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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용둘사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웅곰
작품등록일 :
2016.09.09 14:49
최근연재일 :
2016.09.30 23:2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8,361
추천수 :
124
글자수 :
124,005

작성
16.09.22 03:49
조회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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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24쪽

그렘린

DUMMY

마계

다른 말로 지옥

부처가 악마라서 마계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게 알 수 있었다.

마계는 마도의 기운이 넘쳐 나는 곳이다.

그래서 마도무공이나 데몬하트를 가지면 강화된다.

자연계와 다른 점은 그뿐이다.

식물이 붉은색이라서 마계의 숲은 붉은 나무숲이다.

안 그래도 덩치 좋은 부처는 마계에 오자 몸집이 커졌다.

커지는 정도가 아니라. 변신했다.

피부색이 붉어지고 좀 기형적인, 짐승의 팔다리처럼 변했고 이마에는 거대한 뿔도 생겼다.

"카하~ 오랜만에 마계에 오니 기분 끝내줍니다."

살짝 성격도 변한 것 같다.

[ 쫘아악! ]

등의 살점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박쥐 날개도 생겨났다.

"마계에 오셨으니 악마로 폴리모포 하시지요. 인간 모습이라면 너무 눈에 띌 겁니다."

부처 같은 모습으로 변신하긴 싫었다.

이때 작은 마계 짐승을 발견했다.

고양이 얼굴에 토끼 귀와 꼬리 다리가 짧은

붉은색 털에 주황색 줄무늬 털이 박여 있는 귀여운 녀석이었다. 몸은 코알라처럼 어딘가에 매달리기 좋아 보이는 손과 발을 가지고 있었다.

나 : "저 녀석으로 변할래."

"그렘린으로요? 뭐 미미님이 원하신다면야. 그런데 저 악마는 하급악마도 아닌 자연계에 비유하면 개입니다. 악마나 따라다니며 쓰레기나 주워 먹는 가축입니다."

난 그렘린으로 폴리모포하곤 부처의 머리 위에 올라가 양손으로 뿔을 잡고 앉았다.

나 : "냐~옹"


* * *


피의 집

마계에서는 다른 세상에서 잡아온 생물을 그 자리에서 배를 갈아서 피를 마시는 '술집' 같은 곳이 많다.

주로 인간 여자들이 나체로 잡혀와서 피를 빨려 죽는 모습에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일단은 내색하지 않았다.

부처는 극마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와 머릿속에 있는 데몬하트도 일부러 힘을 줘서 기분 나쁠 정도로 악마의 기운을 뽐내며 들어왔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가게 안은 순간적으로 조용해졌고 잡혀온 인간 여자들 전부가 기절하거나 죽어 버리는 여자도 있었다.

부처의 검은색 대검은 마계로 오더니 모습이 변해서 눈도 달리고 직선모양이었던 검은 뿔처럼 휘어지고 드래곤 비닐같은 껍질도 생겨난 모습의 대검이 되어 있었다.

모두가 놀라 긴장하는 한편

가게의 주인으로 보이는 써큐버스와 인큐버스 한 쌍만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쎠큐버스는 요염한 걸음걸이로 부처에게 걸어와 겁도 없이 부처에게 안기며 말했다.

"어서 오세요. 이렇게 강한 악마는 처음이에요. 원하신다면 제 피를 내어 드려도 될 정도랍니다."

부처 : "그렇다면 조금만 먹어보도록 할까."

이러면서 태연하게 써큐버스의 안쪽 허벅지를 깨물어 피를 빨았다.

잘못 보면···. 야한 짓을 하는 것 같았다.

인큐버스 : "살살 부탁합니다."

부처는 적당히 피를 빨아 먹고 손바닥으로 써큐버스의 가슴을 만지곤 마력을 넣어 주었다. 마계의 호의표시와 화폐개념은 마력이다.

생각지도 못한 강한 마력을 넘겨받은 써큐버스는 "하읏! 가버렷!" 외치며 기절했고 인큐버스가 얼른 다가와 자기 아내를 받았다.

부처 : "좋은 아내를 뒀군."

"네. 저에겐 과분한 아내죠. 주문하실 게 있습니까? 아내의 피치곤 과한 마력을 받은 것 같은데요."

"소식이나 정보를 알고 싶어서 왔지. 마왕 샤크라드님의 최근 소식을 알고 있나?"

인큐버스는 테이블에 자기 아내를 눕혀두곤 대답했다.

"요즘 유명한 소식이긴 하죠. (부처에게만 들리게)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마도 마왕이 죽은 것 같습니다."


* * *


죽었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실제로 성내에서 내전이 있고 지금도 샤크라드 성의 왕좌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

실제로 마왕성 근처에서도 싸움의 기운이 느껴진다.

나 : "냐~ 이 정도면 정말로 죽은 것 같긴 하다냥."

부처 : "그럼 돌아갈까요?"

"먼저 돌아가. 난 샤크라드의 시체라도 확인하고 싶으니까."

"들어가실 생각이군요. 미미님이라면 마계에서도 적수를 찾아볼 수 없으실 테니 믿고 돌아가겠습니다."


* * *


그렘린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하여 가봤다.

고양이 + 도끼 + 코알라인 귀여운 녀석들은 어울리지 않게 죽은 악마의 시체를 사이좋게 뜯어 먹고 있었다.

내가 접근하는 걸 발견한 파랑색털 그렘린

"너도 소문을 듣고 온 거냥? 이리 와서 먹으냥. 그렘린 챙겨주는 건 그렘린 뿐이다냥."

흠···. 시체를 먹는다나···. 일단 먹어보기로 했다.

맛은···. 비릿하고···. 뭐 그렇다.

그렘린으로 변했기 때문에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악마의 시체를 먹어서 마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마에 폴리모포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데몬 하트에 마력이 쌓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파랑 그렘린 : "어디 아프냥? 먹는 게 시원치 않타냥. 자 이거 먹으라냥. 가장 맛있는 뇌라냥."

나에게 뇌를 주었다.

거 되게 고맙네.

일단 호의를 무시하긴 그래서 받아먹었다.

오물오물···. 괜찮은 편이다.

설마 시체···. 악마의 시체를 먹어보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시체는 먹어본 적이 있다. 무림에서 살려면 그런 상황도 겪게 되니까.

뇌를 다 먹은 나에게 과한 호의를 보이는 파랑그렘린은 내 입가를 핥아주기도 했다.

"칠칠치 못하게 입가에 묻히고 먹냥?"

"고맙다냥."

어찌보면 간접 뽀뽀지만 악수 정도의 스킨십이란 기분이 들었다.

식사가 끝나고 처음 만난 사이라도 살갑게 대해주는 게 기분 좋았다.

유난히 날 지켜보는 파랑그렘린

이 녀석 남자이려나? 난 더 귀여워지고 싶어서 여자 그렘린으로 폴리모포했다.

"너 이쁘다냥. 왠지 고급 악마의 애완용으로 살았을 것 같다냥."

"왜 그렇게 생각하냥?"

"먹는 것도 뭐랄까···. 조심스럽고···. 배고파 본적이 별로 없는 느낌이다냥. 털고 윤기 있고 무엇보다 이쁘다냥. 분명히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그렘린이라냥."

파랑 그렘린은 샤크라드 성을 가리키며

"나랑 성에 들어가보자냥."

"냥. 그러냥."

"보기보다 담력이 있다냥. 대부분 안 들어간다고 한다냥. 하긴 이렇게 예쁘면 악마 대부분이 죽이지 않을 것 같다냥. 그럼 같이 가자냥."


* * *


작은 틈으로 그렘린들이나 오갈 법한 틈과 통로를 통해서 성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악마의 시체가 흔했다.

파랑그렘린은 침을 질질 흘리면서도 본능을 억누르며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곤

"가자냥!"

나와 파랑이는 바로 시체로 달려가 데몬하트의 유무를 살폈다.

악마들을 싸우고 나면 상대의 데몬 하트만큼은 먹거나 회수하지만 이런 전투에선 어쩌면 데몬 하트가 남은 체 죽은 악마도 있을지도 모르기에 파랑그렘린과 나는 살폈다.

난 데몬 하트는 필요가 없었다.

나 : "여기 있다냥!"

파랑그램닌은 나에게 얼른 달려왔다.

난 이마에 보석처럼 생긴 대몬하트를 앞발로 꺼내 주었다.

일단 받은 파랑이 :

"네가 발견한 거다냥. 니가 먹으라냥."

나 : "아니다냥. 너 먹으라냥."

잠시 고민한 파랑그렘닌은 우걱우걱 처먹다가 불현듯 멈추곤

"나눠 먹자냥. 반 이상 먹어 버렸지만냥."

난 웃으며 녀석의 손을 입으로 밀어 쳐주며 억지로 먹게 하며

"다 너 먹으라냥!"

이때 한 악마가 있었다.

파랑그램닌은 필사적으로 귀여운 척을 했다.

그렘린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은 오직 귀여움받는 거다.

악마는 동네 똥개 쳐다보듯 우릴 보곤 지나갔다.

파랑냥 : "휴우~ 착한 악마였다냥."


* * *


재밌었다. 악마들의 시선을 피해 숨어 뛰어다니면서 데몬 하트를 찾아다니는 건

파랑이와 미묘한 우정이 생길 것만 같기도 했다.

기를 감지하면 접근하지 않아도 악마의 시체에 데몬 하트가 있는지 없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찾은 데몬 하트를 파랑녀석에게 계속 넘겨주었다.

미안해 하면서도 이런 귀한 걸 양보해 준다니 계속해 받아먹은 파랑이였다.


* * *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아주 구석으로 짱박혀 있었다.

이때 파랑이가 나직하게 질문했다.

"혹시 그거냥?"

"냥?"

"너무 고급스럽게 자라서뉴 이런 먹이는 먹고 싶지 않은거냥?"

"음냥···. 그렇다냥."

"배부름을 찾으려고 온 나와는 다르게 새로운 멋진 악마 주인님을 찾아온 거구냥."

"음냥 그렇다냥."

"부럽다냥. 하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쁘다냥."

"냥~"


* * *


서로의 배를 베개 삼아 태극모양으로 동그랗게 누워 있는 우리를

성안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우리를 발견한 써큐버스가 있었다.

쎠큐버스답지 않게 빈유에 작은 엉덩이, 겨우 여자라는 것만 증명하는 볼륨감 작은키의 써큐버스였다.

로리버스랄까.

"이런 곳에 그래미(그렘린)가 있네. 하~ 넌 귀엽다."

이러면서 손을 뻗어 날 양손으로 잡아 구석에서 꺼내선 꼭 껴안아 주었다.

그래도 여자라서 몰캉몰캉한 지방이 느껴졌다.

내 겨드랑이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 부끄럽게도 내 성기를 확인했다.

"여자네."

드래곤은 성별이 없어서 폴리모프할때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왕 귀여운 악마로 변신할꺼라면 암컷으로 변신했었다.

로리버스는 자연스럽게 날 애완견 삼아서 이곳을 떠났다.

날 어깨에 매달아 걸었다.

점점 멀어지는 파랑이가 보였다.

날 바라보는 감정에는 부러움, 서운함, 등이 보였다.

"잘 살아냥~"

가볍게 손도 흔들어 주는 파랑이냥...

이대로 해어지긴 싫었다.

가볍게 어깨에 올려졌기에 뛰어 내려올 수 있었다.

로리버스 : "어머? 왜 내가 싫어? 그레미에겐 주인을 거부할 권리는 없어. 첫 만남부터 버릇없이 굴면 벌을 줄 거야."

파랑이 : "뭐 하는 거냥! 얼른 잘못했다고 빌라냥!"

"봐봐 니 친구는 잘 알잖아. 이리 온, 넌 이 정도 새침을 떨어도 될 정도로 귀여우니까 한번은 봐줄게."

"벌 받기 전에 얼른 용서해달라고 하라냥. 지금 와서 나랑 해어지는 게 서운해서 그러냥?"

나 : "난 친구랑 해어지기 실타냥."

파랑이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넌 정말 이상한 그렘린이다냥."

로리버스 : "제는 너무 귀엽지 않아서 함께 키우고 싶지 않아. 넌 아주 귀여우니까 잘해줄 테니 이리 온, 지금 오면 특별히 짠! (데몬 하트를 꺼내 보여주며)이걸 줄게."

난 파랑이에게 달려갔다.

그러자 파랑이가 나에게 돌을 던지며

"바보다냥? 오지 말라냥! 잘살으라냥! 솔직히 너랑 너무 비교돼서 같이 있기 싫었다냥! 절교다냥!"

"기다려!"

뛰려는 나를 로리버스가 냉큼 잡아 들어 껴안으며

"너 참 얼굴값 하는 그레미구나. 그만 날 주인으로 인정해. 내 마력을 느껴봐. 써큐버스라서 무시하면 혼내줄 거야. 현재 나는 샤크라드의 다음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유력한 마왕 후보라고."


* * *


로리버스는 느껴지는 기운만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써큐버스는 애초에 전투형 악마가 아니다.

애완견을 훈련해봐야 사냥개엔 비교가 안 되는 것처럼

써큐버스가 아무리 마력을 섭취해 강해져도 한계라는 게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무언가로 강했다.

복싱으로 비교하자면 아웃복서

일단 빠르면 지진 않으니까. 단점이라면 장점인 빠르기를 방해받으면 매우 위험해진다.

어쩔 수 없이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해야만 하는 전투방법을 선택했고···.

카운터에 특화되었다.

한번 맞으면 즉사할 수 있는 공격을 피하는 게 아니라···.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가능해지는 기술

조금만 실수해도 목숨이 날아가는 외줄타기 전술을 선택한···.

멋있긴 하다. 금방 깨질 것 같은 유리 검이랄까.

상대의 공격을 하나도 맞지 않는 화려함

저는 죽을지도 모르는 전투를 즐기고 있었다.

본인 역시 이런 전투방식은 한순간에 생명을 끝낼 수도 있다는 걸 자각해서일까. 가능하면 싸움을 피하고 암습이나 상황을 살피기만 했다.

써큐버스의 현혹이나 환상마법을 이용해 작은 자기 몸을 숨기는 것도 능숙했다.

전투 중에서 상대가 로리버스의 모습을 놓치게 할 정도로 은신에 고수였다.


* * *


로리버스는 구석진 곳에 짱박혀 휴식을 취했다. 소녀 정도 되는 몸집이라서 작은 틈에 들어가기 좋았다. 불필요한 지방도 없는 몸매니까 더더욱

머리와 어깨만 들어갈 수 있다면 몸이 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

로리버스는 날 쓰다듬으며

"너 보통이 아니구나. 혹시 샤크라드의 그레미였니?"

"왜 그렇게 생각하냥?"

"보통 그레미라면 나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거든. 내가 좀 빠르잖아. 그리고 내가 싸울 땐 거의 전부가 오줌을 지렸어. 그런데 넌 눈 하나 깜박하지 않더라고. 오히려 발톱도 꺼내지 않고 부드럽게 내 팔이나 허리 허벅지에 매달리는 게 너무도 자연스럽고 능숙했어."

"뭐 그렇다냥."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다니까. 단점이라면 애교가 부족하다는 걸까? 낯가림이 심한 거니?"

"어쨌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녀석과 해어지게 하였느냐. 좋게 보이지 않는다냥. 뭐 오늘 처음 만나 이름도 모르는 그렘린이었지 만 냥."

"어쩌면 내가 주인으로서 부족한 걸까나?"

"흠냥. 써큐버스치고 이렇게까지 싸움을 잘하는 이유가 써큐버스로써 매력이 부족해서 싸울수 밖에 없어서 그런거냥?"

눈가에 핏줄이 서는 게 보였다.

내 이마를 주먹으로 쥐어 비틀며 이빨을 빠득빠득 갈며 말했다.

"오호호~ 잘 알고 있네~ 지금 보니 눈치도 빠르네."

"냥~ 냥~ 잘못했다냥~"

이제는 우울해하며 비련 한 여주인공 같은 모습을 취하며 말했다.

"그래. 난 써큐버스로써 매력이 없어~ 매력을 얻을 수 없다면 힘으로 압도하여 날 여왕님으로 부르게 할태닷!"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악마도 있을꺼다냥. 슬퍼하지 말라냥."

난 로리버스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야! 꼬맹이라고 부르지 마!"

다시 내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비볐다.

"흐냥~ 미안하다냥~ 아프다냥~"

급 우울해 지며 로리버스는 쪼그려 앉으며

"우울해~ 그레미에게도 매력 없다는 소릴 들었어. 난 왜 이 모양으로 써큐버스로 태어난 걸까. 흑흑···. 나도···. 나도···. 편하게 몸으로 유혹하면서 살고 싶었다고! 으앙~"

난 애교를 부려봤다. 엄마들한테만 부려봤던 거라 잘 먹힐지 모르지만

배를 보이며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주었다.

로리버스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내 헝클어진 배털을 쓰다듬어 주곤 이내 무릎 팔로 가린 얼굴을 보이곤 피식 웃었다.

나 : "넌 귀엽다냥."

칭찬이라 생각한 말이었는데 로리버스는 내 배를 손으로 움켜쥐며 분노를 표현하며

"귀엽다는 말에는 어린아이 같아 보인다는 말이 포함된 거잖아!"

"흠냥···. 그건 오해라냥. 그럼 예쁘다냥."

"예쁘다는 말도 좀 어린아이한테 하는 말 같잖아."

"흠냥... 너의 외모를 칭찬하기에 적합한 말이 뭐다냥?"

"몰라서 묻는 거야? (살짝 부끄러워하며) 섹시하다던가... 어른스러워 보인다거나 라는 듣기 좋은 말이 있잖아."

"흠냥..."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말해보라고!"

"알겠다냥. 섹시하다냥. 어른스럽다냥."

"헤헤~ 어디가 섹시하고 어른스러운데?"

뭔가 복잡한 대화가 진행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근대 무협세상에서 여자들은 다들 풍만함은 없었다. 어떤 의미로 풍만함은 돼지를 보는 것 같은 징그러운 느낌도 들 때가 있다.

하긴 이 정도가 가장 여자다운 모습이라 생각된다.

"군살 없는 호리호리한 몸매야말로 고결하고 아름다워 보인다냥. 필요없이 거대하지 않은 완전한 성스러운 모습이다냥."

"뭐?! 정말?"

"쓸데없이 큰 것, 징그러운 살집이 없는 너야말로 가장 성인스러운 여성이다냥. 쇄골과 골반뼈가 보이는 모습이 섹시하다냥"

"헐~ 거짓말이라도 나한테 이런 말 해 주는 사람 처음이야."

"진심이다냥. 난 적어도 뭐든지 쓸데없이 크기만 한 여자보다 네가 가장 아름답다냥."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날 들어 내 배에 자기 얼굴을 마구 비볐다.

"꺄~ 몰라."


* * *


"릴리님. 오셨습니까?"

악마들이 모여 있는 좁은 아지트였다.

사념이 보였다. 로리버스(릴리)에게 지배당하는 사념들이 보였다.

조금 전에도 릴리가 다른 악마를 제압하고 자기 부하로 만드는 마법 문장을 새겨넣는 걸 봤다.

릴리는 난 가슴 쪽에 안아 들며 쓰다듬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스스로 너무 어른스러워하는 모습 때문에 더 애들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귀여웠다.

"슬슬 낙인이 없는 악마는 없겠지."

"릴리님과 베루타중에 마왕이 결정되겠죠. 세력도 비슷합니다. 작게 로미니가 있긴 하지만 보잘것없는 녀석이라 베루타와 일전을 하고 나면 누가 마왕인지 결정될 겁니다."

"누가 이기든 어차피 한 식구가 될 거니까. 전면전은 베루타역시 원하지 않을 거야. 제일 약한 녀석을 보내서 일대일 대결로 누가 마왕이 될지 결정하자고 하자."


* * *


성내 광장에 마왕을 결정하는 마지막 일전이 남았다.

이대로 두 부대가 전면전을 해서 결정해도 되겠지만 그러면 세력이 너무 약해져 다른 지역 마왕에게 공격당할 위험이 컸다.

릴리나 베루타는 서로에게 부하가 될지언정 다른 지역 악마들에게 자기들의 영지를 빼앗기긴 싫었다.

로미니까지 이곳에 등장해 이번 결투에서 이기는 자의 부하가 되기로 맹세를 하는 동시에 릴리와 베루타를 제외한 모두가 스스로를 봉인했다.

사악한 악마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동료나 지역단합은 아주 잘되는 편이다. 폭력적인 해결방법을 선호하긴 했지만 이런 쪽에선 서로 묘략이나 비겁한 방법을 싫어하는 게 악마들이다.

순수하게 강한 자에게 지배받는다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닌 거다.

베루타는 뚱보 거유악마였다. 남자인데도 여자가슴을 능가하는 징그럽고 더러운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릴리 : "거유왕. 너처럼 더러운 녀석이 마왕이 되면 좀 그렇지 않을까? 그냥 아름다운 나에게 항복하는 게 어때? 써큐버스가 마왕이 되면 다른 지역 악마들에게도 인기가 있을 거야. 호호호."

베루타 : "크크크. 써큐버스면 뭐해? 매력이라곤 코딱지만큼도 없는 꼬맹이가."

"후후. 날 이렇게 비꼴 수 있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마찬가지다."

릴리는 날 품에서 내려주었다. 지금까지 악마와 싸워도 날 품에서 내린 적 없던 릴리였기에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정말로 진지하게 싸운다는 거다.

눈앞에 보이는 뚱보 거유 악마가 우습게 보이긴 하지만 뒤에 있는 부하들을 전부 이겨서 부하로 만든 거다. 그것만으로서 서로 쉽게 볼 수 없는 승부였다.


* * *


뚱보 거유는 지구전을 시작했다.

릴리의 약점은 바로 카운터기회를 주지 않는 거다.

방어만 하면 릴리는 효과적인 강한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

뚱보는 분명히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며 인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릴리는 그런 기회를 안 줄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데미지만 주면 되는 약한 공격으로 대응했다.

릴리 : '네가 노리는 걸 알아. 그러니 나도 무리한 공격은 안 할 거야. 이런 지구전 싸움은 분명히 나한텐 오래 걸리는 껄끄러운 싸움이 되겠지만, 이번 싸움은 중요한 싸움이라고 내가 무리할 것 같아? 잔뜩 시간을 들여서 네 살점을 다 잘라 버릴 거야.'

베루타 :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아.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릴리가 방어만 하던 베루타가 공격을 시작하자 미소를 지으며

"이제야 깨달은 거야?"

"그래. 약점만 공략하면 될 것 같았지만 생각해 보면 넌 그런 약점을 매번 가지고 싸워왔는데도 살아남은 거잖아? 아마 실수 같은 건 만에 한 번이라도 안 할 것 같다고 느껴졌거든."

마침 베루타의 공격에 릴리가 카운터를 넣었다.

베루타 : "끄으···. 이거 내가 지겠는걸···."

지금 와서 다시 방어만 하기엔 피해가 너무 컸고 맞상대하니 정말로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릴리가 잘 싸웠다.

그러다 베루타가 날 노려봤다.

'부하가 되기 전에 꼬장이나 부려야지. 소중해 보이는 그렘린을 핏덩이로 만들어 주마.'

베루타는 들고 있던 검을 나에게 던졌다.

그리고 릴리가 날 보호하며 등으로 베루타의 검을 막았다.

베루타 : "어? 뭐야? 이런 중요한 싸움보다. 그 애원 동물이 소중했던 거야? 크하하하! 뭐 이런 운 좋은 경우가!"

단 한방이지만 릴리에겐 치명적이다. 모든 걸 외줄타기 같은 아웃복싱 스타일에 맞춰진 릴리는 당연히 방어력도 형편없다.

그냥 적당히 던진 베루타의 검에도 일단 맞아 버리면 승산이 없어질 정도로 방어력이 없었다.

나 : "어째서···."

굳이 막아주지 않아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에게 몸을 날리는 릴리를 예상 못 해 움직이지 못했다.

릴리는 피를 흘리면서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죽는 것도 아니니까. 놈의 부하가 되는 것도 기분 나쁘지만 네가 죽을 바에야. 놈의 부하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했거든. 클럭!"

어느덧 릴리앞까지 걸어온 베루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크크크. 바보. 이런다고 내가 이 그렘린을 살려줄 거로 생각했어?"

"큿···. 그건 몰랐네···. 내가 거의 이긴 싸움이었잖아? 내 그레미는 살려줄 수 없을까?"

"흠···. 하긴 악마라도 너무한 것 같군. 덕분에 마왕이 될 수 있었는데 역시 그러긴 너무한 것 같군. 후후후. 그럼 빌어봐."

릴리는 죽을 정도로 아픈데도 양손으로 싹싹 빌었다.

오늘 처음 만난 애완동물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나 : "그만해."

릴리와 베루타는 순간적으로 흘러나온 내 살기에 잠시 멈칫했다.

릴리 : "하···. 쿨럭~ 너 정말 대단하다. 보통 그레미는 아닐 거로 생각했지만 이런 살기는 어떻게 낸 거야? 역시 마왕 곁에 지내다 보니 패기라도 익힌 거야?"

베루타 : "오... 오오~ 뭐야. 방금 이 쪼끔 한 그렘린이 보낸 살기였어?"

나 : "릴리 그만 하라니까."

릴리 : "그레미야. 너 죽으려고 작정했어? 너도 빌어."

폴리모포로 감쳐둔 힘을 보이려고 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파랑이가 보였다.

정확히 파랑이의 얼굴만···.

베루타의 허리띠에서 떨어진 거였다.

베루타 : "흐흐흐. 내가 그렘린을 좀 격멸해서 말이야."

난 다리에 힘이 풀리며 파랑이를 껴안았다.

"흐윽~ 파랑아."

눈물이 흘렀다. 오늘뿐이긴 했지만 정말 재밌게 지낸 친구라고 생각한 녀석이···. 이렇게 죽어 있다니···.

베루타는 실실 쪼개며 내 두개골을 살짝살짝 검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살살 쳤어도 피부가 찢어져 피가 눈가로 흘러내렸다.

"친구였나 보지? 저런 저런···. 하지만, 걱정하지 마 곧 친구가 있는 곳으로 보내줄 테니까."

릴리 : "베루타님! 죽이지 말아주세요."

힘겹게 기어 와서는 베루타의 다리를 잡았다. 대체 내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하지···. 고작 오늘 처음 만난 개새끼 같은 건데.

베루타 : "릴리 너도 취미가 독특하군. 이런 녀석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고 말이야."

"헤헤. 예쁘잖아. 난 이렇게 예쁜 그레미는 처음이거든."

"내가 보기엔 전혀 안 그런데. 그래 봐야 시체나 파먹는 쓰레기일 뿐이야!"

베루타는 그대로 날 내리쳐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하지 못했다.

'뭐···. 뭐야? 이 쓰레기 같은 녀석이 뭐 이렇게 살벌한 살기를 날리는 거야? 마왕이 될 이 몸에도 통할 잔재주가 있다. 이건가? 흥 그래 봐야 그렘린일 뿐이야!'

마음을 다잡고 베루타는 검을 옆으로 휘둘러 내 목을 몸과 분리시켰다.

릴리 : "야 나쁜 악마 새끼! 이렇게까지 했는데 죽이다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널 죽여 버리는 건데!"

"멍청한 년아. 이미 늦었어. 크크크 어라? 쓰레기 녀석 시체가 어디로 사라졌지?"

- 날 찾고 있나? 씨발 세끼야. 넌 그냥은 안 죽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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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에타치 16.09.28 180 3 7쪽
19 19 16.09.27 269 2 13쪽
18 18 16.09.26 280 2 15쪽
17 3경 16.09.26 228 4 9쪽
16 16 16.09.24 278 4 10쪽
15 15 +2 16.09.23 368 4 17쪽
» 그렘린 16.09.22 320 5 24쪽
13 13 16.09.21 338 5 23쪽
12 12 16.09.20 370 5 10쪽
11 11 16.09.19 373 5 16쪽
10 10 16.09.17 320 5 12쪽
9 드래곤 슬레이어 16.09.16 367 8 10쪽
8 용 환골탈태 16.09.14 360 6 17쪽
7 드래곤 성역 16.09.13 405 7 9쪽
6 06 16.09.13 388 7 6쪽
5 05 16.09.12 444 7 10쪽
4 단전 엔 드래곤하트 16.09.12 404 7 13쪽
3 납치 16.09.11 534 9 11쪽
2 02 16.09.10 577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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