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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0.45’ KIA 홀튼, 제2의 로페즈? 구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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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튼은 평균자책점 0.45를 기록하며 양현종과 함께 KIA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제2의 로페즈? 구톰슨??’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뒤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다.

당시 KIA는 얇은 선수층에도 원활한 행보를 그렸다. 무엇보다 구톰슨-로페즈 콤비가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지킨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구톰슨은 다양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해 승부를 보는 이른바 기교파 투수였다. 직구 구위 자체는 무겁지 않지만 슬라이더, 싱킹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 등 여러 가지 변화구를 통해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컷 패스트볼'은 전가의 보도였다. 구톰슨은 카운트를 잡거나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한다. 하지만 위기상황 혹은 결정구로는 커터를 즐겨 썼다. 따라서 다소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다양한 레퍼토리를 앞세워 기대했던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반면 로페즈는 비교적 구종이 단순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워낙 뛰어났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가며 공격적으로 타자를 상대했고, 안타도 많이 맞지만 대부분의 공이 낮게 제구, 좀처럼 장타를 허용하지 않는 유형의 투수였다. 구톰슨이 아웃파이터였다면 로페즈는 전형적인 인파이터였다.

로페즈의 최대장점은 ‘이닝 소화능력’. 다혈질 탓에 이따금 특정이닝 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도 그 순간만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본래 컨디션으로 돌아와 이후를 완벽하게 책임졌다.

구톰슨-로페즈 이후 KIA는 만족스러운 투수 용병을 품지 못했다.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매트 라이트, 로만 콜론, 트레비스 블랙클리, 헨리 소사, 호라시오 라미레스, 앤서니 르루, 알렉스 그라만, 듀웨인 빌로우 등 많은 선수들이 거쳐 갔지만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친 케이스는 드물었다. 그나마 기대를 갖게 했던 르루, 소사 등도 구톰슨-로페즈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의 한축을 책임지고 있는 데니스 홀튼은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출중한 외국인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박하는 파워피처는 아니지만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답게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 그리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통해 실점을 최소화한다.

193cm의 장신을 활용해 높은 곳에서 공을 뿌리는 만큼 볼의 무브먼트도 좋아 상대 타자들 입장에서는 스피드 이상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

시즌 초 홀튼은 팀 동료 양현종과 함께 리그 최고 선발투수 자리를 다투고 있다. 양현종과 똑같이 20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승패(2승1패)와 평균자책점(0.45)까지 똑같다. 탈삼진(13개)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타자들을 적절하게 맞춰 잡으며 뛰어난 경기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타자들이 충분히 때릴 수 있으면서도 정타가 좀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 투수가 바로 홀튼이다.

140Km대 직구, 110Km대 커브, 130Km대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꽂아 넣을 수 있는 홀튼은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기보다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하는 피칭을 펼치고 있다.

높은 쪽으로 커브를 구사해 타자의 눈높이를 끌어올려 놓고 같은 방향으로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가하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낮은 쪽 꽉 찬 직구로 스탠딩 삼진을 잡기도 한다.

상하 좌우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술자 향기가 난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동양야구를 경험해본 선수답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일품이다. 투구 후 수비동작으로의 전환이나 신속한 베이스 커버 등 기본기도 탄탄하다.

현재까지 홀튼은 구톰슨에 가깝다. 다양한 구종과 경기 운영을 통해 상대 타자들을 잘 상대하고 있지만 구톰슨이 그랬듯, 투구수가 많아지다 보면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다. 워낙 노련한 만큼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지만 불펜진이 취약한 팀 사정상 ‘이닝이터’의 모습까지 보여준다면 나무랄 데 없다.

현재까지 홀튼은 3경기에 나서 100개 안팎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6-7-7이닝을 던졌다.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타자들에게 특정이닝에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공격적으로 맞춰 잡다 보니 어느 정도의 이닝소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섣부른 판단은 어렵다. 로페즈처럼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이닝이터는 아니지만 적은 투구수로도 얼마든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또 한국야구 적응에 따라 얼마든지 투구수를 늘려나갈 수도 있다.

홀튼이 제2의 구톰슨이 될 것인지지, 로페즈가 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중요한 건 홀튼의 활약의 올 시즌 KIA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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