작품등록일 :
2023.08.08 03:19
최근연재일 :
2023.10.09 08:56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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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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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
글자수 :
283,659

작성
23.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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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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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20. 첫 상행 출발

DUMMY

“꾸에에에엑”


나는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뱉으며, 마지막 금속 상자를 미니버스에 쑤셔 넣고 모래로 가득한 고물상 공터의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느긋하게 지켜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카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수고했어. 한 30분 뒤에 출발할 테니. 잠시 쉬고 있어.”


카밀라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곤 통보했다.

나는 당장이라도 넘어갈 것처럼 헐떡이면서도, 점점 멀어지는 카밀라의 등에 대고 말했다.


“그래, 서, 도, 시 말고, 무슨 일이, 있는 건데, 요.”


내가 헉헉거리며 말하자, 고물상으로 잠시 돌아가 쉬려고 했던 카밀라는 고개를 살짝 돌려 날 보곤 물었다.


“궁금해?”


“당연히···!”


카밀라는 미니버스 내부에 꽉꽉 가득 찬.

희귀 재료와 부품으로 가득해, 욕이 나올 정도로 더럽게 무거운 금속 상자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고 싶으면 말해줄게.”


몰라도, 아니 모르는 게 더 좋다는 투로 말하는 카밀라였으나, 인간은 하지 말라면 더 하려 하는 청개구리 같은 종족.


“아, 못 먹어도 고죠. 고!”


나는 알려주기 꺼리는 카밀라에게 알려달라 요구했다.

카밀라는 긴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내게 말해주지 않으려던 정보를 말했다.


“도시에서 4~5시간 거리는 대부분 안전해. 경비병들이 경계를 서기도 하고 순찰을 돌기도 하니까. 약탈자들을 도시가 자주 소탕하거든. 하지만 그 외 대부분 치외법권이지.”


그러면, 약탈자들이, 노예상들이 넓게 포진해 있다는 건가? 그래도 이렇게 넓은 곳을 모두 감시하는 건 불가능할 텐데?

내 속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카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거기다가 망할 전갈 새끼들한테는 유물이 있거든. 걔들 손에 들어갔다는 거 자체가 아까운 유물이.”


나는 카밀라의 설명에 맞장구를 쳐주고 싶었으나, 유물이라는 게 정확히 뭘 지정하는지 알 수 없었다.


“유물이 뭔데요?”


유물이라는 걸 알아야,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아, 흐름이 끊기는 것 같지만 카밀라에게 유물이 뭔지 물었다.

내 물음에, 카밀라는 잠시 내 눈을 바라봤다.

날 바라보며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고 있는 묘한 눈빛.

내가 말을 잘못한 건가? 생각했으나, 카밀라는 방금 날 바라봤던 묘한 눈빛을 거두며 말했다.


“유물은 이 세상이 모래 덩어리가 되기 이전에 만든, 현재의 기술로는 생산도, 복원도 못 하는 구시대의 기술력이 집합된 물건 중 지금까지 망가지지 않고 작동하는 것들을 말해.”


카밀라의 말에 몇 가지 기계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무언가 기억이 알 듯 말 듯, 머리 한구석이 간질거렸다.

가려운 부근을 긁어내기 위해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되뇌려 했으나, 결국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가 인상을 쓰건 말건, 카밀라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티코어’라고 약탈자 집단 중 가장 큰 집단이 있어. 그 집단은 유물을 통해 정보를 훔쳐 듣고 정보 근처에 있는 약탈자들에게 접선, 정보를 팔지.”

“정보를 구매한 약탈자들은 치외법권으로 나온 소규모 단체나 상인들을 찾아서 습격을 감행, 그리고 약탈해.”


거지같은 새끼들이지.

거기까지 말한 카밀라는 작게, 약탈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는 이어 말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엔지니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경우. 약탈자들이 99.1% 꼬인다고 생각하면 돼.”


카밀라는 담담히 말했다.


“그으- 러니까. 저희는 무조건 약탈자들과 싸워야 한다는··· 소리?”


“거의 그렇지?”


난 카밀라의 말에 급격하게 다른 도시에 가고 싶어지지 않았다.


“그, 저는 혹시 안 가면···”


“안 돼.”


“넵. 그냥 해본 말이었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쉬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출발 직전, 나는 장비들을 모두 챙겨 미니버스 안으로 올라갔다.


*


미니버스 내부는 맨 처음, 내가 미니버스에 탔을 때보다 몇 배는 더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내 상반신 크기의 금속 상자들이 마치 테트리스나 컴퓨터 프로그램의 정렬 버튼을 누른 것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미니버스 안에 있는 커다란 기계 장치와 맞은 편에 놓인 침대를 털끝도 건드리지 않았으며

침대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길과 카밀라가 운전하는 와중 내가 앉아 있을 곳도 만들어놨다.


“캬, 이거 누가 정리했냐. 박수가 절로 나오네.”


내가 자화자찬하자, 운전석에 앉아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카밀라는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 왜요. 잘했잖아요.


“일단 거기 앉아서, 여기 봐.”


카밀라는 내 항의를 가볍게 무시하며, 운전석 옆 내가 만든 자리에 날 앉게 하고 천천히 운전석 바로 옆에 놓인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렇게 누르면, 현재 위치와 가야 하는 경로를 표시해주고 이걸 이렇게 누르면, 미니버스를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형식으로 이 주변 일대를 파악할 수 있어. 이걸로 쓰레기들이 접근하고 있는지, 아니면 없는지. 파악하면 돼.”


“오.”


카밀라는 운전석 옆 디스플레이, 그러니까 내비게이션에 대해 설명해줬다.

카밀라가 알려준 첫 번째 방식과 두 번째 방법 모두, 원래 세계에서 내비게이션과 스카이뷰, 혹은 항공뷰로 불리는 것들이라, 새롭지는 않았으나.

있는 거라고는 모래와 고철밖에 없는 이 세계에서, 망가지지 않은 인공위성을 찾아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는 뜻이었기에.

나는 파도 파도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카밀라의 능력에 대해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건, 에어컨이고 이건 히터야. 기온 떨어지면 알아서 조절해.”


“넹. 근데, 이 버튼은 뭐에요?”


나는 카밀라가 말해주지 않은 버튼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버튼은 라디오인데···.”


카밀라는 말을 더 잇지 않았다.

아니, 대체 뒤에 뭐가 더 있는 건데!

미니버스에 타기 전부터 사람을 빡치게 하는 첫 번째 방법을 실천중인 카밀라의 모습에

나는 PTSD에 걸린 사람처럼 팔을 파르르 떨었다.

그꼴을 보기 싫었던 건지, 카밀라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광신도와 약탈자들의 포교 방송들이 대부분이거든.”


“예?”


약탈자까지는 대충 이야기는 들었는데, 광신도는 또 처음 듣는데?

내가 되묻자, 카밀라는 살짝 귀찮다는 듯 말했다.


“멀쩡한 방송도 있긴 한데, 대부분 주파수를 해킹해서 1시간 방송하면 약탈자나 광신도 방송으로 바뀌어서, 1시간마다 멀쩡한 방송을 찾아야 하거든.”


그래서 자신은 안 듣는다며 카밀라는 말을 축약했다.


“오. 개 귀찮겠네요.”


카밀라는 알려줄 걸 다 알려줬다는 듯, 길게 하품을 하며 말했다.


“그럼, 운전해. 피곤하거나 졸리면 깨우고.”


카밀라는 그렇게 말하곤 운전대를 비켜 준 뒤, 뒤에 있는 침대에 몸을 뉘었다.

이렇게 바로 운전대를 맡긴다고?


‘나도 남잔데···.’


은인인 카밀라한테 해코지할 생각은 아니다만, 너무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잠을 청하는 거 아닌가?

약간 오묘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미니버스에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켰다.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기와 상자를 옮기며 뜨거워진 몸이 미니버스에서 흘러나오는 에어컨에 빠르게 식어갔다.


“살만하네.”


나는 카밀라가 틀어준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따라 액셀을 밟으려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경로를 보고 나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아, 씨. 왜 하필 또 여기야.”


내가 2주 전에 지나쳤던 노란색 지역을 지나, 초록색 지역을 건너, 마지막으로 검은색 지역을 통과해야만 도시에서 나갈 수 있었으니까.

나는 잠깐 망설였지만, 카밀라가 이렇게 경로를 짜놓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기어 손잡이를 꽉 쥐며, 노란색 지역을 향해 액셀을 밟았다.

내가 노란색 지역에 지나갔을 때처럼 주변 모두가 미니버스를 바라보는 진풍경이 펼쳐져 있었으나.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화살막이의 로브]도 입고 있고 [비단뱀]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미니버스 내부에 카밀라도 있었기에.

숨통을 조여오는 압박에서 벗어나 전보다 손쉽게 노란색 지역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가게 되는 초록색 지역은 내게 잘해줬던 것처럼, 카밀라의 미니버스가 지나감에도 별다른 헤프닝 없이 쉽게 통과할 수 있었으나.


“여기서부터가 문제네.”


초록색 지역은 당연하고 노란색 지역과도 차원이 다른, 묵직한 공기가 미니버스 내부에 있어 안전할 나에게도 전달됐다.

사람들이 단순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이 아닌, 엄폐할 수 있는 구조물 뒤에 숨어 날 바라보고 있었으며, 언제라도 총을 꺼낼 듯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이 검은색 지역에서 빠져나가고자 액셀을 밟았으나.

카밀라에게 그리고 내게 악의를 가지고 있는데, 가볍게 넘어가 줄 인간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원래 도로였던 곳을 가구로 만든 바리케이드로 도로를 막아냈다.


“아, 진짜.”


후진이라도 해서 뒤로 빼보려고 했으나, 뒤에는 언제 모여든 건지, 경비병의 복장과 살짝 다른,

약간 자유분방한 복장을 한 이들이 개성이 넘치는 총기를 들고 모여든 상태였다.

뭐야, 이거.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싸함과 미니버스 주변으로 흐르는 불길한 흐름에, 내 손바닥과 등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똑똑똑


긴장으로 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입술의 절반이 날아가는,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이가 손등으로 운전석의 창문을 두드리며 창문을 내려보라는 손짓을 했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라고 했었지? 해외여행 중에 총을 든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요구대로 들어주라고 했었나?

이런 상황에서 카밀라가 어떻게 하라고 말을 해준 적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굳어 있자,


“이거 열으라고.”


쿵!


조금이라도 기다리는 게 싫은지, 흉터남이 거친 목소리와 함께 강하게 창문을 두드렸다.

내가 망설이면 바로 창문을 깨버릴 듯, 으르렁거리는 흉터남의 모습에,

나는 언제든지 로브 안주머니에서 [비단뱀]을 꺼낼 준비를 마치며, 아주 조심스럽게 미니버스의 창문을 열었다.

내가 창문을 열자, 미니버스가 막아주고 있었던 바깥의 뜨거운 공기와

검은색 지역의, 정확히는 날 둘러싸고 있는 단체의 불온하고 무거운 공기가 폐부 속 깊숙이 박히며 심장을 압박했다.


“왜 그러시죠?”


나는 애써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으나.


“왜 그러시죠? 왜~ 그러시죠~? 하, 참나.”


흉터남은 내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어이가 없다는 듯 비웃다가.




창문틀에 강철로 만든 자신의 의수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역겨운 마녀년과 외부인이 쳐 오는 거냐. 마녀한테 교육 안 받았어? 평상시에 여기 오지 말라고.”


당연히 교육을 받긴 했다만, 카밀라의 내비게이션이 이곳으로 알려주는 걸 뭐, 어쩌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렇게 말했다간 저 커다란 의수가 내 머리를 후려칠 것 같았기에,

나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다가, 최대한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정말 몰랐는데요.”


“푸하하하하!”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흉터남이 폭소하기 시작했다.

그 웃음을 들은 흉터남의 주변 동료들 역시 미친 사람처럼 비웃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한적하고 살벌했던 검은색 지역이 느닷없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도꼭지를 잠근 것처럼 동시에 웃음소리가 싹 사라지며 숨이 막힐 듯한 정적으로 가득 찼다.


“나한테 총을 쏠까 말까 눈치나 쳐 보고 있는데, 정말 몰랐다고? 우리가 그런 호구 새끼로 보이냐!”


흉터남은 갑작스럽게 급발진하며 미니버스의 차문을 후려쳤다.


쾅!


큰 소리와 충격이 미니버스 내부를 흔들었다.

나는 백미러를 통해 카밀라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 상황을 정리해줬으면···. 하고 쳐다봤으나.

카밀라는 어제 새벽까지 많은 고생을 했었는지, 완전히 곯아떨어진 상황이었다.


“단순하게 지나가는 것뿐인데, 너무 뭐라 하는 거 아닙니까? 시장님한테도 다 허락받고 하는 건데?”


나는 이 도시의 최고 권력자인 시장을 언급했으나.


“시장? 그 돼지 새끼가 여기에 오는 걸 허락했다고?!”


흉터남은 그 말 자체가 역린이었다는 듯 발작을 일으키듯 소리쳤다.

좋게 풀려고 했으나, 점점 나빠지는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거기까지 하지 말임다.”


이상한 군대식 말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뒤꽁무니에 불붙은 황소처럼 날뛰던 흉터남은 그 목소리에 행동을 멈췄다.

내가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렸던 곳을 바라보자, 흉터남이 입은 복장과 똑같은 복장을 한, 막 고등학생 티를 벗은 듯한 어린 애가 서 있었다.

그 외에 특이한 점이 있다면, 얼굴이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고, 흉터남과 달리 복장에 이런저런 장식이 달려 있으며, 수상한 흑막처럼 실눈을 하고 있다는 정도?

난 당연히 흉터남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도 들이박을 줄 알았다만, 이어진 흉터남의 말에는 놀라운 단어가 끼워져 있었다.


“···단장. 말릴 셈이야? 약조를 어겼잖아.”


흉터남은 청년을 단장이라고 불렀다.

물론, 아직도 으르렁거리고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었으나, 미친 황소처럼 날뛰는 흉터남이 단장이라 불렀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약속한 적이 없으니, 약조를 어긴 것도 아님다. 그리고 애초에 그날에는 넘어갈 수 있도록 하지 않았슴까.”


단장이라고 불린 이의 말에 흉터남은 얼굴을 찌푸려 더욱 험악한 얼굴을 만들며 말했다.


“그날은 한참 남았잖아.”


“제가 보낸 연락 안 본검까? 날짜 바뀌었다고 연락 돌리지 않았슴까.”


단장은 그렇게 말하며 흉터남에게 가까이 다가가


콰직


“끄흡.”


발꿈치로 흉터남의 발등을 짓밟았다.

아주 잘근잘근 흉터남의 발등을 짓밟자 흉터남은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였으나, 단장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이 몇 번째 임까? 행동 대장이면,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슴까?”


단장은 흉터남을 호되게 혼낸 뒤,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미안하게 됐슴다. 멍청한 부하땜에 쓰달데기 없는 마찰이 생겼지 않음까?”


단장은 흑막처럼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것도 인연인데, 통성명하는 거 어떠심까?”


단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전 자경단 단장 샘이라고 함다.”


“아, 그, 고물상 직원 고어택입니다.”


날뛰는 흉터남을 단번에 제압한 단장, 샘의 모습에, 나는 긴장하며 인사했다.

샘은 흉터남을 압박하고 발등을 짓밟았을 때 보여줬던 카리스마가 싹 사라진, 순진무구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고물상에 정착하게 된 검까?”


“사장님이 신경을 잘 써 주셔서요.”


“그럼, 이 도시에 정착하게 된 거 아님까? 축하드림다.”


“아, 네 감사합니다.”


내게 축하 인사를 던진 샘은 궁금증을 모두 해소했다는 듯,


“이번 일은 다음에 갚겠다고 마녀님께 전해주십셔.”


라고 말하며, 바리케이드를 친 자경단 단원들에게 소리쳤다.


“뭐 하고 있슴까? 빨리빨리 안 치웁니까?!”


샘의 명령에, 미니버스를 둘러싸고 있었던 자경단 대원들은 우르르 물러나 미니버스가 가는 길을 막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바리케이드가 생겨났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바리케이드와 모습을 드러낸 길을 번갈아 바라보자.

샘은 웃으며 말했다.


“잘 다녀오길 바람다.”


자경단은 분명, 카밀라와 외지인에게 악의를 가진 집단이라고 했는데, 이상할 정도로 저자세로 나오는 샘.

내가 가진 정보와 맞지 않는 상황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목적지를 향해 액셀을 밟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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