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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리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영주가 몽땅 다 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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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리리
작품등록일 :
2024.02.25 12:14
최근연재일 :
2024.03.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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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817

작성
24.03.1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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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

DUMMY

#22


5,000코인.

수인족들의 저주를 일시적으로 멈추는게 하는 데 필요한 값이었다.

아무리 코인 부자인 유릭이라도 휘청할 값.

하지만.


-사악한 악당들을 제물로 바쳤을 때 가격 : 500 코인


무려 1/10로 값이 할인되었다!


‘교단의 놈들 정도로 사악한 영혼이면 제물로서 충분히 값어치가 있으니까. 무려 마스터급 사제도 있고.’


영혼의 값어치는 순수한 악일 때도 높아진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지금 유릭의 실력으로 아까 만났던 교단 놈들을 사로잡는 무리였다. 도리어 역으로 교단의 포로가 되고 말 것이다.


‘방법이 있어.’


유릭은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어딘가 음흉한.

짓궂은 사악함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뭘 그렇게 악당처럼 기분 나쁘게 웃나요?”

“라샤,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


유릭은 자신의 ‘작전’을 설명해주었고, 라샤는 눈을 크게 떴다.


“제정신이에요?!”

“왜? 날 걱정하는 건가?”

“걱정이 아니라, 미친 짓이니까 그렇죠!”


미친 짓.

맞는 말이다.

하지만, 누가 하냐에 따라 미친 짓은 놀라운 ‘계략’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장난이 무엇인지 아나?”

“... ... .”


유릭은 여전히 짓궂은 미소를 지은 채로 말을 이었다.


“나쁜 놈들 뒤통수를 치는 거다. 잘 보도록. 꽤 재밌을 테니.”


***


그때, 마경 안쪽.

아까 유릭이 지나친 곳에서 교단의 사제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혈석(血石)은 얼마나 모였습니까?”

“목표한 것의 5할 정도입니다.”

“조금 더 서두르는 게 좋겠군요. 곧 저희 교구가 일으킬 대업에 중요한 재료가 될 테니 채집에 절대 문제가 있으면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교단의 사제들은 마물을 사냥하고 있었다.

단, 특이한 점이 있었다.

마물을 죽이지 않고, 산 채로 생포 후 기이한 형태의 마법진 안에 던졌다.

그러면, 마물은 끔찍한 붉은 기류에 휘말려 고통받으며 핏물이 되어 죽어갔다.

마물이 죽어 생긴 피 웅덩이에는 하나의 돌이 남았는데, 교단의 사제들은 이걸 혈석이라고 불렀다.

유릭은 은밀히 그 광경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혈석은 교단의 의식을 통해 만든 비밀 병기. 저렇게나 많은 혈석을 모아서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거지?’


어차피 처리할 놈들이긴 하지만, 무슨 목적으로 이러고 있는지 궁금하긴 했다.

<판모>의 지식을 통해 교단 놈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이는지를 곱씹어 보았다.


‘나중에야 몰라도, 당분간 교단이 크게 사고 치는 일은 없을 텐데. 잠깐, 설마?’


퍼뜩 머지않은 시기에 일어날 하나의 일이 떠올랐다.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가 생겼는데, 막상 범인이 잡히지 않아 미궁에 빠진 일이었다.


‘무려 수백 명이 넘게 죽는 사건인데, 플레이어 루트에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 조사할 수도 없었지. 혹시 교단 놈들이 일으켰던 건?’


유릭은 흐음하였다.


‘만약, 정말 교단 놈이 일으킨 사건이 맞는다면 이건 내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겠는데?’


그때였다.

통신구 마도구에서 연락이 왔다.


-준비되었다냥!


유릭은 고개를 끄덕이고 은신 마도구의 효과를 풀었다.

작전의 시작이었다.

갑자기 유릭의 기척이 나타나자, 교단의 놈들이 흠칫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냐?!”

“너희야말로 누구냐? 누구길래 내 영지에서 도둑놈처럼 기웃거리고 있는 거지?”

“내 영지?”

“난 유릭 아델란. 이곳 슈바르트 지역의 적법한 영주다.”

“유릭... 아델란?”


교단 놈들이 뜻밖이란 기색을 보였다.

가장 위험해 보이는 고위 사제가 다른 사제를 바라보았다.


“유릭 아델란이면, 아델란의 못난이 공자가 아니었나요?”

“최근에 변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공을 세워서 이곳 마경을 영지로 받았다고.”

“이곳 마경을 영지로요? 재밌는 이야기군요. 어쨌든, 잘 됐군요. 아델란의 핏줄을 만나다니. 뜻밖의 수확이에요.”


고위 사제 놈이 시커멓게 웃었다.


“아델란의 핏줄을 제물로 바치면 위대한 분들께서도 기뻐하시겠지요.”

“날 악마들에게 제물로 바치겠다고?”

“후후, 영광으로 아십시오. 쉽게 죽지는 않을 겁니다. 당신은 천천히, 고통과 비명으로 위대한 분들에게 예배드리게 될 겁니다.”


유릭은 인상을 찌푸렸다.

멀쩡한 생사람을 잡아가 악마에게 제물로 바치는 건 교단 놈들이 흔히 하는 짓거리였다.

더 고약한 건, 방금 놈의 말처럼 쉽게 죽게 하지도 않는다. 고문을 통해 최대한 오랫동안 고통받게 한다. 악마를 기쁘게 한다는 명목으로.


“어리석군.”

“흐음?”

“고작 날 만났으면서, 한다는 발상이 악마에게 제물로 바치겠다는 거라니. 그런 단세포적인 발상밖에 못 하니, 너희 교단이 음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


고위 사제 놈의 얼굴이 굳었다.


“무슨 말인가요?”

“나 유릭은 아델란의 새로운 신성(新星)이다. 그런 나와 손을 잡으면, 너희 교단에도 무궁무진한 이득이 될 텐데?”

“... 당신이 우리와 손을 잡는다고요?”

“서로 이득이 된다면야 못할 것도 없지. 난 너희의 힘을 빌려 아델란의 왕좌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고, 너희도 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유릭은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시커멓게.

마치, 진짜 악당이 된 것처럼.


“예를 들면, 너희 교단이 사자왕가(獅子王家)에 도모하려는 대업 같은 일에도 말이다.”

“!!!”


교단 놈들 사이에서 경악이 퍼졌다.

유릭은 그 모습에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조만간 사자왕가에서 일어날 테러는 교단 놈들이 벌인 짓이 맞았어.’


칠정가(七淨家).

대륙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일곱 명가들을 뜻한다.

아델란도 칠정가에 하나로 꼽히며, 방금 유릭이 말한 사자왕가도 칠정가였다.


‘위세만 따지면, 사자왕가가 훨씬 강하지. 솔직히 아델란은 과거의 명성 때문에 칠정가에 속해 있을 뿐, 저무는 해니까.’


“... 어떻게 그 사실을 안 건가요?”

“뭘 그 정도로 놀라는지 모르겠군. 애초에 지금 우리가 만난 게 우연이라고 생각하나? 이 넓은 마경에서? 다 알고 만나러 온 거다.”

“!!”


우연이지만, 유릭은 뻔뻔하게 말했다.

교단 놈들은 속을 수밖에 없었다.


“... 못난이라더니?”

“못난 모습을 보인 건 악셀 공작을 방심시키기 위한 속임수였을 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나와 손을 잡자. 우리는 서로 좋은 파트너가 될 테니.”


교단 놈들이 웅성거렸다.

혼란스러워하는 기색.

유릭은 놈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마법 주머니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내 내밀었다.

뼈로 만든 검이었다.


“여기 드래곤 슬레이어다. 동맹의 징표로 너희 교단에 선물하마. 이 정도면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지?”

“!!”


고위 사제의 눈동자에 탐욕이 스쳐 지나갔다.

유릭이 얼마 전 마룡을 잡았던 건, 마룡의 힘이 많이 상한 상태였기 때문일 뿐, 상위 용종은 교단도 쉽게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보통 Lv. 6 그랜드 급의 힘을 지니고 있으니까.


“드래곤 슬레이어를 준다고요?”

“그래, 교단과 손을 잡을 수 있는 대가라면 아깝지 않지. 자, 받아라.”


유릭은 아예 드래곤 슬레이어를 교단의 사제들에게 던졌다.

고위 사제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더니, 황홀한 눈빛을 하였다.


“오오. 진짜 드래곤 슬레이어군요. 그것도 방금 잡은 마룡의.”

“그래,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듭니다. 큭큭, 그런데 똑똑한 척하더니, 이런 생각은 못 하셨나요?”


고위 사제의 눈이 섬뜩하게 일렁였다.


“저희가 이 드래곤 슬레이어만 가지고, 당신을 위대한 분께 제물로 바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요?”

“흐음.”


차악.

사제들이 핏빛 기운을 끌어올렸다.

유릭을 사로잡기로 한 모습.

그런데, 유릭이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건만,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이렇게 말한 거다.


“너야말로 교단에서 못 배웠나 보군. 남이 비싼 선물을 줄 때는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해보라고.”

“... 무슨 의미인가요?”

“대답은 내가 아니라, 다른 이가 해줄 거다. 이제 거의 도착한 것 같으니.”


유릭이 그렇게 말한 직후였다.

고오오오오오.

하늘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거친 돌풍이 몰아쳤다.


“... 어?”


교단의 사제들이 멍한 소리를 내었다.

저 하늘.

커다란 몸체의 마물들이 날개를 펄럭이고 있었다.

드래곤이었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었다.

무려 세 마리.


-누구냐? 감히 우리 일족을 살해한 놈이?


“... ... .”

“... ... .”


교단의 고위 사제가 자신의 손에 들린 물끄러미 드래곤 슬레이어를 바라보았다.

유릭이 그런 놈에게 얄밉게 말했다.


“이제 알았나? 너희 속은 거다.”


***


용들과 교단의 사제들 간의 싸움이 벌어졌다.

유릭은 유유자적 도망쳐 수인족에게 저주를 건 마법진이 있는 공동으로 돌아왔다.

공동에는 라샤가 와 있었다.


“수고했다.”

“별일 아니었습니다.”


라샤는 유릭의 지시에 따라 마룡의 사체 일부를 드래곤의 영역에 버리고 왔다.

드래곤들은 그걸 보고 눈이 뒤집혀 유릭을 찾으러 온 거고.


“교단의 놈들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를 넘기는 데 성공한 건가요?”

“그래냥, 놈들도 순진하더구냥. 몇 마디 하니까 홀라당 속았어냥.”

“... 왜 냥냥 거리는 건가요?”

“묘인족의 언어에 맞추는 거라냥.”

“... 묘인족 발톱 맛 보고 싶나요?”


유릭은 어깨를 으쓱해 장난을 멈추고는 마법진을 둘러보았다.

당장은 할 일이 없으니, 남는 시간 동안 마법진을 조사하려는 생각이었다.


‘흑마법진이군. 뭐, 당연하지만.’


그런데, 유릭의 표정이 묘해졌다.


‘... 왜 마법진이 해석되는 거지?’


수인족들은 무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대를 이어 저주받았다.

얼마나 끔찍한 저주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최소 Lv. 7 초월급.

아니, Lv. 7의 저주라도 이 정도의 일은 어렵다.


‘Lv. 8 절대경(絶對境)의 저주일 가능성이 높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대륙 최강자라 불리는 마도이십일존들의 경지가 보통 Lv. 7 초월경이었다.

Lv. 8 절대경은 마도이십일존 중에서도 극히 일부 몇 명만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이들의 경지와 동등한 성취의 저주라니.


‘<판모> 커뮤에서 추정하기로 이 저주를 남긴 존재는 어쩌면 흑마법사들의 시조 격인 흑존(黑尊)일지도 모른다고 했으니까.’


어쨌든, 놀라운 건, 유릭이 무려 Lv. 8 절대급으로 추정되는 저주가 깃든 마법진의 내용을 해석했다는 거다.


‘아무리 내가 S+급의 자질이라도 이건 좀. 나 흑마법 적성 너무 높은 것 아니야?’


유릭은 얼떨떨한 얼굴을 했다.

이게 다른 종류의 마법진이었다면, 해석하지 못했을 거다.

흑마법이니 해석한 거다.


‘... 뭐, 흑마법도 잘 활용하면 크게 도움이 되는 힘이니까. 흑마법은 내 비밀 무기가 될 거야.’


그뿐이 아니다.


‘이 마법진, 잘하면 내가 조작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술식에서 희미하게 개입할 수 있는 틈이 보였다.

그때였다.

콰앙!

누군가 공동 입구를 박살 내고 거칠게 들어왔다.


“이놈. 감히. 죽여주마.”


아까 교단의 사제들이었다!

유릭은 일부러 흔적을 남겨놓아서 교단의 놈들이 쫓아올 수 있게 했다.


‘그 드래곤 무리에서 살아남다니 교단의 놈들이 대단하긴 하군.’


물론, 멀쩡한 몰골은 아니었다.

다들 만신창이였다.


‘어떻게 하면 되려나.’


유릭은 팔짱을 꼈다.

원래는 코인을 이용해 마법진을 발동해 놈들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시도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이 마법진을 보고도 내가 왜 네놈들을 여기로 이끌었는지 모르겠나?”

“닥쳐라. 허세 부리지 말아라. 흑사회(黑沙會)의 최고위 흑마법사가 아닌, 이런 수준의 마법진을 조작하는 게 가능할 리가.”

“글쎄. 내가 보통의 존재가 아니라서 말이야.”


유릭은 눈을 감았다.

스르륵.

망령의 힘을 움직였다.

흑마법은 세상의 부정적인 기운을 다루는 마법. 망령의 힘을 이용해 발현이 가능했다.

마법진을 조작했다.

아까 해석했던 술식의 일부를 비틀었다.

놈들을 제물 삼아 저주로 집어삼키고, 대신 수인족으로 향한 저주가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화아아아악!


“무, 무슨?!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크아아아아아아악!!!”


마법진의 시커먼 기운이 교단의 놈들을 집어삼켰다.

정말 성공한 거다!


‘나 진짜 흑마법의 최고 천재인 건가?’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흑존(黑尊)의 마법진을 조작하였습니다!


-놀라운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스탯이 향상합니다! 코인이 주어집니다!


-흑마법 적성이 올라갑니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흑존이 남긴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흑존의 유지를 잇습니다!


-흑사회의 회주가 될 자격을 얻습니다!


흑사회(黑沙會).

흑마법사들의 집단의 이름이었다.

삼악 중 하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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