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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양준혁? 에드가, 지독한 불운의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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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타격에 특화된 양준혁과 달리 에드가는 전 부문에 걸쳐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전천후 레슬러다. ⓒ 게티이미지


'양신' 양준혁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명타자다.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하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특유의 섬세한 성격을 바탕으로 매우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강타자다. 삼성, 해태, LG 등에서 뛰며 매 시즌 기복 없는 타격을 뽐냈다.

양준혁은 선수생활의 커리어를 마쳐가는 30대 후반 시절 모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2인자 설움으로 힘들었다”는 심경을 고백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뛰어난 타자였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에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양준혁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5툴 플레이어 이종범에 밀려 최고가 되지 못했다”면서 “이종범이 해외로 떠나 드디어 1인자의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지만, 팀 후배 이승엽이라는 대형타자의 등장으로 또 2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UFC 페더급에 양준혁 같은 심정을 겪고 있는 파이터가 있다. ‘전투호빗’으로 불리는 프랭크 에드가(34·미국)다. 에드가는 2인자라고 불리기는 다소 억울하다. 무려 10년째 UFC에서 뛰고 있는 에드가는 라이트급 평정 후 현재는 페더급에서 내려와 최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양준혁이 그랬듯 데뷔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페이스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자랑한다.

타격에 특화된 양준혁과 달리 에드가는 전 부문에 걸쳐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전천후 레슬러다. 신장 167.64cm의 작은 체구인 데다 일격필살의 파워를 갖춘 것도 아니지만 지켜보는 팬들로 하여금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원거리와 근거리를 오가며 끊임없이 펀치를 가하고, 약간의 빈틈만 보이면 지체 없이 타이밍 태클을 성공시켜 그래플링 공방전을 벌인다. 외모만 놓고 봤을 때는 최대한 정면충돌을 피한 채 아웃파이팅을 할 것 같지만 누구보다도 진흙탕 싸움에 능한 파이터다.

에드가의 진짜 무서운 점은 UFC 체급 통틀어 가장 불가사의하다고 할 수 있는 신체능력이다. 겉으로는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3라운드든 5라운드든 가리지 않고 경기 막판까지 비슷한 페이스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체력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맷집은 물론 회복력까지 놀라울 정도로 좋다. 에드가는 작은 체구에도 단 한 번의 넉아웃 패배나 서브미션 패배도 없다.

때문에 에드가는 라이트급, 페더급 선수들 사이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붙고 싶지 않은 상대로 분류됐다. 때려눕힐 수도 없고, 서브미션도 걸리지 않으니 경기 내내 난전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스타일 때문에 현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를 가장 어렵게 할 상대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드가는 라이트급 시절은 물론 현재의 페더급까에서 2인자로 낙인될 위기에 처했다. 에드가를 잘 상대하려면 일단 레슬링 방어가 뛰어나고 라운드 내내 난전을 벌이면서도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한다.

라이트급 시절에는 벤 헨더슨(32·미국)이 딱 그랬다. 헨더슨이 무시무시한 결정력을 지닌 선수는 아니었지만 보다 큰 사이즈를 바탕으로 경기 내내 체력전이 가능했다.

현재의 체급에서는 조제 알도(28·브라질)가 천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에드가 못지않은 스피드를 지닌 그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스트라이커다. 에드가가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테이크다운을 성공해야 하는데 이 부분 방어가 너무 뛰어나 본의 아니게 스탠딩 대결 위주로 경기 양상을 띠기 일쑤다.

아무리 에드가가 타격이 좋은 레슬러라 해도 정상급 타격가와 타격전 위주로는 승산이 없다. 지난 10일 UFC 200 페더급 매치에서도 에드가는 알도에 져 잠정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결국, 에드가의 통산 5패 중 4패는 헨더슨(2승), 알도(2승)가 가했다. 나머지 1패의 주인공인 그레이 메이나드(38·미국)에게는 통쾌하게 리벤지라도 성공했지만, 헨더슨과 알도를 상대로는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종범이 가니 이승엽이 왔더라”는 양준혁의 심정을 그대로 느끼고 있을지 모를 에드가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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