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5선발로 거론되는 박경태(사진)와 임준섭의 최대 약점은 역시 기복이다.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5선발을 사이에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KIA는 오랫동안 '토종 에이스'로 활약해온 윤석민(28·볼티모어)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선발진에 합류할 새로운 피가 시급하다. 선동열 감독도 모든 투수들에게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전망대로 1~4선발은 거의 굳어졌다. 우완 데니스 홀튼과 좌완 양현종이 ‘원투펀치’를 이루고 김진우-송은범이 뒤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부럽지 않은 무게다.
문제는 마지막 5선발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아 보이지만 5선발이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KIA처럼 불펜이 약한 팀에서는 더더욱 5선발 역할이 중요하다.
서재응만 건재하다면 5선발 경쟁은 크게 의미가 없다. 지난 몇 년간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켜온 베테랑 서재응은 스피드는 떨어져도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노련한 피칭을 해왔다. 하지만 노쇠화에 따른 구위저하로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뚜렷하다.
서재응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박경태(26)와 임준섭(24)이 그 주인공들로 시범경기 내내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경태는 시범경기 12.1이닝 3실점(2자책점, 평균자책점 1.46)의 짠물피칭을, 임준섭 또한 8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2.25)으로 만만치 않은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둘은 같은 좌완투수지만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박경태는 14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어렵지 않게 뿌린다. 여기에 슬라이더는 물론 커브와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구사도 가능하다. 만년 기대주로 불릴 만큼, 매년 실망을 안겼음에도 KIA에서 꾸준히 기회를 준 이유다. 지닌 무기가 많은 만큼, 터지기만 한다면 리그 상위권 좌완선발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반면 임준섭은 박경태처럼 빠른 공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평균구속이 130㎞대에 머무를 만큼 직구 구속 자체는 느린 편이지만 제구력과 변화구를 앞세운 지능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와 맞선다. 내리찍듯 던지는 투구폼이라 상대 타자들이 받는 직구의 체감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최대 무기는 각이 큰 커브다. 대학 시절부터 커브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다. 직구 제구가 잘 되는 날에는 커브와의 환상 조합 속 괜찮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박경태와 임준섭의 최대 약점은 역시 ‘기복’이다. 이들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상위 선발들 부럽지 않은 피칭내용을 펼쳐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집중타를 맞고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감이다. 결국, 둘 가운데 기복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줄이는 쪽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이는 것이 현재 KIA 선발 로테이션 구조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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