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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백인천하’ UFC 웰터급, 흑풍 불어닥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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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 롬바드는 제이크 쉴즈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UFC ‘지옥의 체급’ 웰터급에 블랙 파워가 거세다.

웰터급은 ‘인간 기중기’ 맷 휴즈와 ‘수면제’ 조르주 생 피에르가 양대 왕조를 구축해왔다. 여기에 존 피치, 조쉬 코스첵, 카로 파리시안, 비제이 펜, 카를로스 콘딧, 로리 맥도날드, 제이크 엘런버거, 닉디아즈, 마틴 캠프만, 조니 핸드릭스, 릭 스토리 등 수많은 강자들이 경합을 벌여왔다. ‘코리안 파이터’ 김동현이 이곳에서 경쟁해왔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흑인강자들은 많지 않았다. 라이트헤비급 존 존스, 미들급 앤더슨 실바 등 타 체급에서는 흑인 군주들이 탄탄한 위상을 쌓아가고 있었지만 웰터급은 유달리 ‘흑풍(黑風)’이 힘을 쓰지 못했다. ‘체급파괴자’ 앤써니 존슨, ‘고성능 폭탄’ 폴 데일리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던 흑인 강자들이었지만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당장이라도 정상권을 위협할 강력한 흑인 파이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단연 헥터 롬바드(36·쿠바)와 타이론 우들리(32·미국)다. 이들의 진가는 지난 1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서 열린 UFC 171에서 빛났다.

아직 랭킹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는 롬바드(12위)와 11위 타이론 우들리(11위)는 각각 자신들보다 상위랭커인 ‘식물인간’ 제이크 쉴즈(6위), ‘뱀파이어’ 카를로스 콘딧(2위)과 격돌했다.

수많은 강자들과 산전수전 다 겪은 쉴즈와 콘딧의 노련미를 롬바드와 우들리가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흑인특유의 탄력과 폭발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세간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승리, 웰터급 전선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롬바드는 체급 내에서 가장 까다로운 그래플러 중 한명으로 꼽히는 쉴즈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쉴즈는 끈적끈적한 그래플링으로 상대를 서서히 잠식하는 스타일이다. 일단 어떤 상대든 그라운드 싸움의 양상을 띠면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얼핏 보기에 임팩트는 없지만 상대를 무기력하게 만드는데 능하다. 대부분의 상대들은 이러한 쉴즈의 그라운드를 두려워 스탠딩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롬바드는 달랐다. 힘으로 쉴즈를 눌러버렸다. 쉴즈는 정상급 그래플러이기는 하지만 레슬링이 특별히 강한 선수는 아니다. 일단 그라운드로 끌고 가야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롬바드에게는 힘에서 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타이밍 태클을 성공시켜 압박해야 했지만, 정상급 레슬링을 갖추지 못한 쉴즈는 접근해서 클린치 싸움을 노렸고 그럴 때마다 힘만 뺐다. 반대로 자신감이 붙은 롬바드는 거세게 타격을 휘둘렀고 쉴즈는 스탠딩 맞불을 펼치지 못한 채 주춤주춤 밀리기만 했다.

단순히 타격만 놓고 봤을 때는 쉴즈도 롬바드 못지않다. 하지만 파워에서 큰 차이가 났다. 한술 더 떠 롬바드는 쿠바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답게 수시로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렸다. 3-0 판정승(30-27,30-27,29-28)이 경기내용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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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론 우들리가 랭킹 2위 카를로스 콘딧을 로우킥 한 방으로 무너뜨렸다. (SPOTV 동영상 캡처)

 


우들리는 UFC 171에서 가장 큰 사고를 쳤다. 맞붙은 콘딧은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한 ‘빅 리그(BIG RIGG)’ 조니 헨드릭스(31·미국)와 함께 조르주 생 피에르가 빠진 웰터급에서 강자 중 강자로 꼽힌다.

강한 체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넓은 활동량을 무기로 스탠딩-그라운드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상대를 괴롭히는 타입으로 워낙 다양한 무기를 장착, 종료 전까지 잠시도 방심 할 수 없게 만든다.

반면 우들리는 그나마 콘딧의 약점으로 꼽히는 레슬링 부분을 파고들 수 있는 선수였다. 두 차례 NCAA 디비전1 올아메리칸에 진출할 정도로 레슬링이 뛰어난 그는 롬바드가 그렇듯 강한 타격 파워까지 갖춰 체급 내 복병으로 꼽혀왔다.

우들리는 다채로운 콘딧의 타격에 강공법을 택했다. 콘딧이 잔타격으로 치고 들어오면 폭발적인 스피드를 살려 타격으로 받아치거나 태클을 노렸다. 기세등등하게 응수해 초반 콘딧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노련한 콘딧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도권을 잡고 특유의 잠식하는 경기운영을 펼쳐나갔다.

사건은 2라운드에서 터졌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면서 오른쪽 무릎에 데미지를 입은 기색을 보인 콘딧은 이후 우들리의 로우킥에 몸을 회전시키며 충격을 분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이 뒤틀리며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고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경기 양상은 어떻게 흘러갔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의 우들리가 보여준 경기력을 봤을 때, 부상으로 인한 행운의 승리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우들리는 대어를 낚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과연, 롬바드와 우들리는 UFC웰터급에도 게센 흑풍을 주도할 수 있을지, 격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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