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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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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작품등록일 :
2023.05.12 09:35
최근연재일 :
2023.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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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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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선전의 세계.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국가, 지역, 명칭, 지칭, 브랜드, 성명, 계급, 언어, 등 북과 관련된 모든 상황과 내용은 허구이며, 창작된 것으로 실제와 완전한 차이가 있으며, 남쪽의 정치, 경제, 명칭, 성명, 기관, 기업, 종교, 지역, 명칭, 등과 상황설정 등 모두 허구이며, 창작된 것임을 밝힙니다.




DUMMY

<선전의 세계.>




* 정치선전국.

평양총국.


부장이 거대한 철문을 열자, 세트장이 나타났다.

세트장에 발을 디딘 부장이 세계를 힐끔거리며 쳐다본다.

그리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담으며, 뒤에 있는 세계를 의식한다.


부장의 뒤를 따라,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간 세계는 남쪽 방송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설에 눈이 갔다.


‘와, 북도, 시설은 남과 비슷하네, 그런데 왜 퀄리티는 떨어지는 거지?’


잠시 생각을 하고 있던 세계가 발이 멈추자, 부장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그 바람에, 세계를 급히 부르는 부장이었다.


“동무, 강세계 동무, 이쪽으로 빨리 오라.”


부장의 말에 세계가 주춤하다가, 서둘러 이동하자, 그 모습에, 부장은 피식하고 웃는다.

그리곤 세계가 자신의 옆에 붙자, 웃으며 세계의 어깨를 툭 친다.


“와, 아랫동네에는 이런 시설이 없네?”


부장의 말에, 세계는 어이가 없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응한다.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설비 시설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조금은 놀랐습니다.”

“그렇티? 우리 선전국 록화장은 평양에서도 제일이디, 조선중앙TV 록화장보다 더 좋아. 알간?”


조선중앙TV보다 좋다는 말에, 세계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부장이 자부하는 모습에, 맞장구쳐 주기로 한다.


“그렇군요. 대단하네요.”


부장은 세계에게 대답에 더욱 고무되었는지, 시설을 설명하는 내내 입가에 자신감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부장은 자부심이 한 것 올라갔는지, 내친김에 세계에게 선전국 시설을 소개해 줄 요량으로, 세계를 선전국 스튜디오 여기저기를 데리고 다니며, 견학시키듯 설명했다.


사뭇, 세계가 부장에게 OJT를 받는 느낌이었다.


[OJT – on the jop training 기업에서 실시하는 직무교육.]



“어때? 조선의 방송기술이 남조선하고 비교해도 월등하지 안칸? 이거이 우리 자랑이디.”

“아, 그렇네요.”


부장은 자부심이 한 것 올라간 것이 분명했다.

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고, 그 억양과 톤이 높고, 자신감이 넘쳤다.

부장이 자랑스럽게 세계에게 고무적으로 설명했지만, 세계의 속내는 시큰둥했고, 겉으론 아주 신기하고 즐거운 척 연기했다.


.

.

.

.


* 정치선전국 장면 제작사무실.


[장면 –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을 일컫는 북한말.]


제작사무실 안으로 들어간 부장과 세계.

안으로 들어가자, 두 명의 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와, 종업원이 둘밖에 없디? 자! 주목.”


부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소리치자 부장과 세계를 바라보았다.


[종업원 – 직원을 이르는 말.]


직원의 시선이 집중되자, 부장은 자연스럽게 세계를 소개했다.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된 강세계 동무니까 잘 지내보라.”


부장의 말이 끝나자, 세계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강세계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세계가 인사하자, 사무실 내 사람들이 일어나, 일제히 손뼉을 친다.


‘짝! 짝! 짝! 짝!’


그래봐야, 두 사람이었다.

부장은 사무실에 자리하고 있는 직원 중 여직원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소랑 동무, 다들, 어디 갔네?”


부장의 말에, 소랑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저, 저기, 부장 동지, 오늘이...”

“그래, 오늘이 와, 뭐가 있네?”


부장의 물음에 소랑은 오늘이 림진아 부장이 중국에서 돌아오는 날이라, 모두 림진아 부장을 맞이하러 갔다고 전하자, 부장이 놀라 머리를 끄적인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부장인 림진아는 제작부 총괄부장으로 승진해 돌아오는 것이었기에, 나이는 더 많지만, 아랫사람인, 리철진 부장이 림진아를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 신경 쓰였다.


“아, 글티, 오늘이 림진아 동지가 들어오는 날이었띠. 미치겠다야. 공항으로 마중이라도 나갔어야 했는데,”


철진의 반응에 세계는 림진아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하지만, 북에서는 궁금하다고 묻는 것은 엄청난 실례를 떠나, 목숨을 걸어야 할 때도 있다.


남에서 보면, 사소한 것이지만, 북에선 철저하게 계급과 권력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선 강세계가 북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종업원들이 마중을 나가야 할 정도로 림진아 동지가 대단한 사람입니까?”


세계가 너무나 쉽게 림진아 부장의 이름을 올리며, 묻자, 소랑과 직원 남자가 기겁하고, 리철진은 세계의 팔을 잡아끌며, 낮은 목소리로 혼내듯 세계를 나무란다.


“야, 니레 미쳤네? 아무리 아랫동네에서 와서리, 잘 모른다고 해도, 어떻게 윗사람 이름을 그라케 착착 불러제끼네. 여기서 그랬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간다. 조심하라.”

“아, 네, 넵...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뭐? 너 정말 죽고 싶은기가? 명심하라, 여기서 오래 살라문, 절대 윗사람 이름을 쉽게 뱉지 마라. 알간?”


세계는 여기서 더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말만 길어질 것 같아. 알았다며, 대화를 멈춘다.

그러자, 리철진 옆에 있던 소랑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사무실 문을 바라본다.

사무실 문이 열리고,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온다.


“어? 어. 뭐야. 벌써 온 거야?”


리철진이 들어오던 사람 중에 마른 체형의 남자 팔을 잡아채며, 묻는다.


“뭐, 뭐네. 박철수 너도 갔었네? 근데, 와 벌써 들어오네? 벌써 도착한 거네?”


박철수는 리철진에게 붙잡히자, 인사하며, 리철진의 물음에 공손히 답한다.


“부장 동지, 안녕하십니까.”

“응.”

“임부장 동지께서는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곳에 오지 않으셨습네다.”


박철수의 말에, 리철진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뭐이, 어드레? 안 왔어? 안 왔단 말이디? 니들 공항으로 마중 나간 거 아니었네?”

“맞습네다. 부장 동지.”

“그런데, 와? 어케된거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박철수는 서둘러, 자기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뭐이, 어케 돌아가는 거네, 설마 오늘 안 들어온 거네? 이런!”


리철진은 세계를 사무실에 놔두고 어디론가 급히 나가버린다.

잠시, 멍하니 서 있던 세계가 뒤늦게 리철진을 뒤쫓아 사무실을 나가보지만, 리철진을 찾을 수 없었다.


“아,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세계는 정치선전국 건물을 헤매듯 돌아다녔다.


‘저쪽이 화장실이었구나, 위치를 제일 먼저 알아봐 둬야 할 곳이었는데, 이제야 알게 됐네.’


세계가 고개 돌려, 위생실이라 쓰여있는 표지판을 보고 생각했다.


‘온 김에 볼일이나 보고 가자.’


세계는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손을 씻었다.

그리곤,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화장실에서 나왔다.


[위생실 – 화장실.]


화장실에서 나온 세계의 어깨를 치며 지나가는 여자.

여자는 고개를 살짝 돌려 세계를 보곤, 그대로 사라졌다.


‘뭐, 뭐야. 그냥 가네? 참나. 남이나 북이나... 똑같군.’


세계는 한심한 듯 한숨을 내쉬곤, 다시 철진을 찾아 복도를 거닐었다.


‘어, 계단이네, 올라가 볼까?’


세계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다 보니, 계단 끝에 무엇이 나올지 궁금했다.

세계는 홀린 듯 계단 끝까지 올라가니, 철로 된 문이 나왔다.


문을 힘차게 열어 버린 세계.

순간 바람이 세계를 강타하고, 세계는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린다.

바람이 잦아들고, 세계는 철문 밖으로 한 발을 디딘다.


그 순간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급하게 뛰어와 세계의 앞을 막아선다.


“이곳은 함부로 올라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돌아가 주면 좋갔습네다.”


총을 멘 군복 입은 남자가 세계에게 급히 돌아갈 것을 권고하자, 세계는 움찔하고, 철문은 다시 굳게 닫혔다.

그 순간 세계는 의문이 들었다.


“뭐, 뭐지?”


세계는 머리를 갸우뚱하곤, 계단 아래로 향했다.


“사무실이 몇 층이었더라...”


세계가 올라온 층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세계는 무작정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가다 보니, 3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뭐지? 실내에서도 흡연이라니...’


세계는 못 본 체하며, 남자를 지나치자, 남자는 세계를 불러세운다.


“이봐. 동무!! 인사도 안 하고 가는 거간?”


남자는 기분이 나쁜지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세계에게 짜증 섞인 말을 뱉자, 세계의 마음이 동요되어 돌아서서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세계의 눈에 남자는 많이 낯이 익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누구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기억에 없네,’


세계가 남자의 얼굴을 보며, 멍하니 서 있자, 남자가 담배 연기를 뿜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누구네? 소속은, 이름이 뭐네?”


마치 사람을 깔보는 듯한 짜증이 섞인 말투였다.

세계는 그런 남자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 리철진 부장의 말이 생각났다.


“너는 여기서 사람을 보문 무조건 인사하라, 왜냐 하문, 넌 직급도 계급도 없어서, 제일 낮은 사람이나 다름없어 그런 거이니, 알간? 사람들 보면 먼저 인사하라, 글티 않음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알간? 꼭 명심하라. 꼭.”


세계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먼저 숙이고 들어가듯 인사했다.


“죄송합니다. 정치선전국 제작부에서 일하게 된 강세계라고 합니다.”


세계가 인사하며, 자신을 소개하자, 남자는 다가와 담배 연기를 세계 얼굴에 뿜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오, 기레? 기른데, 날 모르는 거네? 잘 보라, 나 아주 유명인사 아니네. 잘 보라.”


남자의 거드름에 세계는 짜증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생각하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세계가 알 턱이 없었다.

처음 보는 남자.


“죄송합니다. 제가 기억이... 머리가 좋지 않아서...”


세계의 대답에 남자는 한심하다는 표정의 얼굴을 하고는 짜증 나는 목소리로 세계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내래, 김정이야. 이제 알아보갔어? 이런 말을 내 입으로 하는 건 글티만, 인민 최고의 배우지, 우리 인민들은 내를 다 알아보디, 그란데, 정말 날 모른단 말이가?”

“죄송합니다. 몰라뵀습니다.”


세계는 정중히 인사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며, 계단 아래로 뛰듯 내려갔다.

김정은 일반적으로 배우들보다 외모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가 맡아 왔던 역할이 인민 영웅역이었기에 그 이미지가 김정을 대변하게 되어 인민들에게 추앙받고 있었다.


세계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떠올랐다.

사상교육소에서 본 영상 속 주연배우 얼굴과 같았다.


그 영상은 영화라기보다 홍보영상에 가까웠다.

적들을 때려잡고 무수한 공훈을 세우고도 겸손한 자세와 국가에 충성하는 전형적인 국가 영웅 홍보물이었다.


세계는 급하게 계단을 내려가던 속도가 줄어들고, 시선을 돌리니, 자신이 처음 올라왔던 층의 문이 보였다.


“아, 저기구나, 그런데, 김정 그 사람은 정말 비호감이군, 저런 사람이 인민 배우라니, 역시나 모순이 많아.”


세계는 계단을 벗어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려는 찰나, 리철진 부장이 세계의 어깨를 친다.


“어디 갔었네? 내, 강세계 동무를 한참 찾았다.”

“네? 저를요?”

“그래.”

“왜, 저를.”

“와긴, 사무실 종업원들에게 동무를 소개해야 하지 안칸?”


리철진 부장의 말에, 세계도 공감이 갔다.


“아, 네.”

“자, 들어가자.”


세계가 사무실에 리철진 부장과 함께 들어서자, 사무실에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자리하고 있었다.


“자, 모두 여기에 주의하라.”


리철진 부장이 소리치자, 자리에 앉아있는 종업원들이 일제히 세계와 철진을 향해 바라보았다.


[주의하라 – 주목하라.]


그 모습에, 리철진 부장이 세계를 소개했다.


“여기는 강세계, 그 아랫동네에서 올라와 우리 인민이 된, 보도를 본 사람은 모두 알갔띠? 동무들하고 함께 일하게 됐으니까니, 모두 합심해소 혁명적인 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라.”


철진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세계를 보고는 눈치를 주자, 세계는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리고, 직원들을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강세계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세계가 인사하자, 리철진 부장이 두 손을 들고 손뼉을 치려하 때, 화려한 패턴과 색상의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이 짙은 선글라스를 낀 젊은 여자가 세계를 치고 들어오며, 외쳤다.


“여기가, 정치선전국 장면 제작부 사무실 맞나?”


짙은 선글라스를 낀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의 외침이 들리자, 사무실 내 직원들이 여자를 바라보고, 모두 귀신이라도 본 듯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선다.


여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세계와 리철진 부장은 직원들의 반사적이고 긴장한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화가 세상을 바꿉니다. 텍스트는 그 시작입니다. 많은 애독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2화. 선전의 세계. 

정치선전국 평양총국 장면 제작부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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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침묵의 세계. 23.06.23 10 0 12쪽
15 14화. 한류의 세계. 23.06.20 15 0 13쪽
14 13화. 옥류관의 세계. 23.06.19 13 0 14쪽
13 12화. 차별의 세계. 23.06.18 21 0 13쪽
12 11화. 과거의 세계. 23.06.16 21 0 15쪽
11 10화. 업무의 세계. 23.06.15 15 0 13쪽
10 9화. 열정의 세계. 23.06.13 13 0 13쪽
9 8화. 불편의 세계. 23.06.02 17 0 13쪽
8 7화. 미스터리의 세계. 23.05.30 23 0 12쪽
7 6화. 제작의 세계. 23.05.29 20 0 14쪽
6 5화. 대동강의 세계. 23.05.26 22 0 15쪽
5 4화. 뒤통수의 세계. 23.05.24 31 0 13쪽
4 3화. 평양의 세계. 23.05.23 35 0 15쪽
» 2화. 선전의 세계. 23.05.22 37 0 13쪽
2 1화. 북쪽의 세계. +3 23.05.12 58 1 14쪽
1 프롤로그. 한강의 세계. +2 23.05.12 9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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