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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부부부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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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0.05.28 06:29
최근연재일 :
2010.05.28 06:29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19,181
추천수 :
703
글자수 :
137,516

작성
10.05.25 15:30
조회
4,853
추천
28
글자
15쪽

부부부신공 - 9화. 사랑한다.

DUMMY

"끄응!"

두 부인이 바람을 세고 싶다고 해서 두 여인을 의자에 앉혀주고 그 의자를 양손으로 들어서 산책을 시켜주고 있었다.

내가 근력이 좋다지만…. 그래도 두 부인을 의자에 앉혀 들고 다니는 것은 참으로 힘들었다.

"부인들…. 몸은 언제 회복되는 거야?"

은화 : "알 수 없어. 그보다. 이제 그만 우리를 떠나도 상관없어."

은화는 자꾸 나보고 떠나라고 한다. 나에게 미안하기라도 한 걸까? 이런 말을 한다는 건 병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여기는 걸지도 모른다.

난 웃으며 이상한 농담을 건넸다.

"아하하 부인들에게 맞질 못해서 그런지 몸이 근질근질하다. 어서 건강해져서 나 좀 때려줘."

두 부인에게 기운이 나라고 난 마음에도 없는 농담을 꺼냈다.

금화가 폭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아하하하~ 하하하!. 여보야 진심으로 그런 말 하는 거야?"

"네? 하하하. 뭐…. 그렇습니다. 어서 건강해져서 저 좀 때려주세요. 하하하."

"좋아. 반듯이 건강해져서 때려줄 거야."

나 완전한 사육 따위를 당한 걸까? 이상하게…. 그녀들이 진심으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내 부인들이 조금 못생긴 여자들이었으면 난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이곳에 돌아와 과연 그녀들에게 병간호를 해주었을까?

대답은 정해져 있다. 난 남자니까. 남자는 단순하다.

즉 그녀들이 얼굴까지 못생긴 완벽한 된장녀들이었다면 난 아마 정말로 돌아오지 않았을 거다.

죤슨도 같은 생각일 태고….


* * *


오히려 지금 생활도 익숙해졌다. 그녀들을 간호하며…. 밥을 먹여주고 씻겨주고 안아주고…. 그리고 심심하면 끙끙거리며 밖으로 데려가 주고….

특이한 건 그녀들은 밤일만큼은 여전히 원했다는 것 정도…. 온몸에 힘이 없어도 부부로서 그런 건 하고 싶어 하는 걸까?

아니면 날 붙잡겠다는 필사적인 몸부림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난 그저 그것을 위해 이곳에 남아 있는 걸까?


* * *


그녀들은 점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죽도 먹지 못할 정도가 되기도 했다.

음식을 토하는 날도 있었고…. 대소변을 확실하게 못 보는지 나에게 미리 말하지 못한 상태로 자신들도 모른 체 침상에서 일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내가 청소도 해야 하고 참으로 골치 아파진다.

그녀들도 미안한지 나에게 아무런 말도 못했다.

난 이때마다 바보처럼 그녀들의 기분을 기쁘게 해주려고 농담을 했다.

내가 미쳤나 보다. 나에게 어떻게 한 년들인데…. 왜 이렇게 보살펴 주는지 나는 모른다.

죤슨…. 넌 알고 있니?


* * *


어쩌면 정말 죤슨 때문에 난 그녀들에게 남아 있는 건지 모른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녀들은 밤일도 하지 못할 정도로 약해졌다.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는 그녀들….

그녀들은 말했다. 밤일이 하고 싶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결코 그것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필사적으로 살겠다고…. 날 붙잡으려고 억지로 마음에도 없던…. 힘들어서 하지 못할 일을 하겠다고 나선 거였다.

그녀들이 애처로웠다.

지금 와서 나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반칙이다. 나에게 악마같이 굴어놓고…. 지금 와서 나약하게….


* * *


자…. 이제 죤슨도 그녀를 간호하는 것을 반대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들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죤슨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래도 난 이곳에 남아 있게 될까?

하루가 다르게 나약 해져 가는 부인들….

내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고 판단하며 하루하루를 걱정하는 그녀들의 모습들….

뜻밖에도 죤슨이 떠나길 원해도 나는 이곳에 남아 있었다.

왜 난 이곳에 남으려고 마음먹었는지 모르겠다.


* * *


금화가 어느 날 힘들게 입을 열었다.

"여보야…. 나…. 고기가 먹고 싶어."

"그런 건 못 먹잖아요. 씹질 못하니까."

"여보야가 씹어서 주면 안 될까…. 아…. 아니 미안해 번거롭게 할 생각은 아니었…. 콜록콜록~"

반칙이다. 이런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나에게 챙길 건 다 챙기는 이 여자들은 정말 반칙이다.

나 : "먹고 싶으면 먹어야지. 해올게."

옆에서 입을 오물오물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 말 못하는 은화에게 난 말했다.

"부인도 뭔가 먹고 싶은 게 있나 보군요. 편하게 말하세요."

"아…. 콜록…. 나도 고기가…. 하지만, 미안해."

은하는 좀 좋다. 최소한 고맙다. 미안하다고 말을 해주니까. 반면에 금화 년은….


* * *


난 고기를 꼭꼭 씹어서 금화에게 키스해 주면서 넘겨주었다.

잘 받아먹지도 못하기에 입 주변으로 침이나 육즙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난 손수건으로 그녀 입가 주변을 닦아주었다.

먹고 싶다고는 했으나…. 결국, 얼마 먹지 못하고 뱉어냈다. 은화도 마찬가지였다.


* * *


은화 : "여보야는 왜 이곳에 남아 있는 거야?"

"응?"

은화가 나에게 살며시 질문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른다. 난 왜 이런 곳에 남아 있을까. 날 지금까지 괴롭혔던 여자들을 보살피면서 난 왜 이런 곳에 있을까.

이제 그녀들과 부부생활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불쌍해서일까?

좀 불쌍하긴 하다.

하지만, 은화에게 "불쌍해서 남아 있는 거야?"라고 말하긴 좀 그랬다.

그녀들이 불쌍해서 남은 것 같지도 않았다.

금화 : "어째서 우리에게 잘해줘? 우리는 여보야를 마음껏 부려 먹었는데…."

금화가 말을 꺼냈다. 나에게 좀 미안한 기분이라도 들었나?

금화 : "대답해. 왜 이곳에 남아서 우리를 보살펴 주는 건데?"

나도 모른다. 이년아~

금화가 내가 답하지 않아도 더 물어보지 않았다.


* *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 양옆에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할 부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간 거지? 설마 움직일 정도로 회복된 건가…. 아니 회복될 낌세는 보지 못했는데.

난 일단 집안을 살펴보고 부인들을 찾았다.

집안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 간 거야? 걱정되게!

"부인님들!!! 어디에 있어요?"

집안…. 근처에도 부인들은 없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절대로 내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으썅~ 걱정된다. 혹시 도둑이 잡아가기라도 한 걸까?

그러다 부인들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

개울가 위쪽에 높은 절벽이 있는 곳…. 절벽 끝에서 두 부인이 서로의 어깨를 의지한 체 손을 꼭 잡고 앉아 있었다.

미친년들…. 설마 자살하려는 건 아니겠지?

삶을 비관한 걸까? 하긴 그럴지도 모른다.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으니…. 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난 서둘러 두 부인에게 달려갔다. 절벽을 멀지 않은 곳이었으니 금방 갈 수 있었다.

나 : "부인들! 거기서 뭐 하는 거야?"

금화와 은화가 뒤돌아서 날 바라보았다. 은화가 무표정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죽으려고."

죽어? 누구 맘대로!

나 : "죽긴 왜 죽어!"

금화 : "여보야 설마 우리 걱정하는 거야?"

걱정하느냐고? 내가 미쳤냐. 너희를 걱정하게…. 그냥…. 내가 기껏 보살폈는데 죽으려고 하는 너희가 괘씸해서 그런 거다.

은화 : "여보야. 고마웠어. 이제 그만 좋은 사람 만나. 우리는 잊고."

무슨 엉뚱한 말이야. 미친년들 정말로 죽어 버릴 생각이야?

"그만둬!"

금화 : "우리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우리 죽으면 좋은 거 아니야?"

"싫어!"

싫다. 이렇게 죽어 버리면 기껏 보살핀 내 노력은 뭐야? 씨발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약 먹이지 말고 그때 마을을 벗어나 혼자 사는 건데….

은화 : "이제 그만 고생해도 돼. 그리고 우리도 고통스러워. 우리가 뭐가 고통스럽겠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제 더는 살기 어렵고…. 더 살아가려니…. 미안해. 여보야."

나 : "미친년들아! 떨어지지 마! 떨어져 버리면 내가 죽여 버릴 거야!"

금화 : "여보야. 말이 험하다. 때려주지 못해서 열을 받는데. 우린 죽을 거야 갑자기 왜 죽지 말라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여보야도 우리가 이제 그만 죽어 줬으면 하고 바라지 않았어?"

"그런 적 없어. 그만 죽는다는 소리 하고 이쪽으로 와. 그보다 여기까진 어떻게 올라온 거야? 기어서 오기라도 한 거야?"

은화 : "그동안 고마웠어 여보야. 이제 이별이야."

씨벌…. 왜 죽는다고 하는 거야!

나 : "죽지 마!"

금화 : "왜 자꾸 죽지 말라고 하는 거야?"

"너희가 죽는 거 싫어."

"왜 우리가 죽는 게 싫어? 너 우리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싫어한다.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죽게 둘 수는 없다.

왠지 억울하단 말이야. 이대로 죽어 버리면…. 왠지 억울해….

금화가 나직하게 말했다.

"혹시 여보야는 우리를 사랑했니?"

뭐??

금화 : "우리가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여보야는 우리를 구하려고 약을 구해왔잖아. 우리가 그러게 괴롭혔는데도 말이야. 혹시 여보야는 우리를 사랑한 거야? 그래서 죽지 못하게 하는 거야?"

사랑했느냐고? 흥! 웃기고 있네. 내가 너희 따위를 사랑할 이유가 없다.

"내가 너희를 사랑했을 것 같아. 매일 날 괴롭히는데 사랑 따위를 할 것 같아?"

은화 : "그런데 왜 우리가 죽으면 안 되는 거야? 여보야도 편해지는 거 아니야. 짐이 없어지는 거잖아."

"제길~ 기껏 살려줬더니 왜 죽는다고 지랄이야! 당장 이쪽으로 걸어오지 못해!"

난 부인들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금화가 위협적으로 말했다.

"오지 마 바로 떨어져 버릴 거야."

크읏! 미치겠네…. 지금 죽는다고 협박해? 주재를 알아라…. 그런 게 먹힐 것 같아?

난 접근하지 못했다.

은화가 포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잘 있어. 여보야."

이제 떨어지려는 듯 자세를 잡은 은화였다.

난 소리쳤다.

"죽지 마!"

눈에서 살짝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울고 있다니…. 어째서일까?

금화가 돌아보며 질문했다.

"여보야 왜 울어? 설마 우리가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슬픈 거야?"

그런 걸까…. 금화가 은화가 죽는 게 슬픈 걸까?

그녀들이 없어지면 뭐가 달라지기에….


죤슨…. 또 그런 기억들을 보여주는 거냐….

확실히 그녀들은 너무도 아름답다. 평생 내가 안을 수 있을 거라고 여겨보지 못한 미녀였다.

나 :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들이 죽어 버리면 당연히 남편으로서 슬프잖아…."

금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슬퍼? 우리가 그렇게 괴롭혔는데…. 슬프다고?"

"그래."

"어째서…."

날 그토록 괴롭혔다고 하지만…. 남자는 단순하다. 그렇지 죤슨?

"너희처럼 예쁜 아내라면 괴롭힘 당하는 것도 행복이라고!! 빌어먹을….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은화 : "우리가 괴롭혀 줘서 행복했어?"

행복했을까?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녀들이 죽어 버리면 나의 아름다운 아내의 얼굴을 못 본다는 거잖아?

그래 남자는 단순하다. 날 노예로 부려 먹든지 구워삶아 먹든지….

예쁘면 된 거다!!!

여자는 아름다우면 뭐든지 용서가 되는 거다!

"여자는 예쁘면 된 거야. 성격이 아무리 더럽더라고 예쁘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거야. 난 지금까지 너희와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거다. 이제야 왜 내가 이곳에 돌아왔는지 알 것 같다. 그러니까 죽지 마! 너희가 없어지면 슬퍼지니까 죽지 마 흐어어엉~~ 빌어먹을…. 난 슬프지 않아…. 왜 눈물이…."

죤슨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다른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난 나의 악마 같은 두 부인을….

나 : "난 너희를 사랑하니까!"

그렇다. 이게 답이다. 이것이 아니고서야 답이 없다.

내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녀들을 보살핀 것일까? 어떤 이득을 위해서 어떤 재미를 위해서?

이재야 마음속에서 뭔가 하나씩 터져 나왔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 명백한 사실은 이대로 금화와 은화가 죽어 버리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면 뭘까?

나 스스로 나의 마음이 너무도 억지스럽다. 전혀 좋아할 것이 없는 두 여인이다.

좋아한다면야 단지 아주 아름다운 아내들이기에….

아까도 말했지만, 남자에게 있어 여자는 아름다움만으로 사랑받기 충분할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니까. 사랑하니까! 죽지 마! 그러니까 이쪽으로 오란 말이야. 죽을 생각하지 말고…."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녀들이 나에게 해주었던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추억처럼 여겨줬다.

날 괴롭힐 때…. 그리고 날 귀여워 해줄 때…. 그 모든 것이 난 좋았던 거다.

남자는 단순하다.

나의 아내가 너무도 예뻐서 사랑한 거다.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아름답다는 그거 하나면 충분한 거다!

금화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여보야, 미친 거 아니야? 사랑이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미친년! 그런 말을 하면서 넌 왜 울고 그러냐…. 하긴…. 그녀도 내가 마음이 없었다면 결혼하자고 하지도 않았겠지…. 어쩌면 저 이상한 년의 사랑 방법이 남편을 괴롭히는 엽기적인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은화도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렇게 못 대고…. 손 많이 가는 평생을 수발해줘야 하는 우리라도…. 살아 있으면 행복해? 여보야."

"그래! 그러니까…. 그곳에 가만히 있어. 내가 데리러 갈 테니까."

이년들을 미친년이라 욕하지 말자. 내가 더 미친놈이었던 거다.

일단 제발 그대로 있어라…. 내가 구해줄 테니까.

금화는 아까부터 눈물만 흘리고 말을 못하고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으으윽…. 흐윽…. 흐앙~ 여보야~ 흐윽!"

이년아. 사랑해준다니까 기분 좋지? 앙? 그러니까 두 번 다시 죽는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 우르르르~ ]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금화와 은화가 앉아있던 절벽 쪽 땅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금화와 은화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난 그대로 몸을 날렸다.

나 또한 절벽으로 떨어진다는 사실도 망각한 체 두 아내를 내 품 안에 끌어당겼다.

제길! 빌어먹을. 이러다 나까지 같이 죽어 버리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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