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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챔피언 난립’ UFC…새로운 지배자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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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러를 꺾고 웰터급 챔피언에 오른 우들리(오른쪽). ⓒ 게티이미지 

UFC 챔피언이 또 바뀌었다. 이번에는 웰터급이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필립스 아레나서 있었던 UFC 201 대회가 그 무대였다. UFC 웰터급 복병으로 활약해오던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4·미국)는 경기 초반 무시무시한 화력을 바탕으로 챔피언 로비 라울러(34·미국)를 옥타곤 바닥에 때려눕혔다.

물론 우들리의 화력은 진작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장기전에서의 체력문제 등 약점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초반 화력이 무시무시해 누구를 만나도 단숨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파워를 보유한 선수였다. 코리안 파이터 김동현 역시 우들리의 파괴력에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라울러의 우세를 예상했다. 피를 두려워하지 않는 투사형 파이터로 유명한 라울러는 최근 체격, 파워, 파이팅 스타일에 상관없이 다양한 상대들을 맞아 난타전 끝에 모두 제압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니 헨드릭스의 바주카 펀치도 받아내고 로리 맥도날드, 카를로스 콘딧 등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파이터들마저 이겨내 설마 우들리의 초반 화력을 못 버틸까 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라울러는 기존 터프한 파이팅에 경기운영 능력까지 갖췄다는 극찬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만큼은 지나친 신중함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들리의 무시무시한 카운터를 경계한 라울러는 다른 때와 달리 신중하게 탐색전을 벌이며 쉽게 압박을 들어가지 못했다. 주로 옥타곤 중앙을 선점한 채 전진 스텝을 밟는 쪽은 우들리였다. 어찌 보면 라울러는 우들리가 초반부터 너무 날뛰도록 하지 말았어야 했다. 흑인 특유의 탄력이 돋보이는 우들리는 체급 내 어떤 선수보다도 순간적인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방 파괴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풀스윙에 빗맞듯 걸려도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었다. 콘딧처럼 초반에 가드로 받아주면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탐색전을 벌이던 우들리는 라울러가 백스텝을 밟는 순간 왼손으로 페이크를 주고 강력한 라이트를 날렸다. 궤적이 컸지만 속임 동작과 함께 워낙 빠르게 날아가 한방을 맞는 순간 맷집좋은 라울러도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라울러가 앞 손 속임수에 반응하며 가드가 떨어진 상태에서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피하려고 했던 것이 패착이지만 그 짧은 순간을 노려 강펀치를 꽂은 것은 동물적 움직임을 갖춘 우들리니까 가능했다.

우들리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다고 알려졌다. 자신의 우상인 무하마드 알리를 언급하며 그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강자들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알리의 멘탈을 연습한 마이크 타이슨이 되었다. 용수철 같은 탄력으로 마치 전신이 한 덩어리가 된 듯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가 라울러를 부숴버린 한방은 전성기 타이슨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중계방송을 하고 있던 국내 캐스터조차 “알리가 아닌데요. 타이슨인데요!”라고 놀란 음성으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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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는 체급 내 본좌에 등극할 유력 후보로 점쳐진다. ⓒ 게티이미지 

최근 UFC는 유달리 챔피언이 자주 바뀌고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모르겠지만 약물검사강화 이후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해졌다. 올해만 홀리 홈, 미샤 테이트, 아만다 누네스로 줄줄이 주인공이 바뀐 여성 밴텀급을 비롯해 미들급 같은 경우 챔피언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마이클 비스핑마저 벨트를 둘렀다. 기존 앤더슨 실바, 케인 벨라스케즈, 조제 알도, 존 존스 등 극강의 챔피언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성향은 현 챔피언들의 타이틀방어전 횟수를 보면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현 UFC 챔피언 라인은 스티페 미오치치, 다니엘 코미어, 마이클 비스핑, 타이론 우들리, 에디 알바레즈, 코너 맥그리거, 도미닉 크루즈, 드미트리우스 존슨, 아만다 누네스, 요안나 예드제칙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중에서 절반이 넘는 6명이 아직 방어전을 치르지 않았다. 타체급 외도에 나서고 있는 맥그리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규 챔피언들이다.

존슨이 8회로 유일한 장기집권 챔피언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예드제칙(3회)이 뒤를 잇고 있다. 방어전을 치룬 나머지 챔피언인 코미어, 크루즈가 각각 1차 방어에 성공했을 뿐이다. ‘눈만 감았다 뜨면 챔피언이 바뀐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물론 장기 챔피언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처럼 수시로 물고물리는 챔피언 구도도 팬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흥밋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야지 지나치게 챔피언이 자주 바뀌는 상황도 흥행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존슨 외 장기 챔피언이 없는지라 새로운 체급 지배자가 나오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어찌 보면 현재의 전국시대는 신 영웅탄생기전 과도기일수도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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