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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타이거즈 아픈 손가락 '임창용, 단 하루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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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진, 김상진, 임창용(사진) 등은 타이거즈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 연합뉴스

 


‘이대진, 김상진, 임창용..’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이들의 이름 석 자가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조금만 덜 아팠어도, 조금만 더 오래있었어도, 조금만 더 팀 사정이 좋았어도 등 이들을 둘러싼 아쉬움은 여전하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잊혔다. 팀명도 KIA로 바뀐 지 오래됐고, 양현종-김진우 등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이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창용불패’ 임창용이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 타이거즈 팬들 가슴 한 구석에 있던 ‘뭉클’이 다시 터졌다. ‘끝판대장’ 오승환 공백으로 대체자가 필요했던 삼성은 임창용 행보를 주목했고,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실패하자 재빠르게 영입 작업에 들어가 전격적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앞서 언급한 이대진, 김상진, 임창용 등은 타이거즈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KIA 이대진 투수 코치는 선수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힌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서는 지도법도 훌륭하지만 현역시절 우여곡절과 극복기가 있어 좋은 롤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이대진 코치는 입단 첫해인 1993년 10승을 따내며 단숨에 리그에서 주목받는 투수로 떠올랐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낙차 큰 커브로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1996년(16승), 1997년(17승)에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1998년 세운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당시 리그에 뛰어난 투수들은 많았지만 실질적인 최고 선발투수는 단연 이대진이었다.

하지만 1999년 어깨 부상 이후 이대진은 10여년 동안 수술과 복귀, 재활을 반복하는 불운에 울었다.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를 구사할 수 없게 되자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투수로 마운드에 서는 등 불사조 같은 생명력을 불태웠으며 그 결과 2009년 통산 100승을 달성한다. 때문에 타이거즈 팬들 사이에서도 ‘에이스 오브 에이스’로 불렸다.

고 김상진은 1997년 한국시리즈 최연소 완투승에 빛나는 투수였다. 투지를 바탕으로 큰 경기에서 유독 승부 근성이 돋보였던 그는 어린 나이와 자질을 인정받아 선동렬-조계현-이강철 등을 이어 투수왕국 타이거즈를 이끌어갈 확실한 재목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김상진을 앗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1999년 마운드에 다시 돌아오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사망 직전까지도 김상진은 “타이거즈가 다시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임창용 역시 타이거즈 팬들 사이에서 너무도 아픈 손가락이다. 이대진-김상진은 마운드에 있는 동안은 대부분의 시간을 타이거즈와 함께했지만 임창용은 그러지도 못했다. 사이드암 투수면서도 150km대의 강속구를 던져대는 젊은 마무리는 어떤 팀 입장에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가 던지는 직구는 엄청난 속도로 꿈틀거리며 포수 미트로 빨려 들어갔는데 모양새가 뱀의 움직임과 비슷해서 ‘뱀직구’라고도 불렸다.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면서도 한국시리즈만 가면 맥없이 무너지던 ‘전통(?)’을 안고 있던 당시 삼성 입장에서 임창용은 가장 탐나는 카드 중 하나였다.

문제는 돈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해태 입장에서는 삼성이 어떤 선수를 준다 해도 임창용을 내줄 이유가 없었다. 무수한 스타플레이어들로 중무장한 삼성과 달리 해태는 김성한-선동렬-이대진-이종범 등 일당백 선수들로 한국시리즈 불패의 신화를 썼는데 임창용 역시 그러한 선배들의 전설을 이어갈 후보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형편이 어려웠던 해태는 양준혁을 필두로 곽채진, 황두성 등 선수 3명에 현금 2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임창용을 삼성에 넘기고 말았다.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슬픈 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실질적으로 임창용이 해태에서 뛴 시간은 많지 않음에도 그에 대한 타이거즈 팬들의 애정은 뜨겁다. 어려운 시절 지켜주지 못했던 미안함에 단 하루 계약이라도 좋으니 마지막 은퇴는 타이거즈 팬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과연 임창용은 마운드를 떠나기 전 타이거즈 구장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타이거즈 팬들의 특별한 애정은 여전하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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