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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부부부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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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0.05.28 06:29
최근연재일 :
2010.05.28 06:29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19,202
추천수 :
703
글자수 :
137,516

작성
10.05.25 14:02
조회
7,579
추천
36
글자
8쪽

부부부신공 - 2화. 밥이 맛없는 댓가

DUMMY

얼핏 들었을 때. 4년 동안 안 한 설거지라고 했던가?

부엌문을 열자 그릇이 문밖으로 흘러나왔다. 당연히 부엌 내부를 가득 채운 그릇들이 보였다.

그냥 그릇 창고인 줄 알았다.

부엌 입구가 그릇으로 막혀 들어갈 수 없는 상황

그냥 직감적으로 생각해도 수천 개나 될 그릇을 나보고 닦으라는 건가?


* * *


일단 그릇 한 바구니 들고 근처 개울가로 갔다. 그리곤 설거지를 했다.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다 씻은 그릇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자 두 부인이….

은화와 금화가 날 살짝 노려보고 있었다.

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며 낮은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왜…. 그러세요. 부인님들…."

금화 : "여보야 어디 갔다 온 거야?"

"설거지하러 근처 개울가에…."

"뭐? 아직 설거지도 못 끝낸 거야?"

뭐밍?!! 아직!! 도라고…. 너 같으면 그 많은 그릇을 벌써 다 닦을 수 있겠니?

금화 : "여보야. 날 보는 시선이 아니꼽다는 눈빛이다."

허걱! 별걸 다 시비 걸어…. 난 굽실굽실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부인님."

한 번만 봐주세용~

"여보야가 설거지하는 모습 봐야겠어. 일부러 늑장 부리는 거라면 죽어."

죽는다는 소리 정말 잘 나온다. 하지만, 왠지 날 정말로 죽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무서웠다. 아직도 좀전에 보여줬던 살기 가득한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땐 엄청난 미녀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무섭다.


* * *


내 뒤에서 은화와 금화가 설거지 하는 것을 감시하기에 무리해서 빨리 설거지를 했다.

아까 한 바구니 설거지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15분 만에 끝냈다.

금화 : "여보야,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같은데?"

뭣이! 난 최선을 다해서 한 거라고! 좀 전보다 3배나 빨리 끝냈단 말이다!

내 표정을 본 금화가 대답했다.

"호호 최선을 다한건가 보내. 아무튼, 이재부터 이 정도 속도로 설거지를 끝내도록 해."

앞으로 2시간 정도 최선을 다해서 설거지했다. 부엌에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는 그릇을 보면…. 앞날이 막막했다.

아직 부엌문 밖으로 흘러나온 그릇도 다 못 씻었다.

그리고 너무 그릇을 닦아서 양팔이 후들후들 떨렸다.

이젠 내가 하고 싶어도 15분에 한 바구니 양의 그릇을 닦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도 일단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 *


"크아아~ 이젠 한계인가."

설마 설거지하다가 양팔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여보야 왜 그래?"

라며 내 뒤에서 금화가 말을 걸었다.

기척도 없이 언제 내 뒤까지 왔는지…. 참 놀라웠다. 바로 옆에 은화도 있었다.

금화는 덜덜 떠는 내 양팔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여보야 팔 아파?"

"네…. 부인."

금화는 내 양팔을 살짝 만져주었다. 그리고 금세 팔이 개운해졌다.

치료라도 해준 걸까? 참으로 신기한 기분이었다.

금화는 내 손목을 잡고 끌고 가며 말했다.

"배고파 밥해줘."

"밥이요?"


* * *


일단 부엌으로 어떻게 들어가야 할까?

답은 간단했다. 금화가 은하가 손을 휘젓자. 그릇들이 좌우로 갈라지며 길을 만들어 냈다.

뭐 이런 경우가…. 좀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

분명히 부엌 밖으로까지 흘러나올 기세의 그릇들이 금화와 은화의 손짓으로 좌우로 쩍쩍 밀려나며 부엌 내부로 들어가는 길을 만들어 내었다.

부엌은 참담했다. 더러움이 가득했다. 파리 삼총사가 비행 중인 것도 보였다.

일단 요리를 하기 전에 청소부터 해야 할 정도로 위생상태가 최악이었다.

금화가 내 어깨를 치며 격려하듯 말했다.

"자 그러면 부탁해 여보야. 맛없는 요리 만들면 죽여 버릴 거야."

또 죽인다고 하네….


* * *


일단 요리를 하려고 최소한으로 부엌을 청소하기 위해 물을 길어와서 조리도구를 닦았다. 오늘 하루 그릇을 닦으면서 상당히 닦는 동작이 익숙해져서 어렵지 않았다.

그것보다. 내가 이렇게 빨리 청소를 할 수 있는 것이 놀라웠다.

게임 소설의 비유를 빌리자면

[ 띠링~ 청소 레벨이 올랐습니다. ]

뭐 이런 기분….

자~ 이제 요리를 시작할 시간이다.

어쩌면 좋을까…. 난 밥도 해본 적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금화에게 [ 부인. 전 요리를 못 하는데요. ]라고 말하는 게 좋을까나.

왠지 그렇게 하면 난 맞아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단 죽기 살기로 만들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먼저 쌀을 씻고 솥에 밥을 지었다.

아니 지으려고 했는데…. 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현실이었다면 그냥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 되지만…. 이곳에선 불을 피워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장작, 나무 땔감 같은 건 부엌 내부에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잘된 거다. 불이 없다는 핑계로 저녁을 안 만들면 되는 거다.

난 부엌을 나가 금화를 찾아갔다.

금화와 은화는 부엌입구 바로 앞에서 서로 이야기 중이었다. 내가 나오자 금화가 바로 나에게 말했다.

"왜 나와?"

"부엌에 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요."

"여보야 내공으로 화력을 만들면 되잖아. 그런 것도 가르쳐 줘야 해."

뭐밍? 화력을 나 스스로 만들어 내라고? 난 아직 [ 띠링~ 화력을 마스터 했습니다. ] 가 아니란 말이다.

미안하지만 난 그런 게 불가능할 것 같다.

"부인. 전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하하하."

금화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날보고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 미안. 매일매일 우리는 내공 화력으로 요리를 만들어서. 어쩔 수 없네! 우리도 여보야를 도와줘야겠다."

도와준다고? 어쩌면 다행이겠다.

금화와 은화는 부엌으로 들어왔다.

금화는 솥에 쌀이 씻겨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궁이에 불을 만들어 냈다.

아무런 장작도 없는 아궁이에 불을 만들어 주었다.

마법 같았다.

이렇게 불을 만들어 주고는 부엌을 나가버렸다.

왠지 지금부터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 *


일단 겨우겨우 저녁을 만들었다. 상까지 준비한 난 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서는 은화와 금화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천천히 식사를 시작했다.

첫 숟가락을 먹은 두 여인은 이내 표정이 점점 싸늘하게 굳어갔다.

금화는 숟가락을 던져 버리고 이어서 밥상을 그대로 뒤집어엎어 버렸다.

[ 와장창~ ]

날 놀라서 소리를 쳤다.

"히이이익!"

금화 : "여보야. 설마 지금 만든 요리가 최선을 다해서 만든 요리라고 하진 않겠지? 응?"

맛없는 거야? 그래도 먹을 만하진 않을까나…. 나도 맛을 봤는데…. 괜찮았다고….

금화는 싸늘하게 날 노려보며 멱살을 잡고 날 들어 올렸다.

나보다 작고 가벼워 보이는 그녀가 날 한 손으로 들려 버렸다. 살짝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나도 모르게 절로 이런 소리가 나왔다.

"사…. 살려주세요. 죄송합니다."

"일단 좀 맞자. 그래야 정신이 들것 같아."

헉! 날 때리려고?

금화는 그대로 내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 뻐어억! ]

"클록~"

내 입에선 그동안 내가 이런 강한 신음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는 걸 몰랐다.

그리고 난생처음 맞아보는 강력한 공격이었다. 창자가 마구 꼬이는 듯한 강렬한 고통이었다.

이어서 한 번 더 공격했다.

[ 뻐어억! ]

"크어억~"

금화는 날 바닥에 버리고 손을 털며 말했다.

"여보야. 정신 차리고 다시 해와. 알았지? 또 맛없는 식사를 가져오면 정말 죽어."

흐이이익! 나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무서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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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부부부신공 - 9화. 사랑한다. +3 10.05.25 4,854 28 15쪽
8 부부부신공 - 8화. 병간호 +5 10.05.25 6,138 37 9쪽
7 부부부신공 - 7화. 사진 화가 10.05.25 4,814 29 8쪽
6 부부부신공 - 6화. 나는 화가 +5 10.05.25 5,047 2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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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부부신공 - 3화. 노예 아니면 남편 +1 10.05.25 6,548 33 10쪽
» 부부부신공 - 2화. 밥이 맛없는 댓가 +6 10.05.25 7,580 36 8쪽
1 부부부신공 - 1화. 두 여인이 원하는 남편 +7 10.05.25 11,923 5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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