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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리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영주가 몽땅 다 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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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리리
작품등록일 :
2024.02.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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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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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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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1

DUMMY

#21


모두가 어벙한 눈으로 유릭을 바라보았다.


“지금 뭐라고요?”

“마경의 중심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


모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소피아, 라피엘 등은 지금껏 유릭이 저지른 사고(?)들이 있어서 덜 놀라는 반응이었지만, 수인족이 특히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 마경 안쪽이 어떤 상황인지 알기는 하나요?”

“안다.”

“하. 알기는 무슨.”

“맞습니다. 마경 안쪽은 지옥입니다. 온갖 흉포한 마수들이 들끓어,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게 위험한 상황입니다.”


수인족들의 설명에 유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사실 수인족이 아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지. 단순히 마물들이 흉포해진 게 끝이 아니니까.’


마물들이 흉포해진 건 ‘현상’의 하나일 뿐이다.

유릭은 보다 더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다.

지금 시기쯤 마경에 벌어지고 있는 일은 <판모> 전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게 되니까.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인류의 절반 이상을 구하지 못한 이유 중 가장 큰 게 바로 지금 마경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이야.’


마경 안쪽은 위험하다.

수인족들이 염려하는 것 이상으로.

하지만.


“난 너희의 영주. 너희를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러니, 위험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


수인족들이 왈칵 감동하는 얼굴을 했다.

지금껏 그들이 겪은 설움을 위로하는 듯한 이야기였으니까.


“그리고 걱정하지 말도록. 마경이 아무리 위험해도 난 괜찮으니까.”

“괜찮다고요?”

“영웅이 걷는 길에는 하늘의 축복이 함께하는 법. 마물들은 감히 날 건들지 않을 거다.”

“그게 무슨...?”


유릭은 그냥 씨익 웃어 보이고는 시선을 돌렸다.

‘후우. 후우. 수인족을 위로하는 유릭님의 영광된 모습.’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찰칵! 찰칵! 사진을 찍고 있는 쥬크를 향해서였다.


“잡지의 다음 내용은 ‘마경의 마물조차 유릭님의 위대함을 알아봐.’ 정도로 하면 되겠군.”


***


마경의 안쪽은 온갖 강대한 마물이 득실거린다.

오죽하면 드래곤이 상처를 입고 밖으로 도망쳐 나왔을까.

나중에 충분히 강해진 다음이면 모를까, 지금의 유릭은 상대하기 불가하다.

그러면 방법은?


‘마물들과 마주치지 않고 몰래 목적지로 향하면 돼.’


꼼수를 부릴 방법이 있었다.

단, ‘하늘의 축복’ 어쩌고 이야기한 건, 이 꼼수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였다.


‘겸사겸사 진짜 하늘의 축복을 받는 영웅처럼 여겨지는 것도 이미지 메이킹상 나쁘지 않고.’


-마룡의 역린을 판매하였습니다!


-마룡의 눈물샘을 판매하였습니다!


-마룡의 담즙 주머니 기저부를 판매하였습니다!


드래곤의 사체는 어마어마한 보물덩어리다. 특히 마법 시약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굉장히 고가다.

로제 황녀에게 연락해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쓸모없는 부위들이 있는데, 이건 <디펜스 상점>에 팔고 코인으로 바꾸었다.

인간에게는 쓸모없는 부위이지만, 디펜스 상점에서는 적지 않은 값어치를 매겨주었다.


‘수인족들의 저주를 풀려면 코인이 최대한 많이 필요해.’


그 외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인물이 다가왔다.

묘인족 여인, 라샤였다.


“... 진짜 마경 안쪽에 갈 건가요?”

“그래. 준비는 됐나? 혹시 같이 가기 무서운 건 아니겠지?”


인원이 많아질수록 마물들의 눈에 띌 가능성만 커지니, 라샤 한 명만 따라가기로 했다.


“무서운 게 아니라, 대책 없는 무모한 짓에 휘말려 헛되이 죽고 싶지 않은 것일 뿐이에요. 제가 죽으면 우리 묘인족을 지킬 대전사가 없어지니까.”


라샤는 앙칼지게 답했다.

처음에 만났을 때의 적대감은 많이 완화된 것 같지만, 성격이 고분고분해지지는 않았다.

원래 성격이 까칠한 것 같았다.


‘소피아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스타일이군.’


라피엘이 노잼 진지녀라면, 소피아는 깍쟁이 허당녀였다.

라샤는 조금 더 겪어봐야 정확한 성격을 알겠지만, 까칠 스타일로 보였다.


“염려하지 말도록. 넌 마경에 익숙한 수인족이니 최악의 경우 혼자서라도 탈출할 수 있지 않나?”

“당신은요?”

“응?”

“... ... .”

“... ... .”

“... 혹시...?”

“착각하지 말래요? 절대 당신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기껏 우리의 영주를 자처하는 이가 이딴 식으로 사라지면 짜증날 것 같아서 그런 것일 뿐이니까.”

“... 어, 그래.”

“... ... .”


유릭은 크흠 헛기침을 하였다.


‘그냥 까칠 스타일이 아니라, 츤데레 까칠 스타일이었군.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철 지난 츤데레인지.’


“어쨌든 이제 출발하지. 동물화하도록.”

“동물화하라고요?”

“그래, A 등급의 은신 마도구를 구했는데, 일인용이라 너까지 커버가 되지 않는다. 동물화하면 면적이 작아질 테니, 어떻게 같이 쓸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라샤의 반응이 이상했다.


“동물화해야 한다고요? 꼭?”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나?”

“동물화 모습을 딱히 선호하지 않아서요.”

“그렇군. 네 개인 취향까지 배려할 수는 없으니, 협조하도록.”


라샤는 와락 인상을 찌푸리더니, 동물화를 진행했다.

묘인족이니 당연히 고양이 모습이었다.

비단 같은 검은 털의 도도한 여왕 고양이.


-뭘 그렇게 봅니까냥.

“... 냥?”

-... 오해하지 마십시냥! 동물화를 하면 말투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변합니다냥!

“... 그래.”


유릭은 라샤의 정보에 한 단어를 추가했다.

츤데레 까칠 냥냥이라고.


“어쨌든 가지.”


파앗!

A급 은신 마도구인 ‘어둠 장막의 망토’를 두르고 마경 안쪽으로 향했다.

유릭은 새삼스러운 얼굴을 했다.


‘드디어 마경에 발을 들였군.’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숲.

독충이 우굴거리는 위험천만한 정글.

진득하게 가라앉은 불길한 공기.

여기저기서 들리는 섬뜩한 마물의 울음.

이제 갓 안쪽에 들어온 것이건만, 요세 지역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불길한 전경이었다.

하지만, 유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다행히 아직 평화로운 모습이야.’


평화롭다.

마경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하지만, 유릭은 이 마경이 머지않은 미래에 어떤 지옥도로 변하는지 알고 있었다.


‘게임에서는 막을 수 없는 미래이지만, 유릭인 난 달라.’


<판모> 게임의 플레이어블 주인공은 악셀을 비롯해 총 4명이다.

4명의 주인공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초반에 마경에 개입할 수가 없었다.

악셀로 플레이해도 조만간 아델란에 일어날 전쟁으로 마경에 손을 쓸 여력이 없어진다.


‘나중에 여력이 될 때는 늦은 다음이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해.’


유릭은 거침없이 안쪽으로 나아가며 최대한 주변을 눈에 담았다.

수인족의 저주를 풀기 위해 온 것이지만, 미리 마경 내부를 눈으로 살피려는 목적도 있었다.


-잠깐냥. 저 안쪽은 사이클롭스의 서식지이다냥!

“괜찮다. 말하지 않았나? 영웅이 걷는 길은 하늘이 축복한다고. 마물들도 길을 비킬 거다.”

-무슨 헛소리다냥!


유릭의 말은 사실이었다.

분명 외눈 거인들의 서식지가 맞았지만, 어째서인지 유릭을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운이 좋은 게 아니다. 이런 일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무, 무슨 수를 쓴 거다냥!

“하늘의 축복이라니까.”


물론, 거짓말이다.


‘이 시기 마경의 중립 지역은 다 꿰뚫고 있으니까.’


마경은 수 없는 강대한 마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맨날 서로 죽고 죽이는 게 마물들이지만, 진짜 강한 마물들끼리는 서로를 경계해 잘 충돌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게 중립 지대다.

암묵적으로 마물들끼리 충돌을 피하는 지역.

물론, 인간들처럼 협정을 맺은 것도 아니니, 굉장히 가변적이다. 정확히 어디까지가 중립 지대인지도 애매하고.

하지만, 유릭은 정확히 어디가 안전한 중립 지대인지 빠삭하게 꿰뚫고 있었다.


‘판모 게임을 하면서 몇백 번은 죽어가며 조사한 내용이니까.’


유릭이 판모 게임을 하면서 결론을 내린 게 있다.

인류를 최대한 많이 살리기 위해서는 이 마경을 최대한 빠르게 평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4명의 플레이어블 주인공들로는 초반에 마경을 정복할 수 없다.

그래서 조사만 했다.


‘어차피 <판모>는 현실이 아닌, 게임이니까. 다른 걸 다 내팽개치고 몇 번이고 죽어가면서 마경을 탐사하는 것도 가능하지.’


유릭이 그렇게까지 하며 마경에 대해 조사한 건, <판모>를 단순한 게임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델란의 주인이 되어 인류의 수호자 역할을 할 때를 가정했다.


-마, 말도 안 되냥. 지, 진짜 하늘의 축복이라고냥?

“그래, 믿도록. 그런데 너 냥냥 거리는 거 일부러 귀여워 보이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아니다냥! 화낼 거다냥!


그렇게 얼마나 마경 안쪽으로 들어간 다음일까?


“쉿. 조용하도록.”

-!!


공기가 변하였다.

더욱 음습하게.

주변도 조용했다.

정상적인 고요가 아니었다. 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주변 시야도 어두웠는데, 단순히 햇빛이 가린 게 아니었다.

세상이 잿빛이었다.


-이건? 원래 이렇지 않았다냥?


라샤가 당황해 말했다.


‘이미 침식 일부가 진행된 상태이군.’


유릭은 인상을 찌푸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썩 달갑지 않았다.


‘지금은 손을 쓸 방법이 없어.’


그때였다.


“... 순조...”

“위대한 대업이...”


저 멀리서 소리가 들렸다!

뜻밖에도 인간들의 대화 소리였다.

마경 이 깊숙한 곳에 인간이 있다니?

유릭은 미리 준비한 망원경을 꺼냈다.


‘피 흘리는 눈동자 표식. 교단 놈들이야!’


교단.

밖의 사람들이 들으면 공포에 질릴 이름이었다.

대륙에는 수많은 세력이 있고, 악(惡)의 세력들도 있다. 암흑 왕국이 그 대표적인 예다.

악의 세력들도 종류가 나뉜다.

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으로.

암흑 왕국은 의외로 얌전한 편이다. 국가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원체 규모가 커서 타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신경을 쓰니까.

사실 마족과 인간이 원체 적대 관계라서 서로 싸우는 거지, 암흑 왕국이 악이란 것도 인간의 기준이다.

진짜 악의 세력은 따로 있다.

오로지 사악함만을 목표로 하는 집단들.

그중 가장 정점의 세 곳을 삼악(三惡)이라고 한다.

교단은 삼악 중 하나였다.


‘마경의 사달에 교단 놈들도 손을 쓰고 있었던 건가?’


이건 유릭도 모르던 내용이었다.

<판모> 게임을 하면서 마경 안쪽을 샅샅이 탐사했지만, 교단 놈들을 마주한 적은 없으니까.


‘아니면, 그냥 다른 목적으로 기웃거리는 건가? 아델란이 눈 감고 있어 모르고 있을 뿐, 마경에는 원체 다양한 세력이 기웃거리고 있으니까.’


교단 놈들이 왜 이곳에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있었다.

절대 이로운 목적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세상에나, 유릭에게나.


‘미리 처리... 하기는 어렵겠군.’


숫자도 다섯 명이 넘었고, 그중 Lv. 5 마스터급의 고위 사제가 있었다.

도리어 유릭측이 피해야 했다.

거리가 멀어 은신 마도구의 효과로 들키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엔 어쩔 수 없겠어.’


유릭은 인상을 찌푸렸다.

찝찝했다.

놈들을 절대 가만히 놔두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직감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방법이 없어 보였다.


‘가자.’


아쉬움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냥냥 거리지 않는 건가?”


다시 인간형으로 돌아온 라샤의 얼굴이 붉어졌다.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마세요! 이곳에서 우리 수인족의 저주를 풀 수 있는 겁니까?”

“그래, 들어가자.”


쿠르릉.

바위를 미니 놀랍게도 안쪽에 지하 공동이 있었다.

고대의 마법진이 섬뜩한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너희 수인족들의 선조는 마경을 탐색하다가 이 고대의 마법진을 건드렸고 저주를 받았다.”

“알고 있어요. 마법진이 이곳에 숨겨져 있었는지는 몰랐지만요. 당신은 어떻게 안 건가요?”

“아델란에 전해져오는 기록을 봤다. 어쨌든 보다시피 저주가 원체 지독해 지금 당장 저주를 완전히 풀 수는 없다.”


라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에 조예가 깊지 않은 그녀이지만, 딱 봐도 심상치 않은 수준의 마법진이었으니까.


“단, 저주를 일시적으로 멈추게 해 시간을 버는 건 가능하다. 그 안에 방법을 마련해 완전히 저주를 없애주마.”

“그게 가능한 가요?”


일시적으로라도 멈추게 하는 게 가능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 알는지 모르지만, 난 마법에도 천재라서. 방법이 있다.”


<상점>을 이용하면 된다.

막대한 코인이 필요하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데 쓰려고 모은 코인이었으니까.

그런데 멈칫했다.


‘... 마법진에 제물을 바치면 코인을 할인받을 수 있지 않나?’


유릭의 머리가 촤라락 돌아갔다.


‘아까 교단 놈들을 제물로 바치면 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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